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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수인 슈코와 늑대 수인 프로듀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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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3, 2016 04:39에 작성됨.

-늑대는 여전하다

현재 시각 저녁 7시 경, 이즈나의 BL망상에 스트레스만 받으며 금방이라도 스트레스성 탈모가 생길 것 같은 머리를 쥐어뜯는 늑대는 회장과의 약속이 캔슬되었다며 개인 집무실로 돌아온 상무에게 따지기 위해 문을 박차고 그 자리를 떠난다.

교울은 떠나가는 그를 보며 상무와 좋은 시간을 보내라며 휘파람을 부르며 떠나는 그에게 끝까지 스트레스를 줄 뿐이다. 거기에다 요시노는 놀리는건지 아니면 진심인지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다며 교울이 준 스트레스를 배로 더해주고 만다. 늑대는 문을 꽝 닫으며 터벅거리는 불만의 발소리를 내며 걸어간다.

 

"하하하~부끄러워하기는."

"다같이 합심해서 늑대 아저씨 놀리기라도 하는거야?"

"글쎄? 저 사람의 말이 진짜일지도 모르지."

 

"아니, 그건 그냥 이즈나 언니가 쓴 소설이라고. 늑대 아저씨는 상무 아저씨랑...."

"오야, 벌써 시간이 저렇게나. 그럼 이만 실례할게."

"에? 퇴근?"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일하기 위해선 오늘 힘을 아껴놔야 제대로 어시스턴트 일을 하지~"

 

교울이 문 쪽으로 몸을 옮기는 7시 10분, 아직도 여름의 열기가 지워지지 않은 때에 교울은 여자 셋을 사무실에 남겨둔 채로 자리를 떠난다. 그는 떠나면서도 능글맞은 뱀의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살갑게 인사를 하며 문을 열어재끼며 강렬한 열기를 맞이한다. 슈코도 지금의 열기는 살짝 갑갑했지만 교울이 살아진다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순간, 교울이 순식간에 뒤돌더니 지금껏 지었던 능글맞은 살가운 미소가 아닌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슈코를 주시한다. 갑작스런 표정변화와 분위기에 슈코는 위화감과 공포심을 동시에 느끼며 심장박동이 빨라져만 간다. 차가운 얼굴로 미소없는 입에서 나오는 교울의 말에 슈코는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슈코 양은...그 프로듀서가 좋은 사람 같지?"

"뭐? 늑대 아저씨?"

"그럼. 저 사람은 아무래도 슈코 양 앞에서는 아닌 것 같지만....절대 그런 사람이 못 돼."

 

"명심해둬. 슈코 양. 저 사람을 믿지 마."

교울은 이 말을 남긴 채, 문을 닫으며 급속으로 냉각된 분위기 속에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그 층을 떠날 뿐이었다.

 

교울이 떠나가고 정적이 지배하는 늑대의 사무실에 남은 세 명의 여자, 특히나 슈코나 이즈나는 누구라도 좋으니까 제발 이 정적을 부숴버리기를 간절히 기도하지만 정작 자신이 입을 열기엔 너무나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 순간, 정말로 신의 자비가 그녀들에게 내리듯이 요시노가 정적을 깨뜨려준다. 요시노의 말에 정적이 사라지자 두 사람은 양손으로 요시노의 손을 하나씩 잡으며 감격의 눈물로 눈을 초롱거리며 감사해한다. 요시노는 두 사람의 반응에도 덤덤히 자기 말만 이어갈 뿐이었다.

"슈코공은 이제부터 어떡할 것이오?"

"나....나? 그러게. 늑대 아저씨 없으면 나 집에도 못가는데."

"오호, 둘이서 같이 살고 있던 건가?"

"아....아아! 이건 말이지...그냥 늑대 아저씨가 기숙사에 가게 될 때까지 그냥 임시로 살라고 해서...."

 

슈코가 당황하며 두 손으로 동거하는 거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이즈나는 요시노와 슈코가 그 후로 자질구레한 이야기꽃을 피울 때, 방금 전 교울이 한 말에 신경쓴다. '늑대를 믿지 마라' 라는 말....슈코한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늑대가 정말 그런 인간인지 의문만 늘어간다.

 

"이즈나공은 또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건가?"

"설마 이번엔 늑대 아저씨랑 교울 아저씨랑 그러고 그런 책을 쓰게?"

"그건 안된다네. 그에게는 벌써 상무라는 동반자가 있지 않은가?"

"아니, 그거 아니라니까."

 

"아....그게...아니요. 그냥.....오늘 저녁은 뭘 먹을지를 생각했습니다. 대단한 거 아니에요."

 

이즈나는 두 사람에 말에 당황하며 슈코처럼 손사레를 치며 아무런 생각도 아니었다면서 그녀들에 주의를 돌린다. 그러나 그러한 때에도 이즈나는  교울에 말을 신경쓸 뿐이었다.

"그러고보니 슈코공은 뭘 하느라고 회사를 돌아다녔던 것이오?"

"아...그게. 아저씨 둘이 분위기 안좋으니까 이즈나 언니가 견학이라도 하라고 해서 말이지."

"그렇군. 그러면 괜히 내가 견학을 방해한 게 되버린건가? 미안하네."

"아, 딱히 요시노 잘못 아니니까. 덕분에 사에도 만났고. 헤헤."

 

슈코는 오후에 있던 일을 생각하며 괜스레 머리를 긁으며 미소짓는다. 처음 오게된 낮선 장소에서, 처음으로 만나 처음으로 알게 되어 친구가 되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지금은 슈코에 악몽같던 18년의 인생의 구름이 사라지며 햇살이 비춰지는 것만 같았다.

 

한편, 저녁 7시 30분. 늑대는 강렬한 발걸음을 정적이 울리는 30층 전체로 울려퍼진다. 이렇게나 거대한 소리가 울리는데도 그 누구도 나와 주의를 주지 않는 걸로 보아서는 30층의 다른 사원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늑대는 이제 격식이고 뭐고 없이 상무의 개인 집무실에 문을 발로 걷어차며 상당히 화가 난 목소리로 문을 닫으며 소리친다.

 

"이 꼰대 자식!"

"뭐하는 거냐? 적어도 내일부터 상사잖아. 네가 이러면 내가 앞으로 무슨 취급을 받을지..."

"난 따지러 온 거라고!"

 

"왜 신입사원인 내가 두 사람이나 담당하는거냐!"

"그게...말했지만 우리가 인력난이 심하다니깐? 아이돌 부서가 요새 물갈이 당한다고...내가 사정사정해서 널 어떻게...."

"여우 아가씨 뿐이면 몰라! 왜 그런 요상한 년까지 같이 담당하는 거냐고!"

 

늑대는 슈코만이라면 몰라도 요시노까지 담당하여 프로듀스 한다는 것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과 몸짓을 발산한다. 하지만 상무는 그러한 순간도 어디선가 술병을 꺼내 마시기 급급하다. 그것도 요샌 보이지도 않을 호리병을 들고서 말이다.

그러한 태도에 늑대의 짜증은 심해졌고 가슴은 암이라도 걸리는듯이 답답해진다.

 

"그보다....꼰대, 그 말 진심이냐?"

"아...그거 말이냐."

"사회가 여우를 싫어하는데...그 아가씨 엿 먹일 일이라도 있어?"

 

"거기다가 그 요상한 년 프로듀서들은 도망쳤다며? 뭔 일이 난 건지 똑바로 듣기라고 하자고."

"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런 둘을 나같은 놈 담당으로 돌렸는지까지."

상무는 갑작스레 호리병의 구멍을 막고는 달린 줄을 잡고 호리병을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저녁의 노을을 바라본다. 아직 푸른 하늘이 펼쳐졌지만 노을이 지는 붉은 하늘과 어우러진 채 구름으로 장식된 하늘은 눈동자에 담지 못할 아름다움을 펼쳐놓았다.

상무는 그러한 하늘을 보며 방금과 다른 어조, 풀리고 헤이한 어조가 아닌 딱딱하고 낮은 중저음으로 다시금 이야기를 이어간다.

 

"요시노 양은 정말 기이한 수인이지. 생물학적으로도 밝혀내지를 못한 수인이다."

"확실히 기묘하기는 했어. 그런데 그게 왜?"

"그녀의 프로듀서들이 말하더군. '그녀가 싫다, 다르다'라고 말이야."

 

"하하하, 웃기지 않나?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도망치다니...그런 되먹지도 못한 이유로!"

상무는 화를 못 참듯이 들고 있던 호리병으로 유리창을 강타한다. 유리창은 쨍그랑! 소리를 내며 거대한 방벽이 순식간에 무너지듯이 무너지고 만다. 늑대는 상무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도 딱히 놀라지 않고 덤덤히 볼 뿐이다. 그저 요시노의 이야기를 듣고 퍼렇게 변질된 오른손을 만지면서. 상무도 허공의 화를 풀다가 이내 심호흡을 한 채 진정을 취한다.

 

"난 이해할 수가 없어...자신과 다르다고...남을 배척하고...자신이 차별하는 쪽에 서려는 이유를."

"애초에 그건 누구도 해결 못하는 미스터리잖아. 괜히 머리 싸매지 말라고."

"......휴....아, 그러고보니 넌 방금 슈코 양을 아이돌로 만든다는 말이 진심이냐 했지? 대답은 YES다."

 

"무대 위의 아이돌로서 오른 여우 수인과 그를 올려준 늑대 수인. 이게 성공한다면....분명...바뀐다."

"호오....다시말해 여우 아가씨와 나를 여우와 늑대 수인의 인식 전환을 위한 도구로 쓰겠다?"

"그렇게 들렸다면 사과하지. 하지만...만약 너희가 성공한다면...가능할지도 몰라.

분명 차별이 없어지는 꿈은 이루어지지 않겠지. 하지만 조금이라도...늑대와 여우를 다시 보지 않을까?

우리도,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늑대와 여우들도 사회에 녹아들 수 있지 않을까?"

 

상무는 다시금 자리에 앉아 호리병을 책상에 내리고 두 손을 깍지낀 채로 턱을 괜다. 그리고 늑대를 상대로 '슈코를 아이돌로서 위로 세우고 그를 늑대가 지원하게 해 늑대와 여우의 인식을 개선하게 한다'라며 늑대에게 호언장담한다.

늑대 본인은 이 인간이 무슨 소설이라도 쓰냐며 의아해하지만 그러한 그의 생각이 틀리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아이돌이라는 레드 오션에서 그러한 발상은 소설보다도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그의 호언장담은 요상하게 늑대에 마음에 작은 성공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 같았다.

 

"이건 날 위해서만이 아니야..앞으로 이 사회를 열어갈...어린 늑대와 여우 수인들을...더 이상 차별받게 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요시노 양의 프로듀스가 거북하다면 다른 사원에게..."

"됐어. 거기까지. 그냥 내가 할게."

 

상무는 갑작스런 늑대에 발언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한다. 처음에는 하기 싫다며 박박 우기던 그가 갑자기 덤덤히 자신이 하겠다며 각오라도 하는 듯이 말하니 말이다.

"아니, 너 하기 싫다며?"

"착각마. 딱히 그 년 생각해서가 아니야. 그저, 왠지 나도 똑같이 도망친 놈이 되는 거 같아서 싫은 거라고."

"그리고 네 생각에도 동조해주마. 착각은 말라고! 난 단지 네놈의 바보같은 생각때문에 망하면 나한테 찌질거리는게 거슬릴 뿐이라고!"

 

늑대는 갑작스레 요시노의 프로듀스도 상무의 생각에도 동조한다며 소리를 치고 이내 뒤를 돌아 살짝 미소 지은 그는 아까와는 달리 조용히 문을 닫은 채로 사라진다. 상무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그가 사라질 때까지 미동조차 없다가 이내 그가 문을 닫자 살짝 미소짓는다.

'하여간 솔직하게 그냥 요시노 양이 왠지 상처받았을까 걱정된다 말하면 될 것을....여전하군.'

 

상무가 깨진 유리창으로 뻥 뚫린 노을을 바라보는 8시가 가까운 시각. 슈코는 요시노와 이즈나를 동료로 만든 채, 던전에라도 진입하듯이 아이돌들이 있다는 장소인 트레이닝 룸으로 돌입하게 된다.

 

 

드디어 거의 절반...

오늘의 상태

-슈코는 트레이닝 룸의 진입했다.

-늑대는 요시노도 프로듀스 하기로 결심했다.

-교울은 늑대를 믿지 말라는 충고를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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