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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제 22페이지 - 무언가가 삐뚤어진 세계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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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8, 2016 00:00에 작성됨.

평일이 찾아온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사무소로 출근한다. 안녕하세요. 사무소내에서 내 인사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 내가 1등으로 출근했다. 오늘은 항상 보이던 센카와씨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전부터 일정이 있어서 이쪽으로 출근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 잠깐만... 센카와씨가 안 계시면 기획서보고를 어떻게 해야하지? 위쪽으로 직접 올라가서 해야하나...? 문득 1명의 얼굴이 떠오른다.

아아... 상무님께 직접 보고해야하는 건가... 난감한데? 애초에 사무소가 있는 현재 층에서 그 윗층으로는 올라가본 적이 없다고...

 나는 컴퓨터 전원을 켰다. 하아... 언제 돌아오실지 모르니... 올라갈 수 밖에 없나?

 컴퓨터가 켜지자마자 나는 타쿠미의 기획서를 프린팅했다. 이 사무소 컴퓨터 전체와 연결되어 있는 프린터는 열심히 나의 문서 결과물을 찍어낸다. 지난번에 있었던 란코의 기획서 빠꾸(?)에 굉장히 화가 났었지만... 뭐 휴가를 때마침 잘 갔다가 와서 타카가키씨를 스카우트해왔으니. 화를 누그러뜨리자.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사무소로 다른 사람이 들어온다. 아침이 빠르시네요? 타카가키씨? 그런데 어떻게 빨리 출근하시는 거죠? 당신의 집은 이 지역과 좀 거리가 되는 곳이지 않나요?

 "방 하나 구했죠. 이 근처로요."

 타카가키씨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헤에...? 그렇구나. 회사에 오시는데 얼마나 걸리시는데요?

 "음... 여기에서 15분 걸어가면 나오는 거리일려나요? 직장이 가까우니까 굉장히 편하네요."

 그렇죠? 퇴근도 빠르고 얼마나 좋아요? 나는 실실 웃으면서 프린터에 나온 문서물을 집어들었다.

 "덕분에 술을 많이 마셔도 안심!"

 타카가키씨는 윙크하며 말했다. 과음은 좋지 않아요... 무엇보다 당신 같은 아름다운 분께서 만취상태로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요? 요즘 흉한 세상인데...

 "어머... 저 걱정해주시는 거예요?"

 타카가키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보통은 걱정하는게 정상이지만요...

 "그렇다면, 저 만취상태되면 프로듀서씨를 부르면 되는 건가요?"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에엑?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거죠?

 "어째서라뇨? 그야 프로듀서씨가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우니까요."

 그게 아니라. 저도 일단 성인 남자인데... 너무 신뢰하시는 것은 아닌지... 타카가키씨는 웃기 시작했다. 에엥!? 왜 웃으세요!?

 "쿡쿡! 프로듀서씨 귀여워서요. 뭐... 프로듀서씨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왜 괜찮은지 이유 좀 알 수 있을까요?

 "상냥하고 다정해서...? 제 이상형이신데요?"

 타카가키씨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런 미인이 내게 대쉬해오는데 나는 그것을 받을 수 없다. 하! 어쩜 이리 안타까울 수가...!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응? 장난 같았나요?"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뇨. 당신의 마음은 진심이겠지만... 당신의 마음을 못받게 하는 제 상황이 너무 원망스럽네요. 나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고 타카가키씨에게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할 거죠? 뭐... 대답은 정해진 것 같지만요."

 정해진 답이라... 당신이 생각하는 제 답변은 어떤가요? 어쩌다보니 나는 타카가키씨에게 역질문했다.

 "뭐... 저는 당신과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입니다. 저는 당신을 최고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타카가키씨는 표정연기까지 해가면서 말했다. 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박장대소했다. 제... 제가 그렇게 말했어요?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아시네요? 그런데 왜 질문하셨어요?

 "언젠가는 다른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10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으니까요."

 헤에... 그래요? 그렇다면 기대에 부흥해드려야겠네요? 나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술친구 정도는 해드리겠습니다. 저나 당신이나 술을 좋아하니까요.

 "후훗... 당신이라는 남잔... 그러면 이따가 퇴근하고 술 마시는 건가요?"

 타카가키씨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네. 주말동안 에너지 보충하고 왔으니까요. 항상 가던 곳으로 가면 되죠?

 "네! 그러면... 이따가 뵈요?"

 타카가키씨는 내게 손을 흔들었다. 예. 이따가 봐요. 나도 타카가키씨에게 손을 흔들었다.

 타카가키씨가 가신 이후로 나는 문서물을 동봉하고 사무소에서 나가 위층으로 향했다. 상무가 있는 꼭대기 층을 향해서... 뭐 꼭대기라고 해봤자. 6층이다. 내가 있는 층수는 3층. 금방 가지 뭐... 나는 느긋하게 층간 계단을 타고 윗층으로 이동했다.

 올라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상무... 출근했나? 하... 너무 급한 마음에 올라온 건가? 다시 내려갈까? 문이나 두드려보고 올까?

 "음? 야마모토군?"

 계단 아래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계단 아래에 상무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상무님... 출근하시는 길입니까?

 "자네 커피마시려고 사무소에 들렸네만... 아무도 없어서 말이지. 여기에 있었군."

 아! 사무소 들리셨었나요?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렸어도 상무님 뵙는 건데...

 "신경 쓰지말게. 그나저나 자네가 들고 있는 것은 뭐지?"

 상무는 계단을 올라오면서 말했다. 아, 센카와씨가 안 계셔서 기획서 보고를 직접 드리려고 왔습니다.

 "음... 아마 센카와는 휴가를 갔을 거네. 내가 보내줬지. 자네가 휴가를 다녀오는 동안 고생 좀 했으니까 말이야. 그거 이리 주게."

 아, 예! 나는 상무에게 동봉된 문서물을 건네줬다.

 "그나저나 휴가는 잘 다녀왔나?"

 네...! 네! 잘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긴장할 것 없네. 나는 언제나 직원들에게 관대하네. 따라오게. 아래에서 커피를 못마셨으니 위에서 마셔야겠어."

 상무는 동봉된 문서물을 뜯으면서 말했다. 에엑... 사... 상무실로 들어가는 겁니까? 나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고 겉으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상무를 따라갔다.

 입사후, 처음으로 들어와보는 상무실. 최고층에는 방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 방 한칸마다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내가 들어와있는 상무실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이곳의 면적은 거의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의 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그런데... 이 넓은 면적을 너무 무의미하게 활용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 텅텅 비어있다. 있는 것이라곤 상무용 책상과 손님 접대용 탁자와 소파가 끝이다. 그리고 비서실이라고 적혀있는 문이 있다. 저 안에 또 공간이 있는 거야...?

 "음... 미안하지만, 비서실에 커피가 있으니 거기서 만들어서 나와주겠나?"

 상무는 비서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네! 나는 조용하고 빠른 걸음으로 비서실로 이동했다. 나는 비서실 안으로 들어갔다. 비서실 안으로 들어오니 상무실과 다르게 매우 좁은 면적을 보여줬다. 이거 완전 단칸방이잖아...? 비서실의 면적을 좀 늘려주라고... 상무실에 잔여면적 넘치잖아? 비서실에는 비서가 사용할 책상과 의자 그리고 무언가를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다. 여길 열어보면 되는 건가?

 나는 책상 위에 있는 수납공간을 열어봤다. 와... 수납공간 속에는 커피포트와 믹스커피, 종이컵 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비서는 과연 여기에서 무엇을 할까? 업무를 볼 수는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업무는 전부 상무가 보고 비서는 여기에서 커피만 타다 주는 걸까. 아니 이젠 내려와서 마시니까. 커피도 안 타잖아...?

여기있습니다. 나는 커피를 상무 앞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내가 건네준 문서를 보면서 커피를 마셨다. 나는 조용히 그녀를 지켜봤다.

 "음... 예능 프로 쪽에서 초청해온 것인가? 좋아. 통과."

 상무는 문서를 내려놓았다. 가... 감사합니다. 그러면 무카이양을 예정대로 예능 프로에 출현시키겠습니다.

 "음... 그런데 야마모토군."

 상무는 냉철한 눈동자로 나를 봤다. 네...

 "자네가 모델 출신인 타카가키 카에데를 스카우트 해왔다고 들었는네만... 혹시 휴가 때 뭐 하고 지냈지?"

 어이 어이... 이거 완전 학교 선생님에게 '방학 동안에 뭐 했어?'라고 면담받는 상황이잖아...? 나는 미소를 지었다. 휴가 때 휴식을 취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자네가 휴가에 돌아온 다음 주에 타카가키 카에데가 회사에 출근할 수 있는 거지? 자네 휴가기간 동안에 스카우트 하러 다녔나?"

 상무의 눈썹이 약간 움직이고 있었다. 아... 아니요! 저는 분명히 쉬고 왔는데... 타카가키씨에 관해서는...

 "내가 납득될 수 있게 말해야할 거야. 안 그러면 내가 자네를 휴가 보낸 의미가 없어지니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까지 직원들의 속내를 파내려는 거야... 하아...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일단, 저는 휴가 기간 동안에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향 단골 집으로 가서 술을 마시는데, 타카가키씨를 거기서 만났고 그녀와 술을 마시며 친해졌습니다. 다음날, 그녀와 또 만나서 술을 마시는데 그녀는 그날 회사에서 계약기간이 끝나고 짤린 날이었습니다.

 "흐음... 그런 그녀를 자네가 스카우트 해온 것인가?"

 상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어쩌다보니 스카우트 하게 되었습니다.

 "음... 보기보다 운이 좋군. 유명한 모델 아닌가...? 타카가키 카에데."

 상무는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네... 뭐 모델계 쪽은 잘 모르지만 잡지에 크게 실려있더군요.

 "다른 업계 쪽도 많이 알아두게. 언제 우리 회사와 같이 일하게 될지 모르니까..."

 네... 알겠습니다.

 "뭐 이것으로 일에 대한 것은 됐고... 사적인 대화를 좀 나눠볼까하는데 괜찮은가?"

 상무는 팔짱을 풀고 커피 잔을 들었다. 예... 괜찮습니다. 급하게 할 일은 없으니까요. 상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커피를 마셨다.

 "자네... 나 어떻게 생각하나?"

 상무는 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예...? 상무님이요?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엑!? 뜬금없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냐니...!? 직장상사에 대한 직원들 만족도를 조사하고 있는 건가?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죄송하지만 어떤 면으로 말씀이신지...

 "전부."

 상무는 한결같은 표정과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에엑!? 저... 전부요? 으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게 부담가질 필요없네. 자네가 보는 나의 모습을 그대로 이야기 해주면 되니까."

 그런 표정으로 말씀하시니까 더 부담스러운거예요... 상무님... 에잇...! 모르겠다.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 그럼 있는 그대로로 말씀드릴게요...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이돌들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 외모와 몸매를 갖고 계셨습니다. 스타일을 굳이 말하자면 쿨하거나 시크한 스타일 또는 카리스마가 되겠네요?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 사람 진지해...! 진지하다고!

 업무적으로 봤을 때는... 같이 일해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듣는 소문에 의하면 저희 프로듀서들 4명이 하는 업무를 혼자서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한다고 들었습니다. 솔직한 저의 감상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럼... 나는 직원들의 솔직한 마음을 듣고 싶다네."

 네... 그 소문을 듣고 저는 이런 생각을 했죠. '과연 사람이 맞는가? 기계는 아닐까?'라고 말이죠. 상무의 동공이 약간 흔들렸다. 혹시... 이 소문이 사실인지 알 수 있을 까요? 상무는 조용히 나를 봤다.

 "그... 그렇군. 나는 단지 내가 평범한 줄 알았는데 자네의 눈은 그렇게 안 보이는 듯하군."

 상무는 약간 당황한듯 했다. 뭐 그래도...! 그런 많은 업무량을 평범하게 해결하시니까 지금 상무를 맡고 계시는 거지 않겠어요? 위로 올라갈수록 업무량이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고 책임져야 할 것도 많아지니까요. 죄송하지만 이 질문은 왜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음... 내일 맞선을 본다네."

 상무는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헤에...? 맞선이요?

 "내가 나에 대해서 잘 모르다보니.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다녔지. 혹시 하나만 더 질문해도 되겠나?"

 예에... 얼마든지요.

 "다른 사람들이 전부 나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더군. 특히 직원들 말일세. 이걸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이걸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일 맞선에서 상대방이 나를 어렵게 볼 것 같은데..."

 음... 뭐 일단, 상무와 프로듀서의 관계에서 압도적으로 상무 쪽이 유리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프로듀서는 기획서를 만들어서 상무에게 보고를 올려 허가를 받는 입장이니까요. 맞선보는 사람과는 크게 관계에서 어느 쪽이 유리하다는 것이 없으니까. 괜찮지 않을 까요?

 "오오... 그렇군."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

 말씀드려도 될까요?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상무님의 표정이 매번 뵐 때마다 굳어있으셔서요. 그 굳어있는 것이 사람들을 어렵게 하는 요인일 거예요. 표정변화는 감정을 나타내는 거니까요. 표정변화가 없으면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게 되고 자연스럽게 대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그러니...  웃기는 일이 있으시면 웃어주시고 화가 나신다하면 화를 내시고 감정표현을 해주세요.

 그래서 얼굴 표정에 관해서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자주 웃는 것이 좋아요. 남자들은 여자의 미소를 좋아하거든요. 아니지... 그냥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짓는 얼굴을 좋아하죠. 우울한 표정을 짓거나 무표정을 짓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걸요...?

 "그렇군. 자네와 대화를 하면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군. 고맙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흐음... 자네에게 보답을 해주고 싶은데. 뭐가 좋겠는가? 아, 자네 술 좋아한다고 했던가? 무슨 술을 좋아하지? 양주? 고량주? 일본주? 말만하게. 내가 주문해놓겠네."

 으엑...!? 자... 잠깐만요. 보답이라니요!? 저는 단지 몇 마디만 말씀드린 것 말고는 한 것이 없는데요!? 상무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 평소에 얻어 마시는 커피도 있었는데... 막상 내가 자네에게 해준 것이 없네. 자, 어떤 술이 좋은가?"

 저... 무언가를 바라고 하고 했던 일은 아닌데요. 괘... 괜찮아요!

 "받아줬으면 좋겠는데..."

 그렇다면 이러는 거 어때요? 맞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온다면 사주시는 걸로...

 "알겠네. 그렇다면 나중에 따로 부르겠네. 가봐도 좋네."

 네...! 만나는 분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고생하십시오.

 나는 상무실에서 벗어났다. 하아... 꽤나 오랫동안 그녀와 대화했네? 하지만, 이전보다 더 대화하기 편해진 것 같아. 상무님도 의외로 귀여운 면이 있으신 것 같고... 나는 웃으면서 사무소가 있는 3층으로 내려갔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오후가 되니 아이돌들이 하나 둘씩 출근한다. 히나코 어서 와. 오늘도 열심히 해라! 내가 열심히해서 일 물어다 줄테니까.

 "헤헤... 고마워요. 전 이만 레슨 받으러 갈게요."

 그래! 잘 가! 히나코는 사무소에서 나간다.

"엣헴! 진정한 어둠이 도래했다!(저 왔어요!)"

 "오우. 란코 어서 와... 그런데 어딜 보는 거니?"

 갑자기 옆에서 나를 건드렸다. 음? 왜 그래요? 나는 마에바라를 봤다. 그는 옆에 서있는 란코를 가리켰다. 그의 표정이 약간 우울해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오... 미스 칸자기. 얼마만에 재회하는 것인가...! 한세기정도는 훌쩍 지나간 것 같은데 말이지. 그 사이에 더욱 귀여워진 것 같군.

 "으므므!?"

 란코는 안절부절했다. 응? 왜 그래?

 "아... 아니다! 엣헴. 친우여. 어서 가지. 나의 복음을 들려주러 가야하니...(프로듀서씨. 어서 가요. 저 라이브 일정이 있잖아요?)"

 "아! 그랬지. 어서 가자. 야마모토씨. 고생해요."

 마에바라는 급하게 란코와 나갔다. 고생하세요.

"프로듀서씨-"

 타카가키씨가 사무소에 들어온다. 어, 레슨 끝나셨나요? 고생하셨어요.

 "아, 그게 아니라... 무카이양은 아직 안 왔나요?"

 예? 타쿠미요? 왜요?

 "트레이너씨가 무카이양을 찾으시는데요?"

 어? 나는 타쿠미의 일정표를 봤다. 오늘 그녀의 오후 일정은 댄스 레슨이 잡혀있다. 뭐지? 타쿠미 녀석. 출근을 아예 안 한 건가?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일단, 제가 연락해보겠습니다. 트레이너씨에게는 제가 따로 연락할 테니. 타카가키씨는 하실 거 하고 계세요.

 "...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타카가키씨는 근심으로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요... 연락이 닿으면 알게되겠죠. 일단 하실 거 하세요. 나는 타쿠미에게 전화를 걸면서 사무소에서 나갔다.

으으... 왜 안 받는 거야. 나는 발을 동동 굴렀다. 10분 동안 전화를 계속 걸었지만 타쿠미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렇게 된 거... 그녀의 집으로 직접 찾아갈 수 밖에 없다. 나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아래층으로 가는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나는 타쿠미네 집으로 와서 초인종을 눌렀다. 응...? 왜 반응이 없지? 나는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다. 역시나 반응이 없다... 애초에 주말에 보낸 내 메시지의 답장도 없었어. 보통은 메시지 받으면 못해도 1시간 안에 답장해오는 녀석이라고...? 그리고 전화를 걸면 20초이내로 받는 녀석이 10분 동안 걸었는데 못 받았다는 것이 말이 안돼. 무슨 일이 생긴거다.

 타쿠미! 타쿠미! 안에 있어!? 타쿠미! 나는 현관문을 두들기며 외쳤다. 하지만 내게 답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 된 거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나는 문고리를 잡았다. 어...? 문고리가 돌아간다?

 나는 현관문을 열고 타쿠미네 집 안으로 들어왔다. 타쿠미...? 타쿠미 있니? 타쿠미네 집안은 주간이라 하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조명기구들이 전부 꺼져있었다. 타쿠미...?

 나는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 타쿠미네 집안에서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타쿠미...? 나는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방을 열어봤다. 여기는... 화장실인가? 나는 화장실 조명기구를 작동시킨다. 화장실 안에는 그곳에 있어야 될 것들만 있었다. 여기는 없군.

 나는 화장실에서 나와 다른 방으로 이동한다. 으음... 여기는 누군가의 방인가? 안에는 보라색으로 된 물건들이 굉장히 많았다.

  여긴... 타쿠미의 방이구나. 타쿠미의 방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역시나 이곳에는 아무도 없다. 나는 방에서 나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복도를 지나 거실에 들어온다. 거실은 굉장히 어질러져 있었다. 바닥에 널브러져있는 밥그릇... 유리파편... 여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불안감이 몰려온다. 타쿠미! 타쿠미! 나는 거실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부엌. 거실보다도 난장판이다. 히익!? 부엌의 벽에 식칼 하나가 꽂혀있다. 그 식칼에는 붉은색 고체가 있었다. 이... 이거 설마 피!? 에이... 설마 피겠어? 케찹 아니야...? 나는 붉은색 고체를 살짝 만져봤다. 딱딱하다. 그 고체를 문질러봤지만 케찹처럼 손에 묻어나지 않았다. 이건... 진짜 피이다.

 타쿠미! 나는 거침없이 이곳 저곳을 열어봤다. 하지만 아무런 소득을 얻을 수 없었다. 하아... 하아... 타쿠미...! 어디에 있는 거야?

 ... 이제 여기가 마지막인가? 나는 마지막 방의 문 앞에 섰다. 나는 침을 삼키고 문고리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것을 돌렸다. 고요한 분위기에서 유난히 삐걱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솔직하게 여기에도 사람이 없기를 바랬다. 여기에 없다면 다른 어딘가에 있을 수 있으니까.

 나는 떨리는 손으로 조명기구 버튼을 찾는다. 그리고 그것을 누른다. 이 방 전체가 밝혀진다.

 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인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으아아아아! 나는 놀란 나머지 뒤로 자빠졌다. 눈앞에는 붉은 액체에 잠겨있는 타쿠미가 보였다. 눈가가 뜨거워진다. 타... 타쿠미? 타쿠미! 나는 자리에 일어나서 욕조로 달려갔다. 그리고 타쿠미를 욕조 밖으로 꺼냈다. 그녀의 몸에는 식칼로 미친듯이 찌른 듯한 수십개의 구멍이 보였다.

 타쿠미! 타쿠미이! 나는 울면서 타쿠미를 안은 채 그녀의 이름을 계속 외쳤다.

 

 

 망상노트 제 22페이지 - 무언가가 삐뚤어진 세계.(3화) 끝

 

 안녕하세요. YamamotoAkira 입니다. 드디어... 첫 번째 희생양이 나타났습니다. 저번 화에서 복선을 깔아뒀듯이... 타쿠미가 희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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