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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코 「livE is Evil?」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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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0, 2015 00:48에 작성됨.

아즈사 「리츠코씨, 다시 제안할게요」

 

꿈만 같았던 그 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즈사씨가 다시 ‘제안’ 했다. 그녀의 눈에서, 은은한 붉은 빛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리츠코 「지금이 가장 적절한 기회라고 생각하신 건가요」 타닥타닥

아즈사 「네」 싱긋

리츠코 「후우.....」

리츠코 「고작 서류업무가 좀 늘었다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겠습니까아아!!!」 버럭

아즈사 「어머, 틀렸나?」 평소로 돌아옴

리츠코 「전 이보다 더한 수라장도 겪어본 사람이라구요. 그러니 그런 걸로는 택도 없어요!」 달칵달칵

아즈사 「그렇다해도 요즘 들어 피곤해진 건 맞죠?」

 

윽, 부정은 하지 못하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즈사 「피로를 풀어드릴까요?」

 

그녀의 등에 날개가 순식간에 생겨났다.

 

아즈사 「제안, 받아주실래요?」

리츠코 「이건 아무리 봐도 약속을 어기는 것 같은데요」 찌릿

아즈사 「농담입니다~」 스르륵

리츠코 「저, 아즈사씨. 죄송하지만 제가 바빠서.....방해하지 말아주실래요?」 타다다닥

아즈사 「아, 네. 그럼 수고하세요」 종종종

리츠코 「후우.....」

 

으아, 이 상태로 봐서는 계속 귀찮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

 

그로부터 며칠 후.

 

아즈사 「리츠코, 씨」

리츠코 「예, 예에! 무슨 일이죠?」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잠잠했지만, 역시 이렇게 부르면 제안하지 않을까 흠칫하고 만다.

 

아즈사 「프로듀서씨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그, 영업을 나갔을 때 질 나쁜 사람과 엮여서 고생하셨다면서요」

리츠코 「아~ 그거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아즈사 「네?」

리츠코 「이미 끝난 일이니까요」

리츠코 「그 사람은 앞으로 우리 사무소와는 일을 안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더라고요. 뭐, 오히려 제가 바라는 바지만요」

 

정말, 우리가 언제까지나 약소 사무소라는 풍조는 대체 언제쯤 사라지는 걸까나.

 

리츠코 「그 사람 대신에 다른 쪽 일을 물고오는 걸로 충분히 손해를 메꿀 수 있습니다」

아즈사 「어머나.....」

리츠코 「설마 또 제안하시려는 건가요」

아즈사 「그랬었죠」

 

대체 약속의 귀찮게 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진다.

 

리츠코 「과거형이라는 건, 지금은 포기했다는 거네요」

아즈사 「아직 완전한 포기는 아니지만요」

리츠코 「아, 자꾸 제안 받으니까 귀찮다~」

 

흐릿~

 

아즈사 「에, 엣」 허둥지둥

 

.....아하. 알겠다.

 

리츠코 「제가 더욱 귀찮음을 느끼기 전에, 그만두시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을 거에요」

아즈사 「서로....?」

리츠코 「저라고해서 아즈사씨가 소멸하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요」

아즈사 「후후, 그건 프로듀서로서인가요? 아니면 같은 사무소 동료로서인가요?」

리츠코 「.....글쎄요,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리츠코 「어찌되었든, 더 이상 제안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리츠코 「저는 당신의 그 힘을 빌릴 생각 없으니까」

아즈사 「절대, 라던가 추호도, 같은 말이 없네요. 그건 언젠가는 저와 계약하시겠다는 말씀?」 싱글벙글

리츠코 「요즘에 그런 말을 썼다간 패배플래그가 선다는 소리를 들어서요」

아즈사 「플래그?」 갸우뚱

리츠코 「별로 신경쓸 말은 아니니까 잊어주세요.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리츠코 「돌아갑시다. 아미도 이오리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아즈사 「.....네에~」

 

......

 

그 뒤로는 아즈사씨가 제안을 하는 일이 사라졌다. 전에 협박을 해둔 보람이 있네.

 

아즈사 「미키쨩, 슬슬 시간 됐으니까 일어나렴」

미키 「후아아암.....벌써~?」

 

제안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이상 아즈사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전의 평범한 모습으로만 지내고 있다.

 

덜컥

 

P 「후우, 이걸로 오전 일은 끝」

리츠코 「안녕하세요」

코토리 「어서오세요~ 유키호쨩은 괜찮겠죠?」

P 「네, 자주 호흡을 맞추던 스텝들이니까 걱정없을 거에요. 미키 있죠?」

코토리 「자고있지만요」

P 「하하, 역시나」

미키 「아냐....지금은 일어나있는 거야」 부스스

P 「잘했다」

미키 「에헤헤, 상으로 안아줘」

P 「어.....」 빠바바밤 빠바밤 빠바바밤 빠바밤

리츠코 「....프로듀서님. 아시죠?」 번뜩

P 「뉍」 두둥

P 「이상한 소리 말고 움직여」

미키 「무으으.....내려가면 돼?」

P 「응. 차 안에서 자는 건 좋지만 도착해서는 정신 바짝 차리는 거다, 알았지?」

미키 「웅, 알았어.....」

 

쿵, 덜컥.

 

코토리 「미키쨩, 많이 졸려보이던데」

리츠코 「이러니저러니해도 중요할 때는 팟하고 일어나니까 괜찮을걸요」

아즈사 「네에, 프로듀서씨도 있으니까요」

코토리 「우후훗, 그거야 그렇네요」

리츠코 「마냥 안심하기에는 조~금 불안하지만 그래도 그 애 혼자 놔두는 것보다는 낫겠죠」

코토리 「아즈사씨는 저녁에 일 있죠?」

아즈사 「네. 녹화가 그리 잡혔네요」

코토리 「아미쨩하고 이오리쨩도 같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즈사 「네. 이 다음으로 계속 셋이서 활동하는 일이 잦네요」

리츠코 「그거야 한동안 류구코마치 활동이 뜸했으니까 벌충이라는 걸로」

코토리 「그러고보니 곧 있으면 오디션도 참가한다면서요」

리츠코 「네. 그것도 1차 2차가 나눠져있더라고요」

코토리 「이런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시겠지만, 힘내서 전부 합격해주세요」

리츠코 「후훗,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침내 1차 오디션 당일.....

 

이오리 「방심은 금물이야. 모두 전력으로 가자고」

아미 「옛 썰!」

아즈사 「.......」

 

에, 잠깐.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일부러 설렁설렁한다던가 해서 계약을 종용하려는 건가? 아니 정말, 그럴 리는 없어. 아즈사씨는 그럴 사람이.....아니, 악마다. 악마는 목적을 위해서 뭐든지 쓸 수 있는 존재. 그러니 지금까지의 성실한 태도도, 믿을 수 없다.

 

이오리 「아즈사? 왜 그래?」

아즈사 「응?」

아미 「우응?」

아즈사 「후후, 아무 것도 아니란다」

이오리 「뭐야, 괜히 사람 놀라게 만들지 말아줘」

리츠코 「모두, 진정해. 곧 시작하니까」

리츠코 「아즈사씨, 어디 아픈 곳은 없죠?」

아즈사 「네에, 오히려 최상이랍니다」

리츠코 「그럼 이오리 말대로 전력을 다해주세요」 찌릿

아즈사 「리츠코씨가 걱정하지 않으셔도 그럴테니까요」

아즈사 「약속, 했으니까」 싱긋

 

그나마 약속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긴 하지만, 범위가 상당히 애매모호한 이상 나를 방해하되 적당히 빗겨나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는 것이다.

 

리츠코 「.......」

아미 「릿쨩, 어째 아즈사 언니하고 분위기가 험악해진 느낌이 드는데」

이오리 「싸우기라도 했어?」

리츠코 「그런 건 아니야」

아미 「그럼?」

리츠코 「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점검!」

 

......

 

리츠코 「흐음......」

 

방금 그건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다. 류구코마치는 당당하게 1차 오디션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 이제 남은 건 2차 오디션까지 합격해 방송에 나가는 일이다.

 

아즈사 「말했죠, 약속은 지킨다고」

 

오디션이 끝나고 난 뒤, 그래봤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였지만 간단한 자축을 한 뒤 모두와 헤어지는 길, 아즈사씨가 이 쪽에 따라붙었다.

 

리츠코 「그렇네요」

아즈사 「의심하고 있었나요?」

리츠코 「네」

아즈사 「조금 실망이네요~ 프로듀서가 담당 아이돌을 못 믿는다니」

리츠코 「실망한 김에 계약할 생각도 접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아즈사 「그건 안돼요」

리츠코 「.......」

 

아즈사씨 특유의 고집 발동이다.

 

리츠코 「그 때는 왜 그런 태도를 보였던 거죠?」

아즈사 「아, 그게 잠깐 집에 보일러롤 꺼두고 왔었나해서」

리츠코 「아아, 네.....」

 

머리가 욱신욱신 아파왔다.

 

아즈사 「괜찮으세요?」

리츠코 「괜찮지는 않지만......조금 있으면 사라지겠죠 뭐」

아즈사 「그러고보니 리츠코씨는 자주 머리가 아프신 모양인데, 뭐하면 그 고통에서 해방시켜드릴까요?」 빙긋

리츠코 「당신이 그러지만 않아도 머리 아플 일이 없다구요!」 버럭

아즈사 「후후후......」

리츠코 「......귀찮다아~ 신문 보라는 영업도 이렇게까지 귀찮지는 않았는데~」

 

흐릿~

 

아즈사 「힉」

아즈사 「죄송합니다」

리츠코 「그럼 빨리 집으로 돌아가세요」

아즈사 「리츠코씨는요?」

리츠코 「전 남은 일이 있어서 사무소로 돌아가야 돼서요」

아즈사 「그렇군요~」

리츠코 「오디션, 수고하셨습니다. 피곤하실테니 빨리 집에 돌아가서 쉬세요」

리츠코 「내일도 일이 있으니까요」

아즈사 「네에. 그럼 다음에 봅시다」 꾸벅

리츠코 「아, 그렇지 잠깐만요」

아즈사 「네?」

리츠코 「집에 있는 보일러, 신형인가요?」

아즈사 「아마도요?」

리츠코 「그렇다면 원격에서 조정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테니 찾아보시는 게 좋겠네요」

리츠코 「내일 봅시다」 꾸벅

 

저벅저벅......

 

아즈사 「......후훗」

아즈사 「역시 리츠코씨는 상냥하네요」

 

시간은 흐르고, 2차 오디션의 때가 왔다. 1차 때보다도 더욱 심기일전한 류구코마치. 간소화했던 무대 의상도 지금은 이것저것 악세서리가 붙어서 파워업했다. 여기서 합격하면 바로 TV 출연이니까.

 

이오리 「100%....아니, 그보다 더욱 빛내보이는 거야!」

아미 「응후훗, 당연하쥐! 드디어 본방이니까!」

아즈사 「그렇네! 그동안의 성과, 확실하게 보여주도록 하자!」

 

그 때와 달리 아즈사씨도 의욕만만하다. 보일러는 제대로 끄고 오셨나보다.

 

리츠코 「모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와」

이오리 「니히힛,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라고」

아미 「이오링, 아즈사 언니, 릿쨩! 모여봐!」

 

아미의 외침에 따라 우리 4인은 둥글게 모여 팔을 가운데로 뻗고, 서로의 손을 포갠다.

 

이오리 「765 프로-」

아미 「류구-」

아즈사 「코마치~」

 

슥, 훅훅~

 

모두 「파이팅!」

 

전통의 구호를 외친 뒤, 류구코마치는 당당하게 무대로 입장했다. 언제나 그랬든, 나는 뒷편에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오리 「참가번호 5번, 류구코마치입니다」

이오리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모르는게 약인 걸 내버려두지 않아~♪

 

입술은 포커페이스~♪

 

리츠코 「........」 꿀꺽

 

그녀들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방심은 금물이지만.....그래도 이 정도라면 분명 2차에서도 합격, 어쩌면 아예 이번에도 1등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피어오른다.

 

이오리 「침묵은~ 꽃이 되어 흩어지네♪」

아즈사 「은밀한 몸♪」

아미 「우~★」

 

끼릭- 끼기긱......

 

리츠코 「.....어.....?」

 

갑자기 경쾌한 음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불온한 소음이 들렸다. 어디서 들린 소리인가 주위를 황급히 둘러보았다. 바닥, 이상 없음. 벽도 이상 없음. 그렇다면 천장......?

 

정답이었다. 천장에 달려있는 조명 하나가 떨어질듯 말듯 아슬한 상태였다.

 

리츠코 「뭣.....!?」

 

아까 둘러봤을 때만 하더라도 정상적이었는데! 허나 왜 그런지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분명 대형사고가 벌어질거야!

 

리츠코 「모두, 피해!」

 

무대로 뛰어들어, 모두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휘이익-

 

이오리 「꺄아아아악!!!!!」

 

이미 늦었다! 조명은 이미 낙하를 시작했고, 하필이면 그 바로 아래에 이오리가 있었다. 피하려고 해도, 늦었다. 이대로 가다간 상상하기도 싫은 처참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질 것 같았다!

 

리츠코 「안돼, 안돼!!!!」

 

어쩌지, 어쩌지.....어쩌지.....!?

 

리츠코 「아!」

 

그래, 그게 있었어! 내가 계약을 생각한 순간.....모든 것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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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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