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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마카베 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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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8, 2018 00:39에 작성됨.

지금 나는...

"학생회의 서기를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라는 마카베의 말과 함께 시작된 학생회 생활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되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을 맡겼는지 물어보니 의외로 마카베의 계획적인 일이였다.

나는 단순히 그냥 '같이 있기 위해서.' 라고 납득했지만, 일단 나는 마카베의 남자친구가 되는 것이다.

크지는 않지만 기업을 물려받아야 되는 사람의 남편이라는게 크다.


그러니 무언가 특별한 경력이 있어야 된다는 것.

지금까지 딱히 그런 특별한 경력이 없는 나는 나중에 가서 피곤한 일에 말려들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있어서 그걸 없에기 위해...

라는 정말로 미래계획적인 일.


물론 마카베가 끝에 한 말을 보면 역시 같이 있고 싶어서라는 것에 변명인 듯 싶었다.

그리고 방금 내 첫 학생회 회의가 끝났다.

크게 실수한 것은 없었다.


기록하는 것에 한자 한 두개 정도 틀렸던 것 정도.

그것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마카베가 지적해왔을 때는 역시 학생회장이긴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으으응~."


기지개를 피고 적당히 창밖을 내다봤다.

부쩍 짧아진 겨울의 해가 주황빛의 석양을 비추며 산 넘어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럼 슬슬 가볼까.



...



"실례합니다...는, 역시 아무도 없지."


지금은 아무도 쓰지 않는 다도부의 부실.

위치도 위치이지만 보통 여기까지 오는 사람은 없기에 사람이 있을리는 없다.

여기에 온 이유는 하나.

마카베와 학업이 끝나고 만나기로 한 곳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학생회장하고 서기가 이런시간에 학교에 남아서... 뭐하는걸까나.

라곤해도 아직 부활동 하는 사람들이라던가 꽤 남아있긴 하다.

특히 체육계 부의 사람들.


애초에 이 다도부도 없어지기 전까지는 7~8시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적당히 핸드폰을 만지고 있으니 드르륵하고 다시 교실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보인것은...


"역시 먼저 와 계셨군요..... 빠르네..."

"뭐, 그만큼 할 일이 없다는 거지만."

"아... 그리고 이번 학생회 회의 수고하셨어요. 처음인데도 긴장하지 않으셨네요.... 놀랐다구."

"뭐, 이것저것 실수는 했지만."


내가 그렇게 말하니 마카베는 내 옆에 앉으면서 말했다.


"처음인데 그정도라면 잘하는거에요.... 더 심한 사람도 있어..."


더 심한 사람인가.

뭐, 나는 하는걸 할 뿐이니까 그렇게 잘한다는 감각은 없는데.

그 후. 이야기는 끊겼다.

랄까, 나도 마카베도 '할 말이 없다'라는 것이 가장 크겠지...


사귀기 전에는 솔직히 마카베는 내 얼굴도 몰랐을 사람이다. 이야기 주제를 정하는건 어려울거다.

그렇다고 내가 말을 시작하기에도 나도 마카베에 대해 뜬소문만 알고 있었을 뿐이였기에 그런걸 물어보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런 일은 지금까지의 일주일. 그 기간동안 몇번이고 반복되었던 일이였다.


"으음... 역시 안 좋네요. 이런 것은."

"응?"

"으음..."


뭔가를 생각하는 마카베.

아무래도 마카베도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생각하는게 있는거겠지.


"그래요. 비밀 이야기를 합시다... 두근두근."

"비밀이야기?"

"네, 연인이라는 것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지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그 부모님에게?"

"어머니에게서 들었어요."


흐응...

그런데 비밀 이야기라는 것은...

난 딱히 비밀이라고 할만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

뭔가 흑역사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 마카베에게 숨기고 있는게...


딱히 특별한건...


"그럼 저부터 할까요?"

"그런데 그런걸 나에게 말해도 되는거야?"

"으음... 일단 연인이니까... 괜찮다구."


연인이니까... 인가.

확실히 마카베하고 나는 연인이지.

지금도 뭔가 현실감이 없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약혼자. 거기에다가 갑작스럽게 사귀게 된 연인...

여러모로 평범하게 생각해서 중2때나 생각할 가상의 이야기가 지금 펼쳐지는 것이니...


아무튼, 마카베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선 무언가를 꺼냈고...


"사탕?"

"사탕입니다."

"응. 사탕이네..."


평범한 막대사탕.

겉에 포장을 보면 딸기맛인거 같다.

그런데 갑자기 왠 막대사탕?


"저... 사실은 막대사탕 아주 좋아합니다."

"...응?"

"..."


진지한듯한 눈빛.

도리어 이런것을 진지하게 말하는 마카베가 묘하게 귀엽다.

하지만 그래서 뭐라는거지...?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딱히...?"

"그런가요... 안심했어..."


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자, 마카베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사탕 좋아한다는거... 유치하지 않나요?"

"뭐... 유치하다고는 생각 안 하는데. 자주 먹진 않지만 사탕 맛있고."

"그런가요... 처음 알았습니다."


...저런 반응이라면 정말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걸까?

자기 혼자서만 '이 나이에 사탕 좋아하는건 유치하다.'라고 정해두고 있었던 것이겠지.

이런거 보면 정말 서툰 사람인데 학생회장으로서의 역활은 확실히 하고 있고...

역시 장하네.

내가 할말은 아니지만.


"그럼... 먹어도 될까요?"

"딱히 허락맡아야 될 이유는 없잖아?"

"그렇네요... 그럼... 잘먹겠습니다..... 맛있겠다..."


그렇게 익숙하게 막대사탕의 봉지를 뜯고 입에 넣는 마카베.


"맛있어..."


정말로 맛있는지 입 밖으로까지 나오는 감상.


"아... 죄송해요. 사탕을 먹고 있으면 뭔가 안심이 되서..."


그것을 눈치챘는지 그렇게 나를 보며 부끄러운듯이 말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확실히 마카베도 감정표현이 풍부하구나.

늘 내가 보는 모습은 멀리에서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그런 느낌이였으니까 말이야.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강당에서의 조회라던가... 그런곳에서 밖에는 본 적이 없었고.


내 주변에서도 마카베가 무뚝뚝하다느니 무표정이라느니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


역시 그건 아니구나.

뭔가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는게 즐겁다.

나만의 비밀 같은 느낌은 아니겠지만 역시 대다수가 모르는 사실이니까.


"저기..."

"응?"

"같이 있을때... 또 사탕을 먹어도 될까요...?"

"뭐, 상관없어. 랄까 허락맡을만한 거야?"


내 말에 기뻤는지 마카베는 작게 '됬다...!'라면서 속삭이듯이 말했다.

그리고 그게 뭔가 웃겨서...


"쿡..."

"어라..."

"아, 미안."


그 쿨한 마카베가 '됬다!'하면서 손을 불끈쥐는 그 갭이 웃겼다.

일부러 한건 아니지만... 역시 웃는건 조금 비웃는것처럼 들렸을까.


"...오늘... 처음으로 웃어주셨네요."

"응? 그래?"

"네... 지금까지 계속 웃는모습은 본적이 없어서..."


...확실히 같이 있는 시간도 적고.

거기에다가 나도 자주 웃는 편은 아니니까 말이다.

적당히 이야기에 맞춰서 웃어줄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또 이야기가 끊길거 같고...

적당히... 아, 그리고보니...


"그런데 아까 안심된다고 했었는데, 사탕을 먹으면 안심이 되는거야?"

"네, 버릇이라고 해야될까요..."

"버릇?"

"어렸을때의 일이에요. 제가 공부같은 지루한 것이 싫어서 자주 아버지의 서재에 도망쳤었어요...... 의외야?"

"아... 의외랄까... 역시 마카베도 그런시절이 있구나 해서."


지금은 학년 톱에다가 성적뿐만이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신뢰도가 높은 사람이니까.

그런 시절이 있었겠다라는 것이 꽤 의아하게 다가왔다.


"저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답니다..... 조금 창피해..."

"아하하... 아무튼, 그래서. 서재에서 사탕이라던가?"

"네, 늘 아버지가 있어서... 아버지는 저를 의자에 앉게해서 사탕을 주셨어요. 그리고, '이 사탕이 없어질때까지는 편히 있으렴.'이라면서 안아주셨고... 정말로 상냥한 아버지셨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이다.

거기에다가 아버지에게 안겨있을 때마다 사탕을 물고 있었다면... 그야 버릇이 될만하다.

그때도 딸기 사탕이였던 걸까.


"그 후로... 그렇게 계속 되어서 지금처럼 되었어요."

"그래서. 아버지하고는 아직도 잘 지내?"

"...아버지는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아..."


그리고보니 얼마전에 부모님이 허락해 주셨냐는 물음에 어머니쪽이 해 주셨다고 했었고...

생각해보면 아버지쪽에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어디까지나 부모로 퉁쳐서 말했지만...


"그, 미안."

"아뇨, 괜찮아요... 도리어 알리고 싶었어요."

"나한테?"

"네, 그야... 나중에는 남편이 되실 분이니까요...... 뜨거워..."


그렇게 말하며 손부채질을 하는 마카베.

아무래도 부끄러운것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하교하도록 할까요..... 이미 늦었다구."

"그러게, 저녁시간이네."


아마 난 집에 도착하면 바로 밥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그럼...


"돌아갈까."

"돌아가죠..... 꼬옥."


내 손을 잡는 마카베.

...이렇게 돌아가볼까나.


그렇게 나와 마카베는 하교를 하게 되었다.

집이 완전히 반대쪽은 아니였기에 중간까지는 같이 갈 수 있었다.

그 동안 계속 손을 잡고 있었고...


그렇게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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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사이가 진전되네요.

그나저나 역시 마카베 말투는 힘들어요... 좋은 의성어나 의태어 찾는것도 일이구...

잘 쓰는 사람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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