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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Line - 10화 - 머리만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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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4, 2017 09:15에 작성됨.

위에 있는 링크는 9화까지의 타임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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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후, 재혁은 아침에 급히 사무실로 뛰어갔다. 아침부터 무슨 일일까?
“폭탄, 오늘 아침에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요?”
“아, 네. 오늘 아침 경시청 기동대에서 제거했답니다.”
정영준의 말을 들은 재혁이 헉헉 거리면서 물었다.
“헉, 헉, 헉……, 어윽. 어느 역이었습니까?”
“아, 팀장님. 지금 오신 겁니까?”
“아, 예. 김 차장님.”
태열이 재혁을 보고선 한숨을 쉬었다. 이게 무슨 일?
“그게 폭발물이 제거된 곳은 역이 아닙니다.”
이 무슨 소리? 그럼 어디란 말인가?
“그럼 어디입니까?”
“신주쿠역 인근의 버스터미널인 바스타 신주쿠(新宿南口交通ターミナル /バスタ新宿)입니다.”
(작가 주 : 공식명칭은 신주쿠 미나미구치 버스 터미널, 신주쿠 남쪽출구 버스터미널이다. 바스타 신주쿠는 통칭으로 역, 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을 하나의 건물에 때려박은 곳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냥 도쿄 신주쿠 환승센터라 생각하자. 우리나라의 동대구터미널이 이와 유사하나 동대구터미널이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것과 달리 이쪽은 국토교통성에서 주도했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재혁은 에? 거렸다.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이야기는 경시청 소속의 혼다 미오 경시가 아나스타샤 경부와 같이 오면서 풀렸다. 그녀들이 온 시간은 오전 10시. 재혁이 잠시 뻗어있다 겨우 나온 시간이었다.
“송재혁 팀장님 맞으시죠?”
“아, 네. 제가 송재혁입니다.”
“아, 정말 맞으시네요. 아나스타샤 경부에게 대충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진짜 키 크시네, 경시청 제1기동대 대장인 혼다 미오입니다.”
“아하하, 그 키 크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습니다. 송재혁이라 합니다, 말씀 들으셨겠지만 현재 이글 레이싱 도카이도 사무소 팀장 겸 도카이도 이글 레이싱 팀 감독입니다.”
재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을 응접실로 안내하곤 차의 성향을 물어봤다. 재미있게도 둘 다 커피였다.

커피 2잔과 물 1잔이 놓여 있는 탁자 앞에 재혁과 혼다, 아나스타샤 이 3인이 앉아 있었다. 재혁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럼 신고를 받고 바로 가신 거네요.”
“그렇죠. 일단 폭탄이 발견되었다고 새벽에 연락을 받아서요.”
“새벽이요? 경시청으로 바로 전화가 온 건가요?”
“경시청이라기보다는 신주쿠서에서 바로 전화가 왔고, 그 길로 출동했죠.”
재혁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 가지 생각을 꺼내 물었다.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건 말입니다.”
“네. 말씀하셔도 됩니다.”
“그동안 터진 곳은 모두 철도역이었는데, 이번엔 버스 터미널이었습니다. 게다가 고속버스 터미널이었어요. 혹시 피해를 키워버리기 위한 전략이었을까요?”
커피를 마시던 미오는 뭔가에 생각이 닿은 거 같았다.
“그러고 보니까 그동안 전부 철도역이었네요. 터미널 옆의 신주쿠, 아키하바라, 우에노, 도쿄, 시나가와. 모두 철도역, 그리고 JR동일본 관할이었어요. 혹시 예상하는 거 있어요?”
“저한테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혼다 경시님.”
재혁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고 미오는 재혁에게 좀 이야기 해달라고 했지만 재혁은 손을 내저었다. 사실 자기도 보고 받은 게 폭탄이 제거된 것뿐이라고 하니 미오는 그걸 아쉬워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번에 특별수사관으로 위촉되셨다면서요? 축하드려요.”
“네. 감사합니다.”
재혁은 미오의 악수 제안을 받아 악수했다. 그래도 명색이 상대는 현직 경찰인데, 거절 했다가 뭔 상황이 터질지는 모를 일 아닌가?
“닛타 검사님이 이야기하시던데요. 이글 레이싱 팀의 브레인이자 수장이라고.”
“아니, 그 이야기는……, 그런데 사실 제가 수장인건 맞아요. 문제는 밑의 코치들이 유능해서 저는 그냥 최종적으로 정리만 하지요.”
재혁은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반쯤 사실인 게 현장 직원들이나 코치들이 그보다 유능한 사람들이 많았다. 애당초 이렇게 된 것도 재혁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건강 문제로 은퇴하는 바람에 언제 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그의 어머니의 의견으로 언제든지 그의 업무를 대행할 사람들을 뽑았고, 그 결과가 지금 이런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재혁이 바지사장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겠지만.
“그냥 바지사장이네요.”
“그건 아닙니다. 그런 말씀 많이 하더라고요.”
재혁은 웃다가 뒤로 넘어가기 직전까지 갈 뻔 했다. 하긴 그런 말 많이 듣긴 한다. 팀 창단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하지만 이젠 뭐 그냥 웃고 넘기게 되었으니 그도 많이 성장한 셈이다.
“혹시 말입니다.”
“네.”
“필요하다면 그 폭탄, 저희가 좀 볼 수 있을까요?”
“네?”
놀란 미오와 아나스타샤와는 반대로 재혁의 표정은 상당히 진지했다. 현재 상태라면 제거만 된 상태 아닌가?
“일단 뇌관은 제거한 상태로 지금 경시청 기동대에 보관 중이긴 합니다만, 언제 터질지 모릅니다.”
“알고 있습니다. 일단 폭탄 재료를 알아야 어디서 나왔는지, 누가 사갔는지 같은 걸 알 수 있겠죠.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도 나름 그런 쪽에 대해서 들은 게 있어 가지고 말이죠.”
사실 재혁은 영국에 체류할 당시 레인저 교육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받지 못한 교육이다 보니 처음에는 그냥 고생 그 자체였다. 게다가 언제 몸에 이상이 생길지 몰라 전전긍긍했었지만 당시를 돌아보면 오히려 잘 받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폭탄에 대해 공부를 꽤나 했던 덕인지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쉽게 대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괜찮으시겠어요?”
“뇌관만 연결되지 않으면 다행이겠죠. 뭣하면 방탄복 입고 갈 거니까요.”
재혁은 웃으면서 말했다. 아나스타샤와 혼다는 그런 그를 보고 피식 웃기만 했다. 양 측은 일단 약속을 잡고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 더 협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일단은 폭탄 제조 방법만 알면 대충의 범인이 잡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양 쪽 모두가 하던 것 같았다.

다음날 오전, 아나스타샤 경부의 연락으로 경시청 기동대에 간 재혁의 표정은 딱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야, 이거 지난번과는 다르네요.”
재혁의 표정은 상당히 나빠보였다. 지난번에 검찰에서 본 폭탄 파편보다 더욱 정교해진 폭탄이었던 걸까?
“제대로 만들었네. 이 새끼들.”
“그래요?”
“지난번에 사기사와 조사관님이 보여준 자료의 폭탄보다 정교해요. 이 새끼들 진짜, 어떤 X인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정교할 줄이야.”
재혁은 고개를 저었다. 폭탄을 직접 확인한 재혁은 폭탄을 해체해보자고 했고, 경시청 폭발물 처리반의 도움을 받아 폭발물의 내용물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야, 기름 섞은 질소비료가 재료에 쓰이다니. 이거 미국 가면 당장 조사 들어가는 건데.”
재혁의 말을 들은 미오가 놀란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웬 질소비료?
“폭탄에 은근히 많이 들어가는 게 질소비료입니다. ANFO 폭약이라 해서 사제폭탄의 대부분이 ANFO 폭탄이죠. 이거는 질산암모늄에 난방유 또는 디젤유를 혼합해 만든다고 하거든요. 아마 범인은 농촌 쪽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아요. 비료는 취급 가능한 사람이 따로 있거든요.”
“팀장님, 그럼 범인은 도쿄도 외곽 거주자란 말인가요?”
“도쿄가 아니라 간토지역, 치바나 가나가와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동행한 미나미의 얼굴은 굳어져 있었다. 간토 전역을 뒤지는 수 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 팀장님, 그럼 간토 전역을 뒤져야 할까요?”
“근데 닛타 검사님.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안에 들어간 것들 있죠. 뭐 쇳조각이라든가, 유리 파편, 그리고 쇠구슬 같은 건 도심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아마도 범인은 도심과 가까운 곳일 수 있어요. 송 팀장님은 멀리 잡은 거일 수 있고요.”
타카모리 아이코의 말을 들은 재혁이 폭탄에 들어가 있던 것들을 다시 확인했다.
“아, 맞네요. 뭐 보니까 쇳조각도 있네요. 뭔 이거에 사람이 잘 못 맞으면 크게 다칠 텐데 말이죠.”

“폭탄이 ANFO 베이스라고요?”
“응, 치카. 간토 쪽에 사는 사람이 범인 같겠지만 혹시 너희 동네에 농사짓는 사람 있어? 의외로 누마즈 일대도 도쿄에서 가깝잖아.”
사무실로 돌아온 재혁이 팀원인 타카미 치카에게 물었다. 누마즈 지역에서 뭐 나올께 있을까?
“에이, 별로 없어요. 팀장님도 아시잖아요. 저희 동네는 수산업 위주잖아요. 다이아씨 생각해보세요.”
“아, 그렇겠구나. 치바현 쪽이나 도쿄 도심부는 아예 해당되지 않을 거고, 난감하네.”
“치바현 외곽일 수 있잖아요.”
서류를 정리하다가 손을 닦고 온 소노다가 말했다.
“치바현도 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이에요. 닭 사육 수는 전국 1위니까요.”
“그래? 아이나!”
“네? 네, 팀장님.”
소노다의 말을 들은 재혁이 부른 사람은 한 여성이었다.

“네? 비료요?”
“응, 혹시 치바현 내에서 비료 많이 나가나?”
재혁은 아이나란 여성에게 물어봤다. 치바현 출신의 그녀라면 뭘 좀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치바현도 현내 도시 나름이긴 한데, 저희 동네인 치바시는 밤농사나 쌀농사가 많아요. 전체적으로 이제 치바현 자체가 농사도 많이 짓지만 공장도 있고요.”
“밤? 그 먹는 밤?”
재혁이 손으로 뭘 움켜쥐고 먹는 시늉을 하면서 말하자 아이나란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아이나, 너는 일단 치바현 내에 혹시 거동 수상자가 있나 좀 알아봐줘. 오늘 안 나온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해주고. 그리고 발견되면 경시청이나 인근 경찰서에 전화하라고 해. 안 그래도 간토 전역의 경찰이 비상이라더라.”
“네.”
“그리고 소노다.”
“네.”
“칸다 지구 멤버들에게 거동 수상자 발견되면 즉시 경시청 본청이나 가까운 경찰서로 신고하라고 해. 어차피 너네 만세이바시 경찰서 아니면 칸다경찰서 소관이겠지만 말이야.”
“네, 호노카에게도 이야기 할까요?”
“다 이야기 해 줘. 난 직원들에게 공지 돌릴 테니까. 그리고 치카는 누마즈 일대에 알려주고, 아마 다이아에게 이야기 하면 다이아가 알아서 하겠지.”
“네.”
“수고했어, 셋 다 들어가 보고, 치카는 바로 기차를 타는 거 잊지 말고.”
치카란 여성이 에? 거렸지만 재혁은 웃기만 하고 세 여성을 돌려보냈다. 돌려보낸 다음에 뭔가 생각에 잠긴 재혁이었다.
‘확실히 ANFO였어. 그럼 그걸 누가 만들었는가인데.’
고민에 빠진 재혁에게 걸린 한통의 전화. 아까 전에 재혁이 보낸 치카라는 여성이었다.
“어이, 타카미. 무슨 일이야?”
‘저……, 팀장님. 여기 도쿄역인데요.’
“어, 기차표는 끊었어?”
‘그게 열차가 안 와요.’
“너 열차표의 시간 한번 봐. 너 잘못 본거 아냐?”
‘아니에요. 아타미 경유 누마즈행 열차가 맞는데.’
“잠시만, 지금이 오후 3시 24분이고 코가네이역에서 출발하는 1569E 열차가 도쿄역에 3시 27분 출발이어야 하는데,”
‘그러니까요.’
“거기 역무원에게 물어봐, 혹시 모르니까.”
‘네,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래, 일단 알아보고 연락해줘.”
재혁은 당혹한 얼굴로 전화를 끊고는 JR동일본 사이트를 뒤져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떠한 내용도 찾기 힘든 상황.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오후 7시, 전화가 걸려왔다.
“네, 송재혁입니다.”
‘아직도 퇴근 안 하셨어요?’
“다이아?”
전화를 한 사람은 시즈오카 지구, 통칭 후지 이글의 실질적 리더인 쿠로사와 다이아였다. 그녀가 갑자기 왜?
‘네. 치카씨가 울면서 전화해가지고 지금 제가 데리러 가는 길이에요.’
“미안해요. 그냥 신칸센 태워서 보낼걸. 어떤 일이 있었다고 하던가요?”
‘열차에 누가 폭탄을 터뜨렸대요.’
“네? 뭐라고요?”
재혁은 충격을 받았다. 폭탄이라고? 그것도 열차에? 다이아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했다.
‘치카씨가 충격을 받은 모양이에요. 루비도 많이 걱정하던데.’
“어디서 터진 거랍니까?”
‘열차가 토츠카역을 통과하고 얼마 안 지나서라네요.’
재혁은 간토 지방이 그려진 지도로 걸어가면서 물었다.
“그러면 이거 범인은 잡혔답니까?”
‘네, 열차 내의 한 승객이 신고하고 승무원이 제압해서 잡았다고 하네요. 화재는 치카씨를 비롯한 사람들이 진화했고.’
“오후나역 들어가기 직전인가보네요.”
‘네, 카마쿠라시 소방국 오후나소방서에서 출동했다고 하네요.“’
“거기가 가깝나보죠?”
‘네, 저도 듣기로는 거기가 카마쿠라시 오후나였으니까요. 그리고 열차가 일부 타서 일단 진압후 오후나역에서 열차를 갈아탔다고 하네요.’
“알겠습니다. 범인은 경찰에 잡혔겠죠?”
‘네, 일단 가나가와현 오후나 경찰서에 있다고 하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다이아씨, 죄송하지만 마지막까지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재혁은 전화를 끊고 나서는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 길로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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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카나데 나왔죠? 다음편에 카나데가 출연할 예정입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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