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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천 엔 포장마차 입니다. -12-

댓글: 25 / 조회: 2355 / 추천: 1



본문 - 05-16, 2013 03:15에 작성됨.





입구가 열리고 새로운 손님이 들어온다.

근래들어 알게되고 이름까지 들은 사이니까 반갑게 인사한다.

그런데 손님인줄 알았던 그 사람은 엉뚱한 말을 한다.

"어라? 제가 왜 여기온걸까요?"

"그걸 저한테 물으신들."

한쪽 뺨에 손바닥을 대고 살짝 고개를 기울여 정말 모르겠다는 눈치로 말하는 그녀.

미우라 씨는 우선 내 근처로 와 자리에 앉는다.

"그나저나 딱히 뭔가 식사라던가 할 생각 없으신데 오신겁니까?"

"결과만 말하자면 그렇겠네요."

"그럼 과정은요?"

"오늘 스케줄이 끝나고 사무소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길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그만."

"그렇습니까. 그나저나 사무소에서 이 포장마차는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닐텐데요. 혹시 출발한 지점이 이 근처입니까?"

"아뇨. 그 왜 요번에 새로 개장한 테마파크 아시나요? 거기서 잡지 촬영이 있었거든요."

"……그 테마파크, 제가 생각한게 맞다면 여기서 사무소까지의 거리보다 더 멀리 떨어진데다 뭣보다 여기까지 오는 길의 중간에 사무소가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가요? 후후, 저 자주 길을 잃어버리니까요. 이번에도 헤매다가 여기까지 온것 같네요."

길을 잃는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만.

보통 그만한 거리를 움직일정도로 헤매면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나?

하다못해 정 길을 모르겠으면 택시를 탄다던가 누구에게 물어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해결방법을 찾을텐데 말이지.

"그치만 여기에 와서야 길을 잃었구나 라는걸 깨달았는걸요."

"아아. 그래서 오자마자 왜 여기온거냐고 저한테 물어보신거군요."

이해했다.

애초에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것 자체가 느린거구나.

……역시 그 사무소의 아이돌들은 개성이 너무 넘쳐.

"그보다 사무소에 돌아가려고 했다고 하셨죠."

"네. 그치만 곤란하네요. 이 근처 길은 잘 모르고."

"일만 아니라면 제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만…."

지금은 한창의 저녁때다.

지금 미우라 씨와 이야기 하고있는 이시점에도 손님들이 여기저기 앉아 주문을 하고 있고 지금도 한 손님이 와서 주문──이 아니라.

"류, 류구코마치의 미우라 아즈사 씨 맞으시죠! 저 팬입니다! 사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머…."

사인을 부탁하네.

어째 자꾸 여기를 힐긋거린다 싶더라니 미우라 씨를 알아본 모양이다.

페어리 보다 데뷔가 늦어 아직 그 아이들 만큼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인기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류구코마치니까 그 일원인 미우라 씨도 이렇게 알아봐주는 팬이 생긴 모양이다.

그래도 지금은 아이돌 활동을 하는 시간이 아닌 개인적인 시간이니 거절해도 상관없겠지만 성격 좋은 미우라 씨는 웃으며 받아든 종이에 자신의 사인을 적는다.

"후후, 앞으로도 응원 부탁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싱글벙글 웃으며 다시 자리로 돌아가 우걱우걱 식사를 하는 손님을 보니, 하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측면이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도 한 두명 정도의 팬 서비스는 괜찮은것 같다.

아니, 지금은 그보다 미우라 씨의 사무소 복귀 건이다.

"어차피 사무소에 가도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하려던것 뿐이니까 전화로 해도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되면 집에 가는게 또 문제네요. 사무소에서라면 어떻게든 갈 수 있지만요."

결국엔 집에 가기 위해서라도 사무소에 가야 한다는 소리다.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집도 여기서 만만치 않게, 오히려 사무소보다 더 멀었고.

"그래도 역시 직접 사무소까지 모셔다 드리는건 무리일것 같네요. 손님들 때문에 말입니다."

"괜찮아요. 정 안될것 같으면 택시를 부르면 되고."

"그치만 여기서 사무소까지 택시를 타고가면 비용이 만만찮을텐데요."

"어쩔 수 없죠."

음, 아무리 인기아이돌의 반열에 올라서려한다지만 미우라 씨가 돈이 썩어나게 벌리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쓸데없이 돈낭비를 하는것보다 좋은 수가 없을까.

그러다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라 손가락을 튕긴다.

그리곤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최근에 저장한 한 번호를 눌러 연락한다.

상큼한 연결음이 몇번 울리고.

"여보세요~!"

"나야, 포장마차 점주."

"오옷! 왠일로 먼저 전화를 다한거야 점주 오빠?"

미우라 씨와 같은 소속사 아이돌이자 류구코마치의 동료 후타미 아미가 정말 놀랐다는듯 떠들썩하게 말한다.

"너 혹시 지금 바쁘냐?"

"음? 아니, 이제 오늘 할 일은 전부 끝났고 아직 사무소에 있긴 하지만 곧 집에 가려고 하는데. 그런데 왜? 아하앙~? 혹시 데이트 신청? 드디어 점주 오빠도 이 아미의 매력을 깨달은건가!"

"아니."

"저기, 그렇게 즉답해버리면 상처받는데."

전화기너머 풀이 죽은 아미의 모습이 상상되어 피식 웃음이 나와버렸다.

"사실 지금 여기에 미우라 씨가 와있거든."

"어라? 아즈사 언니가? 분명 지금 아까 전에 일은 다 끝났을텐데 어째서 거기에……서, 설마 점주 오빠 아즈사 언니에게 손을!"

"아직 안댔다."

"아직이라는건 정말 계획이 있다는거야?!"

"너한텐 손 댈지도 모르겠네."

"어, 어라? 그거 설마 고백이라고 받아들여도……."

"폭력적인 의미로 말이다."

"겍."

"잠깐, 지금 그런 만담을 하자고 전화한게 아니란 말이다. 자꾸 이상한 쪽으로 새는 말 하지마."

"흥흥~ 그러면서도 성실하게 잘 어울려 줬으면서."

"그야 나도 재밌으니까. 아무튼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미우라 씨가 길을 잃어서 여기까지 온 모양이야. 마침 너 딱히 할일도 없다고 했으니까 저녁도 먹을겸 와서 미우라 씨좀 데려가 줘."

"으음~ 딱히 어려울건 없지만 말이야. 그런데 오늘 메뉴는 뭐야?"

"돈까스다. 곁들일 샐러드랑 같이."

오늘은 돼지고기가 좋은게 많아보이길래 말이지.

몇가지 샐러드용 채소도 싱싱한걸 구해와 같이 내놓고 있다.

"응훗훗~ 제법 하는걸 점주 오빠. 이 아미가 좋아하는 돈까스를 미끼로 던지다니!"

"게다가 지금 오면 공짜."

"우오옷! 아즈사 언니를 위해서 금방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돈까스를 위해서겠지.

공짜라는 말에 180도 바뀌는 아미의 귀여운 태도에 통화내용을 듣고있던 미우라 씨도 쿡쿡 웃음을 흘린다.

그것으로 통화는 종료되었고 이걸로 일단 해결인 거겠지.

"아미가 올때 까지만 잠깐 기다리세요.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건 심심하실테니까 마실것이라도 가져다 드릴까요?"

"그렇네요. 그럼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리고 모처럼 점주 님의 포장마차에 온김에 아미가 오면 같이 식사하려고 하는데요."

"그러세요 그럼."

하긴 아미는 와서 잔뜩 먹고갈 심산인것 같은데 미우라 씨도 식사가 아직이라고 했고 같이 먹는게 당연한가.

가끔 내가 마시고 싶을때 꺼내 마시는 녹차를 우려 한 잔은 미우라 씨에게 한 잔은 내 앞에 둔다.

통화를 하는사이 이미 내부는 꽉 들어차서 더이상 추가주문은 없는 상태.

지금 식사하고 있는 손님들이 나가기 전까지는 여유가 있을것 같다.

한 모금 마시자 익숙한 향기가 입 안을 채운다.

엄청 비싼 고급의 물건같은건 아니어도 그렇다고 마냥 싸구려는 아닌 찻잎을 써서 그런지 어지간한 시중의 녹차보단 훨씬 나은걸.

그 부드러운 향취에 요리를 하느라 들떴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걸 느끼는데 미우라 씨가 문득 말을 걸어온다.

"정말 점주 님은 다재다능하시네요. 차를 끓이는 솜씨도 대단하신걸요."

"아뇨 보통입니다. 이정도는."

"후후, 유키호도 항상 칭찬하면 그렇게 말하지만요."

그러고보니 전에 사무소에 갔을 때 유키호가 차를 내온적이 있었지.

그날 겪은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정신없는 가운데에도 상당히 괜찮은 맛이었던건 기억에 남아있다.

그나저나 다재다능이라.

가만히 그 말의 뜻을 생각해본다.

나로선 그저 하고 싶은걸 할 뿐이다.

하고 싶은걸 하니까 즐겁고, 즐거우니까 계속 하게 되고.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남들이 인정하는 결과를 만든다.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쁜건 아닐테니까 굳이 바꾸려 하지않는다.

실제로 지금도 충동적으로 포장마차를 시작했지만 나름 잘나가는데다 무엇보다 즐겁게 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러다 미우라 씨에게 생각이 미친다.

"그런데 미우라 씨는 어째서 아이돌을 하시는 겁니까?"

방금 전 말했다시피 나처럼 단순히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다.

그렇다면 뭔가 이유가 있기에 아이돌을 목표로 삼았을 터.

그것이 궁금해져 물어보자 미우라 씨는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더니 눈웃음을 짓는다.

"운명의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랍니다."

"운명의 사람…이요?"

"네. 저 어디엔가 저와 이어질 인연의 사람이 있다고 믿고 있으니까요. 아이돌이 되어 유명해지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나도 평범한 삶의 모토를 가지고 사는건 아니지만 그거 참, 마찬가지로 평범과는 거리가 먼 이유인것 같네.

"역시 이상할까요?"

"이상할거 뭐있습니까. 오히려 멋진데요."

하지만 이상하냐는 미우라 씨의 물음에 난 시원하게 부정한다.

"딱히 운명이라던가 필연같은 단어를 무작정 믿는것도, 그렇다고 부정하는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운명이라는게 정말 있는거라면 꽤나 낭만적이니까요."

"낭만인가요."

"낭만이죠, 이 넓고 넓은 세상 어딘가에 오로지 나 하나와만 이어질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그리고 그 낭만을 찾으려 하는건 분명 이루고자할 이유가 충분한 목표겠지요. 그걸 위해서 노력한다는건 결코 이상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있을지 없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인생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그것에 진심을 바치고 있다는건 지금 활발히 활동하는 류구코마치로 증명할 수 있으니까. 

그러자 내 말을 다 듣고난 미우라 씨가 후후 하고 웃는다.

"역시 점주 님은 말을 참 잘하시네요."

"빈말은 아닙니다?"

"알고있어요. 진심이라는게 전해졌으니까요. 그래서 더 감사해요. 제 꿈을 멋지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할 것까지야.

머쓱해져 괜시리 다 마신 찻잔을 기울인다.

그 후로 대화가 끊겨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흐를무렵 타이밍 좋게 도착한 아미가 소란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얏호~! 아미가 왔다궁 점주 오빠!"

"어어, 잘왔어. 늦었는데 배고프겠다. 우선 뭐라도 먹……응?"

그런데 이상함을 느낀다.

왼쪽으로 묶은 밤색의 머리카락. 귀여운 인상의 얼굴에 천진난만한 분위기.

분명 내가 알고 있는 후타미 아미의 모습과 일치하는데도 어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왜 그래?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니, 잠깐만."

그 목소리도 완전히 아미와 똑같다.

뭐지? 그런데 왜 난 이 아이가 아미라고 생각들지 않는거지?

그래서 말해본다.

"너 아미 아니지."

"으, 응?!"

그러자 귀신이라도 나온것마냥 크게 들썩이는 아미로 추정되는 소녀.

"그, 그게 무슨소리야 점주 오빠? 아미라구? 설마 이미 철지난 귀신이야기라도 하고싶은거야?"

"나도 쌀쌀한 이 날씨에 귀신이 아미의 탈을 뒤집어 썼다던가 하는 괴담은 그리 하고 싶지않아. 그래도 아닌건 아닌걸. 계속 보고있지만 아미가 아닌것 같아."

집요하게 추궁한다.

그러자 내 시선을 이기지 못한 그 소녀가 항복선언을 한다.

"정말이지 어떻게 안거야. 이렇게 까지 마음먹고 속이려하면 부모님도 속일 수 있었는데."

"뭣, 그럼 진짜 아미가 아냐?"

"직접 맞춰놓고 딴 소리 하기야?"

하며 소녀는 묶여있던 머리를 풀어 반대쪽으로 고쳐 묶는다.

"아미의 쌍둥이 언니, 후타미 마미 입니다~"

아하, 쌍둥이였나.

그렇다면 저렇게 똑같은 외모와 목소리도 이해가 간다.

내가 홀로 납득하고 있는사이 마미라는 아이가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내자 다시 문이 열리며 이번에야 말로 아미가 들어온다.

"우왓! 놀랐다구 정말! 어떻게 알아맞춘거야?"

"감이다."

"말도 안돼! 혹시 사무소에서 우리가 작전을 짠걸 들은 누군가가 미리 알려준거 아냐?"

"나 너희 사무소 아이돌중에 전화번호나 메일주소 알고있는건 아미 너밖에 없어."

"우우~ 그럼 뭐냐구."

"글쎄 감이라니까."

놀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다.

예전부터 누군가를 만날때 그 사람 특유의 분위기? 느낌? 하여간 뭐라 표현못할 무언가를 알 수 있어서 말이지.

아무리 쌍둥이라지만 아주 똑같은 사람은 아니니까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었던걸 느낀 모양이다.

사실 나도 쌍둥이는 처음보는거라 긴가민가 했는데 저렇게 똑같은 외모의 두사람이 서있는걸 보니 맞나보네.

설마 세쌍둥이 였다! 라는 반전이 있나 싶어 세심하게 두번째로 들어온 아미를 훑어보았지만 요리조리봐도 내가 알고 있던 아미가 맞다.

그나저나 둘이 정말 닮았구나.

아닌게 아니라 부모님도 못알아본다는 말이 과장은 아닌듯 싶다.

"그런데 마미라고 했나? 아미의 쌍둥이 언니라니 말을 편하게 해도 좋을까."

"예이~! 마미라고 불러주세요~! 점주 오빠!"

하지만 아미만큼이나 마미도 활기차다. 저런면에선 또 비슷한 성격인것 같네.

그런데 아미가 쌍둥이 언니가 있다는걸 오늘 처음 알았다시피 그동안 류구코마치의 아미는 대중매체에서 봤었어도 그 언니인 마미는 본 기억이 없다.

"그야 마미는 다른 유닛을 준비중이니까. 아직 실력을 갈고닦고있다 이 말씀!"

"오호. 유닛이라면 누구랑?"

"야요잇치! 유닛이름은 아직 미정이지만 분명 굉장할거라구?"

야요잇치, 라면 타카츠키를 말하는건가.

야요이도 생기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니까 둘을 붙혀놓는다면 과연 그림이 나온다.

괜찮을것 같네.

마미가 그치? 데뷔하자마자 페어리나 류구코마치는 금방 따라잡아 버릴거라구? 라며 의기양양해 한다.

그러자 옆에있던 류구코마치의 아미가 발끈해선 투닥거리기 시작한다.

둘이서 왁왁 시끄럽게 떠드는 모양새가 마냥 밉지는 않아 흐뭇하게 보다 다시 미우라 씨에게 관심을 돌린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 식사 하셔야죠. 들으신것처럼 오늘 메뉴는 돈까스인데요. 안심이나 등심중에선 어떤게 좋으세요?"

"안심으로 할게요."

"그럼 안심하나. 어이, 너희들도 그만 싸우고 빨리 메뉴 정해."

"맞다! 분명 공짜라고 했겠다!"

"치사하게 아미만 공짜인건 아니겠지? 마미도 수고한건 마찬가지라궁!"

"알았어. 둘다 돈 안내도 좋으니까. 주문없으면 그냥 내가 만들고 싶은대로 만든다."

"잠깐 기달려! 어디보자 뭐가 좋을까 마미?"

"흐응~ 등심이 좋지않을까?"

"그럼 등심으로!"

"예이. 안심 하나에 등심 둘. 조금만 기다려."

기름을 다시 달군다.

손질해놓은 고기를 꺼내 밀가루, 계란, 빵가루의 순서대로 옷을 입히고 달궈진 기름에 넣어 튀기기 시작한다.

너무 뜨겁게 온도를 잡으면 속은 덜익은채 바깥부터 타들어가니까 온도조절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잘개 빻아진 깨에 직접 만든 소스를 덜어놓고 알맞게 익은 돈까스를 꺼내 접시에 담아 소스를 옆에 둔다.

"완성. 맛있게들 드세요."

"맛있어보여~!"

"마미는 아직 한번도 못먹어봤구나 점주 오빠의 요리. 정말 대단하다구?"

"후후, 저도 오랜만에 먹어보네요. 그때 먹었던 카레는 정말 맛있었는데요."

각자 한마디씩 하고 작게 돈까스를 썰어 입 안에 넣는다.

몇번 씹나 싶더니.

"맛!"

"어머머…있?"

"다!"

""예이!""

먹다말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후타미 자매.

결국 하는구나 그거.

저번엔 이오리가 호응을 안하는 바람에 실패했었지.

무시해도 좋을것을 이번에도 어울려준 미우라 씨의 상냥함에 눈물이 앞을 가릴 뿐이다.

"그치만 정말로 맛있어요. 이렇게 맛있는 돈까스는 처음 먹어보는것 같아요."

"응응! 고기도 부드럽고, 냄새도 하나도 안나고."

"소스도 달콤한게 좋아~!"

"그냐. 소스 다른것도 있으니까 먹어보고 싶으면 가져다 먹어."

항상 소스가 필요한 음식을 만들때마다 그렇지만 소스는 기왕이면 여러가지를 만들어 놓는다.

사람마다 취향이라는게 있으니까.

별말이 없으면 가장 기본적인걸 내놓긴하지만 그래도 만든 입장에선 다양하게 맛봐줬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않아 있다.

다행히 그 바람을 충실하게 들어주는 세명의 아이돌들은 그럴때마다 호들갑스럽게 감탄하며 즐거운 식사를 이어갔다.

그렇게 식사가 마무리가 되고.

아미와 마미는 입가에 묻은 소스를 닦을 여유조차 없는지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숨을 몰아쉰다.

"우우, 저번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배가 꽉차버렸어."

"그치만 이렇게 맛있는 돈까스는 한계까지 먹고 싶은데 당연하다구."

"그건 그렇네. 나도 분명 먹기전에 이번엔 절제하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었는데도 그만 나도모르게 더 먹어버리고 말았는걸."

"어쩌면 점주 오빠의 요리는 우리들에게 독일지도 몰라. 만약 매일 점주 오빠의 요리를 먹게 된다면 금방 뚱뚱해져 버릴거라구!"

"걱정마라. 매일 너에게 요리해줄일은 없을테니까."

"에엑! 흑흑, 마미. 나 차여버렸어."

"걱정마 아미! 이 마미가 복수해줄게!"

"지금 내쪽으로 돌아선다면 마미에겐 매일 요리를 해주지."

"안녕 아미. 그동안 즐거웠어."

"아, 안돼애애!!"

"어머나. 후후후."

나와 후타미 자매의 우스꽝스러운 대화를 지켜보던 미우라 씨가 웃음을 터트리고 함께 놀던 나와 둘도 같이 웃어버린다.

역시 이 둘과 있으면 텐션이 높아져 버린다니까. 마미는 처음봤지만서도 그 천진난만함은 아미와 똑같으니까 마찬가지다.

뭐, 굳이 구별을 하자면 마미 쪽이 좀 더 침착한 분위기일까? 비록 쌍둥이라 먼저나오고 늦게 나오고 정도의 차이밖에 없지만 어찌됬든 언니라 그런걸지도.

그렇게 그럭저럭 이야기를 하다 이제 소화도 어느정도 됬고 시간이 늦어져 돌아가야할 때가 되었다.

"늦은 시간에 여자 셋이서만 가는게 좀 불안하긴하네. 괜찮겠어?"

"괜찮다궁, 치한같은게 나와도 여차하면 둘이서 치한을 격퇴! 해버릴테니까."

"그래그래.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라. 미우라 씨도 다음에 뵙겠습니다."

"네. 그럼 다음에 또."

작별 인사를 마지막으로 세명은 포장마차를 떠났다.

식사시간치곤 워낙에 긴 시간을 어울린 탓인지 이미 몇번 테이블이 회전한 다른 손님들도 거의 자리를 뜨고 이제 저녁시간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다.

그 지칠줄 모르는 아이들과 놀다보니 지쳐버렸다. 야간 운영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멍하니 앉아 한참을 아무 생각없이 퍼져있다 가게에 손님이 전부 나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다.

이제 그만 쉬고 다시 일해야지. 기름도 바꿔야하고 부족한 재료도 꺼내와야 하고.

한번 기지개를 켜는것으로 몸에 힘을 불어넣고 다시 야간 장사를 위해 준비를 하려는데 빈 자리에 놓아둔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누굴까 싶어 화면에 뜬 발신자를 확인하자 아미의 이름이 뜬다.

뭐지? 왜 또 전화를…….

뭐 놓고간게 있나 싶으면서도 혹시나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까 싶어 불안한 마음이 들어 서둘러 전화를 받는다.

"무슨일이야? 문제라도 생겼어?"

"문제라면 아주 큰 문제가 생겼는데."

그 우울한 목소리에 더욱 불안해져 빠르게 말을 잇는다.

"뭔데? 이상한 사람이라도 만난거야?"

"아니, 그런건 아니고…."

말 끝을 흐린 아미가 주저하다 결국 이유를 말한다.

"길을 잃어버렸어. 아미나 마미도 이 근처는 자주 와보지 않았고 어두우니까 잘모르겠는데도 그냥 내키는대로 가다가 그만……."

셋이서 사이좋게 길을 잃었다 이거구만.

"……기다려라. 곧 가마."

더욱 피곤해질것 같다. 하아.





그냥 일기.

아미의 쌍둥이 언니, 마미를 만난 날이다. 둘이 쌍둥이니까 완벽하게 똑같은탓에 나도 헷갈릴번 했지만 구분하는데 성공했다. 별거아닌데도 괜히 뿌듯하네. 그보다 너희들 말이지 길을 잃었으면 길찾기 어플 같은거라도 사용하던가! 기껏 문명이 발달했으면 이용하란말이다. 웹서핑이나 게임하는데만 쓰지말고. ……미우라 씨는 우선 길을 잃었다는걸 빨리 깨닫는것부터 어떻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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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 등장입니다. 이걸로 765사무소의 모든 아이돌들이 나왔습니다. 워낙에 많다보니 전부 출연하는데도 한참이네요. 개인적으로는 히비키를 좋아하기 때문에 다음화는 히비키를 주된 내용으로 써볼까 합니다. 초반에 페어리 소개할 때 나온 이후 출연도 적었고 말이죠.

ps. 타입문넷에도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우려했던것과는 달리 많은분들이 좋게봐주시고 아이마스넷에 계신분들도 와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기뻤습니다. 그곳에는 하루에 하나씩 올린다지만 저도 학업이 있으니 금방 분량이 따라잡힐것 같긴 하네요 흐흐. 그래도 먼저 올리는건 이곳에 올릴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ps2. 링크한 플짤은 심야식당의 돈까스덮밥! 저도 심야식당이라는걸 이 글을 쓰고 리플들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위가 고통받는 드라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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