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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코 "그러고 보니, 역 앞 서점에서 귀여운 아이를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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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31, 2015 13:04에 작성됨.

2년전, 제가 완결냈던 글인 '히비키의 마음 깊이 감추어진'의 프리퀄로 쓰다 중단한 글 입니다.

오늘 찾았네요.

히비키가 어떻게 오키나와에서 도쿄로 오게 되었는가, 히비키는 어떻게 765 프로덕션에 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글 이었습니다만

지금 '히비키의 마음 깊이 감추어진'을 처음부터 새로이 다시 쓰고 있어서 아마 완전히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오히려 히비키에 대한 것 보다 어린 나이에 어른이된 리츠코에 대한 제 존경심을 표현한 글에 가까울지도...

 

 



    센터시험 성적표를 부모님깨 보여드렸을때 두분 모두 당연히 몹시 기뻐하셨다. 중,고등학교의 실력테스트도 언제나 높은 성적을 달성하였고, 언제나 두분은 나를 믿어주셨다. 그저 성적이라는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공부를 해온 내 인생에 있어 의문을 가진적은 많지 않았다. 부모님이 좋아하시니까 나 역시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부터 였을까? 내 삶에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된건. 조금더 내 본심을 말하자면, 언제부터 였을까? 내 자신을 되돌아보며 생각하게 된건.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눈이 커질 대학을 노리던 내 인생에 의문을 가지고, 내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 자신을 돌보고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대학에 들어간 다음에는?' 고교 시절의 어느날 '옛' 친구에게서 받은 메일에 첨부되어 있던 사진에는 전라의 노란머리의 남자의 품에안긴 마찬가지로 전라인 그녀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마 남자가 찍었으리라 생각된 그 사진에서 내 친구는 즐거워 보였다. 다음날 그녀는 내게 사진은 지워달라고 부탁했고 잘못보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나는 사진은 받자마자 지웠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으리라 그녀앞에서 다짐했다. 그것으로 끝 이었다. 그녀와의 연은. 그녀에게서 느꼈던 감정은 '더럽다' 같은 것 이 아니었다. 분했다. 너무나 분했다. 거울앞에 서 바라보면 그곳에 있던 것 은 초록색 체육복을 입고 안경을 쓴 꼴도보기 싫은 돼지같이 살찐 여자 뿐이었다. 이대로 대학에 들어가고 난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뭐지? 분했다. 그리고 무서웠다. 앞으로의 내 인생이 무서웠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들이 너무나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것들로부터 도망칠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 이었고 그것 조차 해낼 용기가 내게는 없었다. 센터시험을 마치고 나서, 나는 성적통지를 요청하고 기다렸다. 친구들과 만나 뒷풀이를 하면서도 나는 초조하고 무서웠다. 내 성적이 나쁠 것 이라는 걱정은 아니었다. 성적은 좋을 것이며 본고사 에서도 결코 나쁜 성적을 받을리는 없다. 그런 걱정이 아니었다. 성적은 역시나 나쁘지 않았고 성적표를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무엇을 해야할까?
    부모님께 이 성적표를 내보이면서 그분들게 얘기하였다. "본고사를 보는걸 조금 늦추고 싶어요." 라면서. 예상외로 두 분 모두 흔쾌히 내 요청을 들어주셨으나 그 이면에 있는 커다란 기대감이 나를 더욱 겁에질리게 하였음은 자명했다. 일년의 시간을 기다리겠다는 말 이었음에도 두분은 내게 어떠한 기대를 하면서 들어주신 것 이다. 그 시간동안 나는 다이어트를 하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학원을 다녔다. 학원은 물론 입시 학원이 아니었다. 직업학원. 삼개월의 시간동안 학원을 다니면서 내가 딴 자격증은 '용접공' 자격증 이었다. 부모님께는 그저 학원에 다닌다고 하였지 내가 그런 학원을 다닌다고는 생각치도 못하셨을 것 이다. 다음에는 워드 자격증을, 다음에는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했고, 농업기능사 자격증, 농기구운용자격증을. 다만 실제로 딴 것은 워드 자격증 뿐이었다. 실기는 무서웠으며 실제로 해낼수도 없었다. 그때 내가 느낀건 좌절감 이었다. '나 쓸모 없구나.' 그런 좌절감을. 성적표 만을 가지고 내가 도전하였던 것들중 해낼수 있던 것이 무엇 이던가? 물론 내가 공부해온 것 들과는 완벽하게 겹치지 않는 것 이었고 일년간, 실질적으로 소모한 시간은 각각 2,3개월 뿐 이었기에 학원의 모두가 나를 '천재' 라고 불러주었다. 무엇의 천재? 이루어낸게 없는데. 그때 였다. 765프로덕션의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보게된 것은. 공부를 위해 사두었던 잡지의 구인구직란에 있던 765 프로덕션의 신입사원 모집 공고에는 사무원을 뽑는다는 내용이 있었고 급료는 많지 않았지만 요구하는 경력이 몹시 낮았다. 무경력자도 환영이었으며 컴퓨터관리 능력이 있다면 채용할수 있다는 내용 이었다. 급료가 많지 않다는 점때문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던 걸까. 처음 전화를 걸었을때의 떨리던 일은 결코 잊을수 없다. '코토리씨' 가 내 전화를 처음 받았을때의 그 일을. 나는 다시 학원에 간다는 핑계로 면접날에 맞추어 사무소로 향했다. 너무나 작고 초라하고 볼품 없었다. 사장실에서 면접을 끝내고, 이력서를 제출하자, 타카기 사장님은 그자리에서 내게 "바로 체용 하겠네." 라면서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다음이 문제였다.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할지. 면접을 마치고 집에 오는 동안에도 내게는 아무런 현실감각이 없었다. 정말 아무생각없이 입사지원을 한 것 이다. 그저 '이런 일도 해보면 좋겠지.' 라면서 눈에띄는 곳에 한번 이력서를 넣었을 뿐인데 즉시 채용되었다. 생각치도 않은 일이 일어났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나는 부모님께 할 얘기가 있다면서 두분을 부엌으로 불렀다. 두 분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벌써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고 그것이 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였다. 식탁위에 올려 놓은 것은 입사 서류. 두 분의 허락을 맡을 필요도 없었고 두분의 서명도 도장도 필요치 않았다. 그저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결과를 보여드린 것 뿐. 이게 무어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나는 짧게 대답한다. "취직 했어요." "그래서?" 아버지의 그 한마디는 나를 더욱 위축되게하고 나락으로 몰아넣었다. 무슨 소리냐 같이 나를 추긍하는 말도 아닌 그저 '그래서?' 라는 그 한마디가. 내게 너무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가슴속에서는 내가 지은 '죄' 때문에 뜨거워지고 있었고 두분의 표정도 나빠지셨다. 내가 저지른 일 이라면, 좋게 포장해서 말하자면 '내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이며, 조금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고졸에 무경력자인 19세의 미성년자가 대학진학을 포기하였다'. 이 것은 부모님이 느끼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느낀 것.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매를 맞았고 어머니도 그날로 나와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두분은 내게 "취직이건 뭐건 따로 나가서 산다면 마음대로 해라." 라고 하시면서 사실상 나를 집에서 쫒아내셨다.

    100만엔의 절연금과 함깨 집을 나서게된 나는 근처의 전세방을 돌아보려 할때, 내 사정을 들은 코토리씨는 집을 구하는 것을 도와주셨다. 주변의 아파트는 매물로 나온게 없었고 남은건 맨션 뿐이었기에 나는 여기서 예산을 많이 써버리고 만다. 거기에 전세값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었고 앞으로 들여놓아야할 가구며 전기, 수도세등을 떠올리니 이미 머리가 어지러웠다. 내가 저지른 일 에 대한 결과로써 겪고 있는 이 고생에 남의 탓을 할수는 없는 노릇. 나는 결코 부모님을 책망하지 않는다. 코토리씨는 나를 많이 도와주어 싼값에 가구를 들여놓을수 있게 해주었다. 기본적으로 붙밖이는 제공되는 방이었기에 가구라고 해봐야 상과 조립식 책상 정도가 전부였다. 내 살림 장만에 코토리씨 뿐 아니라 타카기 사장님 까지 나서서, 사실상 전 사원이 나서서 무경력자인 신입사원의 이사를 돕는 꼴을 보아하니 웃음이 나올수 밖에. 내 물건을 집에서 옮겨서 나올때, 부모님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두분은 모두 직장에 나가신 뒤였고 나는 내 열쇠로 문을열고 들어갔기에. 열쇠는 돌려드려야 하는걸까? 그저 그런 생각만을 한번 하고는 내 주머니 속에 도로 숨켜둔다. 그 날 이사가 끝나고 나와 코토리씨와 타카기 사장님은 내 새 집에서 작은 파티를 열었다. 신입사원의 환영회와 더불어 내 성인식과 사회 진출기념 파티. 이것저것을 겸한 파티 였고 처음으로 사회에 나선 내 처지를 생각해 보아도, 나는 이 두 사람과 함깨라면 내 어른으로써의 첫 걸음은 즐거울 것 만 같았다. 지금에 와서 그 시절을 돌이켜 보자면, 처음에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때 품었던 설레였던 그 감정은 몹시 큰 행복이 되어 돌아왔기에 나는 후회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은 나를 따듯하게 맞이해 주었기에. 그리고 그날 이었다. 타카기 사장님은 나를 보시더니
    "아키즈키군. 혹시 말인데만, 사무원 말고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은 없는가?"
    라고 말한 것 이. 그제서야 깨닳은 것이, 나는 765 프로덕션이 대체 무슨 계열의 '예능'일을 하는 사무소인지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었다. 설마 AV? 잠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을때 사장님은 사업의 방향과 지금까지의 짤막한 연혁을 말씀해주시며 내게 부탁하셨다.
    "아이돌을 해보지 않겠는가?"
    연기나 쇼, 만자이, 내가 걱정하던 AV 등이 아닌 '노래'를 하는 아이돌. 노래.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내 아이돌 활동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가득, 가득'의 싱글앨범이 반짝 흥하였을뿐 나는 곧 잊혀져 갔고 내 동기도 의지도 바닥을 치면서. 나는 코토리씨와 사장님의 푸쉬를 받으면서 데뷔를 준비중인 아마미 하루카와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눈을 돌린다. 프로듀서 로써 활약하는건 어떨까? 이미 레슨에서 두 사람에게 언제나 많은 조언을 해주었고 두 사람모두 잘 따라주었고 어느정도 도움이 되기는 했었다. 사무소의 열악한 사정 때문에 두 사람이 스카웃 된 뒤로는 자기PR은 내 스스로 하였고 서류작업도 내가 담당하였으며 스케쥴 관리도, 심지어는 하루카와 치하야의 스케쥴 조정도 내가 손댄적이 있었다. 나 어쩌면 프로듀서가 어울릴지도? 그런 생각은 점점 커저만 갔고 사장님께 아이돌에서 은퇴하고 프로듀서로 활동하고자 하는 내 계획을 조심스레 꺼내본다. 사장님은 역시 자신의 프로듀스 실패로 내가 프로듀서가 되는 것 이라고 생각하셨는지 굉장히 침울해 하시면서 내게 사과를 하셨지만 결코 그런 의도는 없었음에도 그분은 여전히 큰 상처를 입으신 듯 보였다. 그 이후 사장님이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런점은 쉽게 알수 있었기에 내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고.
    내가 프로듀서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장님도 코토리씨도 여유가 생겼고 하루카와 치하야를 더욱 적극적으로 보조하기 시작했다. 사장님은 더욱 많은 아이돌 후보생을 스카웃 하시면서, 노래를 주력으로 삼되 당시는 '예능 인력 사무소'를 운영방침으로 정하여 많은 아이들을 스카웃하고 레슨을 해보고 실력을 가늠해보면서 '아이돌'이 될 인재를 가려낸다는 것이 당시 운영 방침의 기본 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스카웃한 모든 아이들이 '아이돌'이 되었지만.
    그리고 그것은 코토리씨가 미키를 스카웃 하고 난 뒤 였다.
    나는 지역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이츠키씨와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사무소로 돌아오는 길 이었다. 그날 오후에 마코토가 읽던 소녀잡지에 굉장히 신경쓰이는 기사가 커버를 장식하고 있었고, 마코토에게 그 부분만 잠시 읽어보아도 되느냐는 부탁을 해보기도 전에 이츠키씨 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 잠시 역 앞의 서점에 들러서 잡지코너로 향했으나, 아쉽게도 이미 샘플은 누군가가 읽고있는 것 인지 그 곳에는 없었다. 하는수 없이 한권 사야할까 고민하던차, 샘플을 읽고있던 누군가가 그것을 되돌려 놓는 것을 보고 나는 조심스레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내 눈을 사로잡은건 잡지의 커버가 아닌 그것을 읽고있던 여자아이 였다. 검은색의 긴 생머리를 한 갈레로 단정히 땋아 하늘색 리본으로 포인트를 준 그 아이의 머리카락. 흰색 뿔태 안경을 쓴체 어딘가 슬픈눈으로 잡지코너에서 멀어져 가는 그 아이는 책가방을 다시한번 어깨에 고쳐매고는 서점을 나섯다.
    신경쓰이던 기사를 다 읽은 나는 또 다시 과장되고 선정적인 제목선정에 분노하며 사무소로 돌아왔다. 코토리 씨가 내게 녹차를 가져다 주시면서 그런 내 분노에 대해서 물으시며 내 기분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려고 하셨을때, 난 다시 그 아이를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역 앞 서점에서 귀여운 아이를 봤어요."

    "어떤 아이 였는데요?"
    나는 기억을 되살려본다. 검은 머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즈사씨의 머리와 비슷했으나 거기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굉장히 달랐다. 아즈사씨의 머리카락 에서는 부드럽고 따듯한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그 아이의 머리카락 에서는 다른 것 이 느껴졌다. 두 갈레로 나누어 하나로 엮은 머리는 어딘가 차분하지만, 그 것 과는 다른 어딘가 무언가를 억제하는 듯한 느낌. 내가 안경을 쓰고 있기에 빠르게 알아 차렸는데 그 안경은 분명 도수가 없거나 몹시 적을 것 이다. 그럼 안경은 그저 패션때문일까? 그때 내가 느꼈던 그 느낌은 어딘가 자신을 꾸미고자 함이 아니라 자신을 감추고자 하는 것 이었다. 그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슬픔'. 그것이 내가 느꼈던 느낌.
    "아즈사씨 만큼 머리가 길고... 키는 야요이랑 비슷한 작은아이 였는데 어딘가 슬퍼 보였어요."
    "헤에."
    코토리씨는 한번 상상해 보는 걸까? 그녀의 눈동자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서 잠시 행동이 멈춘다. 그 아이를 다시 만날수 있을까? 만약 만난다면 어떤식으로 말을 걸어야 할까? 내가 야요이를 스카웃 했을때는 길거리에서 노인분의 짐을 옮겨주던 모습을 보고 나도 같이 거들었던 것 을 인연으로 야요이와 가까워 지고 그녀를 스카웃 할수 있었다. 다만 그 아이 에게는 그렇게 가까이 다가갈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그 슬픈 감정이 무엇인가 에 대해 알아야 할까? 아니면 그것을 결코 건드려서는 안되는 걸까? 나는 그런 고민을 하면서 코토리씨가 타주신 차를 한모금. 그러고보니 나, 이런 감정은 남자한테도 느껴본적이 없어.
    컵을 씻어서 탕비실에 놓는다. 그 아이는 어디의 학생일까? 교복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적어도 사무소에 있는 아이들의 교복과는 다르다는 건 알고있다. 나는 이 근처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혹시 누군가 알고있지 않을까? 그리고 마침 휴게실 에서 운뽀꼬를 읽고 있는 마코토가 눈에 띄었다. 분명 블라우스의 색이 마코토랑 같은 색 이었는데... 어쩌면...
    "마코토."
    "응?"
    하지만 카라의 모양이 역시 조금 다른 것 같기도...
    "그..."
    대체 나는 이 일에 대해 뭐라고 말하면 좋단 말인가? 일단 무작정 말을 꺼내고는 봤으나 어떻게 얘기를 이어가야 할지에 대하여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내가 묻고자 하는바에 대해 이제 깨닳았는데, 굉장히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가. 마치 짝사랑 하는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에 대해 아는바가 전혀 없어 친구에게 부탁하여 그에대해 알아내는 듯한 이상한 모양세가 되어버렸어. 내가 이렇게 당황하는 사이, 마코토는 내게
    "무슨 일인데?"
    하며 내 말을 제촉한다.
    "아니, 그..."
    이렇게 말문이 막힌 모습이 오히려 더 이상해 보이잖아. 어떻게든 빨리 말을 이어가야 하는데 도저히 입이 열리지가 않아... 알수없는 부끄러움과 마코토의 이상한 시선이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짖누른다.
    "서점에서 귀여운 아이를 봤는데..."
    "응?"
    아. 나 무슨말을 한거야. 나 왜 저런 걸로 서두를 시작한거야...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 나 혹시 얼굴이 빨게진게 아닐까? 얼굴이 화끈거리는것 같아. 괜히 나 혼자서 이상한 생각을 하고는 뭘 그렇게 고민하는거야.
    "그러니까, 아이돌로 어울리는 귀여운 아이 였는데!"
    아. 나 왜 목소리를 키운거야. 나 왜 이상한 텐션으로 말하는거야... 내 자신이 부끄러워. 나 분명 얼굴이 빨게졌을꺼야. 지금의 내 모습은 분명 자기 딸벌 되는 젊은 여자를 사랑하는 중년의 모습이 아닐까...? 드라마 좀 줄이자.
    "그런대 어디 학교의 아이인지 모르겠어."
    "응. 그런대?"
    "그래서, 혹시 마코토 라면 그 아이가 입고 있던 교복이 어디 학교인지 알까 해서."
    "어떻게 생긴 교복인데?"
    기억을 되살려 본다. 노란색의 카디건에 무늬가 없는 흰색 블라우스 였다. 넥타이는 없었지만 푸른 리본이 있었던 것 같아. 아, 분명 카디건의 왼쪽 가슴에 학교의 문장이 자수가 놓여져 있던 것 같다. 푸른색 이 들어갔던 것 만은 기억하고 있다. 내 말을 들은 마코토는 잠시 생각에 잠기며 기억을 되집는듯하다. 보던 페이지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접고는 정신을 집중한다. 아무래도 아는 것 같아.
    "흐음... 아마... 어디 여고 교복같은데... 텐마센 여고...?"
    "텐마센 여고?"
    "오챠노미즈 여고 일지도..."
    "그러니까 이 근처 여고 교복 인건 맞는 거 같아?"
    "응. 역에서 몇번 봤거든. 학교 문장에 푸른색이 들어가는건 내가 알기로는 그 두 곳 뿐이야."
    "그렇구나. 고마워 마코토."
    
    다음날 나는 다시 서점으로 향했다. 딱히 근처에 볼일이 있던 것 도 아니고, 그 서점 까지는 전철을 타고 두 정거장 위로 올라가야 했지만, 그 아이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는 이런 수고는 감수할만 하다. 나는 그 아이 에게서 어떠한 가능성을 느꼈다. 물론 업계 신참인 내 실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타카기 사장님은 언제나 나에게 "너의 감을 믿게." 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오지 않았던가. 나는 그 아이를 확신한다. 분명 뛰어난 아이돌이 될수 있을거라고. 그런 다짐을 하면서 내가 서점에 들어섯을때, 나를 스치듯 지나가 서점을 나서는 검은 머릿결. 그 아이는 내가 들어가는 순간, 서점을 나서버렸다. 갑작스레 따라갈수도 없는 노릇, 나는 생각이 멈춘체 서점 입구에 멍하니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매일매일 서점으로 향한다. 덕분에 한번도 가지 않았던 요시노야의 메뉴를 모두 먹어봤고 근처 라디오 스테이션의 디렉터와도 더욱 자주 접촉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이런 장거리 원정에 칼로리 소비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던건지, 요즘들어 식사량이 너무나 늘어났고 덕분에 몸무게 마저 늘어나고 있음을 깨닳았다.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군것질을 하던 나의 학창시절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밤에는 우유 한컵을 두번에 나눠서 마시는 정도로 최대한 컨트롤 하고있다. 1년 사이에 다이어트를 성공시키고 짧은 아이돌 활동마저 했던 그 시절은 나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외모의 중요성을 깨닳았다고 할까. 70킬로에 달하던 체중을 감량하자 나를 보는 사회의 시선이 바뀌었고 그때 받은 상처는 지금까지의 나를 바꾸었다. 나이도 경력도 없는 나에게 있어 내가 이 세계에 내세울 무기라면 나의 '외모' 뿐. 그것을 깨닳았을때 나는... 괜히 우울해 질 것 같아.
    서점에서 그 아이와 몇번이고 마주치고 스쳐 지나갔다. 조금은 나를 의식하게 된걸까, 가끔은 나와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 곧 눈을 돌리지만. 아마 '안경쓴 이상한 여자' 정도로 보는게 아닐까 예상하지만, 어쩌면 '앗 내가 아는 아이돌이야!' 같은 낭만적인 상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다만 여전히 '남' 이지만. 오늘 서점에 들렀을때, 이번에는 그 아이가 어떤 책을 집어 계산대로 가져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슬쩍 눈치를 보고 그 아이가 있던 곳으로 향하니, 신간 가판대 가 아닌가.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아이가 집었던 책을 집으러 가까이 가보니 '파렴치한 퍼플 헤이즈' 라는, 결코 내용물을 연상할수 없는 이상한 제목의 만화책 이었다. 역시 아직 '아이' 구나... 하며 나역시 그 책을 들고 계산대로 향한다. 조금은 그 아이와 공통의 화재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읽었던 만화책이 X 였나... 갑자기 연재를 중단한 뒤로는 만화책을 안보게 됬지만. 계산을 마치고 나오자 갑작스레 자괴감에 빠져버리고 만다. 내가 남자에게 이렇게 까지 관심을 가져본적이 있었나...?
    사무소에서 포장을 뜯자 나는 어째서인지 속은 기분 이었다. 이 책은 만화책이 아니라 소설 이었다! 대체 소설을 왜 이렇게 만화책 사이즈에 만화책 같은 그림을 그려두는거야... 딱히 흥미 있는 내용의 책도 아닌데 전부 읽기는 의욕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아마 코토리씨 라면 책의 내용을 알고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나는 코토리 씨에게 이 책을 가져갔다. 이상한 눈빛을 나를 쳐다보는 코토리씨의 눈빛에 사정을 설명하였음에도, 어째서인지 그녀는 나를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간단히 내용을 설명해준다. 내용에 대해 특이한 부분은 없지만, 코토리씨가 강조한 부분이 하나 있다면 '그 아이는 소녀만화 보단 소년만화를 좋아하는게 아닐까?' 하는 내용 이었다. 그런 점에서 어찌보면 마코토와... 아니, 마코토는 소녀만화를 좋아하지만, 그 본인의 행동은 전혀 소녀답지 않다. 여자를 동경하지만 그녀 자신의 몸에 배어있는 남자다움은 결코 숨길수 없듯이, 어쩌면 그 아이도 마코토 처럼 어딘가 남자아이 가 좋아할 법한 것 을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이 아닐까? 만약 그렇게 활발한 성격 이라면 그 부분을 세일즈 포인트로 하여 마코토와 함깨 댄스로 프로듀스 하면 될것 같아. 현재 사무소에 있는 아이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이돌 후보생' 으로써는 아주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이돌' 로써 데뷔를 하고 난 뒤의 얘기이지 지금 사무소의 방침인 '예능 인력 사무소' 방침과는 결코 맡지 않는다. 예를들어 치하야. 치하야의 노래는 너무나 아름답고 사람의 가슴을 파고드는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그녀는 노래 이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에 다른 활동에 치하야를 파견할수가 없다. 또 다른 예는 아미와 마미. 두 아이를 파견할때는 반드시 타카기 사장님이나 코토리씨 아니면 내가 반드시 따라가야 한다. 그 두 녀석은 너무 활발해서 탈이야. 미키는 애당초 의욕이 없다. 코토리 씨는 어쩌다가 이런 녀석을 스카웃 하게 된걸까... 반면 하루카와 야요이는 현재 사무소의 방침에 딱 어울리는 아이들 이다. 특히 하루카는 토크 진행 능력이 뛰어나고 성격도 좋아 대부분의 일을 올라운드로 처리해낸다. 다만 노래는 조금 문제가 있기에, 하루카 에겐느 미안하지만 아이돌 후보생 으로써는 조금 부족한게 아닐까. 그 아이는 어떨까? 어딘가 슬퍼보이던 모습. 남자애가 좋아할만한 만화책을 좋아한다. 그 아이는 어딘가 조용한 분위기고... 목소리는 들어본적이 없지만...
    그런대 그 아이는 왜 매일 서점에 찾아오던걸까?

    그런대 그 아이는 왜 매일 서점에 찾아오던걸까? 매일 4시즈음에는 언제나 서점에 있던 아이. 아마 마주치지 못했던 날도 그 아이는 서점에는 찾아왔을 것 이다. 몇번 빼고는 언제나 만났으니까. 학교가 끝나면 바로 서점으로 향하는 걸까? 매일매일 기다리는 책이 있는건지 아니면 그저 시간을 때우는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아이는 서점에와서, 때로는 한시간, 때로는 두시간씩 그저 서점 안을 서성일때가 있다. 그렇게 서성이면서 그 아이는 아무런 책이나 손에 잡히는대로 펼쳐보는 것 처럼 보였다. 어느날은 요가 다이어트 책을 읽고있었고 어느날은 '내 몸의 70%는 영화로 이루어져 있다' 라는 책을 읽고 있었고 어느날은 '강대국의 흥망' 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고 어느날은 '중공의 야망'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고 어느날은 '메탈기어 솔리드3 완전공략집' 라는 책을 읽고있었다. 그 아이는 자신이 관심있는 책을 읽는 것 이 아니라 그저 아무 책이나 읽는 것 처럼 보였다. 하루카 또래의 아이가 그런 어려운 책을 읽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몇일간 그 아이와 마주치면서 때로는 책을 사가기도 한다. 전에 보았던 '파렴치한 퍼플 헤이즈' 라던가 '기동전사 건담 UC' 라던가 '슈타인즈 게이트' 라던가 '슬레이어즈' 라던가 '마오유우' 같은 소위 라이트 노벨 이라고 불리우는 소설을 자주 사갔다. 이것만은 그 아이의 취향처럼 보였다.

    "안녕?"
    당황한 그 아이는 나를 쳐다본다. 서로 마주친 안경뒤의 두 눈. 그 아이의 당황스런 표정이 우리 주변의 시간을 멈춘것 처럼만 보였다.
    "안녕하세요."
    하며 살짝 놀라는 목소리로 내게 답을 해준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스토킹' 할수는 없겠다 싶어하던차, 나는 근처 공원의 벤치에서 책을 읽던 그 아이와 마주친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네."
    "네."
    하며 짧게 답하고는 책을 덮는다. 과연 이렇게 말을 거는게 올바른 일 이었을까. 야요이를 스카웃 할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저 내가 말을 건 이 순간. 뭐 적어도 내가 남자는 아니니까 이 아이도 그리 당황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서도. 아니 그 반대일까? 더 당황할지도 몰라.
    "옆에 앉아도 되니?"
    "아, 네."
    그 아이는 곧 벤치의 옆에 놓아두었던 자기 가방을 좌측으로 치워두어 내게 자리를 만들어준다. 나는 그 아이의 옆에 앉아서 녹차캔을 따고 한모금 마시면서 목을 축인다. 그런대 대체 어떻게 말을 이어간다...
    "무슨책을 읽던거니?"
    "네? 아, 그..."
    그 아이는 약간 뜸을 드리며, 곧 제목을 말해준다.
    "나는 친구가 적다... 라는 책이요."
    과연 그래서 그 아이는 책을 덮고는 뒷면을 펼쳐둔걸까?
    "아 원작이구나 그게. 난 아무래도 소설은 취향이 아니라서. 아니메로만 보고 있거든."
    라면서 잘알지도 못하지만 코토리씨에게서 들은 내용을 말해보고는 슬쩍 그 아이의 눈치를 봐본다. 어쩐지 입가에 어색하지 않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와 슬쩍 눈을 마주친다. 조금은 나에 대한 경계가 풀린걸까?
    "전 라노벨로 처음 나올때부터 읽고 있었어요. 이번에 아니메로 나온다는거, 기대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잘 나온 것 같아서..."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계속 하기는 역시 불안하지. 나는 이 아이가 내가 모르는 다른 얘기를 하기전에 서둘러서 '코토리씨에게 배운' 것을 조금 더 얘기하고 화재를 돌리려고 한다.
    "정말 색은 바꿔서 다행힌거 같아. 생고기 색은 너무했단 말이야."
    "그러게요. 뭔가, 작화팀이 색선정 센스가 영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바뀌어서 잘 나왔으니까, 다행히죠 역시?"
    "그러니까."
    그 아이가 어떤책을 사간건지를 대충 본 기억을 토대로 코토리 씨에게 이런저런 강의를 듣고 아니메가 있다면 1화를 대충 본게 전부다. 그중 이 '나는 친구가 적다' 라는 책은 작품외적인 화재가 있어서 오히려 내게는 정말 잘된 일 이었다.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책이었다면 다른 주제로 얘기를 했어야 했을탠데. 그 아이는 이제는 조금은 웃으면서 긴장이 풀린 것 처럼 보였다. 이쯤에서 내 소개를 해야겠지.
    "아, 미안 인사만 하고 내 소개는 깜빡했네. 난 아키즈키 리츠코."
    "가나하 히비키 에요."
    이 아이는 가나하 히비키 라고 하는구나. 확실히 제대로 본 것 같아. 평소의 그런 슬픈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맑게 웃는 모습도 정말 귀여워. 이 아이를 반드시 스카웃 하고싶다. 하지만 평소의 남을 피하는 듯한 그러한 태도 때문에 나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그 아이와 얘기를 계속한다.
    "정말 이런걸 보는 여자아이는 생각도 못했어."    
    "남자가 좋아할만한 내용이니까요. 그런대도 의외로 재밌다니까요."
    미안해 가나하씨. 무슨내용인지는 잘 몰라.
    "그러고보니 왠지 서점에서 자주 마주친 것 같은데."
    "그랬나요? 죄송해요 기억이 전혀 안나요."
    "뭐, 난 평범한 회사원 이니까. 근대 가나하씨는 그 머리랑 리본이 굉장히 눈에 띄니까."
    라고하자 그 아이는 슬쩍 얼굴을 붉히면서 자기의 뒷머리를 한번 만져본다.
    "길죠?"
    하면서 또다시 약간 부끄러운 미소를 짓는 가나하씨. 귀여워.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봉투에서 아직 따듯한 캔녹차를 하나 꺼내보인다.
    "녹차 하나 마실래? 날도 많이 추우니까 밖에 이렇게 그냥 있는것도 좀 그러니까. 아직 따듯해."
    "아, 감사합니다."
    하며 캔을 받아드는 가나하씨. 손은 이미 붉게 되어있어 많이 추웠음을 짐작캐 해준다. 두 손으로 받아든 녹차캔을 꼭 쥐며 얼어붙은 손을 녹이는 가나하씨는 그렇게 캔을 따지 않고 계속 손에 꼭 쥐고 있는다. 나도 코토리씨에게 드리려던 캔 녹차를 꺼내 조금 손을 녹이면서. 코토리씨 미안해요, 하나 새로 사다드릴께요. 그리고 나는 슬쩍 화재를 돌려본다. 난 여전히 협상이나 그런 화술은 영 익숙치 않았다만, 코토리씨도 사장님도 나에대한 평가는 '상대를 압도하는 화술' 이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타고난게 아닐까? 다만 지금은 그런 태도를 보여서는 안되기에 나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얘기를 이어갈수밖에 없다.
    "역시 이쪽업계에서 일하다보면 이런 남성향 작품을 주로... 라기보다는, 남성향 작품 밖에는 접할수가 없지."
    "이쪽 업계요?"
    가나하씨가 아무래도 미끼를 문 걸까?
    "응. 나 연예계 에서 일하거든."
    "연예인 이세요?"
    "지금은 아냐. 지금은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어."
    "그렇군요."
    어라? 반응이 시큰둥 하다. 가나하씨는 혹시 아무런 감흥이 없는걸까... 이쯤에서 가나하씨가 들뜬 반응을 보여줄거라 생각했는데... 일단 조금은 어색하고 시간도 맞지 않지만...
    "자, 내 명함."
    하면서 지갑에서 꺼낸 명함을 에게 건낸다. 따지않은 녹차를 허벅지 위에 올려두고 두손으로 명함을 받는 가나하씨. 고개를 슬쩍 숙이면서 내 명함을 읽어본다.
    '예능사무소 765 프로덕션 프로듀서 아키즈키 리츠코'
    이제 해어질 때다. 더이상 이 아이와 얘기하는건 별로 좋지않다. 내가 그 아이에게 보였던 반응들이 전부 가식처럼 보일지도 모르니까. 이쯤에서 물러날 때 이다. 나는 가나하씨가 다른 말을 하기전에 캔 녹차를 전부 비우고(굉장히 뜨거웠다)는 벤치에서 일어난다. 그걸 본 가나하씨도 곧 명함을 양손에 쥔채 자리에서 급히 일어나자 그녀의 허벅지 위에 놓여있던 녹차가 공원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다. 나는 그 녹차를 주워 건내주면서.
    "오늘 얘기 즐거웠어 가나하씨. 내일 다시 볼수 있을까?"
    "아, 네. 그, 녹차 감사합니다. 아키즈키씨..."
    "응.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 이렇게 추운 날에 밖에 오래 있으면 건강 해치니까."
    "네. 감사합니다."
    가나하씨는 내가 건낸 녹차를 받아든다.
    "그럼 내일봐."
    "안녕히 가세요."
    뒤로 돌아선다. 그리고 빈 캔과 편의점 봉투를 쓰레기통에 넣고는 자리를 뜬다. 가나하씨. 내일도 다시 만나면 좋겠어.

    
    "리츠코씨, 왠지 즐거워 보이시네요."
    "엣? 그런가요?"
    "네. 제 녹차도 안사다 주시구."
    "앗!"
    그제서야 깨닳았다, 가나하씨 에게 준 녹차가 코토리씨의 것 이었다는 것 을. 사무소에 들어오기전에 새로운걸 사서 온다는 것이 가나하씨와 만난것만 기억하고는 빈손으로 돌아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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