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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Skyclad)의 관측자

댓글: 12 / 조회: 1218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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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4, 2016 21:44에 작성됨.

이 글은 아스카가 '슈타인즈 게이트'를 보고 감명을 받아 커버곡을 정한다는 조금 특이한(?) 내용입니다.

글의 특성상 '슈타인즈 게이트'에 대한 스포가 마구마구 나오니,

혹여라도 아직 슈타인즈 게이트를 안 보신 분이시라면, 인생의 또 다른 즐거움을 남겨두기 위해서라도 살포시 뒤로가기를 누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런 고로, 아스카씨께서, 이번에 커버할 곡을 정해오셨으면 합니다.”

 

“훗... 내게 맡긴다는 것인가. 즉 자유의지라는 건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지만, 동시에 타락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마치 금단의 선악과와 같은 것. 이런 나에게 그런 위험한 선택을 내릴 기회를 주어도 되는 건가?”

 

“예, 상부에서도, 아이돌 여러분들의 개성을 살리기 위하여, 스스로 고르는 방안을 선택했습니다. 이미 다른 멤버인 하야미양, 시오미양, 사기사와씨, 그리고 타치바나양도 모두 각자 커버할 곡을 선택해 제출하셨습니다.

 

“음, 개성이라. 프로듀서, 나 다운거란 무엇일까? 아니 그전에, 우리의 불완전한 주관이, 이를 제대로 관측(觀測)할 수는 있는 걸까? 우리는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젠 체 하지만, 실은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노미야씨의 개성은, 다른 누구보다도 니노미야씨 자신이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비록 불완전한 주관이라고는 해도, 지난 14년간 자신을 가장 잘 지켜보지 않으셨습니까?”

그동안 란코와의 커뮤니케이션 덕분인지, 이런 말도 술술 나오는 그였다.

 

“후훗, 이거 한방 먹었는데, 좋아, 프로듀서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아하하핫!”

 

“예, 그런고로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하며 방을 나왔지만, 나오자마자 한숨부터 나온다.

 

“후우... 일단 대답은 했지만, 나다운 것이라... 나답다는 것이 뭘까.”

 

아이돌 ‘니노미야 아스카’하면 떠오르는 것. 평소의 일관된 모습인 ‘쿨함’ 등이 있겠다. 물론 ‘중2병’이라는 키워드도 있겠지만.

‘쿨함’. 안타깝게도 이 속성으로 밀고나가기에는 겹치는 사람들이 사무소에는 너무나도 많았다. 당장 자신의 절친한 벗인 칸자키 란코만 해도, 고스로리 속성과 함께, 쿨함을 자신의 속성으로 밀고 있었다. 물론 그중엔 중2병도 있지만.

 

그렇다면 이 ‘중2병’이라는 키워드는?

이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기가 부끄러워 쓴 일종의 가면. 그 가면 뒤에 숨은 건...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소녀.

사실 누구보다도 자신이 그걸 자각하고 있다. 이런 걸 진정한 자신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러운 그녀였다. 그렇다면 이것도 기각-.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것 같아, 평소와 같이 어려운 철학책을 뒤져보고, 노래를 듣거나 가사를 음미하며 ‘자신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려고 하였으나 잘 되지 않았다.

 

답답해진 그녀는 무작정 돌아다녀보기로 하였다. 바깥 정경 등을 보면서, 분위기 전환을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저기를 쏘아 다녀도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고, 지친 그녀는 결국 346프로 건물로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오래 걸어 다녀서 그런지 공복감과 갈증이 났기에, 그녀는 사내 카페테리아로 향하였다.

 

언제나와 같은 ‘우사밍별 출신 17세 메이드’의 환영을 받으며 입구에 들어서니,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저 면식만 있는 동료 아이돌들이 몇 명.

 

평소의 아스카라면 남들과 널찍이 떨어진 빈자리를 고집할 것이다. ‘난 그저 고독을 음미하고 싶을 뿐이야.’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오늘은 왠지 모르게 사람이 그리워지는 것이었고, 자신도 모르게 이미 담소를 나누고 있는 일행의 근처 빈 테이블에 앉았던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행동했으나, 금세 자신이 평소와는 다름을 자각하는 그녀.

 

‘정말이지... 겨우 이런 난관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 건가. 나라는 녀석은.’

 

라고 말하며 자리를 옮길까 하지만, 마침 휘핑 크림을 듬뿍 넣은 달콤한 카페 라떼가 나왔기에, 그냥 그 자리에 있기로 한다.

 

‘자고로 커피는 달콤한 것이 최고지. 내가 절대 어른의 쓴 맛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건 아니라구. 흠흠.” 자신도 모르게 덧붙인다.

 

그때였다. 갑자기 옆 테이블에서 드문드문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무슨 흥미로운 이야기인가 싶어서 귀를 기울이는 그녀.

 

“... 그래서 말이지, 저번에 추천해준 작품은 정말이지 최고였어. 아라키씨.”

 

“재밌게 봤다니 다행임다. 추천해준 보람이 있지 말임다.”

 

“응응, 초반에는 난해한 내용 때문에 중도에 하차할 뻔했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숨도 안 쉬고 봤어, 진짜로!“

 

“헤헤, 저도 처음에 볼 때 그랬지 말임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지겨워도 12화까지만 쭈욱 참고보시라고.”

 

뭔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관한 내용인 것 같다.

 

“근데 의외지 말임다. 카미야씨는 마법소녀 물에만 관심 있는 것 아니었슴까?”

 

“엩, 아...아니야! 난 기본적으로 재밌는건 다 보는 주의야! 그리고... 그... 뭐랄까, 마법소녀물은 재밌으니까 보는거라구! 이걸로 증명 끝.”

 

“엣, 방금 그 말투, 마키세 크리스씨의 말투아닙니까 ㅋㅋ. 그러고 보니 호죠씨랑 시부야씨가 말하길 카미야씨도 한 츤데레 한다는데... 혹시 츤데레끼리 통하신 겁니까?”

 

“누...누가 츤데레야! 카렌, 린도 정말...!”

 

쳇,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시시한 이야기인 것 같다. 신경 끄고 내 일이나 해야지 라고 생각한 순간.

 

“하지만, 뭐랄까, 주인공 때문에 본 것도 있었어. 처음에는 그저 중증 중2병 환자인줄 알았는데...”

 

뜨끔하는 아스카.

2? 어째서 그런 키워드를?’

 

“아아... 오카린. 참으로 멋있지 말임다. 결국 그 ‘호오인 쿄우마’는 자신과 타인을 지키기 위한 가면이였달까... 그런걸, 페르소나라고 하지 않슴까?”

 

“맞아 맞아, 후반부로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호오인 쿄우마라는 가면은 벗겨지고, 그 안의 나약한 ‘오카베 린타로’로서의 모습이 강조되잖아.”

 

“하지만, 마지막에 미래로의 자신으로부터 영상편지를 받고 다시 호오인 쿄우마로 각성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최고였지 말임다.”

 

조금씩 솔깃한 아스카. 자신도 모르게 점점 그녀들의 테이블로 몸이 기운다. 대화를 엿듣기위해.

 

“으으... 그 장면은 정말, 여태껏 본 장면 중에 최고였어. 미래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의 말이 겹쳐지면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장면... 솔직히 전미가 울었다고 생각해.”

 

“(오카베의 말투를 따라하며) 딱히 특별한 의미는 없다. 크으, 정말이지 멋지지 말임다.”

 

“으으, 정말이지, 멋진 남자라니까.”

 

“호오, 이제 같은 츤데레끼리 남자 취향도 닮는겁니까? 카미야씨, 제가 참전하는 다음 코미케때 마키세 크리스 코스프레 하는 거 어떻슴까? 저는 동인지 내고, 카미야씨는 옆에서 포즈 취해주시고.”

 

“엩... 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대체 내가 왜!”

 

“속으로 솔깃하셨던 것 다 압니다. 다루가 여기 있었으면 ‘츤데레 ㅅㄱ’라고 했겠지 말임다.”

 

“으으, 정말이지...”

 

그쯤에 이르러 아스카는 자신도 모르게 거의 그녀들에게 밀착해서 이야기를 듣던 것이었다.

 

그제서야 제 3의 인물을 알아채는 두 사람.

 

“헛, 이거 니노미야씨 아님까?”

 

“아... 안녕... 니노미야씨.”

면식이 별로 없기에, 평소에는 잘 붙이지 않는 경칭을 붙이며 낯을 가리는 나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그제서야 깨닫고,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그녀.

대화를 엿듣는것도 나쁜 행동인데, 거기에서 상대쪽이 먼저 알아차리고 말았다.

 

이 상황을 어찌 타개할까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아하하핫! 그래, 아스카, 니노미야 아스카다. 이런이런...대화를 엿들어서 미안하게 되었군.

하지만 안심하도록. 난 소중한 동료의 정보를 팔아넘기거나 그러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라고 평소보다 과장하여 얼버무리려는 것이었다.

 

“아... 예, 중2병 ㅅㄱ... 가 아니라,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슴까?”

 

“그... 그러게... 엣, 이거 완전 오카베 린타로랑 비슷한 거 같은데?”

 

“호오, 저도 방금 그 생각했지 말임다. 마치 ‘후하하핫!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호오인↗ 쿄우마다!’라고 하는거랑 비슷하지 않슴까.”

 

‘이 녀석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야.’하고 벙찌는 아스카.

 

“듣고 보니 진짜 그렇네. 잘은 모르지만, 니노미야씨도 중2병 컨셉으로 밀고 있지 않아? 그럼 더더욱...”

 

“후훗, 컨셉이라니. 나는 그저 내 연약한 육체를 보호할 가면을 하나 만들었을 것일뿐. 비록 그 가면이 얇고 가식적이더라도, 이건 불가지(不可知)의 영역인...”

사실 좀 뜨끔하였지만 애써 평정을 가장하며 말하는 아스카.

 

“네, 중2병 ㅅㄱ” “알고 있지 말임다.”

바로 그녀들에게 반박 당한다.

 

“여튼, 니노미야씨, 우리 대화에 관심 있는 것 같은데, 혹시 본거야? 이 아니메?”

 

슈타인즈 게이트(Steins; gate)말임다.”

 

“무...무슨 소리야. 아니메 같은건 그저 현실을 왜곡하여 변조시킨 산물일 뿐. 그 속에는 일말의 진실도...”

 

아니메, 사실 싫어하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꽤나 본 편이다.

본격적으로 ‘아파질 무렵(중2병)’, 세상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도 세상을 이해하지 못할때, 아니메의 비슷한 처지의 인물들을 보며 힘을 얻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아니메는, 통칭 ‘중2병’의 고충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상술을 위해서 과장, 포장한 것만을 보여주기에, 그런 것에는 막연한 적개심을 느끼기도 하는 그녀였다.

 

“그럼 이번 기회에 보는 거 어때? 니노미야 씨랑 되게 잘 맞을 거 같은데.”

 

아니메 얘기를 꺼내자 금새 아까의 낯가림은 어디론지 던져버린 나오였다.

 

“오오, 이렇게 전도하는 검까.”

 

‘바보 같은 소리’라고 일갈하려고 했던 아스카였지만, ‘자신과 잘 맞을 거 같다’는 말에 흠칫하였다.

아까부터 ‘자신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던 참이었고.

생각해보니 아까부터 중2병이라는 키워드를 들었을 때부터 흥미가 동했던 것이 사실이기도 하였고. 속는 셈 치고 봐도 나쁠 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사색에 잠기는 척을 하던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아하하핫! 좋다. 그대들이 그토록 원한다면 말이지. 화면 너머의 세계에 진실은 없다는 것을 내 몸소 증명하도록 해보겠어!”

 

“이렇게 보니 오카베가 아니라 오히려 크리스를 닮은 겉 같기도 하지 말임다.”

 

“동감이야. 츤데레라니...”

 

“카미야씨가 할 말은 아닌거 같슴다만.”

 

“시...시끄럿”

 

옆에서 소근거리는 그녀들이었다.

 

 

아라키 히나에게서 해당 애니메이션의 BD를 받은 후,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아스카는 자신의 방에 들어와서, 곧바로 기기에 넣고 재생하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1화만 보고 재미없으면 바로 멈추는거야.”

애써 자신에게 다짐하며 모니터 속을 응시한다.

 

시작부터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작렬하는, 주인공 –오카베 린타로-의 중2병 가득한 일장연설.

 

그 당시의 그녀는, 이것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 알 턱이 없었다.

그저, ‘이런 이런, 시작부터 무슨 소리야 이게.’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아까, 저한테 무언가 말을 걸었죠? 15분 전에.”

 

그리고 초면에 본 주인공에게 다짜고짜 저렇게 묻는 여자 –마키세 크리스-.

 

갑자기 수신된 노이즈가 낀 영상메일. 그리고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처절한 비명소리.

 

그리고... 방금 전까지 멀쩡하던 그 여자가 피웅덩이 속에서 발견...?

 

점점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아스카.

 

‘“마키세 크리스가 누구에게 찔린 것 같다.”

라는 메일 하나를 보냈을 뿐인데, 뭔가 세상이 뒤바뀌는 것 같은 반응이 일어나고...

그리고 방금 전까지는 옥상에 멀쩡히 있던, 기계... 아니 인공위성이 어째서 라디관 옥상에 처박혀 있는거지???’

 

시청한지 10분 만에 아스카의 머릿속은 의문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오프닝.

 

노래는 썩 나쁘지 않았으나, 영상의 의미는 도저히 모르겠다.

일단 등장인물들이 쭉 나오는데, 왜 이렇게 톱니바퀴나 시계에 관련된 것이 많은지...

 

고작 아니메 주제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분한 아스카.

 

오카베 린타로가 아니다. 나는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호오인쿄우마다!”

그래도 주인공의 중2병 열연은 나름 봐줄만 했다.

‘이 사람은 어떤 상처를 가졌기에 이런 가면을 만든 걸까?

뭐, 란코도 보면 좋아하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문자가 과거로 보내졌어...”

 

아까 보낸 메일로 인해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갑자기 분위기가 심각해짐을 느끼는 아스카. ‘이거 시간 여행 물이었나?’라고 자문하며, 자신이 장르도 모른 채로 이를 덥썩 물었던 것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분명히 누군가에게 찔려서 죽었을 마키세 크리스가 주인공의 눈 앞에 멀쩡히 서 있었다.

 

“...!!!”

뭔가 심상치 않다. 아까 주인공이 메일을 보내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 것 같았다.

그 다음 내용이 심히 궁금했던 아스카는 엔딩 곡 듣는 것도 스킵하고 곧바로 다음 화로 넘어갔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분명히 마키세 크리스는 살아있었고, 주인공을 제외한 모두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오직 주인공만이 이를 인지할 수 있을 뿐이다. 고독 속에서-

“오카베 린타로, 아니 호오인 쿄우마는 뭔가 특별한 자인가? 아니면 그저 설정?

후훗, 나도 철없던 어릴 적에는 사기안적인 설정을 만드는 걸 즐겼었지. 그때를 생각하면 이불을 팡팡 차고 싶을 정도야.”

 

그리고 이어지는 시간 여행자 ‘존 티토’와 SERN의 음모, 타임머신 인체실험 등 무시무시한 내용으로 가득하였다. 뭔가 미스터리물 같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기에, 아스카는 나름 만족하였다.

세계선과 어트랙트 필드 이론 등, 뭔가 있어 보이는 설정 등도 그녀의 구미에 잘 맞았다.

 

그 다음 이어지는 내용은 오카베와 동료들이 과거를 바꾸고, 그에 의해 현재가 바뀌는 내용. 바로 나비효과에 관한 것이었다.

 

그것을 보면서 아스카는, ‘과거를 바꾼다라. 나도 이런 능력이 있으면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으나, 곧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야, 나의 터무니없는 과거의 실수도, 현재의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파편. 이 니노미야 아스카를 구성하는 자양분 중의 하나지. 이 ‘나’는 세상에서 유일한 나다. 그런 나를 바꿀 생각은 없다구. 아하하핫!”

 

얼핏 보기에는 평화로운 일상. 그러나 이 이면에는 무언가가 불안하게 삐걱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카베에게 온 “너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았다.”라는 정체불명의 문자.

 

이제 대망의 12화를 볼 차례였다. 지금까지는 나름 재밌었지만, ‘그 두 사람이 그렇게 호들갑 떨만한 정도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이 아스카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12시를 살짝 넘은 상황.

 

‘그 문자가 궁금하기도 하고, 진짜 여기까지만 보는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12화를 재생하는 아스카.

 

결국 주인공들은 과거로 메일을 보내는 것-D메일-을 응용하여 타임 리프 머신을 완성하고, 공익을 위해 세상에 이를 공표하기로 한다.

 

예상외의 싱거운 전개에 김이 빠지는 것을 느끼는 아스카. ‘에게게, 겨우 이런 결말인건가?’

 

평소와 같은 일상, 타임리프 완성 기념 파티. 그리고 갑작스런 분위기 전환, 이어지는 긴박한 BGM.

 

어라? 마유시의 회중시계가 멈춰버렸어. 이상하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5분간의 엄청난 전개와 반전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타임머신은 SERN이 회수한다. 마키세 크리스, 오카베 린타로, 하시다 이타루. 세 명은 함께 와줘야겠다.”

 

이어지는 총성, 그리고 쓰러지는 소꿉친구 –시이나 마유리-

 

... 어째서 마유리를! 이건... 이건 너무 하잖아!”

 

‘뭐...뭐야 이거...? 이 갑작스러운 전개는?’

 

딱 적당한 곳에서 끊겼기에, 아스카는 다음 내용이 궁금하여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경계선이었던 12화를 넘은 채, 그저 13화로 달려 나간다. 엔딩도 스킵하고서.

 

그리고 이어지는 오카베의 눈물겨운 사투.

자신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세계선의 수속에 의해 결과는 반드시 소꿉친구 마유리의 죽음으로 수속(收束)되고 만다.

 

다이버전스(세계선 변동률) 1%의 벽을 넘으면 마유리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

 

결국 초반의, 동료들과 마구잡이 장난식으로 과거로 보낸 메일들 때문에 세계선이 바뀌어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을 깨다는 오카베 린타로.

마키세 크리스의 도움을 받아가며, 동료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짓밟으면서도, 과거로 보낸 메일을 하나하나 취소해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오카베와 크리스,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이 과정과, 그들의 연심이 커지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아스카.

 

그리고 마침내 여러 고생 끝에 모든 D 메일을 취소하고, 마지막 최초의 D 메일을 취소하면 마유리가 살 수 있는 세계선으로 진입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온 오카베.

 

‘하아,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야. 그동안 그렇게 고생한 보람이 있었어.

고생했어, 오카베 린타로. 그리고 그의 조수도. 정말로.’

그리고 함께 안도하는 아스카. 이제서야 해피엔딩이 보인다고 생각하였다. 아니 착각하였다.

 

그러나 화면 속의 그가 깨달음과 동시에 아스카 역시 잔혹한 세계의 진실을 깨닫고 만다.

 

“SERN에게 포착된 첫 D 메일을 취소하여 다이버전스 1% 너머의 세계선 즉, 베타 세계선으로 이동하면, 마유리는 살리지만, 세계선의 수속에 의해 크리스는 반드시 죽는다.”

 

‘으아아아! 이런게 어딨어? 어째서 둘 중 한명 밖에 못 살리는건데?

이런... 이런건 인정 못해!’

펄쩍 뛰며 외치는 아스카.

이 사실은 숨겨져 있지 않았다. 오히려 1화부터 자명 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것이 무엇보다 화가 나는 아스카.

오카베 린타로가 그랬던 것처럼, 아스카 또한 이제 이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었다.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호오인 쿄우마? 그런건 모두 망상이다! 설정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오카베 린타로 자신이, 지금까지의 자기 자신을 부정한다. 가족같은 소꿉친구와,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여자 중 한명을 골라야하는 부조리한, 너무나도 부조리한 상황.

그는 결국 가면을 스스로 부수고, 유약한 맨몸을 세상에 노출시킨다. 오카베 린타로라는 남자를.

 

아스카는 그저 이 남자가 얼마나 부조리한 상황에 처했으며, 얼마나 큰 무력감을 느낄지 속으로 헤아리려고 노력할 뿐이었다. 자신이 이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생각하며.

 

그리고, 오카베가 마유리와 함께 손잡고 걸어갈 미래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남자인 오카베에게, 자신을 버리고, 마유리를 살리라고 말하는 크리스.

 

그리고 최후의 순간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마지막 입맞춤을 하는 그들을 보며, 아스카는 그저 눈시울이 붉어질 뿐이었다.

 

그리고, 최초의 D메일을 지우고... 세계는 재편(再編)되었다.

 

“...지금 여기서! 라그나로크의 승패는 결정됐다! 이 나,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호오인 쿄우마는 기관 및 SERN의 모든 공격에 대해 시공을 초월하는 것으로 완전히 승리했다! 그리고 도착한 이 커다란 지평, 나의 야망이 이루어지는 세계! 세계의 지배구조는 리셋되어 혼돈의 미래가 기다릴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

 

베타 세계선으로 돌아온 뒤,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웠던, 오카베의, 아니 호오인 쿄우마의 상처뿐인 승리 선언. 그리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누구보다 소중했던 그녀를 생각하며 처절하게 울부짖는 오카베 린타로.

 

아스카는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너무하잖아... 너무하잖아 이건...’

 

그대로 엔딩곡이 나오고, 아스카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이... 이봐, 이걸로 괜찮은거야? 큭, 호오인 쿄우마, 아니 오카베 린타로! 너는 크리스를 포기한 채로 평생 살아가도 괜찮은 거냐고? 크흑, 이런 결말은... 내가 납득할 수가 없어... 절대로... 절대로!”

 

화면 속을 향해 숫제 절규 비슷한 것을 외치는 아스카.

 

 

그런데 갑자기, 엔딩곡에서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다.

 

아스카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다. 그러나 분명한 노이즈.

그리고 갑자기 노래가 끊기고, 걸려오는 한통의 전화.

 

오카린, 수수께끼의 여자가 바꿔 달라고 하는데?

 

지금 당장, 라디관의 옥상으로 와줘, 나는... 2036년에서 온, 하시다 이타루의 딸, 아마네 스즈하. 부탁해, 내 말을 믿어줘,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눈물이 범벅이 된 채로, 아스카는 멍하게 모니터를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거기엔 제정신이 아닌 채로 23화를 틀고 있는 자신이 있었다.

 

23화 도입부에서 밝혀지는 진실은, 과거로 돌아가, 크리스를 구하고 제 3차 세계 대전도 막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겨우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오카베가 닥터 나카바치로부터 크리스를 구하려다, 도리어 크리스를 찔러 죽음에 이르게 하였을때, 아스카는 진심으로 경악하였다.

 

으으으... 아아아아아아아악!” 그의 비통한 절규.

 

처음에 들었던 ‘의문의 비명’은 바로 오카베 자신의 절규였다. 너무나도 처절한.

오카베와 같이 비명을 지르려고 하는걸, 아스카는 겨우겨우 입을 막아서 억누른다.

‘이럴수는 없어. 이럴수는 없어... 어떻게 이런 결말이... 말도 안돼. 이건... 너무 하잖아...

이런 미래... 난 견딜수 없어! 절대로..‘.

 

오카베가 충격을 받아 휘청거릴 때, 아스카 또한 겨우 책상을 붙잡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충격이 너무 커서 실신할 거 같은 그때에.

오카베가 포기해야겠다고 중얼거릴 때.

 

마유리의 손이 날아와 오카베의 뺨을 때린다. 포기하지 말라고.

 

그리고 이어지는 미래로부터의 영상메일 재생.

 

아스카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멍한 머리로 생각한다.

 

분명 1화에서 메일을 받았을때는, 노이즈만 잔뜩 낀 메일이었는데...

 

그리고 이어지는 전설의 그 장면.

 

처음 보는 군. 15년 전의 나. 이 메일을 본다는 건, 크리스를 구하는데 실패했다는 거겠군.

틀림없이 괴로웠겠지. 하지만 그 고통이 내게 집념을 줬지...

...분명하게 말하지. 크리스는 구할 수 있다. 방법이 잘못됐을 뿐이다.

, 내 얘길 잘 들어. 확정된 과거를 바꿔서는 안 돼. 가장 먼저 네 자신이 본 걸 없던 일로 해서는 안 돼. 없던 일로 하면 과거 개변이 발생해, 모든 걸 잃게 된다.

... 수 많은 세계선을 표류했기 때문에 크리스를 구하고 싶어하는 네가 거기에 있다. 타임머신 개발에 모든 걸 바친 내가 여기에 있다.

네가 서 있는 그 장소는 우리가 크리스를 구하고 싶다고 바랐기 때문에 도달할 수 있었던 장소야.

...그리고 목적지의 세계선을 슈타인즈 게이트라고 지은 사람도 나다.

왜 그런 이름인지 너라면 알 수 있을 거다.

 

딱히 의미는 없다.

 

그렇지? 지금부터 마지막 미션 오퍼레이션 스쿨드의 개요를 설명하지.

확정된 과거를 바꾸지 않고 결과를 바꿔라.

... 최초의 너를 속이고, 세계를 속여라.

그것이 슈타인즈 게이트에 도달하기 위한 조건이다.

건투를 빈다.

엘 프사이 콩그루.”

 

그리고 이어지는 화려한 호오인 쿄우마의 부활, 그와 함께 깔리는 음악 – 스카이클래드의 관측자-

 

過去れて 未来づくの

과거는 멀어져 가고, 미래는 다가오는 거야?

観測者はいつか 矛盾気付

관측자는 언젠가 그 모순을 깨닫게 되지

 

아스카는 이때 진심으로 양팔에 소름이 돋으며,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오열은 아까와는 다른 종류의 오열.

아까의 것이 비통과 슬픔에 찬 오열이었다면, 이번 건 기쁨과 희망의, 감동에 찬 오열.

여기에서 아스카는 직감하였다. 이건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명작이라고.

 

퉁퉁 부은 눈을 비비며, 아스카는 대망의 24화를 틀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걸 해결하고, 드디어 슈타인즈 게이트 세계선으로 이동하는 데에 성공한 오카베.

 

모든 것이 해결되고, 그는 아키바 거리를 걷는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그녀를 생각하며.

 

넌 지금 어디에 있을까? 미국의 연구 기관에서 논문을 쓰는 중일까? 확인하고 싶은게 있어서 밤새워서 실험 중일까?... 나하고 보낸 3주일을 너는 기억하고 있지 않아.

하지만 그걸로 충분해. 네가 지금 어디선가 숨쉬고 말하며, 뭔가를 생각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면, 그걸로 충분해.

나하고 같은 세계를, 아직 미래를 알 수 없는 이 세계를 어디선가 같이 보고 있을 테니까.”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조용히 그녀를 떠나보내려는 오카베.

 

아스카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나 사랑했는데, 어째서 포기하려는 거야...?

설마 이대로 끝인건 아니지? 이런 결말은 더 최악이라구... 제발...’

 

그러나, 그녀의 예상대로, 운명은 그 둘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드디어 만났어요.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구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또 만났구나. 나의 조수, 크리스티나여.

 

아니 그러니까, 난 크리스티나도 조수도 아니라고... ,어라?

 

어서와라, 나의 조수. 마키세 크리스. 아니 크리스티나여.

 

이것도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야.”

 

라는 명대사와 함께, 두 사람은 아키바의 거리에서 마주보며 재회하였고, 그 직후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다.

 

 

텅 빈 화면을 보며 아스카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말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런 결말이라니. 이렇게 여운이 남는 결말을 낼 수가 있다니.

이런 식으로 재회를 그리며 엔딩을 낼 수 있다니.

이건 반칙이다. 정말 너무하잖아.’

 

눈물이 멈추지가 않는다.

 

오카베가 크리스를 만났을 때의 심정, 백분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저 상상이라도 해보고 싶다.

수많은 세계선을 넘어 도달한 단 하나의 기적의 세계선에서, 기적과도 같이 누구보다 사랑하는, 특별한 그녀를 만났다. 라니.

 

그리고 드는 생각.

 

‘내가 왜 이제야 이런 명작을 봤을까. 좀 더 일찍 봤더라면 내 인생이 훨씬 풍요로워졌을지도 모르는데.

 

카미야씨, 아라키씨, 당신들이 옳았어.

이건 내 인생작품이라고 불러도 손상이 없을 정도의 작품이야.

스토리 전개, 복선 회수, 그리고 연출까지. 이렇게 완벽한 건 본적이 없어.’

 

아스카는 기지개를 펴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거기에는 아침 해가 힘차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까부터 그녀의 귓가에 멤도는 한 가닥의 선율.

무엇보다도 극적인 그 순간을 표현하였던 그 노래.

바로 ‘스카이클래드의 관측자(觀測者)’였다. 원작 게임의 오프닝이었던 곡.

 

사전을 찾아보니 ‘Skyclad’에는 ‘나체의, 본연의’ 라는 뜻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체의 관측자’ 정도가 되는 걸까.

 

그렇다, 세계선의 변동을 감지하는 능력 –리딩 슈타이너-은 마치 신의 권능과도 같은 것.

하지만 오카베 린타로는 이를 믿고 방자하게 굴었다가, 나락으로까지 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마치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려다 추락한 이카루스처럼.

그리고 마침내 그는 깨달았을 것이다. 세계의 거대한 의지에 비하면 자신이라는 개인은 얼마나 작은지에 대해서. 마치 벌거숭이로 세상에 선 것과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자신 또한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냉혹한 세상을 마주하기가 무서워, ‘중2병’이라는 가면을 만들어 쓰던 소녀.

입만 열면 세상이 어떻니, 삶이 어떻니 하지만, 그건 모두 가식이다. 그녀 자신이 무엇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누구보다도 ‘그 가면’을 혐오하였다. 그저, 그런 가면을 쓰지 않으면, 설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만을 미워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랐다.

작중 크리스의 말처럼, ‘과거에 잘한 일이든, 실수한 것이든, 모두 모여 현재의 자신을 이루고, 미래로 나아간다.’

과거의 유약한 자신이든, 중2병의 가면에 숨어 허세를 부리는 자신이든, 모두 이 ‘니노미야 아스카’의 일부이다.

 

부정해서는 안된다.

없던 것으로 해서는 안된다.

 

그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체인 자신을 겸허하게 관측한다. 그것이 바로 ‘나체의 관측자’ 즉, ‘스카이클래드의 관측자’ 인 것이다.

 

그렇다, 가면을 쓰고 안 쓰고는 중요하지가 않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

 

그렇다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거란 어떤 것일까?

 ‘넌 어떻게 하고 싶어?’ 스스로 자문하는 그녀.

 

자신은... 누구보다도 멋있는 모습으로, 쿨 한 모습으로 남고 싶다.

비록 주변 사람들이, 세상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더라도.

 

그렇다면, 자신은 그 가면을 써도 되는 것이 아닐까?

아니, ‘중2병’이야말로 그녀를 대표하는 ‘키워드’라고 봐도 될 수 있지 않을까?

 

그제서야 아까부터 자신을 옭아매던 무언가가 풀리는 것을 느끼는 그녀.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결정하였다. 이 곡을 커버하기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었고, 소중한 깨달음을 주었던 이 곡을.

‘자신다움’을 무엇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이 곡을, 나의 목소리로 남들에게 전하고 싶다.

 

“훗... 역시 그런 거였나, 그래, 이것도 슈타인즈 게이트의 선택이라면.. 엘 프사이 콩그루.”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리는 그녀였다.

 

 

얼마 뒤, 이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아스카는 프로듀서에게 이 곡을 커버하겠다고 제출하였고, 곧 원작자에게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した世界 完全なるもので 絶対均衡

신이 만든 이 세계는 완전한 것, 절대적으로 맞는 균형

それはなる偶然 宇宙規模奇跡

그것은 겹치고 겹친 우연, 우주 규모의 기적으로

られてきた ゲート規制わった

지켜져 왔던 게이트 규제는 끝이 났어

 

 

“나의 벗이여, 악곡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인가?

(아스카쨩, 커버곡 수록중이신건가요?)”

 

“예, 얼마전에 니노미야씨가 직접 이 곡을 선택해 가져오셨습니다. 어떤 게임의 오프닝 곡이라고 하는데, 꽤나 괜찮은 곡인 것 같습니다.”

 

“나의 벗의 선택이란 말인가. 마치 한 쌍의 비익연리(比翼連理) 같구나!

(아스카쨩의 선택인가요... 정말 잘 어울리네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렇게 열의가 넘치고 기뻐하는 니노미야씨의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뭐, 역시 그녀다운 아름다운 미소라고 생각합니다.”

은은하게 미소 지으며 한창 레코딩 중인 그녀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프로듀서와 란코.

 

 

Open The Eyes───

「0」過去「1」未来何処にもない

“0”가 과거고 “1”이 미래라면, “지금은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어

出来 ロジック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로직

Open The Eyes───

並行する無数 選択冒涜

평행하는 무수한 선들, 선택은 모독이 되어

らの存在さえ その景色

우리들의 존재조차 의심하는 그 눈에 비치는 광경은

収束をする

수렴하게 돼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고독 속에서’ 관측을 할 것이다.

자기 자신을, 소중한 사람들을, 그리고 항상 자신을 지켜 봐주는 팬들을.

한 손에는 닥터페퍼를 든 채로. 미소 지으면서.

 

FIN

 

 

 

 

예, 최근에야 이 명작을 보게 되었습니다.

감상은... 아스카 양의 말을 통해 거의 다 표현한 것 같습니다.

특이한 형식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더 좋은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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