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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pro의 매니저-문학소녀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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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7, 2016 02:17에 작성됨.

"........"

"........"

일단 상황을 정리해보자.

오늘은 내가 매니저가 된지 12일째 되는 날.

최근 왠지 모르게 내 사무실에 있는 두 녀석들,

줄리아와 모모코가 일을 하러 간 사이 사무실 청소와

극장 청소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참이었다.

"....뭐하시고 계시는 거죠,시아와씨?"

겉으로는 상냥히 웃으며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그 내면에는 꽤나 심한 원망이 들어있는 시선과 말.

보통이라면 눈치도 못채고 지나갈듯한 그런 인사였다.

이런 재능(재능인 건가?)이 있어도 곤란할 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앞에 있는 검은 웨이브 머리의 소녀,

키타자와 시호를 바라봤다.

"어어,뭐 평소랑 같지 뭐.방금 극장 청소를 끝냈어."

"흐응,그러시군요.그런 번거로운 일을 하게 만들어서

죄송하네요."

"하하,무슨 소리야.이것도 다 매니지먼트에 해당하는 내용인걸."

하하하.후후후.

무미건조한 웃음소리가 지나간 후,그럼 실례할게요,라는 말과 함께

여전히 기분나쁜(물론 내 눈에만)웃음을 지으며 옆을 지나갔다.

"....후우,여전히 거북하네,저녀석."

처음 키타자와를 대했을 때에는 제대로 말도 못하고 조금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숨을 헐떡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그 이후로 내안의 심경변화와 두 녀석들 덕분에 최근에는

꽤나 여유롭게(물론 겉으로만)대응할 수 있게되었다.

저 녀석-키타자와는 처음 대화를 나눈 후,나에게 꽤나 태클을 걸어왔다.

'사무실이 꽤나 더럽네요.프로듀서가 다시 쓰실 방이신데...'

'극장이 조금 더러워졌네요.프로듀서가 아시면 실망하실텐데...'

등등.형을 계속 언급하면서 압박을 주었다.

아마 나를 밀어내기 위해 그런거겠지만 이런 사소한

괴롭힘정도는 문제없다.

오히려 할일도 별로 없었던 나에게는 좋은 일거리였다.

역시 나도 매니저로 취직이 되어있는 상태라 월급이 나온다.

하지만,하는 일도 없이 돈을 받아내는건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괴롭힘은 조금 그렇지만 신경쓰지 않고,오히려 일거리를

줘서 감사의 마음이 더 앞선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나의 태도에 키타자와는 불만족스러워 보이지만,

이렇게 매일 검사를 맡으며 어찌저찌 매일 대화를 나누는

관계까지 되었다.

뭐,저쪽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여튼 걱정했던 괴롭힘의 문제는 여차저차 피해없이 넘어간 듯 하다.

물론,걱정되는 녀석들이 더 있지만 가능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새로운 프로젝트의 진척이 먼저다.

그런 생각을 하며 어째선지 문이 조금 열려있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

"........."

일단 상황을 정리해보자.

오늘은 내가 매니저가 된지 12일째 되는...은 집어치우고

왠지 모르겠지만 내 사무실에 여자아이 한명이 들어와있었다.

파란머리에  책을 읽고 있는 소녀.

음.분명 봤던 얼굴이다.그거도 꽤나 최근에.

이름은 분명....

"나나오 유리코."

그래.나나오였다.이 765프로덕션에 소속되어있는

아이돌들 중 한명이다.

"........"

그건 알겠지만 왜 내 사무실에 있는걸까.

그것도 책을 한가득히 쌓아놓고 열심히 독서를 하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가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가지 사실을 알았다.

바로 그녀는 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책을 좋아한다고는 할 수 없다.

숙제를 위해서,독후감을 쓰기 위해서 등등.

책을 어느 목적을 가지고 읽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책을 좋아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이 녀석은 다르다.

책을 읽는 내내 표정이 계속해서 바뀌어갔다.

눈을 크게 치켜뜨거나,조금씩 웃음소리를 흘리는가 하면,

한쪽 눈에 조그마한 물방울이 맺히기도 했다.

그런 광경을 직접 탄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며

그녀가 앉은 맞은편 소파에 앉아 보고,감탄했다.

내 학창시절에도 이렇게 책을 즐기면서 읽는 녀석들은

한 명도 없었다.

애초에 책을 이렇게 읽는 녀석은 나는 지금까지 본적이 없다.

무언가를 위해서가 아닌,단지 책을 즐기기 위해서읽는 모습을

나는 본적이 없다.

'이건,고전문학이네.나도 옛날에나 읽어본 책을....'

게다가 그녀가 읽고 있는건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기껏해야

문제집 정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조금 심하게 말하면

마이너한 종류의 책이었다.

하지만,그런 책을 진심으로 즐기며 읽는다.

'나도...이런 때가 있었을까.'

솔직히 장담할 수 없었다.

책을 읽기는 했지만,정말 그녀처럼 진심으로 책을 느끼며

공감하며 읽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나를 움직였다.

나는 어지럽게 책상위에 놓여있는 책 한권을 집어

읽기 시작했다.

 

 

 

 

"...이런.꽤나 시간이 지났네."

시계를 보니 책을 읽기 시작한지,3시간이 흘렀다.

꽤나 집중해서 읽었던것 같았다.

마지막 작가의 후기를 읽고난 후,책을 덮었다.

"후우....재밌었다."

재밌었다.최근,책을 읽은적이 없어 오랜만에

글의,스토리의,기승전결의 즐거움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옛날에 책을 많이 읽었던 이유가 생각이 났다.

그건----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은 누군가의 경험 혹은 그 사람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즉,책을 읽으면 많은 사람을 알 수 있고 다른 사람을

더 잘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뭐,무리였지만.'

그렇다.무리였다.적어도 나에게는.

아무리 책을 읽는다고 해도,나는 그녀석들을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책을 읽는다고 해도,나는 그녀석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거 겠지만.'

그녀가 과거를 마주해주길 바랬다.

하지만,정작 나 자신도 과거를 지우려고 하고,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반성하자고."

그렇게 중얼거리며 책을 놓았다.

그와 동시에,

"햐아~.재미있었다.역시 이 작가님의 이야기는 항상 새롭다니까."

만족한 표정의 소녀-나나오는 경쾌하게 책을 덮으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헤에,그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 구나."

"네!이 작가 분의 다른 소설도 정말 재미있어요!특히 <제로부터 시작하는 고래사냥>은

최근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오,그거 재밌지.특히 주인공이 최종적으로 고래를 사냥하러 갈 때 그 감정묘사가 정말~."

"맞아요!그 부분의 묘사는 정말 끝내줬어요!그리고 다른 장면에서...."

이런 상태로 약 3시간 동안 책에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순수하게,즐겁게.

 

 

 

 

"하아.대단하시네요.제가 질문한 책을 모두 알고 계시다니."

"나야말로.설마 그런 종류의책도 읽었을 줄은 몰랐어."

신나게 떠드는 사이 이미 시간은 오후로 접어들었다.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며 나나오에게 주스를 건냈다.

 나나오는 아,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며 주스를 마셨다.

나도 이미 식어버린 커피를 들이켰다.

"하아~."

다시 기분좋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

그 때,나나오가 자리를 박차 일어나면서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소리를 질렀다.

"왜?역시 그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보냈어야 했다고 생각하지?"

"아,아니에요!그 장면은 여주인공을 잡았기에 더욱더 인상이 남았던....

이 아니라!"

나나오는 금새 반박을 하면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저,저는 분명 매니저씨를 기다리다가 책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매니저씨는 와있고 저와 뜨거운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ㅇ이,이건 혹시 말로만 듣던 타임리프?설마 저는 시간을 넘어버린 건가요?

아니면 어딘가에 있을 디아블로씨가 시간을....!"

그리고 어째선지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다시 커피를 마셨다.

 

 

 

 

"진정됐냐?"

몇 분 후,나나오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네....사실은 죽었던 디오가 부활해 같은 시간능력의 소유자인

디아블로씨와의 사투끝에 평행세계의 존재를 발견하고

그와 동시에 평행세계가 하나로 합쳐져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우주가 일순한 뒤 다시 쓰여진 세계로 온거에요.

그리고 그것을 눈치챈것은 오직 저 뿐.즉,세계를 구하는 사람은 오직...."

"헤에.그렇구나.그런데 일단 설정붕괴는 자제해줄래?"

"우우.말 끊지 말아주세요."

나나오는 울상을 지으며 남은 주스를 마셨다.

꽤나 활기찬 아이군.

나나오와 토론을 나누면서 소극적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활기찬 아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보통 문학계소녀는 조용한것이 보통이지만,

역시 765프로덕션.보통을 무시해버리는군.

그런 쓸데없는 사실을 무시하며 질문했다.

"근데 너,나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는거 아니야?"

"헉!어,어떻게 그 사실을?혹시 당신은 독심계 능력자인...!"

"아니,그거 이제 됐으니까."

"우우..."

다시 침울해졌다.

이거 들을 수는 있는걸까 라고 생각할 때 였다.

"맞아요.할 얘기가,정확히는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요."

갑자기 진지한 태도로 바꾼 나나오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부탁하고 싶은일?"

"네.저를,부디 도와주세요.당신만이 저를 도와주실 수 있어요."

눈빛과 태도에서 느껴지는 진지함과 절실함.

저절로 찾아온 이 기회를 내가 내버릴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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