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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25.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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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1, 2013 15:26에 작성됨.

*아이돌의 이미지들이 많이 망가집니다. 내성 없는 분들은 보지 마세요.
*이 소설의 리카는 죠가사키 리카가 아닌 소설 오리지널 주인공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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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세 이오리-
니히히힛!
그 여자가 쓰러졌다. 그리고 그 어머니가 내가 준비한 뉴스를 보고 결혼을 반대한단 소리도 들었다. 
꼴좋다.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 녀석의 상냥함을 이용해 나에게서 뺏어가더니, 그 결과가 그거다. 그렇게 처음부터 주제파악을 했어야한다. 은퇴가 가까워졌으면서 우리들의, 나의 그 사람을 탐내다니. 백 번 양보해서 그 사람을 프로듀서로 데려가는 건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연인이라고? 거기다,
약혼자? 아내? 
도대체 얼마나 어리석고 멍청한 짓을 한걸까? 나에게서 정말 뺏어갈 수 있을 줄 알았던 걸까? 나에게서 아무것도 뺏어갈 수 없다.
이 슈퍼아이돌 미나세 이오리로부터 뺏어갈 수 있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절대 뺏길 수 없다. 특히, 연인을 배반하며 몸을 팔거나 몸이 망가져 더는 아이도 가질 수 없는 그런 엉망인 여자에게는 더더욱 뺏길 수 없다.  
니히히힛, 이제 곧 있으면 되찾아 울 수 있다. 원래 나의 것을, 나의 것이 되었어야 할 것이 돌아오게 된다. 아직도 그 여자의 곁에서 연인의 자리에 착각하고 남아있지만 이제 그 얄팍한 관계도 곧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의 부모에게서 반대를 당한 이상 결혼도 지금 바로 할 수 없다. 시간은 넉넉하다.
난 아직 어리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아름다워 질 것이고, 그 여자는 나와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망가져 간다. 그러니 성급해질 필요 없다.
이제는 그저 시간을 들이며 느긋하게 기다릴 뿐.
천천히 기다리면 된다.
그 여자가 서서히 말라가는 걸 보며.
그 여자가 서서히 망가져 가는 걸 보며.
그 여자가 서서히 모든 걸 잃어버리는 걸 보며.
그 여자가 마지막에는 내 사람인 P까지 놓지는 걸 보며.
그렇게 천천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 사람이 나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말이다.
니히히힛, 기대하도록 하라고 리카.
너의 모든 걸 뺏어가 줄테니깐. 최소한의 너의 편까지 말이야.


-키쿠치 마코토-
카씨와 의원의 베게영업으로 인한 일로 주위가 시끄럽다. 고위층 정치인과 전 일본 최고의 아이돌이었던 리카씨였기에 그 파장은 상당히 컸다. 그리고 그 피해는 우리에게도 돌아왔다. 리카씨의 프로듀서였던 P씨가 예전에 우리들의 프로듀서였기 때문이다. 리카씨만큼은 아니라도 우리 765에는 톱 아이돌이라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이 몇 명 있다. 이 때문에 우리들의 인기도 이런쪽의 뒷거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루머들이 떠도는 것 같았다.

“이건 말도 안 돼! P씨가 우리에게는 물론, 리카씨에게도 그런 일을 시킬 리가 없잖아!”

이 이야기를 듣고 하루카는 굉장히 화를 냈다. 하루카만이 아니다. 우리들은 모두 그 근거 없는 소문에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웃우, 리카씨 일은 사실일까요?”

야요이가 떨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야요이도 이 업계에서 일을 한지 1년이 넘었다. 좋든 싫든 이번에는 나오는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사실일거야. 거기에 대한 증거도 확실하고, 결정적으로 리카도 거기에 대해 긍정을 했다나봐. 지금은 충격으로 쓰러져 있지만.
“쓰러지셨다고?”

야요이는 리카씨가 쓰러졌단 말에 놀라면서 걱정하는 것 같았다. 야요이는 착하구나. 솔직히 난 그 사람 걱정보다 원망이 앞서는데 말이야.

“걱정해줄 필요 없어 야요이. 그 여자는 그럴 가치도 없으니깐.”

이오리도 나와 같은지 차갑게 말했다. 

“그 녀석, 우리들의 전 프로듀서는 확실히 말해 좋은 녀석이야. 그런 일은 우리에게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선에서 확실히 끝낼 녀석이라고. 그런데도 그런 일을 그 여자, 리카가 했다는 건 결국 그 여자 스스로 그 의원과 거래를 했다는 거겠지. 그것도 그 녀석 몰.래.”

이오리는 불쾌함을 숨기지 않으며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다 말했다.

“저기, 하지만 오빠를 만나기 전에 있었던 일이 아닐까? 그게, 리카씨는 이미 톱 아이돌이었는데 그런 일을 할 이유가 없잖아?”

마미가 조심스럽게 옆에서 의견을 냈다. 평소와 달리 아미와 마미는 분위기 때문인지 얌전히 있었다. 그 의견에 이오리는 입가를 비틀었다.

“헤, 그랬으면 다행이지.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그 여자가 의원과 일을 치른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

그러고 이오리는 우리를 둘러보다가 이내 그 얼굴에서 미소를 지워버렸다.

“그 여자가 그 일을 벌린 건 그 녀석과 이미 연인이 된 후야.”
“……뭐?”

그 충격적인 말에 우리는 모두 말을 잃었다. 이미 프로듀서랑 연인이 된 다음에 그런 일을 벌인 거라고?
어째서? 왜? 왜 그라는 좋은 남자가 연인으로 있고, 프로듀서로 있고, 톱 아이돌의 자리에 있었으면서 어째서?
타카네씨는 묵묵히 계시다가 차갑게 물으셨다.

“……귀하는 그 사실을 알고 계셨던 건지요?”
“그 녀석이 알았으면 그런 일을 허락했을 것 같아? 그것도 자신의 아이돌이자 연.인.의 일을?”

일부러 이오리는 연.인.이란 단어에 힘주어 딱딱 끊어 말했다. 모두들 일순 할 말을 잃었다. 맞는 말이다. 프로듀서가 알면서 그런 일을 시킬 리도 없고, 본인이 원해도 허락할리가 없다.

“……어째서?”

하루카가 작은 소리로 멍하니 말했지만, 모두에게 그 의문이 들렸다. 하루카의 그 말은 여기에 있는 모두 다 하고 싶은 말일테니 말이다.
어째서? 어째서 모든 걸 가졌다 생각한 그녀가 자신의 연인까지 배신하며 그런 짓을 저지른 걸까?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잖아? 깨끗해 보이고, 고결해보이던 그 여자도 알고보니 욕심 많은 더러운 여자였다는 거겠지. 그리고 아마 그 녀석은 그런 여자에게 이용당했던 것일테고.”

이오리는 신랄하게 리카씨에 대해 비판을 했다. 하지만 여기 있는 그 누구도 그 말에 작은 반박도, 그녀를 위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 
우리들의 소중한 프로듀서를 뺏어갔던 여자다. 그랬던 주제에 그런 프로듀서를 배신하고, 더러운 일에 이용하려고까지 했다. 이 사실은 우리들 중 그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용서 못해…….”

옆에 있던 유키호가 중얼거리던 소리는 내 귀에 확실히 들렸다. 그리고, 그 의견에 나도 속으로 동의했다.
우리들의 프로듀서를 망가트린 그 여자만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그때 묵묵히 있던 치하야가 입을 열었다.
 
“프로듀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어?”
“알고 있어.”
“근데 어째서 계속 곁에 있는 거야?”
“그거야 뻔하잖아?”
치하야의 질문에 이오리는 냉소를 띄었다.

“모든 걸 잃은 그 여자가 그 녀석을 놔줄 것 같아? 그 녀석의 바보 같이 착한 점을 약점으로 잡아 사랑한다고 속여서 계속 붙들고 있는 거겠지.”

절대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시죠 타카네-
어째서 그런 여자 때문에 귀하가…….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에게서 소중한 그 사람을 뺏어간 걸로 모잘라 그를 배신하고 더러운 일에 이용하려 했다니. 이오리씨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절대로 용서 못합니다. 
저의 소중한 낭군이자 우리들의 소중한 프로듀서를 데려가고는 그의 연인이 되어 그를 배신하고, 이용하려 하다니. 그런 더러운 일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리카 당신 때문에 그 사람은 자신의 소중한 일까지 포기하고 당신에게 지극정성을 쏟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런 그 사람을 그저 이용만하고, 배신하려고 했을 뿐입니까?
몇 번이고 말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용서 할 수 없습니다. 
그와 일을 할 때의 우리는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인기는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많은 고락을 같이하면서 힘들고 막연한 와중에도 서로를 의지해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저의 낭군이던 그 사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랬는데 그런 그를 당신은 뺏어갔습니다.
자신의 운명이라는, 그런 지어낸 것 같은 아름다운 첫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순진하게 믿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모두 거짓이었던 거군요?
그 사람이 소중한 사람이라던, 그가 자신의 운명이라던 그를 위해 지금까지 프로듀서를 고용하지 않고 홀로 힘내 톱 아이돌이 되었다던 그 모든 이야기 모두, 그 모두다 거짓이었던거군요.
저에게서 그 사람을 뺏어간 당신을 전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만 돌려받는다면 그런 당신을 용서하고, 어쩌면 좋은 친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당신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이제 저는 당신을 증오합니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 사람을 배신하고 망친 걸로 모자라 속박하고 독점하고, 거기다 속이기까지. 더 이상 나의 소중한 낭군을 당신 좋을 대로 휘두르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당신 때문에 이 이상 소중한 그 사람이 망가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되찾아 올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그 사람을 되찾아 저의 소중했던 그 사람으로 되돌려 놓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당신에게 벌을 줄 것입니다. 더는 그 사람 앞에 나타나지 못하도록, 뻔뻔하게 저의 낭군에게 사랑한다는, 소중하다는 거짓을 고하지 못하도록 최대한의 고통을 줄 것입니다.
당신은 그런 벌을 받아도 충분한 죄를 지었으니깐요.



-키사라기 치하야-

“아니야! 프로듀서는 그런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스스로 화를 주체하지 못해 내 앞에 있던 컴퓨터 모니터는 힘껏 내팽개쳐버렸다. 모니터 그 바람에 깨져버렸지만 아깝지 않았다. 아니, 신경 쓰지도 않았다.
저런 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나의 소중한 P씨를 모욕하고 비난하는 저런 물건따윈 존재해서도 안 된다. 
하루카에게 컴퓨터를 배워 인터넷을 할 수 있었을 때는 즐겁고 기뻤지만, 이제는 그저 분노와 슬픔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리카, 그 망할 여자의 일이 있고 이오리의 말을 들은 후 인터넷에 접속해 보았다.
그 여자에 대한 동정과 비난이 있었다. 동정은 그녀를 모르는 불쌍한 사람들이나 팬들이 말하고, 아무것도 모르지만 대강 짐작하는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해서 성공하려 했던 한 때의 톱 아이돌인 여자를 비난했다.
그것은 그렇게 내 신경을 거스리지 않았다. 당연히 나타날 수 있는 반응들이니깐. 하지만 그 다음, 우리들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과 루머를 터트리는 것에 화가 났다. 나를 비난하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지만 나의 소중한 동료들까지 매도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그녀의 프로듀서가 담당했던 아이돌이고, 현재 인기가 있단 이유만으로 말도 안되는 루머들이 확산되고 있었다.
류구코마치가 그런 식으로 방송기회를 얻었다느니, 천재 미키가 갑자기 인기를 얻고 많은 방송에 나타난 것도 뒷거래가 있어서라느니 하는 등 우리들 모두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제일 참을 수 없던 일은 바로 프로듀서에 대한 비난이다.
비난, 욕, 매도, 악플 등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악질적인 일들을 말하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리카씨가 그리 된 것은 그 때문이라며 죽이고 싶다는, 그런 무서운 이야기까지 하고 있었다.

“이 멍청한 사람들이!”

화가나 책상을 내리쳤다. 왜 그가 비난을 들어야 하지? 그를 배신한 건 리카씨쪽인데 왜 오히려 그가 그 모든 죄를 뒤집어쓰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비난을 악평을 받아야하는 거지?
그를 배신한 것은 그 여자였다. 
P씨는 절대, 절대로 그런 일을 시키지도 않고 허용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모든 비난을 그가 듣고 있다. 꼭 그가 의원과의 일을 주선하며 그가 시킨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 사람이 피해자라는 것도 모르면서. 오히려 망가지고, 모든 것을 잃은 건 그 사람인데.
그 여자 때문이다. 그 여자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비난에 휩쓸리고, 자신의 직업까지 모두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 여자의 프로듀서가 되었기 때문에,
그 여자의 연인이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그 여자와 오래 있을수록, 오래 엮일수록 프로듀서는 더더욱 망가지고 말 것이다.
빨리 되찾아 와야한다. 어떤 수를 써서든.
그리고, 아직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를 속이며 그를 속박하는 그 여자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한다.
다시는 P씨를 찾아오지 못하도록.
 


-하기와라 유키호-
집으로 돌아온 난 울었다.
우리들의 프로듀서가, P씨가 너무나 불쌍해 울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P씨를 위해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것도 몰랐던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분해 울었다. 아이돌이 되면서, 그 사람을 만나고부터 변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한심한 아이인 점은 변하지 않은 채였다.
그 여자로 인해 P씨는 모든 걸 잃고 말았다.
자신의 직업을,
자신의 이곳에서의 명성을,
우리와의 인연을,
그리고 자신의 아이까지.
그런데도 그 여자는 뻔뻔하게 프로듀서를 자신의 곁에 억지로 잡아두고 있었다. 대체 프로듀서가 무슨 잘못을 지었다고!
그 여자의 이기적인 행동은 납득할 수 없었다. 프로듀서는, 우리들 곁에 있을 때는 힘들어도 즐겁게 웃으시던 그 분은 그 여자의 곁에서 지금은 굉장히 지쳐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 여자로 인해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말았으니깐. 이번 사건으로 인해 P씨는 더 이상 이 업계로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성실함과 진실함을 무기로 삼던 P씨는 이 업계에 돌아오게 되면 팬과 업계관계자들에게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리카씨의 배신이 결국 그의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어버리고 만 것이다.
어쩌면 리카씨는 처음부터 그런 P씨의 평가를 노리고 그를 프로듀서로 고용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이오리는 말했다. 그런 더러운 일을 계획해도 국내 최고의 톱 아이돌이란 자신의 위치와 P씨의 성실하고 깨끗하단 평가를 이용하면 모두를 속이기 한결 편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고용한 거라고. 우리들의 프로듀서를 뺏어간 거라고 이오리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 했다.
이오리의 그 말들은 모두 옳은 것 같다. 그래, 그 말들이 모두 진실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프로듀서 없이 톱 아이돌에 오른 리카씨가 늦게서야 프로듀서를 고용할 이유가 없다.
P씨와의 첫 만남? 인연?
거짓말인게 당연하다. 사람 좋은 P씨를 속이기 위해, 그 사람을 유혹해 뺏어가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것일 거다.
P씨를 사랑한다는 가장 큰 거짓말. 그 누구보다도 그를 사랑한다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 
그래, 모두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P씨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니깐.”
후후, 그래 나다.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가장 사랑해줄 여자는 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를 구해줄 사람도 이제 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 나 밖에 없다. 나 밖에 없는데 여기서 울고만 있다니, 무슨 바보 같은 일을 하는 걸까. 더 이상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행동해야 한다. 그를 되찾아 오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해야만 한다.
어떻게 해야할까.
그를 되찾아오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생각을 하며 방에서 나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한 후 바람을 쐬기 위해 1층 정원으로 향할 때였다. 
그 때 아빠의 제자분들 중 몇몇이 모여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난 자동적으로 몸을 숨기고 말았다. 남자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아직은 나도 모르게 이렇게 숨어버리고 만다.

“이번에 그 아버지가 도망가 버린 듯 하더라고.”
“그래? 그럼 돈은 어떻게?”
“어떻긴 뭘 어떻게. 그나마 딸년이 남아 있으니 그 딸한테 갚도록 해야지.” 
“딸이 있었어?”
“반반하더라고. 거기다 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돈 좀 빨리 갚을지도 모르지.”

아버지의 제자들, 예전에는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숨기려해도 저절로 눈치 채게 되었다. 그리고 이일로 인해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도.
처음에는 이 때문에 프로듀서, P씨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집안이 세간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어떤 시선으로 보이는지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이미 프로듀서는 우리 집안에 대해 알고 계셨고 그런데도 나를 평소와 같이 대해주고 있던 것이다. 거기다 이 문제로 고민하는 나를 오히려 격려해주시기까지 했다.
하지만 집안사람들은 아직도 내가 우리 집안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지금도 이렇게 내가 앞에 나서는 것만으로 두 사람은 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시치미를 떼고 나에게 인사를 해온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어디 가세요?”
“요즘 일은 힘들지 않으세요?”
“아, 안녕하세요. 두 분다……. 일은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오…….”

떨면서도 내가 자기들과 이야기를 해오는 것에 대해 두 사람은 기뻐하고 있었다. 예전의 나라면 집안 사람들과 제대로 대화도 못하고 눈도 마주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어디 벽 같은데 숨어 겨우 대화만 짧게 하는 게 한계였다. 하지만 최근의 나는 목소리는 여전히 작지만 그래도 집안의 남자들과 어느 정도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내 변화에 집안사람들은 모두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다.

“근데, 저기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두 사람은 굉장히 놀란 듯 했다.

“질문이라고? 저희들에게요?”
“그, 방해라면 죄송해요오……. 실, 실례…….”
“아, 아닙니다 아가씨! 방해라니요!”
“그렇습니다! 저희가 대답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얼마든지 물어봐주십시오!”

두 사람은 내가 움츠려들며 물러나려 하자 급히 부정하며 나에게 물어볼 것이 뭔지 급히 물어왔다.
나는 덜덜 떨면서도 용기를 내어 물었다. 내가 P씨를 구해야하니깐.

“저기, 두 분이 하던 이야기 있잖아요…….”
“에, 저기 들으신 겁니까?”
“저기 그 이야기는 아가씨는 모르셔도…….”
“그 일은 아무 여자라도 괜찮은 건가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두 사람이 부정하려 할 때 내가 이어서 바로 묻자 두 사람은 상당히 놀란 듯 했다.

“저기, 그러니깐 몸은 큰 이상은 없고……. 아, 흉터는 좀 있을 지도 몰라요……. 거기에 아이도 가질 수 없고……. 그런 여자도 괜찮은 건가요?”

P씨를 배신하고, 연인이 있으면서 다른 남자를 안은 여자.
자신의 몸을 이용해 일을 얻어낸 더러운 여자. 
이제는 망가져 아무런 일도 못하고 그저 P씨를 속박하고 있을 뿐인 여자.
그런 여자에게 이 일은 딱 어울리는 일이었다.
두 사람은 내 구체적인 질문에 대답도 못하고 놀래 멍하니 날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런 두 사람에게 난 이어서 물었다.

“그래도 괜찮다면 써주었으면 하는 여성분이 있는데……. 괜찮을까요……?”

두 사람은 굉장히 곤란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아마 내 부탁을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것이 내가 처음으로 집안 남자, 우리 아버지의 제자분들에게 하는 부탁이니깐.
기다리세요 P씨. 곧 그 여자로부터 구해드릴테니깐.
그리고, 리카씨 당신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리카-
눈을 뜨니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난 멍한 머리로 침대에서 반쯤 머리를 일으켰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이곳은 P의 집이다. 
내가 왜 P의 집에 있지?
맞다, 난 그의 연인이지. 바보 같이. 왜 그런 중요한 일을 잠시만 잊고 있던 것일까?
그리고 또 중요한 일이…….
그 때 방문이 열리면서 P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일어난 내 모습을 보더니 굉장히 놀란 듯 하면서 나에게 급히 다가와 꼬옥 껴안아 주었다.

“에, 저기 P? ……헤헤"

갑작스런 P의 행동에 놀랐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직도 머리가 멍하다. 그 때문에 그에게 물었다.

“저기 P.”
“왜 리카?”

P는 다정하게 대답해주었다. 그 대답이 어쩐지 기뻤다.

“저기 있잖아.”
“응.”
“오늘 스케줄이 어떻게 돼?”

내 질문에 P는 움찔 떨었다. 그리고 나를 몸에서 떼어내며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저, 그게 무슨 말이야?”
“어, 오늘 오프였나?”

난 멍해진 머리로 어떻게든 기억해내려고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니깐…….
그러다가 밝아진 표정으로 말했다.

“아, 오늘 오프였구나. 그럼 우리 오랜만에 데이트하자! 걱정하지마! 변장은 착실히 할테니깐! 우리 처음 만났던 음반매장에도 가보고 싶고!”

내가 말할 수록 P의 얼굴이 어쩐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변해간다. 나는 그 표정을 보고 이내 내 고집을 포기하기로 했다. 

“에, 그렇지. 역시 안 되겠지.”

난 그를 보며 아쉽지만 그래도 웃어보였다. 왜냐하면…….

“난 톱 아이돌이니깐.”

P가 나를 아플 정도로 꼬옥 껴안았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그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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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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