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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마스] 77프로덕션.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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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9, 2013 00:29에 작성됨.

 
 쓸데없이 하늘이 파란 여름에 창밖에는 매미소리가 시끄럽고 일렁이는 아지랑이를 보면 얼마나 더운지 짐작이 간다.물론 내가 일하는 악기점과는 거리가 멀다. 으슥한 그늘에 쾌적한 풀냉방아래에서 먹는 음료수의 맛은 정말 꿀맛이라고 할수 있겠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오세요."
"네! 반드시 올게요!"

 밝게 피아노 교본을 사가는 아이는 중학생정도 되는거같은데 금발이라거나 속눈썹이라거나 진짜 화려하다는 쓸데없는 감상을 하면서 손을 흔들자 여자아이도 손을 흔들면서 위층으로 올라간다. 77프로덕션 아이돌이였구나, 하고 짧게 생각한다.
77프로덕션-이라는 중소규모의 아이돌 사무소 밑에 있는 악기점은 아이돌 사무소 밑인데도 생각 외로 손님이 없다. 아니, 따지자면 위쪽에는 특정인물이 카운터 근처에서 노는거 아니면 여성손님만 가끔 오지 거진 손님이 없는 축이다.
만약 근처 가게들의 매상같은게 이 건물 위층 아이돌 사무소의 인기와 비례한다면 아무래도 위쪽의 사무소에서 개성은 뚜렷한데 마땅히 그걸 못밀어주고 있기 때문일까. 분명 저번에 영감을 만나러 갔을때에는 괜찮은 사람들이 많던데. 이 악기점 사장이랑 같은 인데 프로듀서가 누구인지 무능하기 짝이 없다.

 악기만 해도 내가 사장이라면 여기 악기중 절반은 다른걸로 바꿨을텐데- 매장의 매니저는 힘이 없다. 그냥 주는 봉급 받고 살아야지. 몇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매상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뭐 아무리 이 악기점이랑 사장이 겹친다지만 그건 그거고, 지금은 할일을 빨리 끝내고 개인적인 시간을 버는게 먼저다. 음역이 맞지않는 피아노를 손보거나 여러 손님들이 만지느라 지문이 묻은 기타를 닦고 손님이 시험삼아 친 악기쥴을 다시 손본다. 이것저것 튜닝이 완전히 틀려있잖아 이거 누가건드린거야? 짜증을내면서 기타의 음을 맞춘다.
매대와 카운터 근처에 있는 기타줄,피크들과 여러 교본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점심시간이기도 하고 위층에서 일하는 사무소 애들도 지금쯤 댄스트레이닝이라던가 그런쪽을 다닐 시간이니까 대충 주변을 창문을 통해서 한번 둘러보고, 바깥 유리창을 닦는 핑계로 한바퀴 둘러본다. 딱히 구경하거나 엿들을 사람이 없다는걸 확인한 후에 피아노에 앉는다.

 "으흐흐"
 
 피아노 앞에 서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분명 정규직임에도 봉급이 적고 가게 관리권도 나에게 있지 않거나 해도 내가 이 가게에 있는건 이 하나때문이다.
하루에 20분도 주어지지 않는 혼자서 노래하고 연주도 하며 놀수 있는 시간이기에 계속해서 웃음이 나오고, PC에서 길게 연결되어서 피아노 옆에 세워둔 마이크의 각도를 조절하고 쉼호흡을 한다.
건반에 손을 올려놓고 몇음계 쳐본다. 오늘은 평소랑 다르게 손가락이 꽤나 생각대로 움직여줘서 기분이 좋다.

"뭘 해볼까-."

 작게 중얼이면서 파일을 뒤적인다. 평소에 짬이 날때마다 악보를 썼던걸 뽑아둔게 몇개 있을텐데-, 적당히 뒤적거리다가 손풀기에 제일 좋고 쉬운 악보를 찾아냈다,

【마을에서 우연히 두사람을 보았어.
  그아이가 당신이 말했던 그녀야? 】

 언제 작곡을 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2~3년전인가, 술먹고 이 노래를 만든적이 있었던거같은데,우스울 정도로 음계도 단순하고 엉망이지만 이 노래를 버릴수가 없다.

【잘어울리네 라는 말보다도
  본적없는 당신의 미소가 계속 분했었어.】

 어째서일까, 엉망진창인 노래임에도 연주하다보면 애착이가고 정말 잘 만든 노래같이 느껴진다.──아마 내 보컬이 엉망이기 때문이겠지. 다른 제대로된 보컬이 이걸 부른다면 분명히 괜찮은 노래가 나올텐데 이럴때는 이런 노래에 안어울리는 내 목소리가 싫어진다.

【어째서, 나는 안되는거야
  어째서, 당신이 아니라면 안되는걸까?"】

평소보다 노래도 연주도 실수하나 없이 깔끔하고 음정이나 박자 모두 악보대로 흘러가고 지금까지의 최상의 컨디션이다. 어쩌면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노래가 나올거같아서 힘이 들어가고 이제 코러스부분-


"실례합니다아!"
"실례합니다-."

"좋아하아-에에에에 어서오세에에으아아앗"
 
-인데,덜커엉 하고 문이 활짝, 빠르게 열리는걸 듣고 손님이 들어온줄 알고 급하게 일어나려다가 무릎이 피아노에 걸리고 의자째로 뒤로 넘어졌다. 뒷통수부터 제대로 찍힌거같다-아파아.

"괘괘괘 괜찮으세요?!"
"후-후- 노래 잘 들었어요."

뒤통수를 잡고 신음하자 머리 위쪽에서 가학심이 섞인 목소리와 걱정하는듯한 목소리가 들리며 무언가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약간 연보랏빛이 느껴지는 단발의 소녀, 77프로덕션 소속의 코시미즈 사치코다.
양쪽다 손님인줄 알았는데, 한쪽은 아까전에 봤던 금발의 꼬마손님이고. 그 꼬마손님보다 키가 작은 다른 한쪽은 아무래도 불청객 쪽인것 같다. 놀리는거같은 눈빛에 미묘하게 웃고있는 입을 보면 분명 나를 괴롭히려 하거나 미묘하게 비웃고 있는거 같기도 하고.
그에비해 옆에 같이 온 조그마한 금발 여자아이는 뭐라도 도와줘야겠는지 엎어진 악보랑 떨어진 마이크를 주섬주섬 모아서 카운터에 모아주고있다.착하구나.


"지금 학교 끝나기엔 좀 이른 시간일텐데? 그리고 아이돌 레슨이라던가 그런거 있지 않았어?"
"오늘은 공휴일이에요. 악기점에 틀어박혀 계시느라 날짜감각도 없나요? 제가 학교에 갔다면 죠가사키양은 왜 이곳에 왔을까요?"

 
멍청하네요-하고 사치코는 비웃듯이 말하고 카운터 옆에 내가 쉬려고 둔 의자에 앉는다. 이래저래 민폐이지만 이렇게 앉아줘 있는것만으로 매장에 오는 손님들이 꽤 늘어나니 생색낼수도 없다. 사장이 그래도 자기네 아이돌이라고 쉴때는 여기서 쉬게 해달라고도 했고, 결정적으로 저렇게 못된짓을 하고 가학심이 넘치게 행동해도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귀여운 여자아이가 카운터 옆에서 앉아있는걸 보면 지나가던 남자들이 저렇게 한번씩 쳐다본다. 뭐 어디에 볼륨감은 별로 없지만 쬐끄맣고 귀여우니까.
근데 옆의 금발 여자아이는 뭐가 불안한지 계속 나에게 말을 걸려 하는거 같지만 못걸고 있는거 같아서 내쪽에서 먼저 말을 건다.

"그런데 꼬마손님께선 여기에 무슨일로 오셨나요? 혹시 77프로덕션의 아이돌?"
"아 죠가사키 리카에요! 77 프로덕션은 아니지만 사치코의 사무소에서 언니 나오는 프로그램 보고 있었는데, 에 - 밑에서 노래가 들려서 사츠키 언니가 같이 가보자 해서 왔어요!"

 주섬주섬 모은 악보를 끌어안고 헤실헤실 웃으면서 대단한걸 본듯 설명하는 리카-라고 하는 아이.분명 약간 화려하게 속눈썹을 붙이거나 했지만 그거 외로 굉장히 귀엽다. 화장같은걸 안해도 충분히 귀여울 얼굴이지만 화장을 해서인지 더 귀엽다.
죠가사키양은 눈을 빛내면서 악보를 끌어안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악보좀 봐도 될까요?"
"응, 뭐 상관없는데. 오늘 죠가사키양이 산 책이랑은 레벨이 좀 차이나서 어려울거같은데-."
"괜찮아요, 노래부분만 보고있을게요!"
 
 기본적으로는 피아노치면서 노래하고싶은 사람들을 위한 초급용이지만, 죠가사키가 오늘 사간 교본은 피아노의 기본중의 기본이기에 아마 저걸 치는건 힘들겠지.
피아노 앞에 앉아 신나서 악보를 넘겨보고 음계를 몇번 치면서 발성연습을 한다.기본기 위주로 가르치는구나-. 하는 여유로운 생각을 하고있는동안 옆의 사치코가 실실 웃었다. 
이 두사람이 내려온 사유는 옆의 사치코다.누구라고 설명만 해줘도 될걸 간만에 컨디션 좋았는데 망쳐버렸다. 살짝 째려보자 사츠키는 고개를 돌렸다.

 "와-아, 아이스티네요. 잘먹겠습니다."
 "먹지마! 왜 마음데로 먹는거야."
 "그야 귀여운 여자아이가 목을 축이는게 필요하면 당연히 홍차 아니겠어요?"

 무슨 논리야 그건? 그리고 그거 홍차 아니고 그냥 음료수야 멍청아-라고 내뱉으면 삐질거같으니까 참는다. 뭐 저건 사장이 냉장고에 채워넣는거니까 상관없다.
그외에 오늘저녁은 뭘먹을까-라던가 공과금 세금납부가 언제인지 생각하는등 여러생각을 생각하면서 의자를 세우고 어질러진 바닥을 정리하는동안 올려놨던 내 아이스티를 벌컥벌컥 원샷하고 상쾌한 미소를 짓는다. 방금 탄건데 저렇게 다른사람의 목을 축이러 희생된 아이스티씨에게 묵념을 하고서는 달력을 확인해보니 역시나 오늘은 빨간날이였다. 그래서 평소보다 지나가는 사람도 많았구나,
나의 바보스러움에 한숨을 쉬고 바로 오늘 매상을 정리하고 간판 불도 끈다. 매장을 정리하고 닫을 준비를 하는 내 모습을 보자 사치코는 아쉬운듯 나를 쳐다본다.

"에- 오늘은 벌써 영업종료에요? 이제 겨우 12시도 안됐는데에-."
"사장이 공휴일은 쉬라고 했거든. 어차피 장사도 안되고 피아노 레슨같은건 평일 밤이나 저녁에야 오니까. 전기세만 더 나간다나."
 
 부우- 하고 사치코는 볼을 부풀린다.대충 어떤 상황인지는 짐작이 온다. 에어컨도 빵빵하고 그러니 여기에 피서를 오겠다고 왔다는건가, 심보 나쁜녀석이다.

 "그래도 공휴일인데 학업에 신경은 쓰는게 좋지않아?"
 "에스컬레이터라서 크게 신경 안쓰셔도 되네요 점원씨-."
 
【마을에서 우연히 두사람을 보았어.
  그아이가 당신이 말했던 그녀야?
 잘어울리네 라는 말보다도
 본적없는 당신의 미소가 계속 분했었어.】

 나랑 사치코가 투닥거리고 나 혼자서 매장을 정리하는 도중에 어느틈에 죠가사키양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레슨용으로 하나 만들어둔건데 방금 듣자마자 바로 나보다 뛰어난 노래를 한다..
아직 어린아이라 그런지 피아노는 잘 치지는 못하지만 노래는 굉장하다.원곡-이라고 생각한 내가 의도한 대로라면 우울한 느낌이 들어야  역시 어리다고 해도 아이돌은 다르다고 해야할까. 문제는 엉성한 반주가 다 까먹고 있는게 아쉽다. 거의 기본 코드만 누르고 있으니까, 기타의 하위호환 느낌이 난다고 해야하나, 새삼스레 재능에 대해 감탄합니다.

 생각해보니까 피아노는 내가 쳐주면 되잖아? 약간 기대감 반 호기심 반 거기에 욕심 플러스 알파로 죠가사키양에게 말을 건다. 내 목소리톤으로는 낼수 없는 다른 분위기의 노래가 나올거같은 기대감이 갑자기 솟아오른다. 이 노래의 마지막 퍼즐이 될거같아서 설레인다.


"있죠 죠가사키양?"
"네!"
"반주 제가 해드릴테니까 옆에 앉으셔서 노래한번 해주실레요?"
"네?!"
"아 역시 실례일까요?"
"진짜 그래도 되나요?! 이거 꼭 불러보고 싶은데!"

 기분나빠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오히려 죠가사키양은 기쁜듯 악보를 나에게 양손으로 줬다. 눈빛을 보니까 기합이 엄청 들어가있다. 원래는 대충 쳐주는거만 하고 넘어가려했는데 아까의 노래실력도 그렇고 이정도가 되면 갑자기 욕심이 생긴다.
 마이크를 죠가사키양에게 쥐어준다. 어설프게 들지 않고 제대로 좋은각도로 들어줬다. 분명 좋은 노래가 될거라 예상한다.

 "그럼 두파트 넘기고 아까 하던거에서 이어서 할까요?"
 "네!"

 둘이서 말을 맞춘다. 하나, 둘 셋 넷.반주 몇개를 깔자 죠가사키양의 표정이 점점더 차분해진다. 


 【어째서, 나는 안되는거야?
   어째서, 당신이 아니라면 안되는걸까?】

 아까전까지 순수하다고 해야할지, 어린아이 같은 목소리지만 내가 생각하는 애절함이 약간더 바뀌어있다. 
 근데 사치코녀석 지금 창문 활짝 열어놨잖아?! 소음공해로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반주를 그만두는게 좋을까?
 
 【좋아하는데.】

 ─저 악보에 1절이 있으니까 딱 1절까지만 하자. 이렇게 좋은 노래를 들을수 있는게 얼마만인데.
 문제는 가게 유리문 앞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는게 문젠데- 뭐 이미 저질러버린건 어쩔수 없다. 벌써 몇명이나 모여서 듣고있는거야?!

  "후후후-."
 
 사치코가 웃는다. 웃는모습을 봐서 연주고 뭐고 집어치우고 가서 한대 꿀밤이라도 먹이고싶긴 한데, 진지하게 노래하는 죠가사키양때문에 넘어가기로 했-는데, 어째선지 마이크가 PC에 꼽혀있지 않고 큰 앰프에 연결되어있죠?! 이렇게되면 아무래도 바깥에 노래가 그대로 송출된다. 거봐 점점 사람 모이잖아 이거.
 

 【닿지않는 이 생각을
   내 가슴속에 숨기는데
   괴로워서 숨쉴수도 없어.
   이이상 당신을 계속 생각해와도
   좋아해줄 사람만을 좋아하게 되었다면】

 원래는 애절한 사랑의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 곡인데, 죠가사키양이 부르니 약간 밝으면서도 애틋하다기보단 사랑스럽다 할수있는 특이한 노래가 됐다.
 
  【좋을텐데-.】

 "죠가사키양, 여기서 끝낼게요."
 
 다행스럽게도 노래는 무난하게 진행됐다.길게해봐야 좋을거 없을거같고 죠가사키양도 슬슬 가사가 헷갈리는지 계속 악보를 넘겨보고 있기 때문에 죠가사키양에게 끝난단 신호를 말로했다.
그말을 조용히 죠가사키 리카양에가 말하자 리카양도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두 세페이지 넘기고 바로 마무리 파트로 넘긴다-. 이렇게되면 최소한 불씨는 꺼뜨릴수 있겠지.
혹시나 불만이 있지 않을까 주위 관객을 멀리서 한번 봐본다. 대충 스무사람정도일까- 평소에 조그마한 악기점에 이정도로 사람이 몰리는건 아무래도 노래의 호응이 좋았기 때문이 아닐까. 노래는 괜찮았는데 이것저것 신경쓰느라 내 피아노가 엉망이였고.

"오오오오오오오!"
"저애 뭐야? 새로운 아이돌?"
"엄청 귀여운데 노래도 좋네! 이거 어디 앨범에서 나온거야?"

 스무명정도가 친다고는 생각이 안될 큰 박수소리가 들렸다. 환호성도 들리고 핸드폰으로 영상 찍는애들도 있다.
──── 예상밖이였다. MR도 없고 피아노 하나로 메운 노래인데 공휴일 버프까지 받은건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줬다, 한  죠가사키양도 놀래가지곤 얼굴을 붉히며 스무명 남짓 안되는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사람들도 박수로 회답한다.

 "우후후 리카양, 엄청 귀여웠어요?" 
 "전부 피아니스트씨가 해준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피아니스트라니 과찬이에요. 그냥 반주자라고 불러요. 오히려 죠가사키양이 정말 잘했는걸요?"

 아까 그 난리가 있던지 10분,웃으면서 고개숙여 인사하는 죠가사키양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자 죠가사키양이 헤실헤실 웃는다. 이어서 얼마 안되는 청중들에게 다시한번 인사-, 몇몇은 벌써 동영상에 사진까지 찍었구나, 저걸통해서 죠가사키양의 인지도가 올라갔으면 좋겠다.
 아, 잊어먹은게 있다.

"죠가사키양?"
"네?"
"이거 받으세요."
"네에에에?!

오늘 연주한 악보를 죠가사키양에게 넘긴다. 그걸 받는 죠가사키양이 엄청 놀란거같아서 검지를 죠가사키양의 입술에 갖다대고 아무말하지 말라는 제스쳐를 취하자 죠가사키양은 계속해서 감사의 인사를 한다.
뭔가 아끼는 곡이였어도 넘겨주고 나니까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마음에 지고있던 무거운 짐을 덜어낸듯한 느낌일까, 아니면 잃어버린 퍼즐조각을 찾아서 퍼즐을 맞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럼 앉아서 쉬고있어. 금방 정리 끝나고 폐점할거니까."
""네-!"" 

 매장의 불을 다 끄고 에어컨도 끌-까 했지만 내일부터 장마라고 하니 껐다가 곰팡이가 슬거같아서 제습으로 냅둔다.사치코가 멋대로 꺼내놓은 앰프랑 마이크를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죠가사키양을 내보내다가 죠가사키양과 눈신호를 보낸다.
아무래도 죠가사키양은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고있다. ─── 사치코녀석, 친구한테도 이런 취급인가, 불쌍하구만.

"아쉽네요. 에어컨을 통해서 피부관리 더 쉽게 할수있었는데 말이죠."
"에어컨이라면 너네 사무실에도 있잖아?"
"그쪽 에어컨이랑 여기 에어컨은 차원이 틀려요-. 이 귀여운 저에게 그 에어컨은 너무 건조하니까요. 적당히 습도 조절을 해주는 이곳이 제일 맞는다고 할까요."

 우후후-하고 사치코는 입술을 핥는 사치코. 이런 행동을 해도 나이가 굉장히 어리다고 하는데 살짝 장난을 쳐보고 싶어졌다.천천히 죠가사키양과 둘이서 나가는척 하다가 문앞에서 열쇠에 뭐가 문제가 있는 척 하면서 문고리를 잡는다. 
 사치코는 '뭐가 문제가 있는건가요-?'하면서 손으로 부채질을 한다. 기회는 지금이다!

"요컨대 악기의 나무같다는거지? 온도습도 조절 필요하고 햇빛을 받으면 결이 안좋아지고. 그러니 사치코양은 여기서 악기와 함께 지내시면 되겠네요."
"그럼 사치코, 바이바이!"
"아-?! 잠까-안?!"

 사치코가 멀리 떨어져 있는 틈을 타서 재빠르게 나가서 문을 잠근다.가게가 가게다보니 보안상 안쪽에서나 바깥쪽에서나 열쇠로만 잠글수 있기때문에 창문을 깨고 나오지 않는이상 못나온다.
 
 "에이에이, 장난치지 말고 열어주세요."
 
 건너편에서 사치코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대답하지 않는다. 몇번 문을 두드리고 '이보세요? 거기 있죠?'나, 빨리 열어주지 않으면 험한꼴을 보게된다고 하는등 점점 목소리가 초조해진다.몇번 문을 열어보려고 손잡이를 잡아 당기는거 같기도 했다가 문을 쾅쾅 두드리기도 했다가 하지만 의미없다는걸 아는지 점점 힘이 약해진다.
 죠가사키양과 둘이서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5분정도 기다리자, 점점 목소리 톤이 바뀐다. 하늘을 찌를듯한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는 가면갈수록 울먹이는 목소리로 바뀌고 문을 때리는 힘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 

 "지금이라면 열어주시면 같이 쇼핑할 기회를 드릴게요! 아니, 나중에 같이 저녁도 같이 먹거나 할테니까아, 나중에 노래도 불러드릴테니까아 전 배려심이 깊은 아주 우아한 여자니까아 빨리 여-열어-."
 "네에네에."
 
 싱긋-이라는 효과음이 들릴정도로 내가 보여줄수 있는 최상의 미소를 보여주면서 문을 연다. 죠가사키양은 그래도 친구인지 웃음을 참고있다-라고해도, 저렇게 얼굴 새빨간 상태에선 웃는것과 안웃는거랑 차이가 없잖아. 어느새 눈물로 화장이 번진채로 복잡한 표정을 하고있는 사치코가 내 복부로 달려와 안긴다.

 "바보가아아아아- 히 - 힉."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계속 우는 사치코를 보니 아무래도 장난이 너무 지나쳤나보다.
 그렇게 우는 사치코를 달래기를 10분, 위층에서 내려오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영감?"
 "할말이 있는데 말이여."

 건물주겸 77프로 사장겸 악기점 주인, 오다 이치로 영감이였다.

삽입곡



사치코를 괴롭힐뿐인 그런 글
joara등에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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