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편지-아나스타샤로부터

댓글: 2 / 조회: 932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11-25, 2016 23:19에 작성됨.

(설정상 편지이므로 아냐 특유의 러시아어나 서투른 일본어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번 수정했을 수도 있으니까/그거 까지 반영하기에는 작가가 너무 무능하다카더라)
(편지 시리즈 설정은 아이돌이 이별 전에 마지막으로 남기는 편지입니다.)

 

프로듀서, 아마도 이 편지는 많이 늦었을겁니다. 그것에 대해 프로듀서가 슬퍼지않았으면합니다. 왜냐면, 제가 그렇게 하도록 했으니까요.

 

10년은 러시아에서 살고 5년은 일본에서 살았습니다. 러시아에서도 일본에서도 수없이 질문받아 왔지요.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실없는 질문이었지만 아직도 부모님에게서 떨어지는 것이 무서운 아이에게는 정말로 무겁기그지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그런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도 제 등 뒤의 어딘가에서는 그 질문이 끊임없이 들렸습니다. 그런 질문에 답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그 무게만 느껴가면서 저는 살았습니다. 그래서 별을 동경했습니다. 밤하늘에서 별이라는 건 전부 아름답게 빛나기만 하니까요. 저 별이 어디서 왔을까. 그런 질문도 없이 그들이 아름답기만 하니까. 그래서 별을 동경했습니다. 그러나 별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지요. 부모님은 절 다독이기 바쁘고 다른 사람들은 저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매일 같은 질문을 하기 바빴으니까요. 그런데 프로듀서는 조금 달랐습니다.
프로듀서, 그것 아시나요? 프로듀서는 정말로 제게 별같은 사람입니다. 별과 사람은 우연히 만나버립니다. 그 수많은 사람과 별들 사이에서, 또 그렇게 지독히도 먼 거리를 두고서 사람 하나와 별 하나가 마주치는 건 정말 우연이지요. 프로듀서와 저도 마찬가지네요. 우연히 길거리에서 부딪쳐버린 사이니까요.
하지만 프로듀서는 제게 별 이상의 사람이 되어주셨지요. 아마, 별에서 내려온 사자...라고 하는 게 더 맞을까요. 프로듀서는 그저 멍하니 동경만 하던 저를 이끌어 올려주셨습니다.
저는 프로듀서가 좋습니다. 프로듀서는 제게 단 한 번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저 아이돌이 되어가는 저를 보며 좋아했고 흐뭇해 하기만 했지요. 언젠가 제가 용기내서 물어보았을때, 제 국적같은 게 궁금하지 않으시냐고 물어봤을때도 대답하셨지요.

 

‘있잖아. 아나스타샤. 세상은 생각보다 부조리하고 멍청해. 정말로 쓸떼없고 말도 안 되는 걸로 네 꼬투리를 잡을 거야. 그리고 그런 걸로 널 단정지으려고도 하겠지. 하지만, 아냐.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너란다. 네가 너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표현하냐가 중요해. 물론, 지금 너에게 그런 걸 강요하지는 않아. 그건 정말....어려운 일이거든. 어른들도 하지못하는 일이야. 그래도 한 가지는 가슴에 꼭 품고 살려무나. 마치 부적처럼. 그러면 네가 가진 그 질문이 더 이상 널 괴롭히진 못 할거야. 사람을 정의하는 건 국적이나, 나이나, 인종같은 것이 아니라 네 가슴 속에 자리해서 나도, 그리고 너도 잘 모르는 사이에 시나브로 언행으로 드러나는 너의 본질이라는 걸.’

 

‘...그래, 내가 너무 말을 어렵게 했구나. 예를 들면, 아냐가 러시아인이든 일본인이든 상관없이 아냐는 남을 잘 배려해주는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라는 것. 바로 그런 거란다.’

 

프로듀서, 프로듀서는 저를 아이로 보셨지요. 제가 앞으로 성장할 거라고 믿고 저를 그렇게 뒤에서 흐뭇하게 바라만 보셨지요. 하지만, 프로듀서 저는 그 날 이후로 정했습니다. 제가 누구인지. 프로듀서, 제가 저를 혼혈일본인이라고 한 이유는 그저 주위 사람들이 절 조금이라도 덜 괴롭혔으면 해서 하는 말이었어요. 하지만, 프로듀서가 저와 눈을 맞춘채로 그 말을 해주신 이후로, 저는 정말로 ‘혼혈일본인’이고 싶어졌어요. 그러면......’러시아인’보다는 프로듀서와 더 가깝다고 생각했으니까.

 

저는 미시로에 있으면 차별받지 않아서 아이돌을 했어요. 그 곳에서는 개성을 죽이지 않아도 되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언제부터인가 그 말을 품고 난 이후에는 당신이 좋아서 했던 것, 아니 했어요. 좀 더,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그 동안, 프로듀서는 저에게 많은 걸 알려주었어요. 저도 빛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제가 그런 질문에 괴로워 할 필요도 없다는 걸 알려주고, 저도.....사랑을 한다는 걸 알려주었지요.

 

하지만 꼭 좋은 것만은 알려주지않았어요. 한 가지, 한 가지 어둡고 괴롭지만 받아들어야만 하는 것..... ‘별은 언젠가 꼭 떨어지고 만다는 것’ 그것도 저는 알아버렸습니다.

 

........그런 걸 알고나서 정말로 많이 고민하고 울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 이 마음을 당신에게 전해도 될까. 상냥한 프로듀서라면 저와 함께, 제 손을 꼬옥 붙잡고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프로듀서, 저는 프로듀서가 좋습니다. 같이 있으면 의지할 수 있고 안심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프로듀서가 저 때문에 구태여 괴로운 일에 빠지는 건 싫습니다. 저는 아이돌이니까 받아들여야하는 일이지만, 프로듀서의 일은 이런 게 아니니까요. 프로듀서는 소녀들을 별로 이끌어주는 사람이니까요.

 

프로듀서, 그래도 저는 더이상 쭈뼛거리며 사무실에 들어오던 아이는 아닙니다. 더이상 괴롭지도, 외롭지도 않아요. 다만, 아쉽기에. 정말로 시베리아의 바람을 맞는 것처럼 가슴 속이 텅 빈채로 시려워서 꼭 전해보려고합니다. 그리고 프로듀서가 저를 쫓아오지 못하게, 저를 따라 떨어지지 못하게 이렇게 늦어버린 시간에, 짤막하게 남깁니다.

 

Я люблю тебя, 프로듀서

 

=====

 

으아아아아아아- 드디어어 편지 완성

 

사실 편지 시리즈 중 제 맘에 쏙 드는 건 없습니다. 죄다 엉성하고 캐붕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유 편....

 

그나저나 이거 월간연재....?

 

참고로 죄송합니다만 제가 이 시리즈로는 란코랑 아스카는 못 쓸겁니다. 설마 몰라서 묻진 않으시겠지....

 

질을 위하여 속도를 떨어트린다! 라는 말을 하지않겠습니다. 작가 무능한 탓이지 뭐 있겠습니까

 

그러고보면 제가 좋아하는 시리즈는 죄다 연재가 느리군요(오오하라 베이커리/편지 시리즈)

 

NEXT MAIL IS FROM 사기사와 후미카

 

그리고 언제 쓸지는 아무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