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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뮬레이터 -혼다 미오 편-

댓글: 5 / 조회: 2370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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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1, 2015 22:01에 작성됨.




린「갑자기 뜬금없이 왜 그러는 거야 미오? 갑자기 패드같은 걸 보여주고.」

우즈키「화면 안에 이상한 빛이 계속해서 빙빙 돌아가고 있네요?」

미오「응! 다름이 아니라, 시부린이랑 시마무, 그리고 프로듀서. 혹시 시키냥을 알아?」

우즈키「시키냥이라면... 혹시 우리 사무소에 소속되어 있는 이치노세 시키짱을 말하는 건가요?」

P「이치노세 시키양이라면 저희 회사에서도 꽤나 유명하신 분이기에, 일단은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지만요.」

린 「아, 시키라면 나도 알고 있어. 얼마 전에 나랑 우즈키와 같이 촬영했었거든. 자신을 매드 사이언티스트라고 자칭한다던가, 나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자신과 같은 동류의 냄새를 느낀다던가.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아이였지.」

미오「응응!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르겠네! 다름이 아니라 그 시키냥이 말이야, 이번에 새로운 어플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게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거 있지! 세상에나, 우리 346 프로에 소속된 아이돌들의 보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팅을 하는 것으로, 아이돌 개개인의 미래를 예측한대!

우즈키「미래를... 말인가요! 그거 정말 굉장하잖아요!」

린「아무리 들어도 수상쩍은데 그거... 또 뭔가 이상한 걸 만들었나 보네, 시키.」

미오「뭐, 확실히 수상한데다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심심풀이용으로 제격이지 않아? 시부린이랑 시마무도 궁금하지? 미래의 우리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과연 톱 아이돌이 되었을까? 하는 거 말이야!」

우즈키「톱 아이돌...인가요? 확실히 궁금하긴 해요.」

린「나도 신경쓰이긴 하지만, 애초에 그런게 가능하긴 할까? 그리고 미래를 기계가 멋대로 알려준다는 건 조금 내키지 않는데...」

미오「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심심풀이로 말이야. 아, 프로듀서는 어때?」

P 「으음... 솔직히 저는 미래를 예측한다거나, 운명이 있다거나, 그런 걸 믿는 쪽의 인간은 아닙니다. 만... 하지만 방금 혼다씨가 말씀하신대로라면, 이 어플로케이션은 어디까지나 기존에 있는 정보를 조합해서 그걸 기반으로 정밀한 예측자료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형식이라면 한번은 해 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에 대한 앞으로의 노선설정과, 그에 맞춘 프로듀스에 참고가 되지 않을까하고요.」

미오「그럼 상관없잖아! 응? 시부린도 시마무도 괜찮지?」

우즈키「그게... 솔직히 조금 궁금하긴 해요. 과연 미래의 저는 어떤 아이돌이 되어 있을까나... 하고.」

린「뭐, 시키는 이상한 아이지만 위험한 건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어플 하나가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겠지. 마침 한가하기도 했고 말이야.」

미오「오우! 그럼 전원 찬성이구만!」

린「그런데, 누가 먼저 할 거야?」

 

미오「그야 당연히 이 뉴제네레이션의 리더, 혼다 미오님이지! 그럼 한 번 가볼까. 분명히 여기에 엄지를 놓으면... 에잇! 읏! 전기같은게 살짝 올라왔어.」찌릿

우즈키「미래의 미오짱은 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미오「그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시마무? 보나마나 단독 라이브로 도쿄돔 전체를 채울 수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 아이돌이 되어 있을 거라구! 그리고, 커다란 성과 같은 집에서 수영장 옆의 파라솔 아래 주스를 마시고 있다거나~!」

린「자신감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미오는. 아, 화면에 [계산완료]라고 떴어. 굉장히 빠르네...」

우즈키「미래라는 거, 이렇게 간단하게 예측가능한 걸까요...? 아, 갑자기 화면에 누군가 떴어요.」

미오「오오! 이거 나잖아! 어디어디? 1년 뒤? 1년 뒤의 나는 이런 모습이라는 거구나!」

린「지금이랑은 그렇게 다른 것 처럼 보이지 않지만 말이야.」

미오「뭐, 그야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엄청난 변화는 없지 않을까?」

P「......」끄적끄적

미오「우와, 프로듀서. 벌써부터 진지하게 화면 보면서 수첩에 뭔가 적고 있네.」

린「이런 사소한 오락성 어플에도 진지함을 낼 수 있다니. 어떤 의미론 대단하네, 프로듀서.」

미오「그런 사람이니까. 그럼, 계속해서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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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미오의 방--

미오「......」

미오「......」부스럭

미오「......」스마트폰 확인

미오「......」

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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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키「여긴... 전에 가봤던 미오짱 방... 맞죠?」

린「그런 것 같네.」

우즈키「미오짱. 계속 방안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네요.」

린「창문을 보니 한낮인 거 같은데 저런 상태. 이건, 아무리 봐도 톱 아이돌의 하루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

미오「어, 어라... 뭔가 이상하네? 이럴 리가 없는데...? 이 때쯤이면 내 예상으로는 스케쥴이 빡빡해서 주변 사람들이 가만 놔두지 않아야 할 타이밍인데에?」

P「혹시, 지금은 몇 안돼는 스케쥴 오프라던가... 하는 게 아닐까요?」

미오「으음... 그래도 조금 이상한 걸? 나, 오프에는 집에서 뒹굴거리기 보다는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거나, 쇼핑하거나 하면서 지내는데? 게다가 이렇게 화창한 날씨라고?」

우즈키「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러니까, 이 시점의 미오짱한테요.」

미오「...... 잠깐만.....」

린「미오? 갑자기 왜 그래. 그렇게 애매한 표정을 짓고.」

미오「아니, 그게 말이야. 왠지 모르게 이 장면... 처음 본 장면이 아닌 것 같아서. 뭔가, 데자뷰라고 해야 하나... 전에 한번 있었던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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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계속

~세개의 별, 드디어 만났어. 울려 퍼지는 함성!~

미오「!!」움찔

미오「......」

미오「......」꾸욱

미오「...... 여보세요.」

P[안녕하십니까, 혼다씨. 일어나계셨군요.]

미오「...당연하잖아. 벌써 낮 12시인걸.」

P[그렇군요. 실례했습니다. 지금 집 앞에 와 있습니다만,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미오「하하... 온 거구나 프로듀서... 응. 그래. 고마워. 그리고 잘 가, 프로듀서. 끊을게...」스윽

P[잠깐만요! 혼다씨! 전화 끊지 말아 주세요!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미오「그럴 시간 없을텐데? 갑자기 사무소 뛰쳐나간 몹쓸 아이돌한테 할애할 시간 같은거, 프로듀서 없잖아. 다른 아이들 스케쥴은 어쩌고?」

P[센카와씨와, 동료 프로듀서분께 부탁드렸습니다.]

미오「...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야? 직무 땡땡이라구.」

P[이것도 엄연히 저의 직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왔습니다.]

미오「이제 됐어. 나 같은 거 신경쓰지 마.」

P[그럴 순 없습니다.]

미오「이제 됐다고 했잖아... 프로듀서에게 볼일 없어.」

P[적어도... 서로 직접 보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까요? 부탁드립니다.]

 

 

미오「...몇 번을 말해야해... 이제 오지 말라고 했잖아! 나, 아이돌 그만 둔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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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쿠헉?!」

우즈키「에에에에?! 미오짱, 아이돌 또 그만 두시는 거에요?!」

린「잠깐! 미오! 왜 또 아이돌을 그만둔다는 거야?! 이번엔 왜 그러는데?!」

미오「아니, 시부린! 나 아이돌 그만둘 거 아니거든?! 내가 한 말 아니니까! 아니, 나는 나지만 이 영상속의 내가 한 말이니까! 오히려 내가 먼저 저 화면안의 나한테 따지고 싶을 정도야!」

우즈키「그, 그런거죠?! 미오짱! 이, 이건 어디까지나 가상, 가상의 미오짱이니까요? 절대로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하면 안되...」

P「......」죽은 눈

우즈키「꺄아아앗?! 프로듀서씨의 트라우마 스위치가 켜져서 안 그래도 무서운 인상이 더 심각하게 변했어요?!」

P「... 저란 놈은... 저란 놈은... 또 다시 여러분에게서 미소를...」침울

린「잠깐 프로듀서?! 너무 덜덜 떨잖아! 괜찮다니까! 이건 그냥 어플이니까! 사소한 장난 같은 거니까! 응?! 그리고 미오! 빨리 프로듀서에게 사과해!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또 할 수 있는 거야?!」

미오「그러니까 내가 한 말이 아니래두! 시부린도 그렇게 말하고서 왜 그러는 건데?! 이, 일단 계속 보고 판단하자구! 벌써부터 판단하는 건 아직 이를지도 몰라! 뭔가 깊은 사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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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하다 못해... 문을 열고 직접 이야기 하게 해주시면 안될까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미오「싫어! 듣고 싶지 않아! 얼른 가버리라니깐!」

P[그럴 순 없습니다. 지금 혼다씨는 무슨 오해를...]

미오「이제 됐어! 그 때 나를 빼먹은 건 변함 없으니까...! 왜 나만 빼먹은 거야?! 왜 나만...! 」

P[혼다씨...]

 

 

미오「어떻게... 어떻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매운 후라이드 치킨’을 남겨두지 않고 시마무랑 시부린하고 같이 먼저 먹어버릴 수 있어?!」

P[그, 그건 혼다씨가 교통체증으로 늦게 오시는 바람에...! 치킨이라는 건 식으면 맛이 없어지고 튀김의 바삭함도 줄어들기에, 그대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 한 조치입니다!]

미오「변명따윈 필요없어! 너무해... 너무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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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미오「아얏?! 시부린! 너무 자연스럽게 내 머리에 촙 날리지 말아줘!」

린「전에 있었던 일에 반성은커녕 이번에도 정말 시덥지 않은 이유로 또 경솔하게 아이돌 그만둔다는 말을 입에 내담는 미오한테 알맞은 벌이야.」

미오「잠깐! 몇 번이고 말하지만 이거 내가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어플이 계산한 가상 미래 시뮬레이션이니까 말이야?!」

우즈키「그, 그렇겠죠! 세상에, 아무리 미오짱이라지만 고작 한 턱 쏘는 데 혼자 빼트렸다고 아이돌을 그만두겠어요? 안 그래요, 미오짱?」

미 오「..................아, 아하하하하! 다, 당연하지 시마무~. 아무리 내가 치킨을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매운 후라이드 치킨은 내가 평소에 이 몸을 이루는 살과 같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런 걸 가지고 이런... 아하, 아하하하하.」

린「미오, 지금 네 얼굴에 ‘아마 저럴지도...’라고 노골적으로 적혀 있는 거 알아?」

P「흠.... 그렇군요...」끄적끄적

린「그리고 프로듀서? 갑자기 기운 차리고는 수첩에다 ‘혼다씨의 치킨은(특히 매운 후라이드) 반드시 챙길 것!’ 이라고 쓴 다음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별 346개 표시하는 거 그만둬. 정말 쓸데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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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계속-

미오「몰라! 나 이제 정말로 아이돌 그만 뒀으니까 프로듀서도 얼른 가버려!」

P[...그렇군요... 혼다씨가 그렇다면...]

미오「...으윽...!」

 

 

P[... 그렇다면 오늘 오후 1시에 있는 뉴제네의 라디오 방송건은... 캔슬을 해야...]

미오「에? 자, 잠깐만 기다려봐 프로듀서?! 방금 뭐라고?! 오늘 오후 1시 방송?! 나 시마무한테 그 말 못 들었...!」

 

P[...역시 알고 계셨군요 혼다씨.]

미오「...핫?!」

P[사실... 시부야씨에게 들었습니다. 혼다씨가 저에게 지난 번 치킨 사건으로 상당히 화나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몰래몰래 스케쥴 확인을 했다는 것과, 일부러 오프날 전에 저에게 파업 선언을 하셨다는 것. 업무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 달라고 프로젝트 멤버들에게 부탁했다는 걸 사실을요.]

미오「크윽... 배신했구나, 시부리이이이이이이이이인!」

미오「자, 잠깐만 그럼... 아까 그 오후 1시 스케쥴도 거짓말이야?」

P[죄송하지만... 그건 사실입니다. 이건 정말로 갑작스럽게 생긴 스케쥴이라...]

미오「잠깐! 프로듀서 너무 무모하잖아! 」

P[그래서...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직접 찾아 온 겁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죄송합니다만... 슬슬 준비를 해주시지 않으면 스케쥴, 늦어 버릴 것 같습니다...]

미오「응? 지금 몇시인... 켁?! 고작 1시간 밖에 안 남았잖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잠깐, 프로듀서 나 옷갈아 입고... 아아! 나 아직 머리도 안 감았는데! 그럼 그냥 이대로... 그러면 안되잖아! 나 아이돌인데! 아, 그러니까! 그러니까아! 아 정말,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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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대체 뭐야, 이 3류 소연극은... 하아...」

우즈키「그래도 어떻게든 좋게 흘러 간 것 같네요. 저는 또 어떻게 되는 줄 알고 조마조마 했어요...」휴우

미오「아, 아하하하하. 조금 초반이 이상하긴 했지만, 끝이 좋으면 좋은 거라고! 응! 그리고 시부린! 어떻게 저런 배신을 할 수 있는 거야?! 너무해! 우리는 강한 우정으로 이어진 뉴 제네인데... 어떻게 이런!」

린「프로듀서를 걱정시키고 어떤 입이 그런 말을 하는 걸까.」

미오「죄송함다. 폐를 끼쳤, 아니, 끼칠 예정이었슴다.」꾸벅



P「혼다씨.」진지

미오「에? 왜 그래, 프로듀서. 갑자기 평소보다 몇 배는 착 가라앉은 진지한 표정으로.」

P「괜찮습니다. 이제 저는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습니다. 정면으로 당당하게, 여러분들을 맞이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미오「가, 갑자기 왜 그러는 데... 프로듀서?」

 

 

P「혼다씨... 다음에 만약 여러분 뉴 제네레이션즈에게 제가 사드릴 기회가 생기면, 혼다씨의 매운 후라이드 치킨은 점보 사이즈로 반드시 남겨두겠습니다!」

미오「프로듀서...」두근

 

린「잠깐, 프로듀서랑 미오. 거기서 뭐하는 거야? 콩트 그만두고 빨리 와. 시간도 없으니까 빨리빨리 보고 넘겨야하지 않아? 아, 이건 또 왜 빨리빨리 로딩이 안 되는 거야!」빠직

우즈키「자, 잠깐만요 린짱?! 그렇게 패드 꽉 잡으면 액정 망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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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시부야 밤 거리

미오「후우, 추워... 입김도 선명하게 보이고」

미오「10년 만에 최저기온이라더니, 정말 춥네. 얼어버리겠어...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따뜻한 곳에서 만나기로 하는 건데.」

미오「핫팩... 오늘 밤까지 버텨주려나...」

미오「하아... 역시 너무 일찍 도착해버린 걸까...」

미오「...우으으... 이런 건 원래 남자쪽이 먼저 와서 기다려 주는 패턴 아니야?! 정말이지!」

미오「......그래도 1시간 일찍 나온 건 좀 심했으려나...」

미오「... 이대로 어디 잠깐 따뜻한 곳에 몸 녹이고 있다가 다시 오면...」

미오「아니... 그 프로듀서니까. 약속시간보다 일찍 올텐데 그러면 이 추운데서 날 기다리게 되는 거잖아.」

미오「... 아직도 30분 남았네...」

미오「...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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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어, 어라...?」우뚝

린「와... 이건 굉장하네, 미오.」

P「이건......」

린「미오에게도 이런 모습이 가능했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어.」

 

 

우즈키「5년 뒤의 미오짱, 머리 길렀네요? 엄청 예뻐요!」

린「정말로 깜짝 놀랐어. 머리만 길렀을 뿐인데, 이미지가 이렇게까지 바뀌는구나. 미오가 이렇게까지 미인으로 보일 줄이야. 뭔가 미오답지 않은데.」

미오「아, 아하하하... 시부린은 무슨 소리하는 거야? 이 미오짱은 지금도 초절정 차밍 미소녀 아이돌이라구? 하하하...」빠안...

린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원래 미오를 보면 열정이 넘치는 소녀라는 느낌이잖아? 그런데 이렇게 머리를 어깨아래까지 기른 미오는 정 반대의 느낌. 활기차다기 보다는 조신해 보여. 여자아이, 보다는 여자라고 해야하나. 응, 정말로 의외지만, 요조숙녀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아.」

미오「그, 그만해 시부린/// 그렇게까지 확실하게 말하면 뭔가 좀 부끄러우니까 말이야. 아, 저기 새로운 인물이 나왔어! 보자보자!」

린「후훗. 알았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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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혼다씨?」

미오「아, 프로듀서!」화아아

P「설마 이 시간에 먼저 와 계셨을 줄은... 죄송합니다. 제가 일찍 왔어야 하는데.」

미오「으응. 아니야. 나도 금방 온 참이니까. 그리고 프로듀서는 아이들 스케쥴도 봐줘야 해서 시간이 빡빡하잖아. 어쩔 수 없지.」

미오「흐음. 그러면 지금 조금 이르긴 하지만, 먼저 가서 자리 잡고 있을까? 시어터 극장은 언제나 붐비니까 말이야. 게다가 오늘은 오랜만에 유키호 선배가 주역이어서 평소보다 더 사람이 많을 거야.」

P「그렇군요. 그런데, 혼다씨.」

미오「응? 왜 그래, 프로듀서?」

P「정말로 저로 괜찮으신 겁니까. 겨우 얻은 프리미엄 티켓인 만큼, 저 보다는 뉴제네 분들이나, 신데렐라 프로젝트 동료분들, 아니면 다른 분들도 계셨을텐데.」

미오「하아. 또 그 소리야? 그건 말했잖아. 나는 다른 아이들이 아니라 프로듀서랑 오늘 여기 가고 싶었어. 다른 사람이면 의미가 없는 걸.」

미 오「요즘. 프로듀서 너무 일만 하는 것 같아서. 가끔씩은 이런 휴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거야. 뭐, 여기 미인이 한명 같이 있는 건 보너스라고 생각하면 돼. 오늘 하루 정도는 맨날 일만 하는 프로듀서도 신데렐라의 왕자님이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방긋

P「...혼다씨가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면야. 알겠습니다.」

미오「......그리고 아까부터 가만히 있었는데... 나를 부를 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거 알아? 전부터 계속 말했는데 아직도 못 고쳤어?」

P「그, 그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미오「익숙하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야! 마음이 중요한 거라구!」

P「그건 그렇지만... 역시 이건...」

미오「그래서 일자리에서는 그대로 해도 된다고 말했잖아. 하지만 지금은 사적인 자리, 내 프라이베이트한 시간인걸? 지금 정도는 상관 없잖아.」

P「노력하겠습니다만, 지금 당장은 역시 어색해서...」

미오「안돼! 지금 바로 고치지 않으면 나 여기서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일 거야. 프로듀서가 이 추운 곳에서 여자를 어디까지 세워놓을 수 있는 매정한 남자인지 확인할 거니까 알아서 해!」뿌우

P「예... 예. 알겠습니다. 그럼...」

 

 

P「이제 가 볼까요, 미오씨.」

미오「...응! 그러면 가볼까, 프로듀서!」팔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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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에... 이거 뭐야? 이건 뭐인 거야? 저게 진짜... 나...?」머엉

린「......」쿡쿡

미오「자, 잠깐 시부린! 뭘 내 얼굴을 보면서 히죽히죽 웃는 건데!」

린「아니~. 별로~? 그냥 미오한테도 이런 면이 있구나 라는 걸 느꼈을 뿐이야~?」씨익

미오「크윽...! 설마했던 시부린에게 아무런 말도 못하게 될 날이 올 줄이야...」

우즈키「뭐랄까. 미오짱이긴 미오짱인데 확실히 이미지가 다르네요. 지금의 미오짱이 조금은 소년 같은 활달함이라면, 이 화면의 미오짱은 여유있는 언니, 같아요.」

미오「지, 진지한 평가는 필요 없으니까, 시마무우!」///

P「확실히... 향후 미오씨의 이미지 노선 변경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검토해 보겠습니다.」끄적끄적

미오「......프로듀서는 너무 진지해서 문제야.」

린「그런 사람이니까. 아, 다음 영상이 나오나봐.」

우즈키「다음은 10년 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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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쾅!-

미오파파「어림도 없네! 썩 물러가게!」

미오「잠깐, 아빠! 나랑 프로듀서 이제 막 현관으로 들어온 거잖아? 이제 막 들어온 손님한테 실례인 거 알아?!」

P「괘, 괜찮습니다. 미오씨.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미오파파「아앙?! 지금 뭐라고 했냐? 미오씨이이?! 어디 굴러먹다 온 말뼈다귀가 멋대로 내 사랑스런 딸내미 이름을 함부로...!」

-까앙!-

미오파파「커억?!」

-풀썩-

미오마마「당신, 손님한테 적당히 해요. 실례잖아요.」프라이팬

미오「엄마... 고마워...」

P「죄송합니다. 오자마자 이런 소란을 피워서...」

미오마마「아니에요. 제가 오히려 더 죄송하죠. 이이가 원래 좀 괴짜라서 가끔씩 흥분할 때는 앞뒤 안가리고 달려드는 성격이거든요. 부디, 이해해 주세요.」

P「아닙니다.」

미오마마「자, 그러면 이이는 제가 일단 거실로 데려갈게요. 이래뵈도 튼튼한 사람이니까, 금방 일어날 테니. 일어나고 나서 차분히 이야기 하면 돼요.」

P「아....감사합니다.」

미오마마「그리고, 미리 말씀드리겠지만 너무 이이에게 주눅들지 마세요.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고 오신 거잖아요? 각오를 가지고 확실하게 제 남편에게 말해주세요. 너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미오.」방긋

미오「아... 응...」///

미오마마「하아... 미오도 어느세 이런 나이가 됬구나. 감개가 무량하네. 언제까지고 활기차기만 한 아이일줄 알았는데.」

미오「그, 그런 말은 이제 됐잖아...」///

미오마마「후후. 이 엄마는 이제 말할 것 없어. 미오가 하고 싶은 일이, 이 엄마가 바라는 일이기도 하니까. 응원할게, 미오.」

미오「......응!」

 

-거실-

P「비록 부족한 몸이지만... 부탁드립니다. 따님을 저에게 주십시오.」

-쾅!-

미오파파「어림도 없네! 썩 물러가게!」0.030초 컷

P「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버님!」

미오파파「내가 왜 당신의 아버님인가! 난 내 사랑스러운 딸내미가 아닌 자네같은 아들 둔 적 없네! 썩 물러가래도!」

미오「이렇게 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아아, 정말! 너무 순식간에 잘라내는 거 아니야?! 아빠. 나랑 프로듀서가 벌써 몇년 간 사귀고 있던 거 알고 있었잖아!」

미오파파「알아! 알지! 그래서 그동안 저놈의 척수를 뽑아 마시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 밤마다 저 프로듀서를 저주하기 위해 만든 짚인형만 해도 벌써 수십개가 넘어갔다고!」후두두두둑

미오「으아아아아, 아빠 완전 최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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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우즈키「「설마했던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전개?!」」

미오「아아...아아아...아아!」///

P「설마 이런 것일 줄은...」곤란

미오「아... 아... 아...」혼란

P「저, 저기. 혼다씨. 그, 이건 어디까지나 가상...」

미오「히끅! 아, 네! 그렇네요! 네, 그렇고 말고요, 프로듀서씨!」///

P「갑자기 존댓말을 하실 필요는...」

미오「우우... 우우우우!/// 이, 이제 이건 됐어! 이렇게 되서는 이미 톱아이돌이라거나, 아이돌 노선이라거나 전혀 관계없잖아! 이런 거 이제 무의미해! 나, 이제 어플 그만 두...!」

린「잠깐 좀 조용히 해봐, 미오! 지금 중요한 장면이니까!」버럭!

우즈키「그래요! 지금 프로듀서씨랑 미오짱이 필사적으로 미오네 아버님 설득하고 있으니까요!」진지

미오「왜 두 사람 다 그렇게 진지해 지는 건데?! 에잇! 이제 이런 건 됐다니까! 그거 이리 내, 시부린!」바둥바둥

린「으윽! 좀 가만히 있어, 미오! 우즈키! 미오 오른팔을 잡아줘! 그러면 내가 미오를 제압할 테니까!」

우즈키「네! 잠시만 가만히 계셔주세요, 미오짱!」꽈악

미오「시, 시마무우우우! 이거 놔!」바둥바둥

린「오케이! 이걸로 됐다!」꾸욱

미오「자, 자자자잠깐 시부린! 내 팔 그 이상으로 반대로 구부려지지 않... 아파아아아앗!」바둥바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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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파파「미오오오오! 말했잖아?! 나중에 크면 파파랑 결혼하겠다고 해맑은 얼굴로 말했잖아!」

미오「대체 언제적 이야기를 아직도 꺼내고 있는 건데?! 이제 그만 철좀 들어, 아빠!」

미오파파「시져시져! 미오는 누구한테도 안 줘! 미오는 이 아빠랑 계속 같이 살거야아아!」바둥바둥

미오「아빠가 애야?! 프로듀서도 보는데 부끄럽게 뭐하는 거야!」

미오파파「애초에 왜 프로듀서인거야! 이 덩치크고 얼굴 험악하고 말주변은 '미소입니다' 정도 밖에 없는 이런 녀석을!」

미오「......」빠직

P「물론 제가 부족한 것은 잘 압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따님을...!」

미오파파「그 말을 믿을 것 같으냐! 남의 딸을 노리는 이 도둑 고양이 자식!」

P「도, 도둑 고양이...?」

미오「......」울컥

 

 

미오「......정말로, 정말로 그냥 나랑 프로듀서를 축복해 줄 수 없는 거야?」

미오파파「그래! 내 눈에 에너드리가 들어가는 한이 있어도 절대 안돼! 이런 놈팽이한테는 절대로!」버럭!

미오「......」빠직

미오「...그래.」

미오「내가 정말 이 말만은 하고 싶지 않았는데... 아빠한테 평범하게 축복받고, 그렇게 좋은 분위기일 때 말하려고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는데... 아빠가 그렇게 나온다면 할 수 없네!」

미오파파「미오, 대체 무슨...」

미오「...아빠. 사실은 말이야, 나 프로듀서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가... 가장 명백한 이유가... 있어.」

미오「바로 여기.」배 쓰다듬

미오파파「서... 설마...!」

 

 

 

미오「그래! 이 안에, 나와 프로듀서의 사랑의 증거가 있는 걸!」

 

-1시간 후-

 

P「괜찮은걸까요... 아까 아버님, 미오씨의 말에 게거품을 무시고 기절하시던데요...」

미오「역시 자극이 컸던 걸까... 아빠가 반대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이 정도 거짓말로 세게 나가야 허락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P「너무 세게 나가셨습니다. 미오씨가 문 앞에서 '아빠 설득하려면 거짓말 한 두개쯤은 필요할지도' 라고 미리 말씀해 주지 않으셨다면 저도 놀랐을 거에요.」

미오「흐음... 뭐, 괜찮아, 괜찮아. 아빠는 조금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니까. 가만히 놔두면 오늘 저녁쯤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회복할 거야. 혼다 일족을 무시하면 곤란하다구, 프로듀서?」

P「...네...」긁적

미오「아니면 뭐야? 프로듀서는 겨우 장인어르신의 사소한 반대에 나를 포기하는 그런 남자?」

P「...아니요. 그런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향후 절대로...」단호

미오「...후후. 그래도 이렇게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이야기 해주니 기쁘네.」///

미오「우으으음! 기절한 아빠가 깨어나려면 적어도 2시간은 걸릴 것 같고. 그러면 그때까지 아빠의 대답은 들을 수 없으니까... 좋아! 이 참에 데이트하러 가자, 프로듀서!」

P「...미오씨는 언제나 밝군요. 아까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하하

미오「후후. 그게 내 장점이니까 말이야.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잠깐 데이트하기 전에 한 군데 같이 들렀다 가도 돼? 프로듀서랑 한 번 같이 가야 할 곳이 있거든.」

P「네. 상관없습니다만. 무슨 용무라도 있으신 건가요?」

미오「으음... 거짓말을 확인하러... 일까?」

P「? 」

미오「아, 어쩌면 프로듀서의 각오를 확인하러 가는 곳이기도 할까나? 응. 그럴지도 몰라.」

P「무슨 말씀이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대체 어디를 가시려고...」

 

 

미오「후후... 병원으로. 사실 이따가 진단받으러 가기로 예약해 놨거든.」

P「네? 미오씨, 지금 어딘가 아프신가요. 서, 설마 정말 심각한 병이라도?!」

미오「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건 아니야. 아픈 건 아니라... 헤헤.」

미오「아까 말했잖아? 거짓말을 확인하러 간다고. 사실 아까 거짓말 했다고 한 거, 사실 그 말이 거짓말일지도 몰라.」

P「네?」

 

미오「그러니까, 아까 아빠한테 말한 거 말이야. '나와 프로듀서의 사랑의 증거'. 그게 말이지, 어쩌면... 후훗.」배 스윽

P「... 그러면 설마...」

 

 

미오「응. 사실 나, 벌써 2달째 안오고 있어. 나 주기는 확실하니까, 거의 맞을 거라고 생각해.」

미오「그러니까... 책임져 줘야해, 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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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키「이, 이건...」///

린「소... 속도 위반...」///

 

미오「아.... 아아아아...!」///


우즈키「미, 미오짱 굉장하네요.」///

린「적극적이랄까... 그리고... 엄청 굉장한 일에도 당황하지 않네」///

미오「그, 그럴리가 없잖아! 이, 이런 거, 이이... 이런 거... 아아! 진짜 뭐라고 해야 하는 거야 이럴때?! 대체 어떻게 해야, 잠깐 프로듀서도 뭐라고 한 마디...!」

P「......」밧줄 고리 매듭묶는 중

린「잠깐만 프로듀서! 지금 뭐하는 거야!」

우즈키「프로듀서씨!」

P「저는... 저란 놈은... 담당 아이돌에게 손을 대다니... 프로듀서 실격입니다!」꽈악

우즈키「아니에요! 프로듀서씨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P「... 그렇군요. 이건 예측된 미래...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제가 먼저 목숨을 끊어야...」진지

린「진정해! 이건 어디까지나 가상이니까? 응? 진짜가 아니라고! 저게 미래라고 확신할 순 없어! 진짜 미오는 여기 있으니까! 그러니까 빨리 거기서 내려와!」

린「잠깐, 미오. 너도 가만히 있지만 말고 프로듀서를 좀 말려!」

미오「에에?! 이럴 때 갑자기 나?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 맞다!」

 

 

미오「프로듀서! 너무 그렇게 자책하지 마! 나, 프로듀서라면 괜찮으니까!」

 

 

우즈키「에?」

린「에?」

미오「에...」

린「미오... 방금...」

미오「.....아...」

-삐로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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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미오「정말이지. 이 아이는 청소하다 말고 어디로 사라진건지.」

「마마~. 여기야, 여기!」

미오「응? 방금 분명 다락에서...(터벅터벅) 아, 여기에 이런 문이 있었던가?」끼익

「아! 마마!」

미오「아, 여기있었구나 우리딸. 정말이지, 자기방 청소하다 말고 어디 갔나 했더니 이런 곳에 있었네. 이 말썽꾸러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여기 이 사진, 분명 파파지?」

미오「사진? 어떤 사진인데? ...아. 이 액자 여기 있었구나! 전부터 파파가 계속해서 찾던 건데, 이런 곳에 뒀으니 찾을 수가 없었지.」

「헤헤. 아까 청소하다가 우연히 여기 비밀의 문을 발견했는데 이런 게 있더라구! 나 잘했지! 」

미오「그래그래, 우리 사유리 정말 잘했어요~. 파파도 분명 기뻐하실 거야.」

사유리「헤헤헤. 별말씀을! 아, 그런데 이 사진에 있는 언니야들 그러면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오는 마마 친구들이야?」

미오「그렇게 되는 거지. 뭔가 그립네, 이렇게 다 함께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까...」

사유리「으음. 그러면 이 가운데에 마마도 있는 거야?」

미오「맞춰볼래? 여기서 가장 활기차고 예쁜 언니야가 이 마마랍니다~.」

사유리「그럼, 여기 있는 언니야가 마마구나?」

미오「응. 바로 찾았구나, 역시나 우리 딸!」

사유리「그리고 이 예쁜 언니야의 딸이 나인 거네!」

미오「그런 거랍니당~.」

사유리「에헤헤. 마마, 이거 언제 찍은 거야?」

미오「분명 이 사진 마마가 아이돌 데뷔했던 그 해의 섬머 페스티벌 끝나고 찍은 거야. 벌써 20년이나 흘렀구나.」

사유리「헤에. 그러면 15살 때의 마마구나... 뭔가 신기해. 마마한테도 이런 언니 같은 때도 있었다는 게.」

미오「이 아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이 마마도 팔팔한 여고생일 때가 다 있었단다. 뭐, 지금도 여고생에게 지지 않을 만큼 팔팔하,려고 하고 있고!」

사유리「그런데, 이 때의 마마는 머리가 짧았네.」무시

미오「우리 딸, 이 마마의 보케를 깔끔하게 넘기는 기술이 많이 늘었구나. 이 엄마는 슬퍼」훌쩍

미오「어쨌든, 그렇네. 이때까지만 해도 머리 기르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니까 짧게 자르고 다녔었어.」

사유리「그랬구나... 언제부터 기른 거야?」

미오「어디보자. 이 사진을 찍었을 때로부터 한 2년쯤 뒤였을걸...? 응, 그쯤이었어.」

사유리「으음. 혹시 머리 기른 거, 파파 때문이야?」

미오「오, 우리 사유리 예리한데? 응, 단발도 나쁘진 않았지만. 파파는 ‘역시 여자아이하면 긴 생머리인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파가 아닐까, 라는 기분으로 기르기 시작했어. 파파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뭐랄까, 신데렐라 프로젝트 멤버들 대부분이 머리가 길었거든.」

사유리「응응. 역시 그렇구나.」

사유리「아, 그러고 보니 전부터 궁금했는데, 마마는 어떻게 파파를 좋아하게 돼서 고백한 거야? 난 물론 파파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파파, 굉장히 무서운 얼굴을 하는 데다가 뭔가 답답하잖아.」

미오「아하하, 파파가 들으면 한동안 시무룩해 하실 거야. 응? 그런데 마마가 먼저 파파한테 고백했었다고 사유리한테 말했었나?」

사유리「아니. 하지만 뻔한 걸. 파파는 무뚝뚝하고 그런 표현이 서투르니까, 절대로 먼저 고백할 타입이 아니고 그럼 마마만 남잖아. 게다가 평소의 마마를 보면 우리 마마 정말로 파파를 사랑하는구나, 라고 알게 됩니당~.」

미오「크읏. 이제 9살 된 딸아이한테 사랑에 대해 이렇게 간단히 간파당할 줄이야. 사유리, 벌써부터 어른스럽구나.」

사유리「어쨌든! 알려줘, 알려줘! 마마는 어쩌다 이런 답답한 파파한테 러브러브 한 거야? 이 사진 찍을 때 부터 이미 홀랑 반한 거야?」두근두근

미오「네네, 알려 드릴게요 공주님. 그러니까, 사유리도 알겠지만, 마마가 파파를 만난 건 20년 전. 지금 파파가 있는 회사에 아이돌과 담당 프로듀서로서 만났었어.」

사유리「응, 응!」

 

 

미오「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지만, 그 때의 마마는 꽤나 막무가내인 면이 있었거든. 아, 지금도 조금은 그렇지만, 그 시절에는... 그, 여러 가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쳤던 시기였지. 자기중심적이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그런 자존심만 넘쳐나는 아이. 그런 아이가 그저 멋져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돌 오디션을 봤고, 그게 보기 좋게 합격했지.」

미오「첫 시작은 꽤나 성공적이었어. 오디션에 합격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우연히 당대 최고 아이돌 언니의 무대에 같이 설 수도 있었거든. 그러고 나서 바로 신데렐라 프로젝트 안에서 먼저 엘범발매도 했었지. 오디션부터 데뷔까지 모든 게 순조로웠어. 그야말로 탄탄대로라고나 할까.

다만... 너무 순조로웠던 나머지 그때 이 마마는 착각을 해버렸단다. 지금 이렇게 모든 게 순조로운 건 전부 마마가 잘해서라고. 내가 재능이 있어서, 나는 선택받은 아이이기 때문에. 그러니 앞으로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다 잘될 거라고, 그리고 그것이 정당한 수순이라고.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어.」

사유리「그랬구나... 마마가...」

미오「응.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오만했었다고 생각해... 사실 마마가 한 건 정말 아무것도 없었는데. 첫 라이브 무대도 어디까지나 다른 아이돌의 백댄서였고, 엘범데뷔도 어차피 다들 하게 될 것이었는데 그저 우연하게 이 마마가 처음이었던 것 뿐이었으니까. 게다가 이 모든 걸 이뤄준 건 사실 내가 잘난 덕분이 아니라 프로듀서, 그러니까 사유리의 파파 덕이었는데도 말이야. 하지만 그때의 마마는 파파의 그런 노력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었어.

그러던 도중에 마마가 현실을 직시하게 된 일이 있었단다. 엘범 발매를 위한 첫 미니 라이브. 거기서 마마는 크게 충격을 받았어. 모든 게 잘되어야 하는, 스스로 천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미오님의 기념할만한 첫 라이브가 정말로 초라하게 시작해서 허무하게 막을 내렸거든.」

사유리「에?」

미오「아, 물론 초라했다는 건 그 때의 마마의 생각이었단다. 막 데뷔한 유닛의 미니 라이브라는 걸 감안하면 정말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성공했으니까. 하지만... 아무래도 그때의 마마의 눈에는 그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것 같아. 적은 관객 수, 호응해 주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광경을 전부 지켜보고 있는 친구들. 노래를 하는 내내 왠지 부끄럽고 자기 자신이 한심해 보였어. 그래서 라이브가 끝나자마자 짜증이랑 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라이브가 끝나고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고 무대 뒤로 내려왔지... 그리고, 정말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단다.」

사유리「어떤 일을 했는데?」

미오「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해 버린 거야. 누군가 탓할 사람을 찾기 시작했어. 그때 무대 뒤에 마중 나온 파파를 보고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그거란다. ‘당신 때문이야.’ ‘나는 잘못한 거 없어.’ ‘당신이 고작 이런 스테이지를 준비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너무 속상한 나머지 파파한테 심한 말을 했어. 가장 우리를 위해 노력하고, 이 모든 것을 준 은인에게 이게 뭐냐고 따지고 든거야.」

사유리「으아... 사유리가 생각해도 마마 너무했어 그건...」

미오「하하하... 확실히 너무했지, 그 때의 마마는. 어쨌든, 마마는 그 때 꽤나 진심으로 그렇게 파파를 원망하고 있었단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파파, 프로듀서가 잘못했다는 생각으로만 머리가 가득찼어. 그래서 소리지르면서 때를 썼지. 그런다고 해서 이미 끝난 라이브를 돌릴 수는 없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프로듀서한테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다 한 다음에, 아이돌 그만둔다고 말해버렸어.」

사유리「에에에에에?! 마마 그 때 아이돌 그만 둔거야?」

미오「아니, 진짜로 그만둔 건 아니고. 말하자면 오기였지. 이런 느낌일까?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그래, 전부 내가 나쁘다고 넌 말하고 있는 거네! 알았어, 그러면 내 잘못이니까 나쁜 내가 나가줄게. ' 이런 거. 사유리도 가끔씩 그러잖아? 파파한테 가끔씩 떼 쓸때 이런식으로.」

사유리「아... 응. 알 것 같아. 얼마 전에 파파랑 싸웠을 때 '됐어! 나, 파파 딸 그만둘래!' 라고 했을 때. 그 때 펑펑 울기 직전이었지, 파파...」

미오「하하하(아직도 신경쓰고 있었나 보네, 그 일...)」

미오「아무튼 그렇게 내 멋대로 나와서 집으로 돌아오고는, 집에 틀어박혀 있었어. 그리고 한동안은 화가 나고, 억울하고, 모든 게 부당하게 느껴졌단다. 밥도 제대로 안 먹고, 그저 프로듀서만 탓하는 나날이었어.」

미오「하지만 말이야... 그렇게 계속해서 혼자 생각하다 보니 점점 자신이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 알게 되었어. 사람들이 라이브때 환호해주지 않았던 건 무대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순전히 이 마마가 실력이 부족했던 것 뿐이라는 걸. 레슨도 완벽하지 못한 상태에서 엉성한 라이브를 보이면서, 게다가 얼굴에는 불만으로 가득찬 아이돌의 공연에 누가 제대로 환호해주겠어. 아무리 화려한 라이브 장소였다고 한 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건 그저 순전히 아이돌 본인의 실력인데 말이야.」

미오「그렇게 생각했더니 얼굴이 화끈해지더라. 나는 대체 무슨 짓을 해버린 걸까. 나와 함께 노력해온 친구들의 마음을, 그리고 나를 보살펴주던 프로듀서의 기대를 마마는 배신해 버렸던 거야.」

미오「그렇게 생각하니까 마마는 갑자기 무서워졌어. 자기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고,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어. 그 때 마음 같아서는 그 때 당장이라도 346프로로,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사과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있을리가 없잖아.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아무런 책임감 없이 멋대로 나와버리고는 이제 와서 철면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리 없으니까.」

미오「이대로 아무도 나를 찾아와 주지 않으면 어쩌지? 다시 그 빛나는 스테이지에 돌아가지 못하면 어쩌지? 우즈키 언니랑 린 언니, 그리고 신데렐라 프로젝트 멤버들, 그리고 프로듀서를 이제 만날 수 없으면 어쩌지?」

미오「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그럴 자격 같은 건 나에게 없어. 누구도 맞이하러 와 줄리가 없어. 이런 이기적인 나 같은 걸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없는 걸 바랄 거야. 라이브로, 그 누구도 열광시키지 못했던 나 같은 아이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래, 그러니까 그런 나를 빼 놓고 나의 친구들은 자기가 갈 길을 계속해서 나아가겠구나. 그게 맞는 거야. 그렇게 그때의 마마는 생각했어.」

사유리「마마...」

미오「그런데 말이야... 그 순간 그런 바보같은 마마를 맞이하러 와 준 사람이 단 한명 있었단다.」

사유리「그게... 파파야?」

미오「응. 그 때의 파파는, 멋대로 사무소를 나와 버린 마마한테 와서 확실하게 말해줬어. 마마의 라이브는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다고. 라이브는 성공했으며, 나는 많지는 않아도 어떤 사람에게 미소를 줄 수 있었다고. 그렇다면 그건 무의미 한 게 아니라고. 그리고... 다시 한 번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자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나에게 아이돌의 자격따위는 없다고 생각했던 그 때 사유리의 파파는 마마를 긍정해줬단다.」

미오「그게 너무나도 기뻐서... 그 상냥함이 너무나도 기뻤어. 이 사람은 이런 나라도 긍정해 주고 보살펴 주는 구나. 심한 말을 한 나를 탓하지 않고, 이렇게 나를 생각해 주는 구나. 내가 어떤 길에 잘못들어 방황하고 있을 때라도, 이 사람은 이렇게 나를 찾아와서 길을 가르쳐 주는 구나... 하고.」헤헤헤///

사유리「우와... 그래서 그 일로 반하게 된 거야, 파파한테?」

미오「응. 다만, 이 마마가 파파를 좋아한다고 스스로 자각하고 인정하게 된 건 이 사진을 찍었을 때보다 조금 뒤란다. 그 전까지는 파파쪽으로 시선이 자주 가고, 시마무... 그러니까 우즈키 언니나 린 언니가 파파랑 단 둘이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짜증이 나는 정도였는데, 그게 왜 그런 건지 이유는 전혀 몰랐지. 파파를 의식해서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을 때 조차도 말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이 마마도 참 순진했던 것 같아.」

 

 

사유리「뭔가, 동화같아. 마마랑 파파한테 그런 일이 있었구나...」

미오「...... 그렇네. 동화라고 생각한다면 동화라고도 할 수 있네. 왕자님이, 집으로 돌아가 버린 신데렐라를 찾으러 오는 그런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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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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