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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0, 2015 13:45에 작성됨.

사람은 누구나 일하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을 품고 있다
 
마치 왕처럼 다른 사람을 부려먹으며 편하게 놀고 먹는 삶. 그런 삶을 행복한 삶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
 
하지만, 사회는 우리에게 일을 하게 만든다.「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라고 일을 할 것을 강요한다. 은행 이자나 아빠~ 가 보유한 재산이 많아 평생 놀고 먹는 사람도 있는데, 참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헛소리든, 아니든 실제로 그렇다고 믿는 사람도 많고,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의 경우에는 나중에 일을 하지 않으면 굶어 죽으니까,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나 역시 사회의 패배자라고 할 수 있겠다
 
"미시로 카페, 라......"
 
346 프로덕션이라는 대형 연예 기획사 안에 존재하는 카페다. 설마 여기에 붙을지는 몰랐지. 일하지 않는 미래를 꿈꾸는 나도 알바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카페나, 패스트 푸드점, 편의점 등에서 꽤 자주 일해 보았다
 
편의점의 경우에는 임금은 적은데 하는 일은 자꾸 늘어나 짜증이 나서 나와버렸다
 
패스트 푸드점의 경우에는 그 안의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 해 나와버렸다
 
카페에서는 아예 잘렸다.「다음부터는 안 나와도 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울컥했다.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했으니까. 후생노동성(厚生労働省)에 확 신고해 버릴까 했지만, 그럴 경우 카페 사장들의 담합으로 인해 다음부터 카페에서는 아예 일하지 못 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에 결국 하지 못 했다
 
어차피 신고한다고 해도 처벌이 그리 센 것도 아닌데다가 괜히 일 시끄럽게 만들지 말라며 아버지가 말렸다...진짜 아빠 맞아?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에는 다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여기가 346인가......"
 
본관 뒤에 있는 신관에 카페가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본관만 해도 옛 메이지 시절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고풍스러운 디자인이기에 조금 압도되었다. 다만 본관 안에는 단순히 데스크 안내원 정도만 있어 곧바로 지나쳐 신관 쪽으로 걸어갔다
 
본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연결 통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아이돌인지 젊고 예쁜 여성들이 많다. 덤으로 양복을 입은 회사원들도 지나다니고...이 중에서 유일하게 사복을 입은 남자인 나에게 특이하다는 듯 시선이 집중되어 부끄러웠다
 
그리고 간신히 도착한 미시로 카페
 
"미시로 카페에 어서오세요! 저는 우사밍 파워로 메르헨 체인지! 우사밍 별에서 찾아온 우사밍 성인 아베 나나입니다!"
 
이상한 사람이 튀어나왔다
 
"......돌아갈까"
 
"자, 잠깐만 기다리세요! 왜 갑자기 돌아가려는 거에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오글거린다──라고 솔직히 말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 했는지 내 팔을 잡고 슬픈 얼굴로 올려다 보는 메이드 아가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메이드 카페입니까?"
 
"아, 아뇨! 나나가 메이드로 일하고 있을 뿐이랍니다!"
 
아베 나나라는 사람 개인이 메이드 옷을 입고 일을 하는지, 아니면 미시로 카페의 점장이 시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일단 이곳에 고용된 입장이다. 일단 어떻게 굴러가는지 정도는 알아본 뒤에 계속 다닐지, 말 것인지 판단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일단...오늘부터 이 미시로 카페에서 일하게 될 히키가야 하치만입니다"
 
"아! 새로 온다는 아르바이트생이로군요! 어서 오세요, 안에서 점장님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카페의 안쪽에는 느긋한 인상의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맞이해주시는 할아버지
 
"어서오게나, 학생. 오늘부터 여기서 일 할, 히키가야 군, 맞겠지?"
 
"아, 네......"
 
"들어가서 제복부터 입고 나오게나. 여기에는 아이돌 분들 뿐만이 아니라 사내의 회사원 분들도 자주 찾아오니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을게야"
 
"...예. 물론입니다"
 
일하는 건 싫어하지만, 한 번 맡은 일을 대충 건성으로 할 생각은 없다. 혼자서 청소하는 일이라면 익숙하니까. 초등학교에서도 반 청소를 할 때, 나만 빼고 다들 도망가 버리는 바람에 홀로 교실 전체를 청소해야 했던 일이 떠오른다...그 자식들, 전부 선생님에게 일러 바쳤지만 초등학생이라 별로 혼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엄청 불쾌한 기억이다
 
*
 
하얀 와이셔츠의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고, 단추는 위의 두 개만을 푼다. 하의는 청바지 차림. 그 위에 가슴팍부터 허벅지까지를 가리는 꽤 긴, 짙은 남색의 앞치마 같은 것을 두른 뒤 탈의실 밖으로 걸어나왔다
 
"호오~ 옷이 날개로군"
 
"엄청 잘 어울리시네요! 여성 손님들이 찾아오시면 반하시겠는걸요?!"
 
"과찬이십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전부터 외모에는 자신이 있기는 했지만...아는 누구누구 씨에게 실패한 이케맨이라고 불린 뒤로부터는 칭찬을 듣는게 은근히 부끄럽다. 자이모쿠자, 죽어
 
"다만 썩은 눈이 외관을 살짝 망치네요"
 
그 얘기, 왜 안 나오나 했습니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아베 씨가 어딘가로 달려가 도구실에서 무언가를 꺼내왔다
 
"짜잔! 안경과 헤어젤이랍니다! 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넘기고 안경을 끼시면 더 보기 좋을 거에요!"
 
"예? 아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한 번 받아보게나. 그래 보여도, 그녀는 꽤나 안목이 좋거든. 다 연륜 덕분이지만"
 
"자, 잠깐만요, 점장님! 연륜이라니요! 나나는 이제 막 17세가 된 고교생인걸요?! 히, 히키가야 군도 오해하지 마세요! 저랑 히키가야 군은 동갑내기 고교생이랍니다?! 네?!"
 
버벅거리며 반박하는 아베 씨. 스스로를 3인칭화. 서투른 변명. 17세임을 강조
 
'그렇군. 17세교인가'
 
분명 나이는 20대를 당연히 넘겼겠지. 겉보기로만 보면 상당히 동안이다. 스스로 17세임을 강조하지 않으면, 최소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그 정도로 보일 정도. 게다가 외관을 보아도 상당히 미인이기에, 왜 아이돌을 안 하고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한 번 받아보겠습니다"
 
"네~ 그럼 여기에 앉아주세요!"
 
의자에 앉고, 손바닥에 헤어젤을 바른 아베 씨가 내 머리를 뒤로 넘겨주기 시작했다. 작은 손거울에 보이는 내 모습. 헤어젤을 발라도 히키가야家의 특징인 바보털만은 넘어가지 않았다. 여러가지 의미로 참 올곧은 바보털이다
 
"으음...바보털은 이상하리만큼 뒤로 넘어가지를 않네요..."
 
"제 뻣뻣함의 상징인지라..."
 
"뭐, 개성이라고 하죠! 자, 여기 도수 없는 안경이에요! 예전에 일하셨던 분이 두고 간 패션용 안경이랍니다. 다시는 찾아오러 오지 않아서 문제랄까요. 나중에 다시 찾아올 때까지는 히키가야 군이 사용하셔도 된답니다"
 
마지막에 테두리가 짙은 남색인 안경까지 끼고 나니, 확실히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자, 여기서 굽은 새우등도 쫙 펼치면, 짠! 멋진 남성의 완성이에요!"
 
"아, 감사합니다"
 
점장님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셨다
 
"자, 그럼 준비도 다 끝났고,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 볼까?"
 
 
 
 
위의 단추 2개를 푼 하얀 와이셔츠의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고, 하의는 청바지. 그 위에 가슴팍부터 허벅지까지를 가리는 꽤 긴, 짙은 남색의 앞치마를 두르며, 머리를 뒤로 넘기고 안경을 낀 히키가야 하치만
 
엄청나게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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