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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수인 슈코와 늑대 수인 프로듀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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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3, 2016 19:14에 작성됨.

-늑대가 늑대를 만난 날-

"후훗, 역시 재미있는 분들이시네요."

"그, 그렇죠? 우리 재미있죠? 하하..."

사에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음을 보일 때, 늑대의 손을 잡고 일어난 슈코는 뻘줌하다는 듯이 말한다. 그리고 늑대는 그러한 둘을 보며 늑대는 분위기를 읽을 뿐이었다.

 

"그런데 저한테 시간이 있냐고...."

"아, 괜찮아요. 편하게 불러주세요. 저도 슈코항이라고 부를테니."

"에? 슈코항? 나? 하지만 그쪽은 아이돌이고....나는...."

"아이돌이라도 그렇게 대단한것도 아니니 편히 부르셔도 저는 상관없어요."

"그, 그래도 역시...."

"아니면, 여우 아가씨라도 불러드리는 게 좋으신가요?"

앗, 하고 슈코는 놀란 기세를 보이고 늑대도 당황을 감출 수가 없었다. 분명 꼬리를 잘 숨겼을거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우리 정체를 안다면 우리가 그때 수풀에 숨어 있던 것도 우연이 아니라 우리를 눈치채고 본 것인가하며 늑대는 사에를 추궁한다.

 

"꽃사슴 아가씨...혹시 말이지...풀숲에 우리 둘이 숨어있던 거 봤어?"

"당연히 봤죠."

"꼬리 숨기고 나오는 것도?"

"네. 물론 그쪽 분이 늑대라는 것도 알고 있답니다."

어우, 이런....그 능글맞은 미소를 보이던 늑대가 이 한마디를 남긴 채 순식간에 경직되어 버리고 말았다. 슈코도 놀란 나머지 멍때리며 그런 늑대에 배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사에는 그러한 둘을 보며 역시 재미있는 분들이라며 다시 미소지었다.

 

"그런데....우리한테 왜 말 건거야? 여우랑 늑대는...다들 싫어하잖아?"

"그야...친구가 되고 싶어서....?"

"뭐? 치...친구? 나....랑?"

"네. 저는 슈코항이랑 좀 더 친해지고 싶어요. 같은 교토 출신의 또래를 만나는 건 흔한 기회가 아니니까요."

"지...진짜? 나...여우인데도?"

"친구가 되는 것과 슈코항이 여우인 건 딱히 상관없지 않나요?"

슈코는 사에에 그러한 대응에 조금씩 기쁜지 놀랐는지 입이 벌어지더니 턱이 떨어질 정도로 넓어지고 있었다.  늑대는 그러한 슈코의 턱을 위로 올리며 사에를 살며시 째려....아니, 바라보았다. 슈코는 이제야 놀란 가슴이 멈추었는지 턱에 있는 손을 치우고 말을 이어갔다.

 

"그 말, 진심인거야...?"

"네. 전 슈코항과 친구가 되고 싶은 거 뿐이어요...혹시 불편하시기라도...?"

 

'친구가 되고 싶어? 친구....나한테 한 말이지....여우인데도....친구....'

슈코는 잠깐동안 몸이 정지된 것 처럼 멈추어버렸다. 그렇다고 멍을 때리는 것이 아닌 마치 생각에 잠긴 것만 같았다. 늑대는 그러한 슈코를 보면서도 친구가 되고 싶다는 사에를 여전히 경계하듯이 바라...아니다. 이젠 완전히 째려보고 있었고 사에는 그러한 그에게 잠시 겁을 먹고 발을 뒤로 슬그머니 한 발 짝 빼버렸다. 슈코는 그러던지 말던지 생각에 잠겨갈 뿐이다.

 


 

(넌 이제부터 여우가 아니라 개다. 널 키우는데 그러도록 합의했으니까...이제부터 얌전히 개처럼 살아라.)

(너 진짜 개 수인이야? 귀 완전 뾰족한데? 혹시 여우 아니야?)

(이리 와, 그 귀 살짝만 자르면 긴짜 개 귀 될꺼라니까? 걱정마. 잘 잘라줄게.)

(엄마, 저 누나 꼬리 이상.../안 돼. 저런 이상한 애한테 말 걸지마렴. 아는 척도 하면 안돼.)

(귀도 꼬리도 여우같은 년이랑 어울릴 생각 없거든?)

'친구가....되.....'

"어이, 여우 아가씨. 왜 그래? 뭐라도 말 좀 해봐. 상황 어색하게 만들지 말고."

 

"저기...두 분...역시 실례였나요?"

"아, 아니야. 이 아가씨가 잠깐 스위치가 나가서 그래. 그게 말이지, 이 아가씨..."

"시간이라면 있어!"

로봇에 전원이 들어오듯이 슈코는 갑자기 사에와 늑대 사이에 어색함을 깨뜨렸다. 사에도 늑대도 순간 깜짝 놀랐지만 이내 그러한 그녀에 반응에 웃음을 띄울 뿐이었다. 이후 사에에게 이끌려 슈코는 쉼터에 큰 정자에 앉게 되었다. 두 소녀들이 발랄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늑대는 두 사람이 주변에서 사라지자 마치 주인을 잃은 것 마냥 자판기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에 손길이 늑대에게 다가온다.

 

"오오, 역시 너였군."

늑대는 갑자기 자신을 아는 것만 같은 중년의 남성 목소리에 놀라 흠칫 시선을 올리더니 이내 그 자리를 황급히 뜰려고 하나 결국 붙잡혀버리고 말았다.

 

"어딜 가려는 거냐....우리 사이에 너무 매정하네."

"넌 꼰대! 왜 꼰대가 이런 데 있는 건데! 지금 당장 저승으로 꺼져!"

"하하하, 그래도 예전에 동업하던 사이 아니냐? 응? 쌀쌂맞게 굴지마라."

"닥쳐! 꺼지라고 그냥!"

늑대에 다급한 신경질에 주변에 있던, 그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은 모두 늑대와 중년의 남성에게 집중되었다. 늑대는 그걸 눈치채더니 황급하게 그 자리에서 중년에 남성을 데리고 도망가 슈코와 있던 뒤쪽에 쉼터로 이동했다. 그러나 그러한 두 사람을 한 남성이 막아섰다.

 

"여기 계셨습니까? 상무님!"

"에? 상무라니...설마 꼰대?"

"아, 자네로구만. 사에양은 잘 봤어. 역시 예쁘던데. 교토의 멋이라는 걸까나? 하하하하."

"상무님! 대체 몇 번씩이나 이러시는 겁니까! 부장님께서도 찾고 계세요."

"에이, 너무 그러지 마라. 안 그래도 칙칙한 회사생활에 생기를 얻고 싶었단 말이야...그런데 그런 검은 회사에서 찾을 리가 없잖아? 그래서...도쿄에서 사에양을 보면서..."

"상무님에 그 불량한 태도 때문에 사에양도 저도 잘리게 생겼다고요! 안 그래도 요새 물갈이 중인 것 같던데!"

"알았어....고작 회의 몇 번 빠졌다고 너무 몰아세우네. 같이 술도 마시고 즐겁게 놀았잖아?"

"그 몇 번이 10번이라는 걸 잊지 마시라고요!"

중년에 남성에게 다짜고짜 화를 내는 남성은 조금 전 사에에 옆에 있던 검은 양복의 남자였다. 이러한 사람을 프로듀서라고 하던가? 라며 늑대는 상황을 대충 자신의 두뇌로 정리하고 있었다. 검은 양복의 남성은 그렇게 화를 가라앉히고 그들에 앞에서 멀어져갔다.

 

"저기, 꼰대....당신, 상무가 된 거야?"

"뭐, 그렇지. 제법 일이 잘 풀려서 말이다. 내 말 한마디로 차가 대령되지 뭐냐?"

"어떻게 당신같은 놈이 상무가 된 거야?"

"너무 말이 심하네. 이래뵈도 일 할 때는 하는 남자라고. 동업할때도 일은 잘 했잖아?"

"막판에 일을 망치는 걸 더 잘했지만 말이야."

 

"그런데, 당신 늑대잖아? 늑대가 그런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거야?"

"뭐, 이사들 중에 그다지 나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놈들이 많지만 회장님께서 제법 날 좋게 봐주셔서 말이지. 그래서 상무 자리에 앉은거지."

"그래....다행이네, 그런데 왜 나한테 말을 건 거야? 미안한데 나 돈 없어."

"돈을 빌리려고 말을 걸었겠냐? 그게 말이다. 너랑 같이 있던 그 아가씨 말이야. 나쁘지 않던데?"

"무슨 소리야. 미안하지만 여우 아가씨는 그런 일..."

"아이돌로 성공할 것 같더군."

늑대는 갑작스러운 중년의 늑대에 말에 놀라 입을 벌린 채 그를 바라보았다. 진심이냐고. 그러자 그도 진심이라며 웃을 뿐이다.

 

"그래서 말이다. 그 아가씨. 잘 되면 데려가 봐야겠어."

"어디로?"

"그야 우리 회사에 아이돌 부서로. 분명 잘 될거야...하하하...이걸로 편한 니트 생활에 계단이 쌓인 것 같아 기쁘구만."

"여전히 사고방식이 썩었군. 아가씨를 꼰대 편하게 살 도구로 쓸 생각?"

"어이, 그렇게 말하면 내가 나쁜 놈 같잖냐? 이래뵈도 아이돌들에게 진심을 다한다고?'

"진심으로 쓰레기짓을 다하겠지. 대체 왜 여우 아가씨를 데려가려고 해? 고작 상무가 길거리 스카우팅으로 나설 이유는 없을텐데?"

 

"그게 말이다. 요새 아이돌 부서가 위기거든. 잘 팔리고는 있지만 다른 부서보다 실적도 적고 지속적인 요소가 별로 없어서 그런지 최근들어 여러 사원들이 정리해고 당하는 중이다. 나도 위태롭고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든 사원들을 보충 중이지만 현재로는 예산도 그렇고 턱없이 모자라. 이대로는 아이돌 부서가 없어질지도 모르지. 그래서 그 녀석도 안절부절인 게야."

"그런 상황일수록 상무가 힘을 써야 되는 상황 아니야? 아, 꼰대가 상무인 상황부터 답이 없네."

"아무튼 말이다. 그래서 그 아가씨를 아이돌로 데뷔시키면 어떻겠어? 그 정도 아가씨면 분명 스타가 될 거야. 내가 보장하마."

"꼰대에 보장은 믿을 수 없어. 그리고 사원도 부족하다며. 아이돌이 늘어날수록 업무도 많아질텐데 사원들을 과다업무 시킬 생각이야?"

"아니, 여기 그 아가씨를 맡아 줄 사원이 있잖아?"

"어디?'

"너."

늑대는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이제는 대략 정신이 멍해져버리고 만다. 머리속에 스위치가 꺼지듯 폭포수 소리가 들리더니 조금씩 호수에 파문이 울리며 그는 헛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그를 보며 중년의 남성 늑대는 해줄거지? 라는 말을 하자 다시 눈에 생기가 돌아오며 싫어. 라고 맞받아쳤다.

 

 

어우...한동안 고급시계를 하느라고 이거 글을 4일이나 묵히다니...이러면 1일 1글이 안되잖아...

겨우 고급시계에서 여기로 돌아오니 어느 정도 암도 치유되서 다행이군요...

 

여기 나오는 늑대 상무는 프로듀서와 친분이 있는 사이.

그리고 안즈와 마음이 통하는 인간상에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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