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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Story -3- side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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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1, 2013 15:53에 작성됨.



언제나 하던 런닝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눈을 떴다. 해가 아직 뜨지 않았지만 나는 씻고 난 뒤 사무소에 가기 위해 가볍게 짐을 챙긴 뒤 런닝을 하러 나갔다.
치하야:후아, 기분 좋다...
아침바람이 상쾌해서 기분이 좋았다. 런닝을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치하야:(프로듀서한테 한 번 가볼까...왠지 모르게 어제 표정이 안 좋았는데...)
그렇게 돼서 난 프로듀서가 사는 동네 근처에서 프로듀서가 사는 곳을 일일이 물어보며 프로듀서가 사는 집을 찾아다녔다. 한참을 찾아다닌 후 약 1시간 후 프로듀서가 사는 집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프로듀서가 사는 집 문을 가볍게 노크했다. 그랬더니 안에서 ‘누구세요.’라는 잠이 덜 깬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치하야:저에요, 치하야. 걱정돼서 한번 와봤어요. 집은 에...그게...오늘 아침에 전화로 사장님한테 물어봤고요.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하지만 프로듀서는 별 상관없듯이 나한테 말했다.
P:기다려, 열어줄 테니까. 하지만 방이 더럽다고 핀잔주면 바로 닫아버릴 거야.
억지로 꾸민 듯한 밝은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난 한기에 얼어붙은 볼을 살짝 비비고 프로듀서가 나오길 기다렸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티셔츠에다 트레이닝복 하의를 입은 프로듀서가 나왔다. 프로듀서의 표정이 살짝 변한 듯해 보였지만 그다지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다.
P:얼마만큼 밖에서 기다린 거야? 얼굴이 완전 새빨간데...
치하야: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나요? 그나저나 역시 남자 사는 방은 여러모로 대단하네요...
프로듀서의 걱정스런 말에 난 별 상관없는 듯한 투로 말했다. 그 후 난 프로듀서가 안내하는 대로 안으로 들어간 뒤 방을 둘러보았다. 방에는 갖가지 잡동사니와 정리되지 않은 옷가지들이 잔뜩 흩어져 있었다.
프로듀서는 당황한 듯이 내 감상을 듣자마자 방에 있던 잡동사니와 널브러진 옷가지들을 황급히 치우기 시작했다. 난 그런 프로듀서를 보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치하야:역시 어린애답네요. 후훗...
프로듀서는 대충 어느 방에 물건을 모아서 갖다 놓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 프로듀서가 컴퓨터 책상 옆으로 갔다. 거기엔 휴지로 가득 찬 휴지통이 있었다. 
P:그,그나저나 치하야는 밥 먹었어? 이런 이른 시간에는 역시 밥을...
프로듀서는 다 치운듯한 얼굴을 하며 나한테 말을 했지만 내가 서있는 곳을 보고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나는 휴지통을 보며 수상한 눈빛으로 프로듀서를 노려보며 말했다.
치하야:....변태.
P:....후아아아아아앗!!!!!!!!
프로듀서는 황급히 달려와 내 옆에 있는 휴지통을 아까 잡동사니를 치워두던 방으로 던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휴지통에 있던 휴지들이 흩어져서 날아다녔다. 나는 노려보던 눈을 풀고서 가볍게 웃으며 주위를 돌아본 뒤 말했다.
치하야:농담이에요...후훗...그럼 잘 찾아보면 그렇고 그런 것도 잔뜩 있겠네요. 후훗..
P:....오,오해야!
난 휴지통에서 빠져나온 휴지를 하나 들고서 얄밉게 말했다.
치하야:그러면 이건 뭐에요?
P:.....무념입니다...
즉문즉답. 프로듀서는 할 말이 없는 듯 해보였다. 난 ‘프로듀서도 남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귀엽단 생각이 들었다. 난 살짝 어깨를 들썩거린 뒤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치하야:괜찮아요, 뭐 남자라면 참을 수 없는 욕구란 게 있다고 들었으니까. 대신에 저에게 손대지 않는다고 약속하셔야 돼요?
P:네....
그 말을 들은 이후에 나는 아까 프로듀서가 던졌던 휴지들을 다시 휴지통에 넣기 시작했다. 내가 휴지를 줍기 시작하자 프로듀서도 달려와 나랑 같이 휴지를 주웠다. 얼마 뒤 정리가 끝나고 가볍게 손을 털며 말했다.
치하야:이걸로 일단 끝. 다음엔 제대로 분리수거 하셔야 돼요?
P:으아! 분하지만 역시...네... 
그렇게 살짝 화낸 뒤 다시 가라앉은 프로듀서의 표정은 내가 처음 이 집에 들어올 때보다 약간은 편해진 듯 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듀서는 가볍게 쌀밥과 달걀 프라이로 밥상을 차렸다. 난 아까 일을 떠올리며 한 번 더 얄밉게 굴어보았다.
치하야:역시 프로듀서도 남자긴 남자네요. 하지만 그런 점도 왠지 모르게 귀여운 것 같아요.
나의 그 한마디에 프로듀서는 살짝 표정이 굳어지며 말했다.
P:....놀리면 못써.
치하야:전 진심인걸요?
내가 한 말은 무시하듯이 표정이 굳은 그대로 프로듀서는 말했다.
P:그건 그렇고 오늘 히비키한테 가서 사과해야겠어.
나는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별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치하야:어째서요?
P:괜히 안 좋은 추억을 들쑤신 거 같아서 말이야.
치하야:어제 그 일 말씀 하시는 거죠?
어제 그 일...히비키와 프로듀서가 싸웠던 일. 나는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기에 그냥 대충 뭔지만 알고 있다.
P:으응...뭐 그렇지.
프로듀서는 죄책감이 드는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난 그 모습을 보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치하야:다 잘될거에요. 걱정 마세요. 설마 전에 했던 약속 잊은 건 아니시죠?
P:언제나 내가 부족한 점이 있으면 치하야가 날 끌어달란 약속 말이야? 
치하야:네.
P:언제나 신세만 지는 것 같네...이거...하핫...
프로듀서는 그제 서야 긴장이 풀렸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식사를 마치고 프로듀서는 씻을 준비를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P:저기...치하야...
치하야:네?
P:나 씻어야 하는데 말이야...
그,그렇지...프,프로듀서도 남자란 사실을 순간 잊어버릴 뻔 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아까 프로듀서가 이것저것 어질러 놓은 방으로 들어갔다. 프로듀서가 어지른 방을 살짝 둘러보니 아까 넣어놓은 잡동사니와 옷가지들이 산을 이루고 있었다.
치하야:우아아...진짜 더러워...
무심코 그런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나는 그 산더미 같은 잡동사니 중에서 낡은 앨범을 발견했다. 안타깝게도 앨범의 표면부터 안에 들어있는 사진까지 심하게 훼손되어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난 조금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그 앨범을 가까이에 있는 책상 위에 올려놨다. 그 후 여러 가지를 찾아보았지만 별달리 내 흥미를 끌만한 건 없었다. 
딸깍.
프로듀서가 나왔나 보다. 나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방문을 열고 나왔다. 그 순간. 나의 눈앞에 믿지 못할 광경이 펼쳐졌다.
치하야:....!
그렇다...프로듀서는 팬티밖에 입지 않았던 거다...난 살짝 기분이 나쁜 듯이 프로듀서를 노려보았다.
P:우아아아아아아아앗!!!!!!! 미,미안해!!!!!!!!!
내가 노려보자 프로듀서는 당황한 듯이 아까 잡동사니가 잔뜩 쌓여있는 방으로 옷을 챙겨들고 들어갔다. 나는 프로듀서가 잠깐 동안 방에 들어가 있는 틈을 노려 책장을 뒤져보았다. 
치하야:......
거기엔 역시나...말로 형언할 수 없는 책이 있었다. 난 조용히 그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꽃아 넣고 프로듀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10분 정도 지나자 프로듀서가 양복을 입고 방에서 나왔다. 난 아까 본 그 책이 갑자기 생각나서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채로였다.
P:....
난 프로듀서의 반응이 왠지 모르게 짜증나서 화를 냈다.
치하야:....왜요?! 사람 얼굴이 붉어진 게 뭐 잘못 되기라도 했어요?
P:왜 갑자기 왜 화를...?
치하야:옷 다 갈아입었죠? 그럼 빨리 사무소에나 가요!
프로듀서의 손을 강하게 잡고 사무소로 향했다. 사무소에 도착하니 히비키가 왠지 모르게 불편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프로듀서는 내 손을 놓고 히비키에게로 다가갔다. 그러자 갑자기 히비키는 큰 소리로 외쳤다.
히비키:어제는 정말 미안! 본인이 잘못했어! 오빠한테 속아서 어릴 때 안 만나준거 정말로 미안!
프로듀서에게 사과했다. 히비키가. 그러자 프로듀서는 잠깐 멍하니 있다 큰 소리로 웃은 뒤 히비키의 눈을 가리키며 히비키에게 말했다. 자세히 보니 히비키의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P:하하하하하핫! 뭐야 갑자기, 어제 일 때문에 그런 거야? 이거야 원...하하핫...그나저나 너...눈 엄청 빨개. 그리고 엄청 부어있어. 하하핫!
 
이사람 사과를 받아줄 마음이 없는 거 아닐까? 그러자 히비키는 삐진 듯이 말했다.
히비키:체엣! 본인이 진심으로 사과하는데 그깟 눈 하나같고 트집인거야? 그렇게 나오면 오늘 사과 하는 건 없던 걸로 할래!
그런 히비키의 말을 들은 직후 당황한 듯 급하게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다시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P:아, 물론 사과를 받아준다면 받아주지. 암, 그렇고말고. 그나저나 하루 만에 그렇게 말을 바꾸다니 히비키는 왠지 모르게 변덕쟁이구나. 어릴 때 나를 만나주지 않은 것도 다 변덕 때문 인거야?
히비키:아,아냐! 변덕 때문이 아니라...동네에서 소문이 안 좋았으니까...
P:그럼 내 소문만 믿고 나랑 놀지 않기로 한 거야? 이거야 원, 섭섭한걸.
도대체...이 사람들은...무엇에 대해 얘기 하고 있는 걸까...나는 그 얘기가 궁금해져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도중에 끼어들 듯이 물어봤다.
치하야:아까부터 궁금했는데,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사이였어요?
P:뭐, 아주 조금이려나.
히비키:프로듀서의 말대로야. 본인 어릴 때 본인의 오빠가 날 괴롭힐 때 다가와서 오빠를 한 방 세게 때렸거든. 물론 프로듀서도 엄청나게 얻어터졌었지만 하핫...어릴 때는 신세만 진 턱이지.
둘 다 어릴 때 알고 있었던 거구나...난 당혹감을 감추며 침착하게 말했다.
치하야:그렇군요, 그런 과거가 있었군요. 어제 싸운 이유를 대충은 알겠어요. 가나하 씨, 이제 화는 다 풀렸어?
히비키:..............................
P:............................
무슨...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2마디는...
.......................................
난 프로듀서의 손을 잡고 다급히 사무소를 빠져나가려고 하며 말했다.
치하야:자, 자 일이 먼저잖아요? 얼른 가요.
내가 사무소 바깥으로 나가자 프로듀서는 살짝 화난 듯이 말했다.
P:무슨 짓이야! 왜 그러는 거야, 갑자기?
치하야:히비키와의 싸움도 끝났고 이제는 저와 한 가지만 약속해주세요.
P:무슨 약속?
치하야:절대로! 우리 사무소의 아이돌과는 트러블을 일으키지 말고 잘 지내는 거 에요. 간단하죠?
그렇다...내가 몇 번의 이별을 통한 후 겨우 만난 소중한 프로듀서를 누군가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기에...나는 무척이나 무리한 약속을 한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알겠어...참 치하야는 걱정도 팔자야...
프로듀서는 내가 한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무심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치하야:걱정하는게 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요!
P:당연히 해야 할 일?
치하야:일단은 프로듀서잖아요? 그러니까 나중에 제가 아닌 다른 아이돌을 프로듀스하게 될...지도...모르니까요!
나는 그 말을 하며 살짝 슬프면서도 부끄러웠다. 나 자신이 이렇게나 아량이 작은 사람이라는 게...그런 억지 같은 부탁이었지만 프로듀서는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이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P:누가 다른 아이돌들을 프로듀스 한대? 난 절대로 치하야 외엔 다른 아이돌들은 안 맡을 거야. 절.대.로!
치하야:....진심이에요?
P:아아, 물론이지.
다,다행이다...나는 눈물이 나오는 걸 참으며 마음을 가라앉힌 후 차분히 말했다.
치하야:그럼 다행이네요...프로듀서도 저와 한 가지 약속을 해주세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을 하고 싶었다. 나와 한 약속만큼 프로듀서도 나에게 요구할 권리가 있으니까.
P:약속이라...어려운 걸? 으으음....아! 그래, 치하야 너를 톱 아이돌에 올려놓는 거야!
그런 프로듀서의 약속 아닌 약속을 들으며 살짝 기뻤다. 나는 들뜬 마음을 웃음으로 표현하며 말했다.
치하야:역시 프로듀서, 초보지만 마음가짐은 제대로 돼있군요.
계단을 몇 개 내려간 뒤 프로듀서에게 물어보았다.
치하야:오늘은 무슨 일을 할 거에요? 프로듀서.
P:오늘은....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서 허둥지둥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영업 스케줄을 제대로 확인 안한 탓이겠지. 얼마 후 서류가방 속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낸 뒤 말했다.
P:오늘은 작곡가 선생님과 만나는 날이야. 데뷔곡을 준비해야 하니까.
작곡가 선생님이라...데뷔를 하기 위해 몇 번이나 만났지만 결국 한 번도 제대로 데뷔를 할 수 없었기에 볼 때마다 마음이 영 불편해지는 선생님이었다. 난 일부러 모르는 척을 하며 말했다.
치하야:그렇군요...알겠어요. 자, 가요! 
난 억지웃음이지만 억지웃음이 아닌 척 하며 프로듀서의 팔을 이끌고 근처에 있는 스튜디오까지 도착했다.
P:여기구나...꽤나 작은걸...그나저나 치하야도 여긴 처음이야?
프로듀서의 처음 본 감상은 작은 스튜디오란 건가...나는 뭐 여기는 몇 번이나 와봤기에 익숙하다는 투로 말했다.
치하야:전 뭐 프로듀서가 오기 전까지 항상 여기서 레슨을 했었지 만요. 모르시는 게 있으시다면 가르쳐 드릴게요.
그렇게 말한 뒤 나와 프로듀서는 계단을 올라가며 대화를 나눴다. 처음엔 프로듀서가 무슨 레슨을 했느냐고 물어보았다.
P:그나저나 여기서 무슨 레슨을 한 거야?
치하야:보컬 레슨이요. 목소리란 건 하루라도 갈고 닦지 않으면 금세 낡아버리기 십상이니까요.
당연하다. 목소리란 건 언제든지 낼 수 있게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낡아서 쓰지 못하니까..그런 나를 보며 프로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P:치하야 답다면 치하야 답구나.
뭐가 나답다는 거지? 나는 화를 내며 말했다.
치하야:그,그거야! 전 데뷔 할 수 없었을지도 몰랐으니까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한 거뿐이에요!
P:그런 성격도 왠지 모르게 어릴 때의 날 닮은 것 같아. 어릴 때의 나는 제멋대로이고 고집만 가득 찬 아이였었지. 때문에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었어. 치하야 같이 말야...
그런 말을 하며 웃던 프로듀서의 얼굴은 말이 끝나자마자 어두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난 순간적으로 당황했다...프로듀서가 꺼낸 말 중에 내가 듣기 싫어하는 그런 문맥이 있었기에 나는 그걸 억지로 덮으며 프로듀서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척을 하며 말을 꺼냈다.
치하야:그,그런 우울한 소리 하지 마세요! 제,제가 있잖아요! 언제나 서로서로 도와주기로 했으면 언제든지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P:하기야 뭐 그렇긴 하지. 좋아! 치하야, 오늘은 전력으로 승부다!
프로듀서의 밝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난 아까 그 말 때문에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치하야:그렇게 나오셔야겠죠? 자 스튜디오 도착했어요.
스튜디오 안에는 일주일 전에도 봤던 갈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선생님이 있었다. 프로듀서는 그 선생님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나는 잠깐 동안이지만 스튜디오 소파에 앉아 쉬고 있었다. 5분 후, 선생님은 나를 불러 전에도 들은 간단한 충고를 한 뒤에 스튜디오 내부에 있는 녹음실로 갔다. 갈색머리의 껄렁해 보이는 선생님은 방음시설이 되어 있는 녹음실 안에서 이런 말을 했다.
작곡가:이번엔 몇 번째인 거냐. 너 이번에도 프로듀서와 잘 되지 않으면 다시는 곡을 써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엔 제대로 해봐. 응원해줄게. 아,아 잡설이 너무 길었군, 그럼 시작해보자고 치하야.
가볍게 음계 테스트를 한 뒤 샘플링 곡을 몇 곡 연습했다. 연습 도중에 선생님이 화를 버럭 내며 말했다.
작곡가:이봐! 음이 반음 내려갔잖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곡 같은 건 써줄 수 없어! 다시!
그렇게 재시도의 끝을 다한 후, 나는 겨우 선생님에게서 OK사인을 받아낼 수 있었다.
치하야:수,수고하셨습니다...
작곡가:좋아, 그걸로 충분해. 뭐 이건 전초전에 불과하니 안심하지 말라고? 난 그렇게 곡을 가볍게 써주는 사람이 아니니깐 말야. 뭐 아직 조금 녹음이 남아있으니깐 완전히 끝난 게 아니란 것만 알아둬. 앞으로 며칠이 걸릴지 모르니깐. 그건 그렇고 프로듀서 좀 불러와. 같이 모니터 해봐야 하지 않겠어?
그 말을 듣고 난 뒤 나는 녹음실에서 나와 땀으로 가득 찬 티셔츠를 손으로 펄럭거리며 프로듀서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프로듀서는 손수건으로 내 땀을 닦아주며 말했다.
P:오랜 시간 동안 수고 많았어. 자 땀 닦아줄게. 
난 부끄러워서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치하야:저기, 프로듀서. 앞으로 조금 더 녹음을 해야 될 것 같은데...
P:응? 그게 끝 아니었어?
치하야:그게...이번엔 프로듀서도 같이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P:뭐, 그 정도야 못할 것도 없지만, 왜 그렇게 목소리가 낮아져있는 거야?
프로듀서는 내 목소리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걱정 해주었다. 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치하야: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목이 좀 아파서...
P:바보 같긴, 그렇다면 나에게 말했으면 됐잖아. 밑에 내려가서 이온음료 사올게.
난 순간적으로 문 앞을 막으며 프로듀서에게 말했다.
치하야:가지 않아도 돼요.
P:왜 날 막는 거야? 아까 같이 봐야 된다는 그것 때문에?
프로듀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치하야:네...한시라도 빨리 해야지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P:바보 같긴, 그렇다면 나에게 말했으면 됐잖아. 밑에 내려가서 이온음료 사올게.
치하야:하지만...
P:상관없어! 프로듀서인데, 아이돌 목 관리 정도도 못하면 그건 프로듀서 실격이지! 갖다 올게!
그렇게 말하고서 문 앞에서 막고 있던 나를 살짝 민 뒤 그 틈을 노려 문 밖으로 빠져나갔다.
치하야:......
작곡가:왜 그래, 치하야?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가 없어졌네. 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치하야:이온음료를 사온다고...
작곡가:꽤나 하는데? 좋아, 그럼 난 좀 쉬어야겠어. 곡은 준비가 됐으니 가져가도 좋아. 아, 그리고 내가 곡을 준걸 치하야는 몰랐던 것처럼 연기해줘. 부탁할게.
치하야:지,진짜요? 그,그건 그렇고 모른 척 해달라는 건...
작곡가:그야, 네가 아는 척을 하면 프로듀서의 노력은 헛수고가 돼버리는 거 아니겠어? 프로듀서는 너를 위해 급수시설도 없는 이곳에서 힘들어 하는 너를 보며 이온음료를 사러 간 거잖아? 그건 그렇고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그게 내 모토니까. 확실히 저 프로듀서에게는 다른 프로듀서가 가지지 못한 특별한 무언가를 지니고 있어.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좋은 성격 말이지. 자 녹음실로 돌아가 있어. 모르는 척을 하는게 더 유용한 방법이니까.
치하야:그,그렇군요...알겠습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그게 칭찬의 의미로 한 말임에는 분명했다.
치하야:말을 듣고 보니 여기는 급수시설이 없었었지...
항상 오면서도 신경 쓰지 않은 사실이었는데 이제 와서 알게 되었다. 여기에는 급수시설이 없었다는 걸. 
치하야:특별한 성격...
그렇게 골똘히 생각을 하던 와중에 프로듀서가 숨을 가쁘게 쉬며 들어왔다. 마침 작곡가 선생님이 프로듀서를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작곡가:훌륭해요, 아이돌의 몸 상태를 걱정해주는 그 태도. 정말로 맘에 들어요. 좋아요, 오늘은 이걸로 끝내겠습니다. 돌아가도 좋습니다.
P:....네? 작곡가 선생님이 같이 보라는 소리도 무시하고 제멋대로 음료수를 사러갔는데 도요?
작곡가:만약에 급수 시설도 없는 이곳에서 치하야 양이 계속 노래를 불렀다면 어떻게 됐을지는 잘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
P:목이 쉬어버...아! 그,그렇군요...아하핫...
작곡가:당신의 그 아이돌을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가 전해져왔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셔도 괜찮습니다. 좋은 곡에는 혼자만의 시간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을 하며 녹음실에서 나오며 프로듀서에게 물어봤다.
치하야:...어떻게 된 거에요?
그렇게 말하자 프로듀서는 봉지 안에서 음료수를 꺼내며 사정을 말했다. 이미 다 알고 있는지라 별 관심은 없었지만 말이다. 음료수는 조금 있다 마시기로 했기에 다시 프로듀서에게 쥐어주었다.
치하야:그렇게 된 거군요...그럼, 작곡가 선생님 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습니다. 작곡할 일이 생기면 다음에 또 올게요.
그렇게 말하자 작곡가 선생님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작곡가:굳이 작곡 때문에 다시 올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제가 곡을 다 써둘 테니 히트 시키는 건 프로듀서와 치하야 양의 몫이겠죠. 앞으로는 보컬 레슨을 위해서만 찾아오세요. 알겠죠?
그 말을 끝으로 나와 프로듀서는 스튜디오를 나섰다. 프로듀서는 아까 내가 받지 않은 음료수를 다시 건네주었다.
치하야:고마워요, 프로듀서. 프로듀서는 안 마실거에요?
P:난 괜찮,컥!
프로듀서가 갑자기 목을 부여잡고 기침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난 재빨리 내가 가지고 있는 미네랄워터를 프로듀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치하야:프,프로듀서! 자, 이 미네랄워터 빨리 마시세요!
프로듀서는 내가 건네준 미네랄워터를 마신 뒤 살았다는 듯이 말했다.
P:후우, 살았다...고마워.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작게 중얼거렸다.
치하야:정말이지 그렇게 해서는 몸 다 상할 텐데...어린애 같아...
P:방금 뭐라고 한 거야?
프로듀서는 내가 한 말을 알아듣지 못했는지 다시 되물어보았다. 나는 모르는 척을 하며 살짝 웃은 뒤 말했다.
치하야:아무것도 아니에요. 자, 돌아가요 프로듀서!
그 후 프로듀서의 팔을 끌고 사무소로 돌아갔다. 사무소에는 유키호와 마코토가 나란히 앉아 소파에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프로듀서는 그 둘한테 다가갔고 나는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로 향했다. 프로듀서가 말을 걸자 두 사람은 놀란 듯이 흠칫 몸을 움츠렸고 프로듀서는 당황한 듯이 손사래를 치며 변명을 하는 듯이 보였다. 물을 마시다가 살짝 프로듀서가 있는 곳을 향해 보니 프로듀서가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살짝 질투가 나서 마시던 물을 냉장고에 집어넣고 프로듀서가 앉아 있는 소파 옆으로 바짝 붙어 앉았다.
P:요새 아이돌들은 그런 험난한 방송도 뛰는구나...하하핫.
프로듀서는 놀란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할말을 했다.
치하야:랭크, 랭크 때문 인거죠.
P:랭크? 그게 뭐야?
역시 모르는건가...그러는 사이에 마코토가 프로듀서에게 말했다.
마코토:랭크란건 간단히 말하자면...그게 아 그래! 등급이에요.
역시 마코토답다. 항상 뭔가 모르게 2퍼센트 모자란 설명. 그게 마코토의 특징이다. 
P:랭크가 등급이란 건 나도 알긴 안다만...그 랭크의 의미가 뭐냐는 거지.
프로듀서는 못 알아들었는지 다시 되물었다. 나는 거기에 맞받아치듯이 대답했다.
치하야:한마디로 말해서 맡을 수 있는 일의 질이 결정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간단해요. 또한 팬들의 수에 따라 랭크가 결정 된다고 보면 되요.
  
P:즉, 낮으면 낮을수록...
치하야:험난한 일을 맡게 되는 거죠. 뭐 물론 오디션에 단기간에 여러 번 합격하여 팬들을 모으는 방법도 있긴 하다만...사실상 그건 힘든 편이죠. 아이돌의 몸 문제로나 프로듀서의 정신적 문제로나 오디션에 단기간에 합격하는 방법은 아이돌 계에서도 잘 쓰지 않는 방법 중 하나에요.
P:그럼 천천히 레슨 등을 통해서...?
치하야:그렇죠, 레슨을 통해 이미지 랭크를 올리면 자연스레 인지도도 높아지는 거죠. 크흠, 한마디로 말해서 레슨과 영업을 적절히 한 뒤 오디션에 참가해야 하는 거 에요.
내 말이 끝나자 마코토는 기운찬 목소리로 얼마 전에 받았던 오디션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마코토:오디션의 종류에 따라 얻을 수 있는 팬의 수도 각각 달라요! 얼마 전에 팬들을 10만이나 모을 수 있다길래 갔었는데...완전 실패였어요.
나는 마코토의 말에 동조하듯이 다시 한 번 프로듀서에게 말했다.
치하야:마코토의 말대로 각각의 오디션에는 얻을 수 있는 팬의 수가 정해져 있어요. 많은 팬을 얻고자 한다면 보다 더 힘들게 레슨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 없다는 소리에요.
P: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랭크란 건 중요하니까 꼭 올리란 거네?
치하야:간단하게 정리됐네요, 후훗. 그럼 마코토,하기와라 씨 먼저 가볼게. 자, 프로듀서도!
난 프로듀서의 팔을 끼고 반강제적으로 끌고 나갔다. 프로듀서는 그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P:오,오늘 좋은 만남이었어! 다음에 또 보자!
사무소 밖. 나는 프로듀서의 팔을 놓고서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치하야:후우...오늘도 이렇게 끝이 났네요...왠지 모르게 섭섭하다...하핫...
P:섭섭하다니...?
난 살짝 아쉬운 눈으로 프로듀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치하야:언제나 그렇잖아요...만남의 순간이 있기에 이별의 순간이 있다고...저,저기 프로듀서. 오늘 저희 집에서 밥 같이 먹지 않을래요?
과연 내 제안을 받아줄까...라는 불안이 있었지만 프로듀서는...
P:밥?! 당연히 가지!
가볍게 받아주었다. 나는 내 집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치하야:고마워요, 그럼 저희 집에 같이 가요.
그렇게 말하고선 한동안 말없이 나와 프로듀서는 내가 살고 있는 집까지 같이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집에 도착했다. 프로듀서는 다시 한 번 감탄을 표하며 내 집에 대해 말했다.
P:꽤나 넓구나...여기.
치하야:그렇죠? 혼자서 살기엔 안성맞춤인 곳이에요.
난 프로듀서의 살짝 멍한 표정에 왠지 모를 귀여움을 느꼈다. 프로듀서는 내 집에 있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식료품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없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P:그나저나 먹을 거로 보이는 건 하나도 없는데...말이지...
난 냉장고로 향해 문을 열며 음식들을 보여주며 말했다.
치하야:걱정 마세요. 어제 하루카가 저한테 요리재료를 사다 줬거든요. 어제 그 이야기를 듣고 하루카가
‘치하야! 절대로 지면 안 돼! 이 요리 재료를 사용해 프로듀서 씨의 마음을 돌려보는 거야!’라고요...하핫...
쓸데없는 말을...! 프로듀서는 내 입에서 나온 하루카란 단어에 민감해졌는지 나한테 필사적으로 물어보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프로듀서에게 한참동안 하루카에 대한 얘기를 해주었다. 단점 같은 것도...물론 말했다.
P:저,저기 치하야...이제 슬슬 밥을...
그러고 보니 이것저것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꽤나 지나있었다. 난 당황하며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말했다.
치하야:아,아 죄, 죄송해요! 제가 무심결에 시간을...
주방에 들어가서 칼을 들고 양파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칼에 손을 베여버렸다.
치하야:아얏!
내 소리를 듣고 프로듀서가 급하게 달려와서 내 손가락을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싸매주었다. 프로듀서는 살짝 웃는 투로 나에게 말했다.
P:하여튼, 치하야. 너 사실은 요리 못하지?
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상 매일 마다 편의점 음식으로 배를 채웠으니까..
P:못한다면 못한다고 말하지...괜히 걱정만 했잖아...손가락은 괜찮아?
프로듀서는 내 손가락을 만지면서 말했다. 난 부끄러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P:귀여워, 치하야는.
그렇게 말하고서 내 머리를 쓰다듬고선 칼을 들고 아까 다듬다 만 당근이나 다른 채소들을 다듬기 시작했다.
P:치하야는 언제부터 혼자 산거야? 
확실히 따져서 언제부터 혼자 살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저 내가 레슨과 더불어 몇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조금씩 모아서 집을 산거였기에 나는 자세한 기억이 없다. 그래서인지 나는 거짓말을 또 하고 말았다.
치하야:아,아마 올해 초부터였을 거에요. 집을 뛰쳐나온 뒤 사장님이 영 뭣하다면 집이라도 하나 구해줄까?하고 물어 보시길래 염치없이...
P:나도 어릴 때는 판잣집에서 살았으니까...올라온 것도 몇 년 전이었고. 그 때의 나는 공사판에서 막노동만 하는 그냥 잡일꾼A였지. 하하핫...그나저나 타카기 사장님 통 크시네...다시 봐야겠다, 하핫.
내가 한 말이 거짓말인 걸 모르는지 프로듀서는 조금 진지해진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 웃음도 곁들였긴 했지만 진심으로 나오는 웃음이 아니라 거짓 웃음인 게 티가 날 정도였다. 나는 프로듀서의 말을 듣고 살짝 놀라면서 물어봤다.
치하야:정말 프로듀서 판잣집에서 사셨어요?
P:아, 이거야 원...나도 모르게 들떠서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을...나중에 말해주려 했는데. 뭐 이제 와서 감출게 뭐가 있겠냐만은... 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오키나와에서 판잣집에 살던 빈민가 출신이야.
오키나와...그래서...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눈에 고였다. 그리고 타카츠키 씨도 생각이 문득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치하야:타카츠키 씨랑 비슷한 상황이었네요...으흑...
P:내가 가난 했단게 그렇게나 슬픈 일이야? 치하야. 뭐... 솔직히 나도 부모님이랑 싸운 뒤 이곳에 왔지만 말야. 가난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었고...부모님 얼굴 보기가 싫어서 올라온 거지...
그렇게 말하며 내 눈물을 프로듀서는 손가락으로 정성스레 닦아내주었다.
치하야:그럼 히비키와는...
P:응, 한 번 만났었어.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학교에 잘 안다녔거든...왕따였어. 하하핫...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지만 말이야.
그랬구나...역시 히비키와는... 그것도 그랬지만 왕따란 단어가 머리속에 들어온 순간 갑자기 난 감정에 복받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어째서일까...슬픈 감정이 가슴 속에 가득 찬 기분이었다.  왕따...그게 나의 과거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P:가,갑자기 왜 주저앉는 거야? 우,울지마 치하야! 나 아무것도 안했다고...설마...
그렇게 말한 뒤 고개를 한 번 저은 뒤 손질하던 재료를 놔두고 나를 소파까지 업고서 소파에 앉힌 뒤 말했다.
P:미안...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사과였다. 난 감정을 추스르고 프로듀서에게 말했다.
치하야:프로듀서가 사과할 것까진 없어요...그저...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을 뿐이니까요...
P:뭐, 그거는 확실히 당해본 사람은 잘 아는 고통이니까...그래도 그,그래 이, 이런 분위기 이제 바꿔보자고...!
프로듀서도 눈치를 챈 걸까...나의 트라우마를...프로듀서는 말을 끝내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 재료를 손질하며 나에게 힘차게 말했다.
P:오늘은 이 요리재료 갖고 스튜를 만들어줄게! 프로듀서 특제 스튜! 마,맛있겠지 않겠어? 그리고 치하야, 상처 받을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상담해도 돼. 네가 가지고 있는 상처는 내가 전부 다 책임져줄 테니까. 맡겨만 줘! 
적지 않게 당황했구나...프로듀서...난 그런 프로듀서의 말을 듣고 살짝 고개를 든 뒤 조금 자신 없는 어조로 말했다.
치하야:처음 약속했던 그거군요...알겠어요...
그 순간, 프로듀서는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리며 재료를 다듬기 시작했다.
~우는 것이라면 간단한 일이지만...슬픔까지는 씻겨나가지 않아...~
이 노래는...확실히...난 프로듀서에게 다가가 질문했다.
치하야:그 노래, 어디서 들으셨어요?
P:이 노래 말이야? 그게...아! 그래 막노동판에서 일할 때 어디선가 들려오더라고...하핫. 나한테 가장 큰 힘이 되준 노래였어. 제목은 모르지만 가사와 멜로디는 흥얼거릴 정도까진 되니깐.
치하야:파랑새...
그렇다...내가 1년전 즈음에 너무나도 힘들어서 작곡과 작사를 해보았던 곡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사무소 옥상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곤 했었다. 정신이 살짝 나간 듯 한 나를 보며 프로듀서는 궁금한 듯이 물어왔다.
P:파랑새라니 그건 동화 이름 아냐? 
행복이라는 이름의 파랑새. 그것을 찾기 위해 나는 그런 노래를 작사 및 작곡 했었다...나는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치하야:노래 제목이 파랑새에요...
P:설마....
프로듀서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칼을 들고 경직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치하야:네...연습 삼아 곡을 작곡해서 불러봤긴 했는데...그게 프로듀서의 귀에까지 들어갔었던 거네요. 개인적으로 저의 삶을 가사로 담아서 작사한 뒤 작곡까지 해봤는데...영 우울하기만 하고...사람들한테는 감동을 줄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그래서 한 번 부르고는 더 이상은...
치하야:(거짓말...한 번이 아니잖아...몇 번이나 불러놓고서는...도대체 왜...!)
프로듀서는 어두워 보이는 나를 향해 큰 소리로 호탕하게 말했다.
P: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이건 누구에게나 공감되는 가사야! 내가 보증할게! 내일 작곡가 선생님한테 이 곡을 들려줘보자!
그렇게 말하고선 내 손을 아플 정도로 꽉 잡았다.
치하야:아,아파요...
프로듀서는 내 손을 놓으며 말했다.
P:으...응? 아, 미,미안!
치하야:정말로 성공할 수 있는 곡일까요...그리고 오늘 작곡 관련으로는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했는데..
난 여전히 자신이 없어서 불확실한 말투로 말했다. 프로듀서는 나를 보고 살짝 걱정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P:염치불구하고 부탁하면 되겠지. 지금 악보 가지고 있어?
치하야:가지고는 있지만...불완전해요...
치하야:(거짓말을 또 하고 말았다...실은 완전한 곡임에도 불구하고...불완전하다고 또...)
P:괜찮아! 내일 내가 책임지고 곡을 따내올게.
자신감이 넘치는 말투로 프로듀서는 가슴을 주먹으로 팡팡 치며 말했다.
치하야:고마워요, 프로듀서...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듀서는 칼을 드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P:자, 자! 요리나 만들어볼까?
그 이후로 프로듀서는 묵묵히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약 1시간 뒤 모든 요리가 완성됐다. 프로듀서는 식탁 앞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음식을 먹여주거나 했다. 나로서는 정말 기뻤다.
P:어떡하지...
갑자기 프로듀서가 시계를 보며 초조한 듯이 말했다. 나는 조심스런 말투로 프로듀서에게 말했다.
치하야:저,저기 프로듀서...저기...오늘 저희 집에서 자고 가시지 않을래요?
P:........응?
프로듀서는 내가 이런 제안을 할 줄 몰랐던 듯 말끝에 의문조로 대답했다.
P:농담도 참...내가 어떻게 네 집에서 자겠냐!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치하야:만난 일수가 무슨 상관이 있어요? 프로듀서는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줬잖아요...
거짓말쟁이인 나도 이번에 내가 한 말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었다...프로듀서는 단 며칠 사이에 나에게 많은 걸 알려줬고 나는 그걸 통해 많은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P:....으으...뭔가 딱히 반박할 근거가 없다...그, 그럼 칫솔! 비누! 준비해줘. 그것만 있으면 되니까.
프로듀서는 눈을 감고서 손가락을 두 개 펴고선 말했다.
치하야:네...오늘 여러모로 고마웠어요, 프로듀서.
난 프로듀서의 칫솔과 비누를 준비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치하야:거,거짓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나중에 사실을 말할 날이 올까...
쓸데없는 걱정이 몰려왔다. 난 걱정을 떨쳐버리려고 하며 칫솔과 비누를 욕실에 갖다 놓고 나왔다.
치하야:어...
프로듀서가 피곤한 듯 자고 있었다. 
치하야:역시 프로듀서는 어린애 같아...
걱정이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 바닥에 이불을 깐 뒤 난 프로듀서의 옷을 자기 편하게 벗긴 후 눕혔다.
치하야:그럼 나도...
나도 샤워를 마치고 칫솔과 비누를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고 프로듀서의 옆에 바짝 달라붙은 뒤 자려고 준비했다..와이셔츠에서 향수 냄새가 살짝 났다. 나는 그 냄새를 맡고 좋은 듯이 말했다.
치하야:좋은 냄새...으아아앗...! 내, 내가 무슨 소리를... 
치하야:(내가 왜 이러는 걸까...)
치하야:후우...그냥 자야지...
그 후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 채 결국 새벽 2시가 돼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또 다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잡설 공간=================================
감정표현이 서투른 치하야를 표현하려 했는데...영; 얀끼가 충만한 여자애가 돼버린 것 같아 유감입니다. ㅇㅅㅇ; 
그나저나 대학 생활 때문에 소설 쓸 시간이 적네요. ㄷㄷ; 일주일에 한 편씩 쓰는 것도 벅찰 듯싶네요. ㄷㄷ; 그래도 일단 쓰기로 한 거 끝까지 써보겠습니다. 하핫! 이번 편은 외전은 없어요. ㅇ; 시간이 없었던지라 ㅇ;
그리고 레포트... 아흑!! ㅠ3ㅠ; 그건 그렇고 프로듀서편에 설정구멍이 있어요. 너그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ㄷ;
그럼 다음에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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