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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짱과 아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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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6, 2016 21:59에 작성됨.

문득 시선을 돌리면, 항상 거기에는 미오가 있다

 

쾌활하게 웃고 있는 그녀의 주위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당연한 것이겠지. 그녀는 사교성이 좋고 인기가 많으니까

 

단지...조금 질투가 난다고 할까. 모두와 친하지만, 나만큼은...그녀에게 조금 더 '특별한 대상'이었으면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 마음, 절대로 허락받을 수 없겠지. 여자와 여자끼리의 연애라니,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다. 그 이전에 미오가 이 마음을 인정해 줄 수 있을까? 괜히 고백했다가 지금의 관계마저 부수는게 아닐까 두렵다

 

앞으로 나아간다─라는 도박에 몸을 맡겨, 지금의 이 관계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 큰 걸? 나는 그 부작용을 감당해낼만큼 대담하지 않으니까

 

"아짱! 같이 가자!"

 

"그러자, 미오짱"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오는 미오. 그 부드러운 손이 맞닿을 때마다 내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오르지만, 이래 보여도 연극 전문 아이돌. 표정을 숨기는 건 쉽다. 나는 얼굴에 생각이 훤히 드러나는 타입이라고 하니까, 이렇게 해서라도 숨기지 않으면 안 된다

 

아아, 정말로 안타깝구나. 닿을 수 없는 이 마음. 꾹꾹 억눌러만 두는 건 너무나도 아프다. 그래도 참아야 해. 들켰다간 전부 잃어버릴 거야. 미오와의 관계만이 아니야. 다른 사람들까지 이상한 눈으로 미오를 쳐다볼 지도 몰라

 

나 혼자서만 괴로운 거라면 참을 수 있어. 하지만, 나 때문에 미오까지 피해를 보는 건 싫어

 

이렇게 손을 잡고 걷는 것도, 꽤 긴 시간을 기다렸던 거란 말이야. 잃어버릴 수 없어.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응? 왜 그래, 아짱. 표정이 이상한데?"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내 어디가 이상한데?"

 

"아니...그도 그럴게...아짱, 어딘가 무리하는 것 같다고 할까"

 

"......"

 

미오는 눈치가 좋다. 이렇게 꽁꽁 숨겨도 너는 금방 알아차리는구나

 

"왜 그렇게 생각해, 미오짱? 혹시, 독심술?"

 

"그럴리가 없잖아? 그저, 항상 아짱을 지켜보고 있으니까, 대충 파악하게 된다고나 할까"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다.......위험. 위험. 얼굴, 또 빨개질 뻔했어

 

미오는 직설적인 말을 입에 자주 담아서 곤란하단 말이야. 대응하기 힘들어. 마음 속으로 방방 뛰어오르고 있는데 겉으로는 그걸 표출해낼 수 없는 답답함이란...

 

"그냥, 최근에 너무 일해서 그런건가봐. 너무 걱정하지마. 조금 쉬면 나을테니까"

 

"그래? 너무 무리하지는 말아줘, 아짱. 아짱이 피로로 쓰러진다면, 난 울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날 위해서 울어주는 미오. 아, 위험. 위험. 이상한 영역에 눈을 뜰 뻔했어. 그래도, 조금은 기쁘네. 항상 날 지켜봐주고, 날 위해서 울어주는 미오라니. 생각만 해도...기뻐서 무심코 입가가 느슨해지려는 걸 붙잡게 되어버려

 

*

 

아짱의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포근포근한 분위기. 사람을 끌어당기는 페로몬이랄까, 그런게 있지. 정말 부럽다고 할까. 나는 주로 먼저 다가가는 쪽이라면, 아짱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쪽

 

시부린도 그렇고 아짱도 그렇고, 이런게 바로 아이돌의 카리스마라는 걸까? 시부린도, 아짱도 이 카리스마란 녀석을 타고 난 거라면 정말로 아이돌을 할 수 밖에 없겠네...부러운걸

 

뭐, 부럽다고 해서 어떻게 변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아짱의 분위기에 휩쓸려 어느덧 그녀라는 꽃의 곁에 정착한 벌들 중 하나. 아짱의 곁에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까, 곤란해...질투나 버린다구

 

'우와...뭐하는 거냐, 혼다 미오...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거야'

 

모두가 아는 혼다 미오가 아닌 혼다 미오는 반드시 숨겨야 한다. 이런 모습을 보였다간 모두에게 미움 사버릴 거야. 특히 뉴제네의 시부린과 시마무, PP의 아카네찡과 아짱에게 이런 모습을 들켜 미움을 사버린다면...위험해. 상상만해도 마음이 붕괴하는 줄 알았어

 

또 탈주하면 프로듀서에게도 미안하고. 미오짱, 자중하자. 자중해

 

"...응? 왜 그래, 아짱. 표정이 이상한데?"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내 어디가 이상한데?"

 

"아니...그도 그럴게...아짱, 어딘가 무리하는 것 같다고 할까"

 

"......"

 

내가 이런 말 할 입장은 아니지만, 아짱, 숨기려는게 많아. 특히 자기가 무리하면 꼭 태연하고 여유로운 가면을 뒤집어 쓰고 속이려 들어. 나도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아짱을 자주 봐서 간신히 알아낸 거니까

 

다른 사람의 연기를 파악한다. 나도 조금은 연기 실력이 늘어난 걸까

 

"왜 그렇게 생각해, 미오짱? 혹시, 독심술?"

 

"그럴리가 없잖아? 그저, 항상 아짱을 지켜보고 있으니까, 대충 파악하게 된다고나 할까"

 

우왓, 나 지금 엄청 부끄러운 말 하지 않았나? 아니, 이미 엎질러진 물. 그럴싸하게 넘어가는거야. 그럴싸하게. 그래, 이 분위기에 흘러가듯이

 

"그냥, 최근에 너무 일해서 그런건가봐. 너무 걱정하지마. 조금 쉬면 나을테니까"

 

"그래? 너무 무리하지는 말아줘, 아짱. 아짱이 피로로 쓰러진다면, 난 울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이건 진심. 나, 울 거다? 정말로 울거야? 아짱에게 들러붙어서 엉엉 하고 울거라고

 

그만큼 아짱이 소중한 것도 있지만, 한때 뉴제네가 공중분해 되버릴 뻔했던 사건 때문에 상당히 트라우마처럼 남아버렸다고. 시마무도 은근히 고집쟁이였지. 항상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면서 자기 멋대로 하려고 들어. 그게 순수천연 캐릭터의 단점이라는 걸까

 

아짱도 시마무와 비슷하니까,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데도, 굳이 말해주려고 하지 않아. 그러니까, 조금 오지랖이 넓더라도 이런 식으로 파고들 수 밖에 없어

 

그래도,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둔 마음만큼은 보여주지 않아. 아짱, 너는 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물론, 나도 아짱에 대한 마음을 제대로 숨기고 있지만. 역시 내가 아짱에게 뭐라고 타박할 입장은 안 되겠지

 

아쉽구나, 아쉬워...만약 내게 이 마음을 고백할 용기가 있었다면...지금쯤 아짱과의 관계도 달라졌을까...아니, 너무 희망적인 관측만 해도 그렇지. 아짱은 분명 거절하지 않을거야. 그녀는 상냥하니까. 하지만, 그녀의 상냥함에 기대 내 억지를 관철해버리면 아짱은 분명 슬퍼할거야

 

슬퍼해도, 날 신경써서 굳이 말로 하지는 않겠지. 아짱은 그런 사람이니까

 

'......제길'

 

맞잡은 손. 이 손을 잡기 위해 걸린 시간을 떠올리면서 바보같은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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