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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미오 「Mermaid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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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5, 2018 14:14에 작성됨.

「프로듀서. 나,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평소와 같이 사무소에 도착한 담당 아이돌, 혼다 미오는 뜬금없이 스케치북을 꺼내더니 이상한 소리를 해 왔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리 없잖아, 어제까지만 해도 제대로 대화했었는데.
미오의 말에 나는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핀잔을 주었다.


「거짓말 하지 마, 미오. 어제도 같이 퇴근하면서 즐겁게 대화했잖아.」


「...하지만, 정말로 목소리가 안 나오는걸.」


하지만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꽤나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스케치북에 자신의 상태를 알리는 미오.
그 진지한 표정에 나는 그 말이 진실일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은 진지하게 담당 아이돌의 말을 듣는다.
아니, 여기서는 본다고 하는 편이 맞을까.


「...정말이야? 정말로 안 나와?」


「확인해볼래? 진짜로 안 나오거든.」


미오가 스케치북에 열심히 쓴 글씨를 보고, 나는 반신반의하며 그녀의 팔을 살짝 꼬집는다.
팔을 꼬집었으니 분명히 아얏, 하고 소리가 나야하는데 미오의 입에서는 정말로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이상하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걸까?


「아팠어, 프로듀서! 나빠!」


나의 꼬집기에 눈에 눈물을 맺고는 나의 등에 약하게 펀치를 날리는 미오.
아, 진짜 소리가 안 나오는구나라고 확실히 느껴진다.


「미안, 미오. 하지만 이 쪽이 가장 확실할 것 같아서... 그보다, 진짜로 소리가 안 나오네.」


「응... 미오쨩, 어떻게 되어버린걸까나?」


나의 탁 풀려버린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미오.
꽤나 답답하고 당황스러울텐데도, 미오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태양같은 미소는 잃지 않는다.
그래, 마치 그것이 아니면 자신은 여기 있을 수가 없다는 듯이.


「하아, 지금 이렇게 있어봐야 별 수 없으려나. 일단 내려가자, 미오. 오늘은 비행기만 타면 되니까.」


「비행기... 아, 오늘 오키나와 촬영 있는 날이구나!」


스케치북에 하고 싶은 말을 빠르게 적고 팔짝팔짝 뛰는 미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오늘은 오키나와 로케이션으로 가기 위한 비행기를 타는 날.
며칠 전부터 기대돼서 잠이 잘 안 온다고는 이야기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이야.


「자, 그럼 갈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미오는, 평소에 늘 하던 활기찬 대답 대신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왠지 공허한 기분이다.
비어있지 말아야 할 약병이 빈 것 같은 기분.


==


「우와...!」


「푸르른 하늘...정말로 아름답네.」


오키나와에 도착하자마자 감탄사를 연발하는 뉴 제너레이션의 두 사람.
감탄사를 연발할만도 한 게, 오키나와의 나하 공항에 내리자마자 맞이하는 연한 파란색의 하늘이 너무나도 눈이 부셨으니까.
하지만 이 하늘을 보고서도 미오는 감탄사를 내뱉지 못한다.
평소라면 가장 먼저 아름답다고 외치면서 미소를 지었을 아이였을텐데.


「그럼 두 분은 각자의 프로듀서의 인솔에 따라 호텔로 이동해 주세요. 저는 미오와 잠깐 갈 곳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서만?」


「네, 아무래도 스케쥴이 빌 때 병원에 다녀와야한다고 생각해서.」


「아... 힘내요, 미오쨩.」


뉴 제너레이션의 리더, 시마무라 우즈키 씨의 격려.
그 격려에 묘한 미소를 지은 미오를 데리고, 나하 시내의 정신병원으로 향한다.
혹시라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나아질까, 나는 살짝 문을 열고 차를 운전한다.
시원한 바람과 파란 하늘, 그리고 푸르른 바다가 보이는 지방도로.


「어때, 미오? 괜찮지 않아?」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아는데 물어보는 내가 있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뭐, 그럴 것이라고 모르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평소였으면 활기찬 대답을 해 줄 미오인데라고, 조금 슬프네라고 생각해버린다.
어쩌면 나도 미오에게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돌인 미오가 나에게 더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어야 했을텐데도.


==


「일시적인 실어증이네요.」


「예?」


「실어증말입니다. 들어본 적 없으십니까? 스트레스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말을 할 수 없게 되는 병이죠.」


「미오가, 실어증...」


의사의 말에, 나는 그럴 리가 없다는 듯이 미오를 쳐다보았다.
밝고 활기찬, 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등불과도 같은 아이가 실어증에 걸릴 리 없잖아.
하지만, 의사의 다음 말은 꽤 현실을 강하게 일깨워주었다.
 


「실어증은 의외로 활기찬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활기찬 모습만을 바라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니까 많은 부분을 의존합니다. 하지만 활기찬 사람들도 사람인데, 스트레스 받지 않을리가 없잖아요?」


의사의 말에 미오는 그런 말은 하지 말라는 듯이, 곧 있으면 나을 거라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의사의 말을 들은 지금, 나는 그 미소마저도 나를 위해 지어진 미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프로듀서 실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오가 저런 미소를 지어야만 하도록 신경 쓰게 하다니.
인어공주는 마법사의 약을 목구멍 너머로 꼴깍 삼켜놓고는, 평소와도 같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위해, 그저 검은 해류 속에서.


==


「실어증...」


병원에서 미오의 상태를 듣고 호텔로 돌아온 나는, 일단 미오가 안정을 찾을 수 있게 혼자 둔 후 괜시리 밖을 서성인다.
미오의 실어증 증세는 나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갑자기 실어증이 나타날리가 없어.
지금까지 미오를 잘 프로듀스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다 내 착각인듯 싶다.


「저기, 프로듀서 씨...?」


문득 들려오는 상냥한 목소리.
왠지 모르게 미오의 목소리처럼 들려서,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내가 쳐다본 곳에는 미오가 아닌, 시마무라 씨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시마무라 씨.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미오쨩의 상태.. 어떤가요?」


「일시적인 실어증 상태라고 합니다. 안정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일단은 미오 홀로 두고 있습니다.」


「그런, 가요...」


나의 말에 시마무라 씨는 꽤나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을 보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안심하는 내가 있다.
나 홀로 미오에게 기대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또 그녀에게 기대었던 사람이 있었다고.


「활기찬 미오쨩이 실어증이라니...」


「그렇네요. 이게 다 못난 프로듀서인 제 탓이겠죠.」
 
「그런 말씀 하시지 마세요! 미오쨩도 프로듀서 씨를 위해서 웃고 있는 거잖아요!」


나의 자책에 들리는 시마무라 씨의 꾸짖는 말.
좀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는 시마무라 씨의 말에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쳐다본다.
내가 미오를 걱정하는 것처럼, 시마무라 씨도 미오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미오쨩에겐 프로듀서 씨가 필요해요! 그렇게 주눅이 들어선 안 돼죠!」


「...그렇네요.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 시마무라 씨의 말이 맞다.
지금 미오에게 필요한 것은,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나다.
그녀에게 기대었던 평소의 내가 아닌, 그녀가 나에게 기댈 수 있는 내가 필요해.


「감사합니다, 시마무라 씨. 그럼, 저도 힘내보겠습니다.」


「네! 부디 미오쨩을 부탁드릴께요!」


==


시마무라 씨에게서 격려를 받고, 미오의 호텔방 문을 두드리는 나.
두드리고 잠시 기다리자, 귀여운 옷을 입고 문을 살짝 여는 미오가 있다.


「미오, 잠시 들어가도 돼?」


나의 말에 활기찬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미오.
약간은 어색하지만 그래도 지금 내가 아쉬운 표정을 지어선 안 된다.


「미오, 지금은 좀 어때? 괜찮아?」


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소를 짓는 미오.
아니야, 내가 듣고 싶었던 대답은 그게 아니야.


「미오, 힘들면 미소짓지 않아도 돼. 내가 보고싶은 표정은 그게 아니야.」


나의 말에 멈칫거리고는 나를 올려다보는 미오.
미오의 속눈썹과 커다란 눈이 무방비한 모습으로 나를 보는 모습은 꽤... 가슴 아프다.


「나는, 미오의 모든 표정을 보고 싶어. 힘든 표정도, 슬픈 표정도, 그리고 활기찬 표정도. 하지만 미오는 활기찬 미소만 짓고 있잖아?」


미오는 아무 말이 없다.


「그러니까, 나를 조금 더 믿어줘. 미덥지 못한 나지만, 그래도 미오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테니까.」


미오는 아무 말이 없다.


「지금까지 내가 미오에게 많은 것을 의존했다는 것은 알고 있어. 그래도, 나는 미오의 프로듀서로서-」


「프로듀서 씨는, 프로듀서로서 내 옆에 있는거야?」


문득 내 눈 앞에 놓여진 미오의 스케치북은 검은 해류의 냄새가 났다.
오키나와의 맑은 해류가 아닌, 검고 검은 해류 속에서 사는 인어의 냄새.


「그게 무슨 소리야, 미오. 나는 당연히 미오의 옆에 프로듀서로서 있지.」


「프로듀서 씨는 미오를 보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거야? 그렇게 어필을 했는데도? 어제도 그랬는데도?」


미오의 스케치북에는 검은 해류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인어의 글씨가 써진다.
나는 왕자가 아님에도, 그저 그녀를 이용하려했던 마법사일 뿐임에도.


「미오, 나는...」


「프로듀서라서 안 되는거야?」


「...미안해, 미오. 그 질문에는 대답해줄 수 없어. 그러니까 일단 오늘은 그냥 쉬어줘.」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됐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아이돌 혼다 미오를 위해서, 그리고 소녀 혼다 미오를 위해서 그럴 순 없어.
검은 해류 속에는 마법사와 인어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인어는 마법사에게 와서 속삭였다.
자신에게 다리를 만들어달라고, 아름다운 목소리 대신 다리를 만들어달라고.


==


「자, 촬영을 시작하겠습니다- 아, 혼다 양은 아직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였던가요?」


「아, 예. 그러니 최대한 신경을 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날, 촬영 스태프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거의 즉시 촬영을 개시하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오늘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커버 사진 촬영이기에 별 문제는 없지만, 내일은 반드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뮤직비디오 촬영을 할 수가 없다.
제발 내일까지 어떻게 괜찮아졌으면 좋겠는데...


「좋아, 좋아! 혼다 양, 오늘도 활기찬 표정이네! 조금 더 텐션 높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미오는 촬영감독의 요구에 맞춰 조금 더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저것이 정말로 해맑은 미소일까?
저건 어쩌면, 그저 보여주기 위한 미소인건 아닐까?


「뭐야, 괜찮아? 어디 아픈거 아니야?」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담당 아이돌이 신경쓰이지 않을 프로듀서는 없지만, 지금 네 표정은 평소의 너답지 않다고. 자, 어디 가서 조금 쉬고 있어.」


내 모습을 보던 시부야 씨의 프로듀서 씨가 차가운 음료 하나를 내어주며 손짓한다.
그의 무뚝뚝한 따뜻함에 한 번 살짝 놀란 나는, 이내 그에게 고개를 깊이 숙이고 호텔 안으로 들어와 라운지의 소파에 앉는다.
편안한 소파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내가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해서 다시 돌아본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미오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
실어증을 고치는 법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도록 편하게 해주는 거라고 하니까.


「하지만, 어떻게 편하게...」


혼잣말을 중얼거린 나는, 입술을 깨물며 음료를 다시 한 모금 마신다.
사실 내가 해야되는 일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단지 내가 그렇게 하게 되면, 그렇게 되면...


「...괜찮을까.」


괜찮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미오가 편해진다면, 그렇게 된다면...


「아니, 이건 아니야. 이건 안 돼.」


이렇게 가볍게 받아도 될 마음이 아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깊게 생각해야만 한다.
그래야 인어공주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다시 돌아올테니까.


「어이, 휴식 종료다. 빨리 돌아오라고.」


「아, 예. 알겠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


「당신, 미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그 날 저녁.
우연히 미오의 방이 있는 복도에서 마주친 시부야 린 씨는, 조금은 뜬금없이 나에게 물어왔다.
무슨 말씀이냐고 되묻자, 그녀는 안 그래도 차가운 눈매를 조금 더 차갑게 하고는 나를 째려본다.


「무슨 말인지 알거 아니야? 아니면 혹시 미오에게 관심이 없다거나?」


「아뇨, 다만 조금 뜬금없어서요. 혹시 미오에게 문자라도 받으셨습니까?」


「아니, 별로 그렇진 않은데.」


...방금의 시부야 씨의 반응을 보아하면, 아무래도 내 추측이 맞는 모양이다.


「왜 그런 눈으로 날 보는거야?」


「아, 죄송합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리죠. 참, 미오를 만나러 오셨다면 같이 들어갈까요? 저도 마침 미오를 보러 왔거든요.」


「아니, 괜찮아. 용건은 끝났고.」


「...그렇습니까.」


시종일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나를 대하던 시부야 씨가 몸을 돌려 사라진다.
...그래서 시부야 씨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


「미오, 난데 조금 들어가도 될까?」


나의 물음에 대답은 없었지만, 문은 열려 있기에 살짝 안으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있는 상황이라도 나오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고, 미오는 발코니에서 멍하니 바다를 쳐다보다가 나를 보고 살짝 미소를 짓는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잠시 하려던 말을 잊어버리고 우두커니 서서 미오를 쳐다본다.


「프로듀서.」


「응... 어라? 목소리, 돌아왔어?」


「응. 아까 전부터 돌아왔더라고. 헤헷, 걱정시켜서 미안해?」


다행이다, 오래 가지는 않았구나.


「프로듀서, 하나 물어봐도 돼?」


「응, 뭔데?」


「미오쨩, 매력 없어?」


「그럴리가, 미오는 매력 넘치는 소녀인걸. 애초에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프로듀스 안 해.」


「...그렇구나.」


「응, 당연한거야.」


나의 말에 은은하게 볼이 붉어지는 미오.
그 모습이 석양과 잘 어울려서,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아하하, 프로듀서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까 부끄럽네- 아, 혹시 시마무-나 시부린이 그렇게 말하라고 했다거나?」


「아니,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야. 늘 생각해왔던 거라고 할까.」


「아, 아하하...그럼 고백같은거라고, 생각해도 되려나...?」


「고백... 그렇네. 고백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으려나.」


기분 탓일까.
그 순간, 태양보다도 더 빛나는 미소가 미오의 얼굴에 띄워졌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프로듀서-!」


「어, 어?」


「고마워, 프로듀서. 고마워!」


뭐가 고맙다는거지?
난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에헤헷, 프로듀서 덕분에 응어리가 완전히 사라진 기분이 들어-! 이야, 역시 끙끙 앓는 모습은 미오쨩이랑 안 어울렸지?」


「어, 뭐...」


「앞으로도 활기차게 아이돌 계속할테니까, 그때까지 내 프로듀서를 계속해줘야해, 프로듀서?」


「아, 응...」


뭐지, 목소리가 전보다 훨씬 밝아진 것 같은...


=


「프로듀서, 바다야 바다♬ 이야, 정말로 푸른 바다는 실존했구나아-♬」


「어제도 봤잖아, 미오. 뭘 새삼스럽게...」


「그래도 프로듀서랑 같이 들어오는 바다는 더 신비롭다구- 에잇!」


「앗, 따거! 갑자기 무슨 짓이야, 미오!」


「에헤헤, 어떠냐어떠냐-」


기운을 차린건 좋은데, 역시 너무 많이 기운을 차린것 같은데...
역시 조금 말리는 편이 좋을까?


「이번엔 이 쪽이야, 프로듀서-! 같이 스노클링하자!」


뭐, 오늘 정도는 괜찮겠지.

일도 열심히 해줬고, 오키나와의 바다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를 위해서 같이 놀자고도 해 줬고.


==


「프로듀서, 오키나와의 바다는 어땠어?」


「음? 음, 그렇네. 맑고 깨끗해서 보는 맛이 있었달까?」


「이야- 역시 그렇지? 자주 왔으면 좋겠다아-」


「그럴 일이 있으면 말이야. 그리고 미오.」


「응?」


「고마워, 같이 놀자고 해줘서.」


나의 말에 미오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름다운 석양이 드리워진 것이, 마치 어제 발코니에 있었던 미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아름답다는 말로 다 설명이 안 되는, 하지만 그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모습.


「...나도 고마워, 프로듀서.」


기분 탓일까, 미오의 얼굴에 약간의 홍조가 드리워진다.
파란 해류의 오키나와와서 참 다행이야.
나는 오키나와와 잘 어울리는 한 명의 인어공주를 보며, 그렇게 생각한다.


『Mermaid Syndr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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