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별의 인도자 2 - 0

댓글: 1 / 조회: 1021 / 추천: 2


관련링크


본문 - 02-17, 2016 05:49에 작성됨.

 

 아,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코히나타 미호라고 합니다.

 

 어라, 알고 계셨다고요?

 

 제 패, 팬…이시라구요? 에엣?! 가, 감사합니다! 항상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네에, 그냥 인터뷰 비슷한 거라고만 들어서

 

 조사… 인가요? 그러고 보니 저는 자세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고….

 

 …시, 실종이요? 프로듀서 씨가? 그런 저희는 그냥 잠시 쉰다고만 들어서 사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혹시 그만두신 게 아닐까 생각하기는 했었지만요….

 

 …알겠습니다. 이야기해드릴게요.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프로듀서는 저의 담당이었어요. 346 프로덕션은 굉장히 큰 회사라서 소속된 아이돌의 수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부서를 나누어 일을 하고 있답니다. 적당한 인원수로 프로젝트 같은 모양을 만들어서 한 프로듀서가 전담하는 모양새에요. 그 안에서도 또 유닛으로 나뉘기도 하고 솔로 활동을 하기도 하구요. 예를 들면 '신데렐라 프로젝트'라는 부서 안에 '뉴 제네레이션즈'나 '러브 라이카' 같은 유닛이 있는 것 같이요. 저희 부서에는 저와 쿄코쨩, 마유쨩, 사에쨩, 사치코쨩까지. 이렇게 다섯 명이서 활동하고 있었어요. 부서치고는 인원수가 조금 적은 편이었죠. 다른 부서는 10명이 넘어가기도 한다던데

 

 완벽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좋은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마음도 잘 맞는 편이고 분위기도 비슷하고. 프로듀서 씨도 그걸 알고서 이런 부서를 꾸리신 거겠죠. 서로 사이도 좋고 싸우는 일 한 번 없이 잘 지냈어요. 지금도 그렇구요. 오프일 때도 자주 만나서 노는 편이구요. 일 때문에 만난 사이긴 하지만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같았어요. 저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어서 아이돌이 된 지금도 아직 그렇지만 함께 있을 때는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을 정도였어요.

 

 다만… 언제부턴가 조금은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죠. 조그마한 신경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겉으로 드러나는 건 아니었어요. 뭐라고 해야 하지… 도서관에 갔는데 서로 같은 책을 잡으려고 손이 부딪혔을 때의 느낌? 서로 웃으면서 양보하지만 제법 찝찝하거든요. 아뇨, 양보를 받거나 하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냥 그 상황 자체가 왠지 거북해요. 책을 읽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그런 일이 종종 있거든요. 여자아이들은 그런 조그마한 감정의 변화에 민감하니까요. …아마 다들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니 무섭네요. 다들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속으로는 서로를 제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거니까요. 아니, 그렇진 않다고 생각해요. 그쪽 문제는 그쪽 문제고 서로 사이가 좋은 건 또 다른 문제니까요. 서로의 우정은 돈독하지만, 이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죠.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면… 사실은 잘 몰라요. 그냥 제 경우에는 그랬을 뿐이에요.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건… 어느 날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요. 사무소에 협박편지가 왔다든가 하는 소문이었죠. 다들 믿지 않았어요. 협박편지를 받았다는 사람도 없고,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거든요. 그냥 누군가 퍼트린 헛소문이지 않을까 하고 다들 생각했어요. 높으신 분들이 일부러 감추려고 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런 이야깃거리가 없으니 소문은 저절로 사그라들었어요.

 

 그리고 협박편지가 또 왔죠. 어째서인지 이번엔 모두가 내용을 알고 있었어요. 한 남자가 여자아이와 함께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 그리고 신문을 오려 붙여 쓰여진 글. '사쿠마 마유에게 문제를 일으켰다.'라고요. 이번에도 실제로 사진이나 편지를 봤다는 사람은 적어도 제 주변에는 없었어요. 하지만 회사 전체가 소란스러웠죠. 게다가 구체적인 내용까지 있으니 거의 사실이라는 게 정설이었죠. 저희 부서는 분위기가 엉망이었죠. 사건의 원인이 담당 프로듀서였기도 했고 그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부서의 아이돌이었으니까요. 

 

 …마유 쨩이요? 마유 쨩은… 그럼 일단 마유 쨩의 이야기를 해 볼게요.

 

 마유 쨩은 부서 내에서도 조금 이질적인… 아이예요. 결코 나쁘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조금 어둡고… 어떤 사람들은 무섭다고 말하기까지 하죠. 사실 마유가 마음씨 곱고 착한 아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어째서인지 마유 쨩은 모든 걸 알고 있어서… 아, 물론 백과사전마냥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누가 어디서 뭘 했다던가 누가 어떤 스케쥴을 나갔다던가, 프로듀서가 지금 어디 있는가 하는 경우에는 마유 쨩은 대부분 알고 있어요. 자신조차 잊고 있었던 기념일 같은 걸 기억하고 챙겨준다든가. 그러면서도 평소에 말 수도 적은 편이고 흐리멍덩한 눈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이 선입견을 품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마유 쨩이랑 직접 이야기해보면 전혀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그 이야기였죠. '마유 쨩에게 문제를 일으켰다.'는 소문이 퍼졌죠. 사실관계 이전에 마유 쨩에게도 이런저런 험한 말들이 오갔나 봐요. 역시 그런 아이였다던가, 음… 입에 올리기 힘든 그런 말들도 있었어요. 마유 쨩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어요. 프로듀서 씨랑 그 날 같이 있지 않았다고. 프로듀서 씨도 같은 말을 했어요. 마유 쨩에게 손을 댔다니 말도 안 되는 모함이라고. 마유 쨩과 같이 있었던 적이 없다고. 하지만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았죠. 위쪽에서 그냥 묻으려고 발뺌하는 게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었어요. 물론 이런 일이 회사 밖으로 나갔다가는 엄청난 스캔들이 될 테니 위에서는 이상한 소문에 동요하지 말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트릴 시에 엄중히 처벌할 거라고 공문이 내려오기도 했죠. 그래서 지금 이야기하는 것도 원래는 안될 일이지만… 프로듀서 씨가 정말로

 

 …일단 이야기를 계속할게요. 이야기를 하는 걸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요.

 

 부서 쪽의 이야기를 더 해보면… 분위기는 더 안 좋아졌어요. 그래요.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정확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프로듀서 씨를 다들 좋아했으니까요. 마유 쨩은 모두와도 서먹해졌어요. 예전처럼… 적어도 저는… 대하려고 했지만 어느 순간 말이 목에 콱 걸려버리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어요. 다들 그런 거겠죠. 어쩌면 마유 쨩은 스스로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멀리했을 지도 몰라요. 점점 마유 쨩을 보기가 힘들어졌죠. 일이 들어오는 수도 급감했고 일이 들어와도 바로 현장에 나가곤 하고 사무소에서는 얼굴을 보기 힘들었어요.

 

 프로듀서 씨 쪽은… 자신은 결백하다며 계속 일을 했죠. 하지만 주변의 시선과 대우는 점점 나빠졌어요. 대놓고 불쾌한 기색을 다른 동료들이 보이고. 몇몇은 대놓고 비아냥대는 말을 했다고 들었어요. 회사 내부에서도 경찰을 부를 수는 없으니 자체적으로 조사를 시작했어요. 그래도 프로듀서 씨는 자신의 자리를 지켰죠. 그 날 전까지요.

 

 

 ….

 

 

 사건이 시작되고 얼마 후에, 마유 쨩을 거의 보기 힘들어질 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어요. 저도 처음부터 지켜본 건 아니어서 전부를 알지는 못해요. 부서의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고요. 어느 날 사무실에 들어가려는데 안쪽에서 큰 소리가 들렸어요.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였죠. 화를 내는 높은 톤의 여자 목소리와 낮은 남자의 목소리였어요. 저는 한참을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어요. 물론 들어가지 않는 쪽이 맞는 거겠죠. 하지만 궁금해져서… 너무 궁금해서 그만… 문을 아주 살짝 열고 엿봤어요.

 

 안에서 싸우고 있던건 쿄코 쨩과 프로듀서 씨였죠.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어요. 쿄코 쨩은 '그냥 말하면 되잖아!'라며 소리를 쳤고 프로듀서 씨는 고개를 숙인 채 그럴 수는 없다고 고개를 저었어요. 쿄코 쨩은 어떤 일을 계속 설득하는 쪽이었고 프로듀서는 그걸 계속해서 거절했어요.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어서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제 뒤로 사치코 쨩과 사에 쨩이 다가왔습니다. 무슨 일이냐며 묻는 말소리에 쿄코 쨩과 프로듀서 씨도 제 존재를 눈치챘어요. 분위기가 어색해졌죠. 쿄코 쨩은 뛰쳐나갔어요. 프로듀서 씨는 별일 아니라며 웃으며 쿄코 쨩을 뒤따랐어요. 

 

 쿄코 쨩은 다음 날, 별일 아니었다며 웃으며 이야기했어요. 저도 더 이상 무슨 일이었냐고 묻지는 않았죠. 

 

 하지만 프로듀서 씨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 날부터.

 

 사내 자체 조사에서 프로듀서 씨는 무죄라는 결론이 났어요. 마유 쨩이 말했던 것처럼 그 날 마유 쨩은 프로듀서와 함께 있지 않았거든요. 마유 쨩의 다른 친구가 알리바이를 증언해줬어요. 사진 속에 찍힌 여자도 아무리 봐도 마유 쨩이 아닌 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다만 사진이 조작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프로듀서 씨가 찍혀있던 건 변함이 없었죠.

 

 

 …….

 

 

 …사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않은 게 한 가지 있어요. 

 

 말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프로듀서 씨가 실종되셨다면… 뭐라도 단서가 될만한 게

 

 

 그 날,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와 쿄코 쨩이 싸운 다음 날 프로듀서 씨는 출근하지 않았어요. 다른 분께 물어봤지만 그냥 출근하지 않았다고 하는 말 이상은 듣지 못했어요. 오히려 불쾌해 하는 사람도 있었죠. 저는 그냥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어제 있었던 일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다음 날도 프로듀서 씨는 출근을 하지 않았죠. 걱정이 되었어요. 이유도 알 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날 밤, 전화가 왔습니다. 프로듀서의 번호였어요. 저는 지체없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프로듀서는 제가 말하기도 전에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조사가 틀렸어.' 라고. 저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네?'라고 되물었죠.

 

 프로듀서 씨는 '편지 말이야! 가라고! 가! 조사가 틀렸어!'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자연스럽게 전화는 끊겼습니다.

 

 

 

 …네. 이게 다예요. 그 날 이후로 프로듀서 씨를 뵐 수 없었어요.

 

 확실히 마지막은… 무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더 이상 다가가는 걸 포기했어요.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지만… 왠지 더 이상은 알고 싶지 않았어요. 왠지 모르게 저도 프로듀서 씨에게 혐오감을 가져버린 걸까요…?

 

 …아뇨, 저는 믿고 있어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고, 다들 말하는 걸 꺼리지만 저는 프로듀서 씨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이었으니까요

 

 

                              --- XX년 X월 X일, 346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코히나타 미호와의 인터뷰 중에서

 

 

 

 

----

 

이번엔 중간에 안 집어 던질 거에요. 정말로요.

아마도요...?

2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