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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가키 카에데의 마시러 가지 않을래?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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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2, 2014 15:53에 작성됨.

프로듀서는 차에 한 명이 탔을 때와 여러 명이 탔을 때의 감각이 다르다는 것을 오랜만에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태우고 운전을 한 것이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아서인지 단 한 명이 더 탔을 뿐인데도 차가 좁아 보일 정도로 어색했다.

 

“프로듀서 씨는 운전을 잘 하시네요.”

 

별로 특출나지 않은 운전 실력이었지만 카에데는 칭찬의 말을 꺼냈다.

 

“별 볼 일 없는 정도입니다. 그나저나 타카가키 씨, 혹시 좁아서 불편하시지 않나요?”

 

차 안이 유난히도 좁아 보이는 데에는 프로듀서의 차가 작은 이유도 있었다.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차는 사무소의 차가 아니라 프로듀서의 차였다. 전의 사무소와는 다르게 사무소의 차가 따로 없었기에 프로듀서의 차를 이용하고 있었고 누군가를 개인적으로 태우고 다닐 일이 없었던 프로듀서는 작은 차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뇨. 오히려 귀여운 걸요.”

 

카에데는 오히려 그런 아담함이 마음에 들던 참이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안도하는 프로듀서의 모습을 카에데는 귀엽다고 생각했다. 유능하지만 올곧고 겉으로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속으로는 사소한 일에도 걱정을 하며 아기자기한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남자.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도 해 본 적이 없고 그런 쪽에는 관심도 없던 카에데였지만 프로듀서가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카에데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신경이 쓰인 프로듀서는 카에데에게 말을 걸었다.

 

“아, 아니요. 오늘 저녁에는 뭘 먹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카에데는 당황해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오, 타카가키 씨는 요리도 잘 하시는 건가요?”

 

프로듀서는 그런 카에데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혼자 해 먹을 수 있는 정도?”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잘 하더라구요.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말을 안 하니까.”

 

다 안다는 듯 프로듀서는 웃었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들은 보통 그냥 못한다고 말하거나 잘한다고 거짓말을 하지 혼자 해 먹을 수 있을 정도라는 겸손한 말은 하지 않거든요.”

 

카에데는 그 말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아 고개를 더 홱하고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잘 하는 건 아니에요. 오늘도 그냥 뭘 사먹을지 고민하고 있었을 뿐이라구요.”

 

카에데는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러면 안돼요. 쉽지 않은 건 알고 있지만 매일 사먹기만 하다가 보면 지출도 지출이고 건강에도 좋지 않아요.”

 

프로듀서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돌에게도 건강과 체력은 필수라구요.”

“건강은 그렇다 쳐도 체력이요?”

 

반문하는 카에데에게 프로듀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겉으로 보기에는 가만히 서서 사진을 찍는 일 같은 것만 하는 듯 보이지만 모델 일도 제법 힘들지 않나요?”

 

카에데도 어느새 프로듀서를 다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알고 계시네요. 은근히 체력이 필요한 일이죠.”

“그러니까 거기에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아이돌에게 체력은 필수에요.”

 

카에데는 체력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었기에 한숨을 쉬었다.

 

“…많이 노력해야겠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초인이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노력을 해야하는 건 사실이고 그래서 레슨을 하는 거니까요.”

 

마침 차가 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다 왔어요.”

 

프로듀서가 차를 주차시키고 내리자 카에데도 뒤따라 차에서 내렸다.

 

“저기에요.”

 

프로듀서는 7층 정도 되는 건물의 4층 위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다른 층에는 병원이라던가 음식점 들이 들어서 있어 간판이 걸려 있었지만 프로듀서가 가리킨 4층만은 아무 간판도 없이 텅 비어있었다.

“여기가 어딘가요?”

“연습실…이라고 해야겠죠. 레슨 장소죠.”

 

프로듀서는 가자는 손짓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고 카에데가 그 뒤를 따르는 모양이 되었다. 1층에 있는 음식점 입구를 지나 뒤쪽에 있는 빌딩의 입구로 들어가니 경비실로 보이는 작은 사무실이 있었고 그 앞쪽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경비실 안에는 나이가 있어 보이는 흰 머리의 노인이 모자를 눌러 쓴 채로 졸고 있었다. 프로듀서와 카에데는 그 앞을 지나쳐 엘리베이터 앞으로 갔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카에데의 예상과 달리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않고 옆쪽의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프로듀서?”

“이게 제법 운동이 된단 말이죠. 전기도 절약하고. 겨우 4층이잖아요?”

 

카에데는 약간 당황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자고 억지를 부리기도 뭐해서 프로듀서를 따라갔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지…”

“굳이가 아니에요. 이런 조그마한 습관들이 모여서 큰 힘이 되는 거에요.”

 

프로듀서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고 묘하게 설득력 있는 목소리로 말했고 카에데는 왠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말도 없이 계단을 오르던 프로듀서는 자신의 뒤에 붙어 따라오던 카에데가 뒤쳐진 것을 눈치챘다. 프로듀서가 잠시 계단을 오르지 않고 기다리자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올라오는 카에데가 나타났다.

 

“에이, 타카가키 씨. 겨우 4층이에요.”

“이 건물은… 뭔가 이상해요….”

 

밖에서 봤을 때도 큰 건물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한 층 한 층 사이가 큰 편이어서 보통 건물의 4층보다도 높은 편이었다.

 

“역시 나이를 먹으니 몸이 안 따라주네요.”

“아무리 그래도 그런 발언은 아이돌로써는 아웃이라구요. 평소에는 나이 먹은 개그만 하고.”

 

카에데는 계단을 다 올라서 숨을 가다듬고 나서야 말했다.

 

“어머, 뭐가 어때서요. 제가 25살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걸요.”

 

보통의 여자들이라면 나이에 대한 문제는 민감한 사안일텐데 카에데는 그런 편에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전혀 25살이라고는 보이지 않지만요.”

 

아직 프로듀서는 자신의 나이를 카에데에게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프로듀서는 카에데보다 한 살 아래였다. 하지만 카에데가 연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기껏해야 프로듀서나 사장뿐이고 누가 봐도 카에데 쪽이 연상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말하지 않고 있었다. 프로듀서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계단을 빠져나와 4층의 복도를 걸었다. 넓은 건물이어서 4층에는 프로듀서가 향하는 연습실 이외에도 다른 방들이 있었지만 모두 간판 하나 없는 사무실들뿐이었다.

 

“다 왔어요. 여기에요.”

 

복도 가장 안쪽에 있는 불투명한 유리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가자 넓직한 연습실이 나타났다. 전면은 전부 거울로 되어있었고 바닥은 나무로 된 마루였다. 마치 체육관이나 무용을 배우는 실습소같은 느낌이었다. 여기서 댄스 레슨을 하기도 했으니 크게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다.

 

“어서와요, P씨.”

 

안에는 가벼운 셔츠와 바지를 입은 여자가 한 명 있었다. 갈색의 긴 머리를 뒤로 묶은 것이 활동적인 인상을 주는 미녀였다.

 

“오랜만이네.”

“한참이나 연락이 없더니 갑자기 전화해서는 다짜고짜 나와서 준비하라고 해놓고서 오랜만이라니 참 대단하네요.”

 

그녀의 말은 굉장히 기분이 나쁘게 들릴 수도 있었지만 표정을 보니 그런 것도 아니고 장난스럽게 투정을 부리는 느낌이었다. 프로듀서는 그녀의 말에 대답 없이 조용히 쓴웃음을 지었다.

 

“어라, 그런데 사람이 바뀌었네?”

 

프로듀서의 표정을 봤기 때문인지 그녀는 카에데를 가리키며 대화의 주제를 돌렸다. 초면에 실례일 수도 있는 행동이었지만 방금 전의 모습을 보고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걸 파악한 카에데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이쪽은 타카가키 카에데 씨. 아직 데뷔는 안 했으니 정식으로 아이돌은 아닌 셈이고… 이쪽은 아마네 유이코. 아이돌 오타쿠에요.”

“누가 아이돌 오타쿠라는 거야!”

 

서로를 소개해주는 프로듀서에게 유이코는 반발했다.

 

“트레이너인 아마네 유이코라고 해요.”

“타카가키 카에데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유이코가 먼저 손을 내밀자 카에데는 그에 응해 서로 악수를 했다.

 

“아이돌 오타쿠여서 자기가 아이돌을 키워내고 싶다고 트레이너가 된 별종이지만 댄스, 보컬, 비주얼까지 모두 커버가 되는 유능한 사람이에요.”

 

프로듀서의 말에 유이코는 기분 나쁘다는 듯이 혀를 찼다.

 

“그런데 어디 있었어요? 한참 안 보이고 오랜만에 나타나니까 옆의 사람이 바뀌어있고.”

 

유이코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물었지만 프로듀서는 역시 대답하지 않았다.

 

“사정이 좀 있어서 말이야.”

 

프로듀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말을 말라는 표정이었다.

 

“저, 프로듀서 씨. 이제 뭘 하면 되는 건가요?”

 

프로듀서와 유이코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어찌해야할지 모르던 카에데는 프로듀서를 재촉했다.

 

“우선 옷을 갈아입는 게 좋겠네요. 그 옷으로는 이래저래 불편할 테니까요. 유이코, 트레이닝복 있지?”

 

카에데가 입고 있는 옷은 아이보리 색의 스웨터에 무릎 위로 올라가는 검은 색의 스커트여서 레슨을 하기에는 적당한 복장이 아니었다.

 

“물론이죠. 찾아올게요.”

 

유이코가 안쪽에 있는 방으로 트레이닝복을 찾으러 들어가자 카에데가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트레이닝복은 처음이다 보니 왠지 설레네요.”

“처, 처음이요?”

 

카에데를 바라보는 프로듀서의 시선은 기묘한 것을 보는 것처럼 바뀌었다. 트레이닝복을 처음 입어본다니?

 

“잘 때라던가 집에 있을 때 편하게 입지 않나요?”

“잘 때는 제대로 잠옷을 입고 자는 편이라서요. 파자마라던가, 슬립이라던가.”

 

둘 사이에 갭이 너무 크다고 딴죽을 걸고 싶었던 프로듀서였지만 일단은 참았다.

 

“그럼 운동할 때는요? 학교 다닐 때라던가?”

“평소에 운동은 잘 안했고 학교 다닐 적에는… 부르마?”

 

프로듀서는 순간 참지 못하고 풉하는 소리를 내버렸다.

 

“…그래. 이 사람 25살이었지…”

 

상상을 뛰어넘는 카에데의 대답에 당황한 프로듀서를 구해준 건 유이코였다.

 

“P씨! 찾았어요!”

 

트레이닝복을 찾았다고 외치는 유이코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프로듀서는 잘됐다는 듯이 카에데를 떠밀었다.

 

“자, 어서 갈아입고 오세요. 여기서 기다릴 테니.”

“아, 네. 알겠어요.”

 

갑자기 격한 반응을 보이는 프로듀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카에데는 멀뚱멀뚱히 프로듀서를 바라보다가 유이코가 사라진 방으로 들어갔다.

 

카에데가 안으로 들어간 후로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에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악!”

 

프로듀서는 황급히 방쪽으로 뛰어갔지만 문 앞에서 멈춰섰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심각한 일은 아닐 거라는 예감과 괜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간 더 큰일이 일어날 거라는 직감때문이었다. 프로듀서가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서 기다리자 곧이어 문이 열렸다. 먼저 나온 건 기쁘게 웃고 있는 유이코였다.

 

“안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별 일 없었는데. 후후후…”

 

기분 나쁘게 웃는 유이코를 보자 프로듀서는 불안했다. 뒤이어 카에데가 나타났다. 조금 작아서 몸에 살짝 달라붙는 분홍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카에데의 표정은 여러모로 불편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지친 듯이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타카가키 씨, 무슨 일 있었나요? 안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던데.”

 

카에데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 아마네 씨가…”

“유이코가요?”

 

역시 불안한 예감이 맞은 듯 했다.

 

“갑자기 달려들어서…”

“이 변태 오타쿠가!”

 

프로듀서는 먼저 나온 유이코의 모습을 찾았지만 유이코는 이미 어떻게 하기에는 너무 먼 곳까지 도망쳐있었다.

 

“그냥 나름대로 감정을 해 봤을 뿐이라고!”

 

프로듀서는 황당한 기분에 소리를 질렀다.

 

“타카가키 씨가 네 거냐! 실례잖아!”

“뭐 어때! 아직 데뷔도 안 한 파릇파릇한 동생을 이뻐해주는 게 어때서!”

 

굉장한 실례를 범한 셈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유이코가 착각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다.

 

“타카가키 씨가 나이가 더 많을텐데…?”

“…응?”

 

유이코가 카에데를 바라보자 카에데는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올해로 25살이랍니다.”

“뭐어?! 젠장! 말도 안 돼! 나보다 두 살은 어려 보이는데! 저게 25살의 모습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유이코는 손가락질을 하며 격하게 움직이더니 결국 뒤로 넘어져버렸다.

 

“유이코 씨가 아이코네요.”

 

할 말을 사라지게 만드는 말장난까지 더해지자 23살인 유이코는 진심으로 절망한 것처럼 보여서 프로듀서는 더 이상 뭐라 하기도 안쓰러웠다.

 

“칭찬으로 받아들여야겠죠… 아마?”

“자자, 거기까지 하고. 오늘은 레슨을 하러 온 거니까요.”

 

프로듀서는 걱정이 앞섰지만 오랜만에 누군가를 프로듀스하면서 느끼는 감각이 반가워 조금 들떠있었다.

 

-

 

“…생각보다 심각하네요.”

 

한 시간 정도 기본적인 동작들을 가르친 후에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카에데는 운동치인건지 처음이라 그런 건지 기본 동작들인데도 따라 하기 힘들어보였고 유이코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이렇게 운동치에 25살인데도 그런 몸매라니…”

 

투덜거리던 유이코는 쏘아보는 프로듀서와 눈이 마주치자 헛기침을 흠흠 했다.

 

“P씨, 그냥 노래만 하면 안 되는 거야? 이런 경우는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카에데에게는 제법 매정한 말이었지만 카에데 자신도 상태가 어떤 지는 알고 있었기에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처음이니까. 벌써부터 가능성을 아예 닫아버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사람이라는 게 약점이 없을 수는 없고 가지고 있는 장점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래도 약점은 적을수록 좋다고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내가 이쪽은 오래 해봐서 안다니까. 힘든 것도 힘든 거고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쪽을 노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진지한 척 말하고 있지만 그저 귀찮을 뿐이지?”

 

유이코가 순간 움찔했다. 정곡을 찔린 게 분명했다.

 

“그래도 아직 더 해보고 싶어요. 하게 해주세요.”

 

앉아서 휴식을 취하던 카에데가 다시 일어났다.

 

“…라는데?”

“어쩔 수 없지. 하겠다는데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말이야.”

 

유이코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나는 뭐 마실거라도 사 올게.”

프로듀서가 가까운 편의점에라도 가서 마실 것을 사오려는데 카에데가 뒤따라왔다.

 

“타카가키 씨는 쉬고 계세요. 제가 다녀올 테니까.”

“아니에요. 운동도 될 겸 같이 갈게요.”

 

프로듀서가 유이코를 바라보자 유이코는 다녀오라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친해 보이네요.”

음료수를 사러 가는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던 카에데는 연습실로 돌아가는 길에서야 입을 열었다. 카에데의 말이 곧바로 이해가 되지 않아 프로듀서는 시간을 두고서야 대답했다.

 

“예전부터 알던 사이니까요.”

 

유이코와는 프로듀서가 되기 전부터 알던 묘한 인연이었다. 그러던 것이 프로듀서와 트레이너라는 관계가 되자 더 친해진 것도 있었다.

“아마네 씨는 아이돌을 좋아하죠?”

 

카에데는 일부러 걸음을 늦춰 프로듀서의 뒤에서 걸어가며 말했다.

 

“그렇죠. 트레이너 일을 하면 아이돌이랑 친해질 수 있는 게 가장 좋다나요.”

“아마네 씨도 예쁜데 스스로 아이돌이 될 수도 있지 않나요?”

 

카에데의 말에 프로듀서는 아이돌이 된 아마네 유이코를 상상해보았다. 그 답이 없는 성격만 아니었다면 의외로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본인이 안 하려고 할 걸요?”

 

대화의 주제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프로듀서는 핵심을 피하고 있었다. 직업 상 여자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기에 카에데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프로듀서는 일부러 회피하고 있었다.

“어서 돌아가죠. 유이코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

“…네. 다시 열심히 해 봐야죠.”

 

카에데는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지만 프로듀서는 카에데의 한 순간의 표정을 보고 고개를 돌린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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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씩은 걸리지 않을 겁니다. 아마..도?

어딘가의 우사밍 성인도 아니고 아무리 카에데 씨라도 학창시절때 부르마를 입을 나이는 아닙니다만 그런건 뒤늦게 알아버렸으니 넘기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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