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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와라 유키호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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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5, 2014 02:03에 작성됨.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는 종교를 떠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 또한 이번 크리스마스 동안에는 전원 오프라는 달콤한

휴식 시간을 선물로 받았다.

 

아니,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P  “정말 미안해, 유키호!!”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 하기와라 유키호는 자택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던 중,

사무소에서 급하게 걸려온 프로듀서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P  “이렇게 급하게 스케쥴이 잡힐 줄은 몰랐어. 나도 유키호를 생각해서 웬만

하면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쪽에서 유키호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데다가,

우리도 도저히 거부할만한 입장이 아니라서 말이야.”

 

 

요컨대 아이돌 전원이 오프인 765 프로덕션에 갑자기 스케쥴이 하나 들어온 

것이다. 크리스마스 특집 예능 프로에서 하기와라 유키호를 게스트로 모시고

싶다는 건데, 정규 방송에서 하는 꽤나 규모가 큰 프로인지라 중견 프로덕션인

765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거부하기가 어려웠다.

 

 

유키호  “······.”

 

 

애원에 가까운 프로듀서의 목소리를 듣던 유키호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유키호  “지금 곧바로 사무소로 가면 되는 건가요?”

 

P  “정말 와주는 거야?! 고마워, 유키호!! 이 은혜는 꼭 갚을 테니까!!!”

 

유키호  “아니에요, 프로듀서.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P  “아무튼 정말 다행이다!! 그런데 유키호, 너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

 

유키호  “···제가요?”

 

P  “아니, 아까부터 묘하게 목소리가 조금 차가운 것 같아. 무슨 일 있니?”

 

 

날카롭게 파고드는 듯한 프로듀서의 질문에 유키호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 가까스로 입을 열어 “괜찮아요” 라고 말한 뒤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유키호는 그대로 조용히 옷을 갈아입고 사무소로 갈 준비를 했다.

 

 

유키호  “크리스마스···.”

 

 

어느새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한 바깥을 바라보며 유키호는 중얼거렸다.

 

 

 

유키호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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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키호, 산타 할아버지한테 받고 싶은 선물은 정했니?”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10년 전의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이렇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유키호  “아,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어머니.”

 

 

7살의 어린 유키호는 세상에서 어머니를 제일 좋아했다.

엄하고 무뚝뚝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어머니는 늘 자상했고 상냥하게 자신을 

쓰다듬어주었으니까.

그날도 유키호의 어머니는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결정하지 

못해 울상이 된 유키호의 머리를 자상하게 쓰다듬어주었다.

 

 

 “저런··· 24일까지 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단다.”

 

유키호  “우우··· 저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을 수 없을 거예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니, 유키호?”

 

유키호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주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저 같은 울보는 땅을 파고 묻어있을게요···!!”

 

 “아니야, 유키호. 물론 유키호가 자주 우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유키호는

매우 착한 아이니까 산타 할아버지는 다 용서해주실 거야.”

 

유키호  “훌쩍··· 정말인가요?”

 

 “그럼 정말이지. 엄마가 약속할게. 자, 손가락 걸고 약속?”

 

유키호  “약속···.”

 

 

산타 할아버지를 믿고 있던 어린 시절.

걸핏하면 울음을 터뜨리던 자신은 절대 선물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슬퍼하는 

유키호를 위로해주던 어머니.

그런 자상하고 상냥했던 어머니를 유키호는 사랑했다.

 

 

 

 

 

 

 

 

 

 

 

 

끼이이이익!!

콰앙!!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으로 거대한 뭔가가 덮쳐

왔고 어머니가 자신을 세게 밀쳐냈다.

그리고 어머니는··· 어머니는··· 어머니는···.

 

 

유키호  “어머니···?”

 

 

아찔할 정도의 붉은 웅덩이 위에서 잠들 듯이 쓰러져있는 어머니.

어머니는 어째서 길 위에서 주무시고 있는 걸까?

어머니는 어째서 움직이지 않는 걸까?

어머니는 어째서 이렇게 차가운 걸까?

 

 

-트럭이 졸음운전을 하다 미끄러졌대요.

 

-어머나, 너무 끔찍하네요.

 

-즉사였다고 하던데.

 

-아직 어린데 불쌍하게도···.

 

 

어렸던 유키호는 한동안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유키호가 드디어 주위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었던 건 어떤 검은 승용차 

안이었다.

 

자신은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어머니의 이름이 적혀져 있는 붉은 상자를 

품에 안고 있었다.

 

유키호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기다란 목도리를 함께 두르고 있는 연인. 선물을 조르는 아이와 웃으면서 받아

주는 부모님.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유키호  “우··· 우으··· 으으··· 흐끅! 윽! 우우··· 으··· 흑!”

 

 

 

차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트리의 불빛 아래에서, 어머니의 유골이 담긴 붉은 

상자를 힘껏 껴안은 채로, 작디 작은 유키호는 삼키듯이 울음을 터뜨렸다.

 

 

 

유키호  “선물··· 흑! 받고 싶은··· 바, 받고 싶은, 흐끅! 받고 싶은 선물이 있어요··· 산타 할아버지···.”

 

 

 

다시는 울지 않을게요.

세상에서 제일 착한 아이가 될게요.

다른 선물은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 선물을 같이 달라고 조르지도 않을게요.

 

받고 싶은 선물··· 그러니까··· 그러니까···!!

 

 

 

유키호  “어머니를··· 어머니를··· 어머니를··· 흑! 우우··· 흐끅!” 

 

 

 

 

-어머니를 돌려주세요, 산타 할아버지.

 

 

 

 

어린 유키호가 그토록 간절히 빌었던 크리스마스 선물.

그러나 산타 할아버지는 찾아오지 않았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유키호가 산타 할아버지를 믿지 않게 된 것은.

 

그리고 자신의 생일이기도 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제일 싫어하게 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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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는 싫다.

생일은 항상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니까.

 

차라리 이렇게 일을 하는 편이 낫다.

이런 어수선한 날에는 쉬고 있는 것보다 아이돌 일을 하고 있으면 쓸데없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하기와라 유키호는 늘 봐왔던 사무소 건물 안으로 들어와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손잡이를 돌려 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하루카  “드디어 유키호가 왔어!!!”

 

아미ㆍ마미  “렛츠 파티 타임DAZE!!!”

 

 

 

-어?

-이건 도대체?

 

 

파앙! 파앙!

폭죽 소리가 연달아 터지면서 화려하게 장식된 사무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천장에 매달려있는 호랑가시 나뭇잎과 금색 방울, 붉은 양말이 달린 리본.

사무실 한구석에서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고 있는 커다란 트리.

그리고 정중앙에 설치된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케이크.

 

 

유키호  “에··· 이, 이건?”

 

하루카  “자아, 설명은 나중에!! 이쪽으로 와, 유키호!!”

 

 

하루카가 유키호의 등을 밀며 케이크 앞까지 데려왔다.

사무소의 모든 아이돌 일동과 아카츠키 리츠코, 프로듀서, 사무원인 오토나시 

코토리와 사장님까지.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유키호에게 박수를 보냈다.

 

 

 

 

 “메리 크리스마스!! 유키호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내 생일?

-그렇다면 이게 전부?

 

 

하루카  “자아, 촛불 꺼야지? 생일 케이크야, 생일 케이크!!”

 

아미  “하루룽이 엄청 공들여서 만든 거라Gu?”

 

마미  “우리들도 도와줬다는 걸 잊지 말아줘~!!”

 

치하야  “생일 축하해요, 하기와라 씨.”

 

마코토  “얏호!! 생일 축하해, 유키호!!!”

 

히비키  “아하하!! 해피 버스데이야!!!”

 

야요이  “웃우~! 축하드려요!!”

 

이오리  “니히힛, 생일 축하해!!”

 

미키  “정말로 축하하는 거야!!”

 

타카네  “축하드리옵니다, 유키호. 자, 어서 빨리 케이크를···!!”

 

아즈사  “어머어머, 유키호도 이제 17살이구나.”

 

리츠코  “축하해, 유키호.”

 

코토리  “피요!! 축하해요!!!”

 

사장님  “아이돌 모두가 동료의 생일을 위해 모이다니··· 정말 감동적인 광경이군!! 

생일 진심으로 축하한다네, 유키호 군!!”

 

프로듀서  “아하하, 아까는 속여서 미안해.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고 싶었거든. 

아무튼 생일 정말로 축하해, 유키호.”

 

 

-그렇구나.

-모두가 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놀라서 잠시 말을 잃고 있었던 유키호는 진심으로 크게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크리스마스 이브는 정말로 싫은 날이다.

아마 그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테지.

 

하지만,

 

 

유키호  “모두들···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모두와 함께 지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이브는 정말로 좋아!

 

그리고 유키호는 밝게 외쳤다.

산타 할아버지를 믿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어린아이의 미소를 지으면서.

 

 

 

 

 

유키호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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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지만 유키호의 생일 축전입니다!!
 
제가 다크와 얀만 쓴다고요? 천만에!!!
 
저도 나름 훈훈한 거 쓸 줄 아는 놈입니다!!!
 
 
그럼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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