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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 「765 프로의 마지막 공연이다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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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7, 2018 21:34에 작성됨.


3.

아침부터 날씨가 제법 더웠어. 손으로 이마를 몇 번 헤치니까, 손이 땀에 젖어버려.

도쿄의 여름은 아직도 힘든 것 같아. 고향에서 벗어난지도 이제 수 년은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이 도시의 여름날 더위는 버티기 힘들어.

자신의 고향..오키나와는 사실 이렇게까지 덥지는 않았거든..


그래도 발걸음은 가벼워. 왜냐면, 오늘은 우리 사무소의 단독 페스 연습 첫날이거든!

오래간만에 다들 모여서, 다 같이 열심히 땀 흘리면서 예전처럼 그렇게 뭉치구...

팬 분들도 신나게 만들어드려서ㅡ다시 한번 막막 대박 터트리구!

그리고 또 새로 노래도 내고..


그런데..


히비키 「에에? 이게 전부야?」(당황)


타카네 「예..그게, 곤란하게도..」


치하야 「아미, 마미, 유키호는 대학 시험기간이라 힘들고..

마코토는 연극 준비 중이고..아즈사씨는 온천 탐방 프로그램 해외 로케 녹화중이시라 힘들고..」


..리츠코는 후배들 합숙소 일로 한동안 못 온다고 그랬고.

그리고 미키는 패션 사업쪽 관련해서 자금 확보하느라 투자자들 만나러 갔다고 그랬어. 미키네 온라인 쇼핑몰 잘 나간다더라. 

이오리는..무슨 동전을 만든다고 그러던거 같은데..」


하루카 「비트코인이야 비트코인!」


치하야 「아 맞다. 이번에 미나세 그룹에서 빚코인이라는걸 새로 만든다고 해. 하루카 「치하야짱, 비 트 코 인!」(소근소근)

..아 빚코인! 맞아 빚코인. 어쨌거나, 그거 대표로 이오리가 아버지 대신 투자 유치 설명회에 나갔다던데..」


히비키 「..다들 바쁘구나..」(시무룩)


치하야 「저기..괜찮아 가나하씨?」


히비키 「으, 응! 괜찮다조!

그, 그래두..다들 각자 열심히 사느라 그런 거니까..

그리고 다들 개인적으로도 준비 많이 하고 있을꺼야. 그러니까 우리들도 열심히 하자!

이번에 열심히 하면 다시 아이돌 일도 막 막 많이 생기구 그럴꺼다조?」


치하야, 하루카 「으, 응..」 


타카네 「...」



그렇게 오래간만에 모여서 열심히 땀을 흘렸어.

그런데 왜 이렇게 몸이 쳐질까?

수 년간을 연습했었고, 무대 위에서 뛰었잖아.

그런데도 오래간만에 다시 밟아보는 스텝은 마치 처음 그 날처럼 생소하게 느껴지고,

몸은 이상하게 무겁게만 느껴져.


하루카 「악! 아쿠쿠쿠..」


히비키 「하루카! 여기서 실수하면 안된다조?」


하루카 「미, 미안...끄응.」


히비키 「괘, 괜찮다조! 그렇다고 또 막 그런 표정 지으면 자신이 미안하잖아..

다시 일어나서 다시 한번ㅡ」


하루카 「미안, 히비키! 나, 빵집 인수 준비 때문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돌아가야 할 것 같아..」


히비키 「에에? 하지만..아직ㅡ」


히비키 「..미, 미안..어쩔 수 없겠네 그럼.

그래두, 간간히 연습해야한다조? 이번에 헤어지고 또 한참 뒤에나 이렇게 모일 일이 생기니까..」


하루카 「응! 그러면..다음에 봐!」


그렇게 하루카가 떠나고..


타카네 「그러면..저도 이만..히비키, 꼭 전화 부탁드립니다.」


히비키 「..응!」


..타카네도 라멘집 관련해서 타가키정 사장님이랑 할 말이 생겨서 가버리고..

남은건 자신과 치하야뿐..


왠지 힘이 나질 않아서, 자신 쉬자고 하고 그대로 주저앉았어.

연습실 거울을 조용히 바라봤어. 거울 속에는 어느덧 어른스러워진 치하야가 있었고,

눈을 돌리니까, 지쳐서 힘이 풀려버린 작은 꼬마 같은 자신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어.


왜 이렇게 힘든걸까.

자신, 아직도 마음은 그대로인데..아이돌 정말로 신나는 일인데.

왜 이렇게 힘들까?

이제는 정말로 그만둬야 할 때가 온거야?

자신은 여전히 아이돌이 좋은데?


치하야 「..가나하씨, 휴식시간 다 끝났어.」


히비키 「힘드네..이상하게..」


히비키 「우, 우갹! 방금전 말은 잊어줘.

다시 열심히 일어나서 우리들끼리라도 또 열심히 하구,

그리고 다른 아이들 만나면 잘 알려줘서 이번에는 꼭 대박을 치자!

지난번이랑..지지난번 앨범은 조금 반응이 안 나왔지만 이번에 대박을 치면 분명히ㅡ」


치하야 「..알잖아 가나하씨. 그러기 힘들다는거..」


히비키 「응?」


치하야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 가나하씨.

다들 바쁘기도 하고, 사무소도 요즘 여유가 없고 팬들도 그렇고..」


히비키 「그, 그런 말은 하지 말자 우리 응?

그 때도 그랬잖아. 그 때 기억나? 프로듀서가 사고났던 날..

그때도 다들 바빴지만, 하루카가 우리 모두 모아서 그리고ㅡ」


치하야 「..미안해. 지금은..이제는 우리 모두 너무 자라버린걸.

...이제는 다들 현실을 바라봐야될 나이가 되어버렸는지도 몰라.

결혼..진로..새로운 직장..실은, 나도 요즘 고민 중이야. 뭘해야 하나 싶어서..」


히비키 「치, 치하야는 노래를 잘하니까!

그, 그러니까..계속 아이돌 하면 되지 않을까? 응응! 분명히 치하야는 아이돌이 잘 어울린다조?」


치하야 「..이쪽 업계는, 유행이라는게 있으니까..

가나하 씨한테만 말할께. 솔직히, 레코드 계열에선 더 이상 나같은 목소리로는 성공하기 힘들데.

요즘은..몸매 빵빵하고 (큿) 귀여운 목소리가 대세라나 봐. 비쥬얼적으로 난..힘들지. 아무래도.」


히비키 「그런..」


치하야 「그래도 괜찮아. 사실 나, 한창 시절에 72라 불릴 때마다 정말..남들에게는 말 못해도 속으로는 괴로웠어.

그래도 이제 와선 아무렇지도 않잖아 나.

그런거랑 마찬가지 아닐까? 가나하씨도 당장은 힘들겠지만..」


치하야 「..미안.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가나하씨도 조금은 마음에 준비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거야.

어쩌면 우리..이제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지도.

그나저나, 나, 시간이 제법 많이 있는데 우리 조금 더 연습할까?」


히비키 「..응.」


대화가 끝난 이후로, 우린 말 없이 1시간을 더 발을 맞췄어.

하지만 계속해도 실수만 늘어나고,

답답함만 쌓여가서 그냥..그 날은 그렇게 그만두었어.

그래도 혹시 몰라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에게 라인으로 문자를 남겼어.

다들 될 수 있으면 다음 연습날 꼭 나오고, 각자 연습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지만..


다음번에 우리 만날 때에는 타카네랑 치하야만 나왔어.


그 다음번엔 치하야만..


이제는 자신 혼자만..


4.

무언가, 가슴이 답답해서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아졌어.

정말로 이대로 잊혀지게 되는거야?

시간이 지났으니까, 톱 아이돌도 올라가봤으니까


그냥 이대로 잊혀지게 되는거야?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머리가 새하얗게 타버릴 정도로 계속해서 스탭을 밟고 또 밟았어.

하지만 몸은 무겁고, 스텝도 자꾸 틀리고 그래서 힘은 힘대로 쏟아도 제대로 되는건 없고..

그러다가 더 이상 일어날 힘도 나지 않아서 연습장 한복판에 주저앉았어.

한참 눈을 감았다가, 문득 거울을 바라봤는데,

거기에는 초라한 가나하 히비키라는 사람이 있었어.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닌.


만약 더 이상 자신이 아이돌로 살 수 없다면,

자신은 뭐가 되는 거야?


자신에게는 뭐가 남는거야?


이대로 그냥 사라지는거야?


「오늘도 나왔구나? 나도 한가한 참에 잠깐 연습하려고 나오긴 했는데..」


아, 치하야네.


그런데 반가운 치하야가 왔는데도, 자신 일어나기가 힘이 들어서ㅡ


히비키 「미안, 근데 왜 이렇게 어지럽ㅡ」


치하야 「히비키!」


...


치하야 「여기, 물부터 마셔. 도대체 뭐하겠다고 그렇게까지..」


히비키 「..미안하다조. 그냥..그냥.. 아무것도 아냐. 헤헷..

저기, 자신 약 좀 먹을께?」


치하야 「..약?


히비키 「응. 왠지 요즘 가슴이 자주 답답해져서..

의사 선생님이 주셨어.」


치하야 「..스트레스 해소...가나하씨, 앞으로 이런거 먹지 마!」(버럭)


히비키 「우갹! 가, 갑자기 소리지르면..

우우..그, 그렇게 보지 말라조?

알았어. 안 먹을께...」


치하야 「..그렇게나 힘들었던거야 가나하씨?」(울먹) 


히비키 「그, 그런건 아니다조! 그러니까 그렇게 너무 심각하게 여길건 없다조!」(당황)


히비키 「그냥..」(우물쭈물)


치하야 「...」 


치하야 「..가나하씨, 다 한순간일 뿐이야. 그냥..과정일 뿐이고.

설령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가나하씨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그럴 자격과 능력이 충분하다고!

우리, 벌써 수 년째 한 사무소에서 지냈잖아. 난 그러니까 보장할 수 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놓아주자.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사람들의 마음이라던가, 세월이라던가 하는건..

우리도 곧 20대 중반이 넘어가고 서른이 다다가고 그럴 텐데, 언제까지나 아이돌로 머물 수는 없잖아..

그러니까ㅡ」


히비키 「알아!」(울컥)


히비키 「안다구..(울먹) 그런데 알면서도, 알면서도..

자신, 아이돌이 아닌 자신의 모습이 상상이 안 가. 우리 모두 계속 아이돌로 살 수 있을 줄 알았다구!

그런데 이렇게 어느순간 사라지게 되는거야? 단지 시간이 지나서?

자신, 이대로 그냥 잊혀지는거 싫어..

아니 그것보다 더 싫은건, 그냥 이대로 다 헤어지는거야.

우리들이 함께 만들었던 그 모든 추억이랑 노력들이, 이렇게 그냥 끝나버리고 서로 흩어지는거.. 싫어..

..싫다고!」(울먹)


치하야 「가나하씨, 그건ㅡ」


히비키 「미, 미안ㅡ 자신..그냥 좀 힘들었나봐 치하야.

걱정 말라조! 자신, 안 그래도 뭘 할지...매일 고민하고 있으니까!

그냥..지금은 너무 힘들었나 봐. 그냥 그러니까..

....미안. 나중에 보자.」


치하야 「...가나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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