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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22.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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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1, 2013 08:49에 작성됨.

*얀데레에 면역이 없으면 보지 마세요.
*이 소설의 리카는 신데마스의 리카가 아닌 오리지날 캐릭입니다.
*캐릭터 망가짐과 괴롭힘에 면역이 없음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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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우라 아즈사-
 사무소에서 미키를 만나게 되자, 웃으며 물어보았다.

 “미키 정말 괜찮은 거야? 두 사람의 결혼.”
 “응. 허, 아니 P씨가 행복하다면 미키 포기할 수 있는 거야.”

 미키는 해맑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이제 그 얼굴에는 더는 미련이 없어보였다. 나도 미키처럼 순수하게 그 사람을 웃으며 포기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미키는 대단하구나.”
 “뭐가?” 
 “후후, 아무것도 아니란다.”

 미키의 반문에 난 고개를 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타인에게 양보한다, 참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정말 바보 같은 일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허니라 하고 따랐던 거니? 
 그러면서 내 신경을 그렇게 거슬리게 한 거니?
 정말, 포기할거면 진작에 포기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해보면 P씨에게 어필하지 못했던 건 미키탓도 있지 않았나?
 맨날 허니허니, 그렇게 말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어필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그러다가 어이없에 리카씨에게 뺏기게 되고.
 ……물론 리카씨로부터 되찾아올 거지만. 후후. 
 하지만 그래도 미키, 쉽게 용서할 수 없단다. 솔직히 미키가 그러지만 않았으면 리카씨가 뺏어가기 전에 좀더 빨리 그 사람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 않겠니? 
 그래, 내 운명의 상대를 말이야. 그 동안은 미키가 어려 웃으며 넘어갔지만, 이제는 안 되겠네. 차라리 좀 더 그 사람에게 집착해 리카씨를 방해했다면 용서해주었을 텐데.
 그런데 오히려 그 여자를 도와줬단 말이지? 후후. 
 대체 무슨 생각인가 몰라. 잠만 자고, 멍하고, 가끔 생각 없고. 그러면서 재능은 있어서 지금은 톱 아이돌로서 정점에 다다르고 있고 말이야.
 세간에서 평가하기로는 리카씨의 뒤를 잇고 있다고 했나? 미키도 미국에 도전할 생각인지 모르겠네. 하지만 주위에서는 그렇게 하기를 바라는 것 같고, 아마 그런 일이 있으면 리카씨 경험도 있는 P씨가 도와주려 하겠지? 
 특히 미키는 두 사람을 도와주었고, 리카씨랑도 사이가 좋았으니깐 리카씨 쪽에서 도와주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미키가 P씨랑 같이 미국에 가게 되나?
 ……후후. 미키 무서운 아이구나. 설마 포기했다는 건 거짓말이고, 사실은 그걸 노리고 있는 거 아니니? 그리고 모두 신경 쓰지 않을 때 미국에서 P씨를 뺏고 말이야. 
 어머어머, 미키, 벌을 받아야겠지? P씨와 리카씨의 사이를 도와준 벌을 말이야. 그리고 우리를 속이면서 그를 독점하려는 벌까지 말이야.
미키의 다음 스케줄이…….
 후후, 미키. 
 다시 한 동안 아이돌 일 좀 쉬지 않겠니?


 -키사라기 치하야-

 “…….”

 난 말 없이 내 앞에 앉아 있는 그 여자를 보았다. 그 여자, 리카씨는 살짝 겁먹은 눈으로 테이블 밑으로 손을 숨겨 반지를 지켰다. 그와의 결혼을 약속한 반지.
내가 가만히 쳐다보자 리카씨는 이내 시선을 내려 내 시선을 피했다. 난 차분하게 입을 떼었다.

 “축하드려요 리카씨.”

내 갑작스런 축하에 리카씨는 놀라며 움찔 몸을 떨었지만 그래도 시선은 들지 않았다. 난 개의치 않고 말했다.

 “드디어 결혼까지 하게 되셨군요.”

 이런 여자가 그 사람과.

 “그를 속이면서 말이죠. 만족하세요?”

내 질문에 리카씨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난 경멸에 차 그녀를 보고서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봉투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놔 리카씨쪽으로 밀었다.

 “돌려드리죠. 이제 필요 없을 테니.”

 리카씨는 떨리는 손으로 그 봉투를 받았다. 손에는 갈색가죽장갑을 끼고 있었다. 프러포즈 장면을 TV로 보니 흉터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내가 한 짓이 원인이겠지.
그것은 자업자득이자. 진작 P씨와 헤어졌더라면 이럴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저 P씨에게 미움 받고 말았어요.”

 내 차분한 말에 리카씨는 불안한 시선으로 날 보았다. 난 그 얼굴을 보고 싱긋 웃어주었다.

 “그 때 P씨의 고향에서 했던 말, 기억하시나요?”

 그녀의 표정을 보니 다행이도 기억하는 것 같았다. 난 눈앞의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설사 당신이 사라진다 해도 그 사람은 절 사랑하지 않겠죠. 저에겐 노래와 그 사람만이 전부인데도 말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했다. 그 사람 곁에 나만 있으면 된다. 그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날 사랑해줄 것이다.
 난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그 장갑에 가려진 손을 보고 말했다.
 “P씨는 당신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죠.”
 “그렇지 않아요!”

 나와 만나 그녀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은 절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줬어요.”

 그 여자의 말에 가슴이 아프다. 나는 미워하면서 왜 이런 여자를 사랑하는 것일까? 난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P씨는 충분히 노력하고, 힘내고 계시죠. 당신이 자기를 숨기는지도 모르고.”

 내 말에 그녀는 입술을 한 번 깨물더니 결의에 찬 모습으로 말했다.

 “더 이상 그 사람을 속이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에게 모든 걸 다 말할 거예요. 더는 당신의 협박에 끌려 다니지 않아요.”
 “이제 와서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그녀는 내 대꾸에 일순 할 말을 잃은 것 같았다.

 “숨길 것 다 숨기고, 이제 청혼 받고서 그 사람이 버리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어 밝힌다는 거예요? 뭐라 해야 할지, 치사하다 해야 할까요.”

 심난하게 비난을 하니 그녀는 다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난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시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이제 와서 상관은 없지만요.”

 내 말에 그녀가 불안한 표정으로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난 그녀를 보고 살짝 웃어주었다.

 “제가 P씨의 고향에서 했던 말 기억한다 하셨죠.”

 순간 그녀의 얼굴이 무너지려 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을 사람은 저에요.”
 “키사라기양!”

 리카씨가 급히 불렀지만 무시하고 그녀의 옆을 지나쳐갔다. 그러면서 살짝 속삭였다.

 “그 돌려준 반지처럼, 당신과 P씨의 관계도 박살날 거예요.”

 그리고 가게를 나왔다. 내가 간 후 봉투를 열어 본 그녀는 어떻게 반응할까? 그 봉투 속에는 망치로 박살낸 그녀의 커플링이 들어있었다.

 “기다리세요 P씨.”

 그녀에게 P씨의 고향에서 했던 말. 그가 날 미워하게 된다면…….

 “곧 영원히 같이 있을 수 있게 될 거에요.”

 그와 같이 죽으면 이제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아무리 날 미워하셨다 해도 다시 그 마음을 나에게 돌려주실 거다.
 난 그에게 미움 받고서는 살 수 없으니깐.



 -시죠 타카네-
 “……귀하.”

 대체 뭐하는 짓인가요? 
 왜 그런 여자랑 어울리고 있는 거죠? 
 왜 그런 사이좋은 모습으로 그 여자랑 어울리고 있는 거죠? 
 왜 그 행복함을, 그 미소를 그 여자에게 주고 있는 것인가요?

 “기이하고 요망한 여자군요.”

 차가운 눈으로 그의 옆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그 여자를 보았다. 용납할 수 없는 여자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빼앗고 저리 뻔뻔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그 자리에 있다니.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둘의 뒤를 계속 따라가 보았다. 둘은 평범하게 데이트를 하듯 밥을 먹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단순 그 뿐이라면 참을 수 있었을 텐데…….

 “식장부터 찾아야겠지?”

 그 요망한 여자는 나의 낭군에게 그리 말했다. 프러포즈건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 결혼도 하는 것이 당연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용서는 확실히 무리군요.”

 나의 낭군을 뺏어간 걸로 모자라 그 행복까지 뺏어서 독점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저런 여자에게 빠져 있는 낭군도. 

 “……그러고 보니 최근 연락도 하지 않으셨군요.”

 일부러 연락을 피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그 여자가 좋으신 것이옵니까? 저와의 연락마저 소홀히 할 정도로? 그 여자만 신경 쓰시는 것이옵니까? 왜 저를 멀리하시나이까?
 둘은 식장을 알아보고서 결혼날짜를 정하려는 듯했다.

 “……후후.”

 그 날 결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걸까요? 한다 해도 그 자리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을 사람은 요망한 당신이 아니라 필시 저일 것. 그 착각에서 언제 깨어나고, 이 사실을 언제 깨달을 것인가요?
 둘은 한 웨딩샵 앞에서 멈춰 섰다. 신부와 신랑 의사를 직접 수제제작해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었다. 그 앞에서 그 요망한 여자는 멈춰섰다.
 내 눈은 그런 여자를 보며 더욱 갈아 앉아갔다. 

 “보고 갈까?”
 “아니야. 예식장 보러 가던 길이잖아?”
 “그러니 상관없지 않아? 당장 사는 것도 아니고 보러 가는 거니깐.”
 “음-”

 둘의 대화가 들려왔고, 곧 가게 문이 열리고 점원의 모습이 보였다.

 “리카씨 맞으시죠? 점장님께서 괜찮으시면 들어와 달라고 부탁하십니다.”

 그 점원의 말에 두 사람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난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다가 안까지 따라 들어갈 수 없어 밖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두 사람은 들어가고서도 한 동안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 가게의 문패는 어느 사이엔가 영업 끝으로 바뀌어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요…….”

 커텐이 쳐진 가게의 앞에서 미세한 커텐 사이의 틈으로 안을 엿보았다. 
 그러자 보인 것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리카씨와 그 앞에서 넋 놓고 그런 리카씨를 보는 나의 낭군의 모습. 그런 둘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결혼식을 앞둔 커플의 모습이었다. 
 리카씨는 그 뒤에도 여러벌의 드레스를 갈아입었고, 그 때마다 나의 낭군이 되었어야할 그 사람은 순수하게 감탄을 하며 뭐라 말했다. 그리고 낭군이 감탄을 할 때마다 그 여자는 수줍은 듯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결국 나의 낭군마저 결혼 의상을 입고 수줍게 두 사람이 같이 서 직원들이 감탄했을 때 난 그곳을 떠났다.

 “……기이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눈물을 급히 손으로 닦아냈다. 하지만 닦아낸 자리에 곧 바로 눈물이 고이고, 이내 다시 흘러내렸다.

 “기이한…… 기이한…… 기이…….”

 결국 근처의 궁중화장실로 들어온 후 한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입을 막았다.

 “으윽, 흐윽…….”

 왠지 울음이 흘러나왔다. 이상했다. 어째서 이제와 그런 모습을 보는 것으로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웨딩드레스와 결혼정장을 입고 행복해 하는 두 사람을 생각할수록 감정은 더욱 복받쳐 올랐다.

 "……정말 용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내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 이제 방법은 하나.
 그 여자가 사라지는 것 뿐.


 -하기와라 유키호-
 우연히 혼자 밖으로 나온 리카씨를 보았다. 
 난 가짜. 
 리카씨는 진짜.
 하지만 리카씨가 없으면 내가 진짜.
 그래, 리카씨만 없으면 된다. 리카씨만 없으면 내가 진짜가 된다.
 어딘가 비틀거리며 힘없이 걸어가는 리카씨는 많은 사람들무리에 섞여 가고 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리카씨만이 보였다. 그런 리카씨의 뒤를 따라간다.
 리카씨는 초록불이 끝나가는 곳에서 멈춰 섰다. 횡단보도가 길고, 사람들이 적은 것이 이미 신호가 바뀐지 꽤 된 듯 했다. 사람들이 횡단보도에서 멈춰섰고, 초록불은 빠른 속도로 깜박였다. 
 리카씨의 뒤로 갔다.
 그리고, 신호가 초록불에서 빨간불이 되었을 때, 그 등을 아무도 모르게 살짝 밀었다. 맨 앞에 서있던 리카씨는 힘 없이 횡단보도로 밀려나갔고, 그 때 거대한 트럭이 달려들었다.
 끼익-
 콰앙…….
 ……아하하, 이제 내가 진짜야…….
  


 -리카-
 키사라기양에게 연락을 받고 약속한 카페로 갔다. 
 무서웠다. 키사라기양에게서 추억의 CD가 박살나고, 반지를 뺏기고, 손이 망가졌다.
 나보다 훨씬 어린 그 소녀가 나는 너무나 무서웠다. 특히 나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의 시선에 장갑 속에 낀 내 반지 쪽으로 향하자 다시는 반지를 뺏기지 않기 위해 테이블 밑으로 반지 낀 손을 내리며 손을 보호했다.
 하지만 더 이상 겁먹을 수 없었다. 난 P랑 결혼하기로 했고, 거기다 더 이상 나를 믿어주는 그를 속일 수 없었다.
 그래서 겁먹지 않고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을 피하게 된다.

 “돌려드리죠. 이제 필요 없을 테니.”

 그녀는 그리 말하며 작은 종이봉투를 나에게 건넸다. 그 말을 듣고 그것이 나에게서 뺏어간 커플링임을 알 수 있었다.
 
 “저 P씨에게 미움 받고 말았어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그녀를 애틋하게 보고 말았다.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덧없이 슬퍼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불쌍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계속 말한다.

 “그 때 P씨의 고향에서 했던 말, 기억하시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때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P의 고향집에서 나에게 했던 말을.

 [저 말이죠, 이일로 P씨에게 미움을 받는 다면 전 견딜 수 없을 거예요. 만일 그렇게 되면 말이죠.]
 [그 사람을 죽이고 저도 같이 죽어버릴 거예요. 죽어서 둘만 있다면 그 사람은 저를 사랑해줄테니 말이죠.]

 섬뜩했다. 그 말이 진심이라는 것은 그 때의 눈빛과, 지금의 눈을 보는 것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키사라기양은 아무렇지 않게 그 말을 하고 있었다.

  “설사 당신이 사라진다 해도 그 사람은 절 사랑하지 않겠죠. 저에겐 노래와 그 사람만이 전부인데도 말이죠.”

 키사라기양의 말에 무언가를 말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랐다.
 몸이 떨려왔다. 특히 그녀에게 당해 망가진 손들이 심하게 떨려왔다.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P씨는 당신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죠.”
 “그렇지 않아요!”

 그 말에 난 곧 바로 부정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은 절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줬어요.” 
 “그래요, P씨는 충분히 노력하고, 힘내고 계시죠. 당신이 자기를 숨기는지도 모르고.”

 난 입술을 깨물었다. 저는 저 말에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그 사람을 속이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에게 모든 걸 다 말할 거예요. 더는 당신의 협박에 끌려 다니지 않아요.”
 “이제 와서요?”

 화를 내지 않는, 심드렁한 말투. 그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냐는 듯한 그 말은 나의 마음을 쉽게 부서버렸다. 

 “숨길 것 다 숨기고, 이제 청혼 받고서 그 사람이 버리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어 밝힌다는 거예요? 뭐라 해야 할지, 치사하다 해야 할까요.”   

 키사라기양의 말은 모두 사실이다. 
 여태까지 버림 받을까봐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다가, 그 사람에게 청혼을 받고 그가 나를 버리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어 이제 말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난 비겁했다.

 “뭐, 이제 와서 상관은 없지만요.”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 담담히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P씨의 고향에서 했던 말 기억한다 하셨죠.”

 그 말에 아까의 섬뜩함이 되살아났다.

 “그 사람과 함께 있을 사람은 저에요.”
 “키사라기양!”

 그녀를 다급히 불렀지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게를 나갔다. 자기 몫의 계산은 미리 해놓은 듯 했다.
 손이 떨려왔다. 그 여자의 모든 것을 포기한 눈을 보면 진짜로 그녀는 P를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 할 것이다.
 너무 위험하다. P를 지켜야했다.

 “P에게 말해야 돼…….”

 어떻게 전해야할까? 전화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몸이 떨려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며 커피를 마시며 진정시키다가, 겨우 내 몫을 계산한 후 가계에서 나올 수 있었다.
 가면서 생각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왜 그녀들에게 이리 미움 받고 있는 것일까.
 난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이것이 그렇게 큰 잘못이었을까?
 
 [인기 있는 아이돌이 되면, 엄마가 죽고 난 다음에 혼자 남은 외로운 리카의 곁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주지 않겠니?]
 
 엄마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준다. 확실히 P는 나의 곁을 지켜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를 얻은 만큼 누군가는 나를 미워하고 있었다. 
 힘없이 거리를 걸었다.
 엄마의 희망대로 아이돌이 되고, 톱 아이돌까지 된 후 P와 같이 미국에 가서 성공이란 평가를 들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고, 그 기세로 연인이 되고 이제는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주머니에서 키사라기양에게서 받은 종이봉투를 열었다.
 
 “아…….”

 그 안에는 P와 맞췄던 커플링이 박살나 있었다. 망치로 몇 번을 내리친 듯,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 있었다. 
 콰앙- 
 콰앙-
 환청이 들렸다. 그녀가 얼마나 화를 내며 이런 짓을 했는지 느껴졌다. 그리고 더욱 절실하게 느껴져 왔다. 얼마나 나를 미워하는지 그리고,
 진정으로 P를 사랑하고 정말 그를 죽이고 같이 죽으려 함을.
 부서진 반지는 생각보다 충격이 크지 않았다. 아마 손에 끼어진 결혼을 약속한 반지가 내 손에 끼어져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날 미워하는 것은 키사라기양만이 아니다.
 아미미양도, 미나세양도 날 미워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P를 배반한 나를 용서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리카, 다시 한 번 미국에 갈까?]

 나를 걱정해 미국에 가자하던 P. 신혼여행 장소이고, 몇 년 동안 그곳에 있기로 했다. 

 “……빨리 미국으로 가야해.”

 이번에는 나만이 아닌 P도 위험하다. 결혼식까지 괜찮을까? 
 아니, 그전에 일을 벌일 것이다. 그녀는 지금 위험하다. P에게 경고하는 것이 좋을까?

 “……이 사실을 알면 P는 괴로워할 거야.”

 P가 765프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얼마나 소중히 하는지, 또한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그 아이들 또한 P를 정말 소중히 하고 좋아했다. 어쩌면 그랬기에 미움 받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 애들로부터 P를 뺏어 와서…….

 “하지만 이제 와서 그 사람을 포기할 수는 없어.”

 아이돌도 그만 둔 지금 나에게는 그 사람 밖에 남지 않았다. 그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한숨을 쉬고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다. 사람이 적고, 신호가 깜박 거리 길래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 사람들이 점점 몰려오고 신호는 빨간 불로 바뀌었다.
 그 순간, 난 누군가에게 밀려 앞으로 나갔다.
 순간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눈앞에는 거대한 트럭이 달려왔고, 주위가 고요해졌다. 
 트럭이 내 몸을 덮쳤다.
 내 몸이 순간 공중에 붕 뜬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순간 하늘이 보였다. 

 “아…… 아…….”

 왜 일까, 순간 나도 모르게 배를 감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순간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 그 와중에도 난 이해할 수 없는 사태에 순간 멍하게 하늘만을 봤다. 겨우 고개를 돌렸다.
 트럭이 멈춰서 있었고, 차에서는 급하게 사람이 내려왔다.
 그제야 통증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그 와중에 아래를 보았다. 내 주위는 피 투성이었다. 특히 다리 밑쪽으로 하혈인지 피가 많이 나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감싼 배가 허전했다. 난 왜 배를 감사고 있는 것일까?
 내 입에서는 누군가에게인지 모를 사과가 나왔다.
 
 “미안…해…….” 
 
 눈물이 흘러나왔고, 그렇게 내 시야는 어두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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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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