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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line Tokyo - Step 1. Mayhem Dressed in a M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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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0, 2014 16:45에 작성됨.

[자네라면 이미 우리를 알고 있을걸세.]

 

[잘 떠올려보게. 우리가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를.]

 

[기억하지 못하겠는가? 지금은 그래도 상관은 없지.]

 

[자네는 언젠가 모든걸 기억하게 될거야.]

 

[행운을 비네.]

 

----

 

머리 안쪽이 지끈지끈 아파온다. 역시 이틀 내내 잠을 설친건 조금 무리였나.

그래도 다행이다. 이것으로 트라이어드 프리머스의 앞길은 탄탄 대로. 

특히 린은 이번년도의 신데렐라 걸 까지 노릴 수 있을 정도겠지.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그녀가 신데렐라 걸이 되는건 어렵잖은 일일거다.

조금 꿈을 크게 꾸자면, 내년도에는 아카바네 P 담당의 아마미 하루카나 키사라기 치하야를 넘어서 IA 우승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그룹 냥냥냥이나 카에데씨의 다음 일에 대해 생각하며, 느긋하게 소파에 드러누웠다.

어차피 시커먼 남자 한명만이 홀로 사는 집. 아무도 없어 적적하긴 해도 이렇게 격무 이후의 휴식때는 이런 조용함에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오늘 하루정도는 일에서 떨어져 나와,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 했다. 누군가 방 문을 두들기기 전까진.

사내 혼자 사는 방에 찾아 올 사람은 몇명 없었기때문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이 방에 올만한 사람은 없다. 집 주소를 아는건 린이나 미쿠, 카에데씨 정도인데...특히 린이라면 얼마 전 준 열쇠로 알아서 문을 열고 들어왔을터.

 

"누구세요?"

 

부스스한 차림새로 슬쩍 문을 열었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장난인가 싶어 복도를 휘휘 둘러봐도 누군가 있었던 흔적도 없었다. 다만, 문을 열고 한발짝 나서자 발에 걸리는 묵직한 상자가 한개.

택배라면 택배 배달왔다 말을 했을 것이다. 뭣보다 뭔가 주문한 물건은 없었고...주소지가 잘못되었나 싶어 상자를 살펴봐도 어디에도 주소 표시는 없었다.

아리송한 느낌에 상자를 들고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상자를 열어봤다.

 

상자 안에는, 그로테스크할 정도로 정밀하게 묘사된 고무재질의 동물 가면 한개와, 컴퓨터로 출력한듯한 무기질적인 글자가 적힌 작은 쪽지가 한개.

...갑작스레 드는 오싹한 기분에, 황급히 쪽지를 읽었다. 쪽지의 내용은 터무니 없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내일 에노시마의 XXX 빌딩에 들어가, 내부의 모든 사람을 죽이고 '가방'을 가져 올 것. 탈취한 가방은 근처 뒷골목의 쓰레기통에 넣어둘 것.]

 

뭐? 사람을 죽여? 신종 장난인가. 코웃음을 치며 쪽지를 저만치 멀리 던져놨다.

이래서 인터넷을 너무 많이하면 안된다. 그러니 이런 현실과 공상도 구분 못하는 머저리들이 양산되는거거든.

달콤한 휴식을 방해받은 것에 투덜거리면서, 상자에 들어있던 가면을 들어봤다. 사람들이 '닭'이라 하면 바로 떠올리는 흰색 기조의 닭의 머리를 본뜬 가면.

만져보니 미끈한 느낌에, 새 제품이라는걸 강조하듯 새고무제품 특유의 화학물질 냄새. 이리저리 만져보고, 얼굴에 한번 뒤집어 써봤다.

 

"잘 만들었네."

 

옷장의 거울에 비치는 닭의 머리를 한 남자를 보며, 나는 실없이 웃었다.

시덥잖은 장난 치곤 꽤 유쾌한 장난이다. 휴일의 오후, 그때만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쪽지에 적힌 그 다음 날, 나는 코토리씨와 전화로 잡담을 나누고 집에서 맘 편히 게임이나 했다. 

 

----

 

전화가 걸려온 것은, 이틀간의 꿀같은 휴일이 끝난 바로 다음날이었다.

어째 그날따라 눈이 일찍 떠졌고, 한시간이나 일찍 프로덕션에 도착했을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코토리씨야 지각이 일상이지만 치히로씨보다도 빨리 올 줄이야. 조금 우쭐해진 기분으로 에어컨을 켜고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오후에 일도 그렇게 많이 없는 날. 어차피 지금 시즌에는 저녁은 텅텅 비니, 아카바네 P나 코토리씨와 함께 저녁이라도 먹으러 가야겠다.

 

일단 저녁 일정부터 대충 생각하고 하루 일을 시작하려 할 참에, 책상 위의 전화기가 울렸다.

분명 업무시간 전이라, 프로덕션에 전화 할 사람은 없을 터. 뭐지 싶어 전화기를 들었다.

 

"네. 765 프로덕션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13동의 하야마입니다. 어제 와주시지 않으셔서 아주 큰 일이었어요...분명 그저께 물건은 보내드렸어요. 확인 해 주시고 오늘은 꼭 와주셔야 해요! 그때 보내드린 절차대로 일 해주시면 됩니다. 잊지 마세요. 에노시마의 XXX 빌딩이에요! 근무 하시는 분들한테 잘 '말씀' 드리고 물건 받아오시면 될것 같아요. 그럼 꼭 좀 부탁드려요!]

 

"네?"

 

지직거리는, 묘한 여자의 목소리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제? 일? 물건?

감을 잡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동안 전화는 끊어졌고, 이어서 내 자리에 있는 팩스가 소음을 내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불길한 감각에, 떨리는 손으로 팩스로 온 서류를 확인하고...그대로 더이상 그 서류를 잡지 못하고 떨어트렸다.

떨어트린 그 서류에는, 그녀가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촬영한...내 담당 아이돌, 시부야 린의 사진이 있었다.

 

----

 

린이나 카에데씨가 괜찮냐고 몇번이나 물어왔고, 아카바네도 그 특유의 사람 좋은 얼굴로 안색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고, 코토리씨의 저녁에 마시러 가자는 제안에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절했다.

머릿속이 복잡한걸 감추기는 힘들었고, 몇번이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린이 쳐다보는 것을 느꼈지만...어째 하루를 잘 끝마칠수 있었다.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황급히 차로 들어왔다. 여기서 에노시마의 XXX 빌딩까진 차로 약 40분 정도.

차의 옆 좌석에 놓여있던 가방을 열었고, 그 안에 들어있던 고무 가면을 들었다. 싸늘한 그 고무 특유의 감촉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가방 안에 같이 들어있던 무기─장도리─를 확인 하고, 다시 가방을 닫았다. 

 

'사람을 죽이라고? 장난이 아냐...!'

 

지금이라도 핸들을 돌려 집으로 돌아갈까? 아니다. 그리 되면 린은 어떻게 되는 거지?

린의 사진을 보낸 것이 단순한 협박은 아니리라. 그날, 상자가 도착했을때도 쥐도 새도 모르게 상자를 가져다 놓았던 것도 그렇고.

한참 긴장중이라 머리가 잘 돌아가진 않았지만, 그것 하나는 확실 했다. 자신이 그 쪽지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린이 위험해진다.

핸들을 쥔 손에 힘이 꾹 들어갔다. 누가 이런걸 시키는거지? 야쿠자?

 

"...젠장할."

 

이를 꽉 물고 액셀을 밟는다. 한참을 길을 달리고, 에노시마에 접어든 뒤...시가지 바로 뒷편의 건물에 차를 댔다.

통행량이 그리 많지 않아보이는게 다행이었다. 거기다가 갓 저녁에 접어드는 시간이라, 건물 근방의 통행인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기묘할 정도의 한적함에 몸을 떨며, 가방에서 가면을 끄집어 내 얼굴에 썼다. 그리고, 오른손에 장도리를 들었다.

 

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몇번을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건물의 문을 열었다. 1층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고, 좁디 좁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타고 올랐다.

장도리를 쥔 손에 땀이 흥건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자, '누구냐?'라는 걸걸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껄렁한 차림새의 남자 한명이 나를 발견했다.

 

"무...뭐야 이새끼는?!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는거야!"

 

"허. 왠 닭대가리? 이봐 닭대가리... 어쭈. 손에 망치도 들고있네?"

 

여기 오는게 아니였다! 한명을 시작으로, 몇명의 남자가 더 모여들었다.

긴장 탓에 나를 둘러싸고 뭐라무라 떠드는 것을 알아듣기도 힘들었다. 누군가 내 복부를 야구방망이로 쿡쿡 찔렀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해내지 못한다면? 여기서 죽도록 두들겨맞고 쫓겨난다면? 그들이 말하는 대로 하지 못한다면?

린이? 내 담당 아이돌 린이...?!

 

"야. 이새끼야. 대답을 해ㅂ...?!"

 

─긴장이 한계치를 돌파하고, 생각이 끝을 맺는것과 장도리가 휘둘러 진 것은 동시였다.

 

----

 

사람의 혈액 특유의 냄새는 가면의 고무 냄새와 섞여 역한 악취를 풍겼다.

비강을 찌르는 악취를 참아내며, 구역질이 나는 것을 참으며 바닥에서 부들거리는 사내의 머리통을 한번 더 장도리로 두들겼다.

퍽 하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머리 한쪽이 함몰되어 완벽히 침묵한 사내를 지나치고, 나는 목표인듯한 '가방'을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후들거리는 손으로 간신히 시동을 걸고, 쪽지에 적혀있던 골목으로 향했다. 아직 가면은 벗지 않았다. 드문드문 보이는 인파가, 전부 '살인자!'라 말하는듯 했기 때문에.

차에 썬팅이 짙게 되어서 다행이었지. 우웃 하고 뭔가 속에서 치솟는 것을 참아내며, 차를 몰았다.

 

역한 쓰레기 냄새가 풍기는 골목에서, 쪽지에 적힌대로의 쓰레기통에 가방을 집어넣고 뚜껑을 닫았다.

그제서야 끝났다. 라는 실감이 나며, 떨리는 다리로 더이상 서있지 못하고 후들후들 주저앉았다.

가면을 벗어 집어 던졌다. 공기 중에 와닿는 쓰레기의 향기와, 비강에 남아있는 피냄새, 얼굴에 온통 남은 고무냄새가 섞여 참을 수 없는 기분이었다.

 

"우웩!"

 

그리고,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속에 담아놨던 것을 모조리 게워냈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이걸로 나는 린을 지켜낸거겠지?

사람을...죽였다...?

사람을, 망치로 내리쳐서...?

나는 도데체...

 

식도와 입을 타고 흐르는 찝찔한 위액의 맛.

몇번이고 헛구역질을 하면서, 나는 이것이 차라리 끔찍한 악몽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전부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악몽이고, 이게 아카바네 P와 코토리씨와 함께 마시다가 숙취에 의해 보는 환상이길.

눈을 뜨면 집이고, 아직 휴일의 저녁이고. 코토리씨와 게임에 대해 한참 수다를 떨고, 아미/마미 자매와 함께 넷플레이를.

 

'이건 전부 꿈이다. 끔찍한 꿈이야.'

 

울렁이는 속을 부여잡고, 나는 그대로 골목에 주저앉아 있었다.

 

----

 

"저기. 프로듀서."

 

"...응? 아. 린?"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엇던 것 같다.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린에게 애써 웃어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어제는 그렇게 정신 없이 들어와, 집에서 피냄새가 사라질때까지 박박 씻고 침대에서 기절했다.

사람을 죽였다. 그대로 법의 심판을 받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집에 오니 퍼뜩 들었지만...'그들'이 뭔가 수를 쓴 게 분명했다.

TV에서 에노시마의 시가지 빌딩에서 폭력단 간의 난투가 있었다는 뉴스가 뜨긴 했지만, '수상한 가면 쓴 남자'나...하여간 나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도 뜨지 않았다. 

 

마치 어제 일이 한순간의 허상이라는 것 처럼. 사람의 그 단단한 두개골을 장도리로 두들겨 깨고, 그 안의 물컹한 '뭔가'를 흩뿌리게 만든 감촉이 손에 생생한데...

 

"...윽."

 

"...? 프로듀서? 정말로 괜찮은거야? 안색이 안좋아 보여."

 

괜찮아. 라면서 나는 손을 흔들어 보였다. 어제 그 감촉이 떠올라버렸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불안과 긴장에 떨며 하루 밤을 지샌 뒤 나는 평범하게 회사에 출근했다. 사실은 집에서 더 쉬고 싶었지만, 어째선지 출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홀로 떨다간 미쳐버릴 것 같아서 그랬다.

출근 해서도 린이나 카에데씨, 혹은 다른 아이돌들이 다가올때마다 깜짝깜짝 놀랬다. 

분명 어제 탈취제 두 통을 다 써가면서 냄새를 지웠지만, 피냄새 같은게 날 것 같아서.

 

"조금...피곤해서 그런것 같아. 괜찮아 린."

 

"...프로듀서..."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린은 내 손을 꼭 잡아줬다. 

몇초정도, 그녀의 푸른 눈동자와 나 사이에 뭔가가 오간것 같았다. 얼굴을 붉히면서도 손을 꼭 잡아주는 그녀에게, 나는 애써 입을 열었다.

 

"아냐. 정말로 괜찮아 린. 걱정해 줘서 고마워."

 

"응...그래도 몸 조심해. 일이 잘 되어가는것은 좋지만, 프로듀서가 쓰러져 버리면 우리도 막막하니까. 그리고...나도..."

 

"...?"

 

"아니. 아무것도 아냐."

 

크흠. 하고 작게 헛기침을 하며 린은 손을 놓고 돌아섰다. 

그러면서도 계속 신경 쓰이는지, 린은 내쪽을 몇번이고 돌아보며 트레이닝 룸으로 향했다.

트레이닝 룸으로 들어가는 린의 뒷모습을 보고,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린은 지켜 낸 것이겠지? 그들도 더이상 린을 건드리지는 않겠지?

말도 안되는...물러 터진 생각을 하고 있을때, 다시 내 책상의 전화벨이 울렸다. 

...그리고, 나는 직감적으로 그 전화의 발신인이 누군지 짐작을 하고 있었다.

 

"...네. 765 프로덕션 입니다."

 

[트윙키 컴패니입니다. 어제 일 관련해서 소개를 듣고 얼마나 기대를 했는지! 일처리가 확실하다 들었습니다. 이케부쿠로의 CBA 클럽의 일도 좀 봐주셨으면 합니다...일처리 확실하게 해주세요!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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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에서 사랑을 담아 보내드리는 핫라인 마이애미x아이돌 마스터 콜라보 팬픽!

이것이...문어발인가. 곶철늑대와 엔젤 쉿 원 냅두고 숙취에 시달리다 괴전파를 받아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으아니! 곶철이랑 엔젤 쉿 원 연재해야 된단 말이야! 

 

본격 뜨거운 선 내엄마x아이마스 콜라보. 아마 스토리 상 의외로 짧게(?) 끝날것 같긴 합니다. 부정기 연재에요 헿...

이름은 765 프로덕션이지만 신데마스 아이돌들도 죄다 담당하고있는 초 파워한 프로덕션.

...사실 본가 아이돌도 좋지만 신데마스 아이돌도 좋아해요. 시부린이랑 카에데씨 귀여워! 짱 귀여워!

 

아 근데 1인칭 시점을 처음 써보는거긴 한데 글 쓰기 엄청 쉽네요 진짜. 내가 왜 지금까지 어줍잖게 3인칭 고집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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