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속에 등장하는 '악'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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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4, 2017 00:31에 작성됨.

수능 20여일 남은 잉여 고3입니다.
언젠가 해보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 해봅니다.

제가 쓰는 글에서는 유달리 악인이 많이 나옵니다.
개그 글이 아닌 장편에서는 절대 주인공이 '완전한 선인'으로 나오지를 않지요.
그나마 가장 선했던 미나모토 프로듀서도 정당한 목적을 위해서는 '법률을 어기지 않는 수단'이라면 뭐든지 쓰는 '다소의 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리이나 연작'의 리이나도 6:4 비율로 선악이고, 미래 하루카 시리즈는 애초에 악인에 가까운 주인공입니다.
가끔은 정말 악한 인물도 사용해서 오히려 공감하기 힘들 정도가 됩니다.

사실 고등학교 올라와서 윤리 과목을 배우면서, 저의 사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거의 한비자 수준의 엄격한 법치주의자였는데, 다양한 사상가에 대해 배우면서 법 뿐만이 아닌 정의를 추구하게 된 것이지요.
항상 정의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이 세운 정의의 원칙을 지키려고 하며, 순간적이라도 악한 생각이 든다면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라며 자책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제가 작품 속에서 악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추리물을 좋아해도 실제로 사람죽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현실에서 사람을 가지고 노는 악한 인간을 보면 뒷골이 당길 정도로 분노합니다.
그런데 픽션의 세계에서는 뭐든지 됩니다.
한 명이 죽든, 두 명이 죽든, 아이돌 여자아이가 총을 맞든, 한 사람을 타락으로 이끌어가든,
어차피 그건 실제의 세계가 아니라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저는 작품의 도덕주의는 부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억누르던 악한 본성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지요. (참고로 저는 성악설 지지자입니다.)
흔히 글 같은 거 쓸 때 이르는 '대리 만족'이랄까요.
여러분들도 글로 대리 만족 같은 것을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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