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프로듀서
한가지 더, 글이 받는 관심에 대해서.
댓글: 6 / 조회: 800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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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7, 2017 03:17에 작성됨.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글을 쓰는 많은 분들이 반응에 민감하신 것 같아요.
물론 관심과 애정은 창작의 양분이 되고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것도 사실입니다.
반대로 걱정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너무 애태우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는 거의 항상 자기만족만으로 글을 썼습니다. 독자에게 불친절했죠.
제목은 내용을 함축하면서 간결해야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제목도 의식적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그다지 피드백도 원하지 않았어요. 저는 겁쟁이라서 글을 올릴까 말까도 한참 망설이다가 살짝 업로드를 누르고 도망치듯 사이트를 꺼버리고서, 덧글이 달렸다는 표시라도 뜨는 날엔 벌벌 떨면서 확인할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라서요.
그래도, 정말로 누군가가 괜찮다고 생각해준다면, 어떤 제목이건 어떤 내용이건 글을 쓴 사람만 보고 읽어주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목표를 조심스레 잡아두었죠.
가끔 제가 올린 글들을 찾아보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보셨는지 조회수가 한참이나 쌓여 있더라구요.
올린지 얼마 안 된 글들은 조회수가 세 자리도 안되는 경우도 허다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천 개 가까운 조회수가 쌓여 있었습니다.
마스터피스 판에 올라가지도 않고, 매거진은 끝났고,
누군가 일부러 찾아서 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더라구요. 정말로 감사한 일입니다.
다른 분들의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된 글을 하나 둘 씩 찾아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장편을 쓰시는 분들도 그 많은 편수에 하나같이 많은 분들이 보고 가신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읽다가 별로라고 생각하시면 조회수가 어느 시점에서 사라졌겠지만 그것도 아닙니다.
글은 그림에 비해 확실히 읽는데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받아들이는 시간도 빠르지 않습니다. 그럼 그만큼 길게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오래된 글들의 조회수는 그림판의 비슷한 시기의 그림들만큼이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구요.
그러니까,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아주세요.
단기적으로는 요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피드백 같은 좋은 방법이 나오고 있구요.
좋은 글은 느려도 확실히 평가를 받습니다. 외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제발 이것만은 꼭...........
흔히 말하는 개그물은 저런걸 지키지 않는 형식도 많고.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는 사람마다 다르지 않겠습니까.
많은 사람에게 좋은 글로 평가받으려면 그런 글의 구조부터 시작해 신경써야 할 게 많지요. 그런 의미로 하신 말이실 테고.
단지 취미로 쓰는 것인 이상은 자유롭게,쓰고 싶은대로 쓰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도 분명 가치는 있다고 봐요.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할 필요가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지금 작성하신 분의 의도를 충족하기 위해선...
완전한 끝은 내 두어야 된다고 강조한 것이죠.
많은 분들이 오히려 포틴님 말씀을 듣길 원하시겠지만... 초보 작가님들께는 많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작가를 요리사라고 하고, 독자를 손님이라고 해 보죠. 조회수는.....돈이라고 해 볼까요.
요리사가 내놓은 음식을 먹고, 손님이 그냥 돈만 내고 나가더라도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손님의 입장에서도 요금은 지불하고 나갔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요리사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죠.
저 손님이 내 요리를 맛있게 먹었는가, 입맛에는 맞았는가, 그것도 아니면 영 못 먹을 것을 억지로 먹은 것인가. 요리사의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상투적인 "잘 먹었습니다"라는 한마디에도 기뻐하는 것이 요리사지요.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들었던 문예과 교수님의 강연에서 프로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의 차이는 얼마나 대중에 둔감해질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비평에 둔감해질 수 있는가에 나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네요. 프로는 자신의 글에 쏟아지는 무관심을 딛고 올라서야 하고, 칼날처럼 쏟아지는 비평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골자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정도로 작가의 큰 적 중 하나는 무관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요리사의 예시를 들었지만, 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조회수는 사실 큰 의미가 없어요. 사람들이 내가 쓴 것을 읽어준건지, 아니면 클릭미스로 잘못 들어온건지, 알 방법이 없으니까요.
사회성을 가진 동물에게는 무관심이 가장 위험한 독이라고 하죠. 반응 없이 조회수만 꾸역꾸역 올라가는 건, 따지고보면 무관심이랑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것이든 무관심이 가장 큰 적이죠. 대화든 작문이든 조리든 진짜 거의 모든 생활에서... 무관심은 최고의 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