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전개 방식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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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3, 2017 23:03에 작성됨.

제가 자꾸 이 전개방식을 소개하는 것은, 누군가 이런 전개방식으로 글을 쓴 것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 작품이 나와야 제가 그것을 보고 여러가지 참고를 하며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실력이 나은 누군가라면 당연히 저보다 잘 쓴 글이 나오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 전개방식은 취향이 특이한 저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이 싫어할 만한 전개방식입니다.
바로 '명탐정 코난'식 전개 방식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관계 있는 사건과 관계 없는 사건들이 섞여서 연속'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전개 방식을 상당히 좋아해서 자주 써먹죠.

한 번은 계획했던 장편 스토리가 있었는데... (아무도 안 봐서 그 장편은 접었지만)
그게 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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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과거 아이돌 자살 사건의 단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발견

2. 하루카가 그 사람의 학교에 찾아갔는데 연쇄 살인사건이 나서 그 사람이 살해당함.

3. 그 사람의 친구가 얼핏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같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탐정을 찾아감.

4. 근데 그 탐정이 납치사건에 휘말려 경찰을 동원하여 수색

5. 탐정을 만나보니 아직 조사가 오래하지 않았고, 자살한 아이돌의 친구를 소개해줌.

6. 그 친구 집에 찾아가니 그 친구가 가출함

7. 가출한 아이를 겨우 찾아내서 미미한 단서를 얻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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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포인트는 '모든 사건이 스토리 중심과 관련 없는 우연에 의한 사건'이라는 거죠.

제가 실제로 써먹은 이러한 패턴은 이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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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하야의 일기장을 훔쳐보다가 걸림.

2. 동료 아이돌과 일기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자살한 아이돌의 일기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음.

3. 근데 방에 찾아갔더니, 일기장이 없었음.

4. 알고보니 윗집 사람이 그 집에 자주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됨.

5. 그 좀도둑은 일기장은 자기가 가져간 것이 아니라 한 여자 아이(아이돌 동료)가 가져간 것을 보았다고 증언함.

6. 그 아이돌 동료 집 근처에서 잠복하다가 그 아이가 일기장을 들고 어딘가로 가는 것을 추적함.

7. 근데 그 장소가 공항인데다가 사람이 무지 많아서 놓침.

8. 빨리 찾으려고 하는데 하필 그 때 346 프로덕션 소속 프로듀서가 공항에서 마약 소지 의혹을 받고 있어서 도와주다가 시간을 빼앗김.

9. 그 사이에 그 아이는 일기장에 누군가에게 넘겨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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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돌이 자살한 이유와 관련된 사건의 현장을 조사함.

2. 지나가는 순경이 어떤 탐정이 이 곳을 조사했다고 말해주어서, 그 탐정 사무소에 찾아감.

3. 그런데 찾아갔더니 탐정이 누군가에게서 총격을 받은 살인 미수 사건 발생.

4. 살인 미수 사건을 해결했지만 탐정이 의식 불명이여서 정보를 못 얻음.

5. 마침 살인 미수 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이었던 사람이 조사하려던 사건의 당시 목격자여서 목격 증언을 들음.

6. 탐정 사무소를 뒤지다가 해당 사건의 파일에서 모종의 암호를 발견했으나 해독하지 못함.

7. 아이돌들이 출연하는 퀴즈 프로그램에서 암호 풀기 문제가 나옴.

8. 암호를 풀다가 그 암호와 탐정 사무소의 암호가 같은 원리라는 것을 알게 됨.

9. 암호를 해독하였더니, 그 암호를 보낸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있었음.

10. 그 사람을 추궁하여 정보를 얻고, 자살한 아이돌이 961 프로덕션 자료실에 무언가를 숨겨놓았다는 증언을 얻음.

11. 961 프로덕션을 수색해보려고 하나, 마침 961 프로덕션의 악행에 분노한 어떤 사람에 의하여 961 프로덕션에 방화 사건이 발생함.

12. 자료실에서 어떻게든 정보를 찾아보려 하나, 카미이즈미 레온을 구출하기 위해 포기하고 탈출하여 자료가 소실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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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상당히 지랄맞은 패턴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런 '우연'의 패턴을 쓰는 팬픽을 거의 못 봤습니다.

사실 이 패턴을 쓰게 되면 단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뽑자면 전개가 비정상적으로 늘어진다는 점이지요.
그렇지만 희한하게도, 저는 이런 패턴이 좋아서 자주 써먹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명탐정 코난을 너무 좋아해서 자연스레 취향이 되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또 다른 특이한 취향은 '스토리와 상관 없는 사건에서의 단서'입니다.

예를 들어,

'후타미 자매가 장난치는 이야기'에서 '아이돌 자살 사건' 해결에 단서가 되는 '자동차 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식이지요.


혹시나 해서 여쭤보는데, 이런 전개 비스무리 한거라도 써먹는 작품 하나라도 본 적 있으신가요?
이런 전개를 사용하려면 글 실력이 좋아야하는데, 제 실력으로 이런 것을 썼다가는 처참해질 것 같아서 참고하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만약 없다면 언젠가 누군가 이런 전개의 글을 써주시길 바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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