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픈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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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9, 2021 02:53에 작성됨.

혹은 Happened 운명


처음이라기엔 너무

길을 이미 다 아는 듯이

우연히라기엔 모두

다 정해진 듯이


우연히 눈을 떠 보니 이 세상에 태어나 있었고

하필 네가 있는 곳이었다

서서히 몸에 배어버린 사소한 습관들이

네게로 가는 길을 내게 알려줘


처음이라기엔 너무

길을 이미 다 아는 듯이

우연히라기엔 모두

'다 정'해진 듯이


고통의 사랑도

보통의 이별도

You can make it happen

You can make it heaven

우연히라기엔 모두

다 정해진 듯이


만약 내가 그때 그곳을 헤매지 않았더라면

그날 네가 마음 아픈 이별을 안 했었더라면

네 뒤를 따라 걷던 곳 네가 떨어트렸던 꽃

위태롭던 시간 속 서로를 기다려왔어

운명이라고 하기엔 이를 수 있다 생각해

우연히라고 하기엔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

어쩌면 또 스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던 그 때로


처음이라기엔 너무

길을 이미 다 아는 듯이

우연히라기엔 모두

다 정해진 듯이


고통의 사랑도

보통의 이별도

You can make it happen

You can make it heaven

우연히라기엔 모두

다 정해진 듯이


어쩌면 기억을 지운 채로 하나였던 우린 둘이 되고

운명이란 작은 점 안에서 서로를 찾으며 살았는지도


고통의 사랑도 보통의 이별도

You can make it happen

You can make it heaven

우연히라기엔 모두

다 정해진 듯이


우연히 서서히

점점 더 멀어져가

우연히 천천히

처음 그곳으로 가



운명처럼 기적적인 만남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불안이 더해져갔다.

어떻게 이런 만남이 있을 수 있는지, 차라리 마냥 설레었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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