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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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8, 2021 20:38에 작성됨.

모퉁이를 돌자 느긋하게, 혹은 망가진 듯 로우파이를 잔뜩 먹인 시티팝이, 다시 스피커를 통해 열화되어 들려온다.

 

도시의 세련됨을 노래하는 가사가, 도시와 나를 분리하는 우울함으로 느껴지는 건 나만의 감성일까


말없이 그냥 걷기만 해요

부쩍 줄어든 대화 속에

What happen to us

침묵이 내려 지금

 

"달리는 차 안에 우린 아무 말 없네

너는 그렇게 운전만 해..."




"도시'' 세련됨이지 도시 '사람'들의 세련됨은 아니니까. 더군다나 도시 전체도 아니고 더 좁고 폐쇄된 차라는 공간에서 소통의 단절을 말하니 더더욱."



"...? 내가 그것까지 말했어?"

 

"아니, 시티팝을 들으면서 조금 표정이 가라앉은 정도? 그래도 알아야지, 니 프로듀서잖냐."

 

표정이 가라앉아? ... 정말 놀라웠다. 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잡아내고... 아니, 이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도 나를 계속 보고 있었단 말인가.

그건... 아무리 일거수일투족이 관찰당하는 연예인이라도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남의 얼굴 훔쳐보고 그러는 거 아냐."

 

미안, 직업병이라.”

 

. 그래서 시티팝이 좀 마음에 든 거야? 그럼 다음 곡은 그쪽으로 해볼래?”

 

그렇게 멋대로 결정해도 돼?”

 

이래봬도 팀장이랍니다~ 앨범 한두개는 마음대로 프로듀싱 가능해.”

 

“... 좀 더 생각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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