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로 만든 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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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8, 2021 23:50에 작성됨.

하온 - 꽃 (Prod. AVIN)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Weissmann입니다.


'장래를 걱정하는 슈코'를 소재로
짧게나마 글을 써보았습니다.


그러고보니...'슈코'가 등장하는 글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동시에 이 글은 '슈코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선 특히 '슈코와 아버지'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실상 슈코가 지금의 '아이돌'이라는 길을 걷게 되기까지

'슈코의 아버지'가 미친 영향력이 무척 컸으니까요.


늘 아무런 걱정 없이, 여유만만한 태도로 태평하게 하루하루를 보낼것만 같은 인상의 슈코.

하지만 과자를 만드는 집에서 자라 달콤한 삶을 살았을법한 슈코에게도
'가출'이라는 씁쓸한 과거사가 있죠.


어릴적엔 과자 가게의 '간판 소녀'가 꿈이었지만 막상 꿈을 이루고 나니

'그 다음'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무엇이 있을 지 미처 알지 못한 채

그저 몸만 부쩍 자라버린 쓸쓸한 표정의 소녀.


그런 딸을 보면서 슈코의 아버지는 어떤 생각으로 슈코를 낯선 세상으로 내보냈을지,

많은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써보았네요.


가업을 잇길 바랐다면 분명 어떻게든지 집 안에서
혹독한 수행을 시키며 억지로라도 슈코를 가두었을테지만

슈코의 아버지는 오히려 자신의 딸을 넓은 세상,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게 해주었습니다.
(방법이 다소 과격하긴 했지만요...결과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어쩌면 슈코가 '가업을 이을 재목'이 아니라는 걸 알아보았기에,
일찌감치 슈코에게 '너 스스로 살고 싶은 삶을 찾아 봐라'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었네요.

 

그런 슈코가 선택한 건, '아이돌'로서의 삶이었고 그녀는 마침내 자신도 모르던

재능을 일깨워 오늘날의 멋진 '톱 아이돌'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무엇일까요?


과자집 간판 소녀에서 톱 아이돌 그리고 그 다음은...
이런 고민에 빠진 와중에 슈코의 눈에 들어온 연로한 아버지의 모습은
분명 그녀에게 많은 생각을 들게 했을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대체 할 수 없는 존재'가 자신의 곁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그 사람의 사라져가는 흔적들을 어떻게 하면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이 멈출 수 없는 상실감과 공허함을 메울 수 있을까...
해답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장래에 대한 슈코의 고민이 단순히 '앞으로 뭐 하지?' 수준의 얕은 질문 보다는
이런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고민이었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라져 가는 것들을 내가 어떻게든 대신하자'는 식상한 대답보다는

'나는 나에게 주어진 길을 가지만, 사라져 가는 것을 잊지 말자'는

나름의 해답을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기에...슈코의 아버지 역시 딸이 순간의 동정심으로 자신의 길이 아닌 길을

슬프고 괴롭게 걷기 보다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가장 즐겁게 살 수 있는 길을

걸어가길 바라지 않았을까요.


삶의 막바지에서...자신의 소중한 딸에게 자신의 전부인 화과자를

아낌 없이 나누어 줄 수 있는 삶이었기에, 슈코의 아버지는 분명  행복했을 겁니다.


또 그런 아버지의 뜻이 담긴 과자를 먹고 자라온 슈코이기에
그토록 자유롭고, 또 자신만의 색을 띤 채 아름답게 성장했던 것이겠죠.


결국 슈코는 아버지의 뜻을 깨닫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있는
미시로 프로덕션의 사무원으로 장래를 정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사람의 미래란...

사라져가는 과거를 보며 그리움에 사무쳐 뒷걸음질 치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을 딛고 일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길을 걸어가면서

장인이 되어 한 분야에 명성을 가지지 않아도
시간에 빛 바래 더 이상 별처럼 빛나지 않아도


내가 선택한 길이, 나에게 사랑과 행복을 준다면 
마땅히 살만한 삶이 아닐까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저는 슈코가 그런 삶을 살길 바랍니다.


새벽 시간에 갑작스런 감성에 취해

다소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이지만


후기까지 끝까지 읽어주시는 모든 프로듀서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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