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챠팔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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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2, 2021 00:53에 작성됨.

새침하게 흐린 구름이 함박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지저분하게 흩뿌려진

싸리눈이 모락모락 내려오는 날이였다.


이날이야말로 구석진 상가 안 작은 사무소에서 사무실 소속 아이돌 카드를 팔아먹는

장사치 프로듀서에게는 오래간만에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


50연 한정 픽업 아냐를 따내서 좋아하라는 어린 검은 소를 보고

"아냐-미나미 따야하지 않나요?"  하고 유혹해서 보석 판매소까지 모셔다드린 후에도 

보석 가게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결을 보내고 있다가

길을 지나가는 40살 아재에게 새로 출시한 호타루 패스 후리소네 의상을 보여주며 유혹해서 

늙은 아재가 '이런 빌어먹을 똥겜!  290연 저격 실화냐?!!"  라고 외치는걸 무시하고

그의 통장을 탈탈 털어버리는데 성공했다.


수수료 0.05%.  수입 5만엔- 돈을 받아든 프로듀서는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뻤다. 

컬컬한 목에 소주 한 잔도 적실 수 있지만 사무실 구석에서 앑는 카렌에게

감튀 한 봉지도 사다 줄 수 있음이다. 카렌이 기침으로 쿨룩거리기는 벌써 한달이다.

쿄코에게 전수 받은 브로콜리 주먹밥도 거절하고 굶기만 하고 있어서 약 한 첩 써보지 못 했다. 

무슨 병인지는 알 수 없으되 누워 가지고 일어나지도 못하는 걸 보면 중증은 중증인 듯. 

병이 이대도록 심해진거는 며칠전에 억지로 아리스가 해온 딸기 파스타를 퍼먹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오라질 년이 천방지축으로 '이거 먹이면 나 죽어!. 나 죽는다고!"  하고 날뛰길래 딸기 즙이 뚝뚝 떨어지는 파스타를 포크에 돌돌 감아서 한 손으로 입을 벌리고 파스타를 그대로 넣어버렸는데

그날 저녁부터 가슴이 땡긴다,  배가 켕긴다고 눈을 흡뜨고 지랄병을 하였다.


“에이, 이런 감튀에 환장한년,  뭐. 어쩌라고?

못 먹어 병, 먹어서 병! 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  


하고 앓는 이의 뺨을 한 번 후려갈겼다.  카렌의 흡뜬 눈은 조금 생기를 되찾았지만 그 눈에는 이슬이 맺히었다.  프로듀서의 눈시울도 뜨끈뜨끈하여서 그날 방구석에 가서 소리를 죽이고 통곡하고 말았다.

그 사태가 있고 나서도 이년이 그러고도 감튀를 계속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며 프로듀서를 조른다. 화도 내고 달래도 보고, 야단을 쳐보았건만, 못 사주는 마음이 영 시원치는 않았던 것이였다


카렌의 얼굴을 떠올리며 오늘 받은 수입에 기뻐하며 오늘의 행운을 만끽한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맥....매그 도널드?"  라고 중얼거리며 맥도널드를 향해서 걸어가는 그의 앞에서 '이 게임 뭔가요?" 라고 물어보는 뉴비 한 마리가 서있던 것이였다  뉴비를 놓치지 않는 것이 참된 프로듀서의 길이며 직업 윤리다. 

튜토리얼과 환경 설정을 알려주며 프로듀서는 이 뉴비가 한 게임 목록을 살펴보았다


"리이잇니지....운명/위대한 명령....달나라 아가씨 리메이크.........어지간한 흑우 겜은 다 하였구만"


뉴비의 게임 목록을 살펴보다가 프로듀서는 뉴비의 과금 액수에 경악하고 만다. 


"자신이 해온 게임에 모두 100위권안의 서버 랭커야!  이 액수는 vip..........


.............이게 사람인가?"


프로듀서는 한번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검은 소"다.  그것도 석유왕이다!

아이돌 카드를 팔아온 자신의 인생 중에서 가장 큰 대어를 낚은 느낌에 프로듀서의 마음이 고동친다.  그런 프로듀서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뮤비 속의 우즈키의 드레스를 보더니 '팬티....팬티.........' 하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미친 놈이구나.  

헤헤 거리던 그는 미나미의 매끈한 수영복을 마지막으로 감상하더니 “과금 얼마면 되겠소?” 대뜸 물었다 이 사람이 아닌 검은 소는 단순한 한정 가챠 저격이 아닌 단번에 랭커용 덱을 원하는 것이니리라.  마음에 드는 아이들 의상은 모두 돈으로 따고 뮤비를 즐기며 20성으로 앨범을 채우고 다른 랭커들을 깔아뭉개려 하겠지.  


슬금 슬금 피어나는 흑우의 기운에 프로듀서는 돈의 냄새를 맡고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 어느 정도를 원하시는 겁니까.....?.  이 게임은 큰 과금 없이도 즐기는 데 무리가....”


대뜸 모르는 척하고 프로듀서는 뜸을 들였다.  상대를 안달나게 하는 화술인가?  아니다. 이상하게도 꼬리를 맞물고 덤비는 이 행운 앞에 조금 겁이 났음이다. 

그리고 집을 나올 제 카렌의 부탁이 마음이 켕기었다. 3일 연속 움직이지도 않고 과자만 먹고 누워서 퉁퉁 부어버린 얼굴로 흐느적거리면서 기어나오더니 그 눈에 애걸하는 빛을 띄우며,


“오늘은 나가지 말아줘. 제발 집에 붙어 있어. 내가 이렇게 심심해 죽겠는데…….”


라고, 모기 소리 같이 중얼거렸다.  그때에 프로듀서는 대수롭지 않은듯이,

 “아따, 젠장맞을 감튀 년, 별 빌어먹을 소리를 다 하네. 라이브도 안 하고 영업도 안 한 채로 백수되버린 아이돌 데리고 놀면 누가 먹여 살리려고”

하고 훌쩍 뛰어나왔고 그 뒤에선 처량한 목소리로,


 “나가지 말라도 그래, 프로듀서. 그러면 난 안즈랑 온라인 대전이나 할거야”

하고, 목메인 소리가 뒤를 따랐다. 니트 생활 1년이 넘어가서 침대에 누운 채로 침을 질질 흘리며 배를 북북 굵는 카렌의 얼굴이 프로듀서의 눈앞에 어른어른하였다.

 

“그래. 이 아이를 얻으려면 대체 얼마나 과금을 해야하는 건데요.  아냐도 갖고 싶고 미나미도 갖고 싶은걸. 아니 그냥 난 랭커덱을 하고 싶어”

하고 초조한 듯이 검은 소는 보채고 있었다.  가챠 픽업 시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랴


 “2000연차만 지르십쇼.”


이 말이 저도 모를 사이에 불쑥 프로듀서의 입에서 떨어졌다. 제 입으로 부르고도 스스로 그 엄청난 돈 액수에 놀랐다.  한꺼번에 이런 금액을 불러라도 본 지가 그 얼마 만인가! 그러자 그 돈벌 용기가 병자에 대한 염려를 사르고 말았다. 

설마 오늘 내로 어떠랴 싶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행운을 놓칠 수 없다 하였다.

 “암만 그래도 그 정도 과금은 과한데.”

이런 말을 하며 검은 소는 고개를 기웃하였다.


“아니올시다. 이 게임도 몇 년되서 고인물 현상이 심한걸요.  요새 뉴메타 카드도 많고.....그리고 처음 지르시는만큼 화끈하게 더 지르셔야죠”

하고 빙글빙글 웃는 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기쁨이 넘쳐흘렀다.


  “그러면 지를테니까 빨리 보석이나 갖다주십시오.”


관대한 흑우는 이런 말을 남기고 지갑을 열기 시작한다. 가게 안의 보석을 챙기는 프로듀서의 손은 바람처럼 재빨랐다. 간만에 금고에 숨겨둔 보석을 쓸어모아서 쓸만한 것은 챙기고 품질이 나쁜 것은 버리고 하다보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날아다니는듯한 프로듀서의 손에 그 어느때보다도 재빠르게 보석이 착착 선물 상자에 담기기 시작했다. 가장 품질이 좋은 보석을 골라서 상자에 담는 것을 마무리할쯤에 그의 손은 갑자기 무거워졌다.  시계를 본 탓이다. 오늘은 평소보다도 늦게까지 일했고 벌써 저녁 11시다. 새삼스러운 염려가 그의 가슴을 눌렀다. 

“오늘은 나가지 말아요, 내가 이렇게 심심한데” 이런 말이 잉잉 그의 귀에 울렸다. 

그리고 이제 살이 통통하게 올라서 아이돌 같지 않아진 카렌이 원망하는 듯이 자기를 노리는 듯하였다.  감자튀김......하면서 앵앵거리는 소리도 바로 옆에서 나는 듯싶다.


 “왜 이리우, 늦겟구만. 1시간 후에는 픽업 종료야”


하고 흑우의 초조한 부르짖음이 간신히 그의 귀에 들어왔다. 언뜻 깨달으니 프로듀서는 포장을 마친 채로 보석 상자를 꽉 움켜쥐고 멈춰 있지 않은가

 

“예, 예.”


하고, 프로듀서는 포장을 마무리지었다. 포장을 한겹 한겹 접을때마다 프로듀서는 속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어깨가 저절로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손을 빨리 놀려야만 쉴새없이 자기의 머리에 떠오르는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잊을 듯이.

포장을 마치고 제 자식뻘밖에 안 되는 어린 검은 손에게 몇 번 허리를 굽히며,

 “안녕히 가세요! 또 이용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깍듯이 346 사옥 옆에 있는 봉투 생산 공장까지 안내해주었다.


(중략)


 “안녕하세요. 346 프로듀서님,  카렌 짱 맡아서 케어하느라 힘드시죠.  여기서 한 잔 하세요.”

 곱게 차려입은 사무원 여성이 한숨을 쉬며 돌아가는 프로듀서를 보고 손짓을 한다. 프로듀서는 이 친구를 만난 게 어떻게 반가운지 몰랐다.


 “미사키 씨는 오늘도 회사서 잔업 아니신가요? 하하. '사축' 이 회사를 떠나서 술집서 놀고 있다니.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하고 미소를 담으며 프로듀서는 말을 꺼낸다. 굉장히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이런 거친 말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이라는 것을 과장하는 것마냥


 “하하.. 운 좋게 옷 만드는 작업을 외주로 맡기시겠다고 사장님이 큰 은혜를 베푸셨어요. 저도 술 정도는 간만에 마셔보고 싶다고요!.  스트레스가 엄청 쌓였다고요

  근데, 생김새가 완전 니트 여고생 부양하느라 코트도 못 사고 영하 10도서 일하다가 꽁꽁 얼어버린 회사원 같잖아요. 어서 들어와서 말리게나 해요.”


선술집은 훈훈하고 뜨뜻하였다. 솥뚜껑을 열 적마다 뭉게뭉게 연기가 피어나는 추어탕과 떠오르는 흰김 석쇠에서 익어가는 돼지갈비.....

이 너저분하게 늘어놓인 안주 탁자에 프로듀서는 갑자기 속이 쓰려서 견딜 수 없었다. 순식간에 두부와 미꾸리 든 국 한 그릇을 그냥 물같이 들이켜고 말았다. 

셋째 그릇을 받아 들었을 제 데우던 막걸리 곱배기 두 잔을 마저 마시고 프로듀서의 눈은 벌써 개개 풀리기 시작하였다. 


“오늘 따라 평소보다 많이 드시네요. 사십만원이에요. 취했나요?. 주머니 괜찮으신거에요?”

“아따, 사십만원이 뭐 그리 끔찍하냐. 오늘 내가 돈을 막 벌었어. 참. 오늘 운수가 좋았느니.”

 “대체 얼마를 벌었길래 이러시는 거에요. ”

 “삼백을 벌었어, 삼백을! 이런 젠장맞을 술을 왜 안 부어…… 괜찮다 괜찮다, 막 먹어도 상관이 없어. 오늘 돈 산더미같이 벌었는데.”

 “취했어요, 그만두세요”

 “이년아, 그걸 먹고 취할 내냐, 어서 더 먹어.”


하고 미사키의 귀를 잡아당기며 취한 이는 부르짖었다. 


"이년아!. 귀 잡아당긴다고 왜 좋아하는 얼굴이야!. 재수 없으니 그 얼굴 치워라!

짜증나서 잡아당길 맛도 안 나네"


하고 야단을 쳤다. 미사키가 아픈 귀를 어루만지고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술기운인지 기분이 좋아서 그러는지 붉은 사과처럼 달아올랐고 그것을 본 기분이 나빠진 주정꾼이 미사키와 거리를 둔채 조용히 술을 마실뿐이었다

또 한 잔 먹고 나서 미사키가 진정될 무렵에 프로듀서는 미사키의 어깨를 치며 문득 껄껄 웃는다. 그 웃음 소리가 어떻게 컸던지 술집에 있는 이의 눈은 모두 프로듀서에게로 몰리었다.


 “미사키 짱, 내가 웃기는 이야기 하나 할까. 오늘 내가 흑우 하나를 잡았어........."

 "네.....넷?!"

 

낮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프로듀서는 기분 좋은듯 낄낄 웃기 시작한다.  웃음 소리가 천장에 울릴 정도다. 그러나 그 웃음 소리들이 사라도 지기 전에 프로듀서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였다.


 “금방 웃고 지랄을 하더니 왜 또 우는 거에요?”


프로듀서는 훌쩍거리면서 콧물을 들이마시며,


 “우리 카렌 짱이 죽었어!!”

 “에.......?, 무슨 소리에요?! 언제?”

 “이년아 언제는, 오늘이지.”

 “아니. 이 미친놈이,  취해서 수작 부리는 거 눈감아줬는데 무슨 헛소리야. 장난치지 말아.”

 “크큭!.  미사키 짱도 어지간히 놀랐나보네. 말 놓고 욕을 할 줄이야"

 "아......앗......!. 이 사람 정말!.  나를 갖고 노는 건 그만두세요!.  회사서만 놀림 받는걸로도 서러운데 다른 회사 친구한테까지 놀림 당하는 것은 사양이에요"


둘이 아웅다웅하면서 거칠게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고 한창 목소리를 크게 높이던 프로듀서는 갑자기 목소리가 죽은 채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거짓말은 왜, 참말로 죽었어, 

참말로…… 내가 카렌 시체를 집에 뻐들쳐 놓고 내가 술을 먹다니, 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야.”


하고 프로듀서는 엉엉 소리를 내어 운다.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던 미사키도 흥이 조금 깨어지는 얼굴로,


 “아이돌 걱정이 지나쳐서 그래요  항상 카렌 짱에 대해서 과보호라니까....

그러면 집으로 가요. 가. 어서”


하고 우는 이의 팔을 잡아당기었다. 미사키의 끄는 손을 뿌리치더니 프로듀서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싱그레 웃는다.


 “죽기는 누가 죽어.”


하고 득의가 양양.


 “죽기는 왜 죽어, 생때같이 살아만 있단다. 그 오라질 년이 감튀 먹고 싶어서 장난을 치는거지. 인제 나한테 죽었어!.”


하고 어린애 모양으로 손뼉을 치며 웃는다. 그것을 본 미사키도 어느 불안을 느끼는 듯이 프로듀서에게 또 돌아가라고 권하였다.


 “안 죽었어, 안 죽었대도 그래.”


고집을 부리던 프로듀서는 기어이 곱배기 술 한 잔씩 더 먹고 나왔다. 싸래기눈이 의연히 추적추적 몸을 뒤덮는다.


프로듀서는 취중에도 그는 본인이 '맥-도어나으드' 라고 부르는 곳에 가서 감자튀김을 사가지고 집에 다다랐다. 집이라 해도 물론 좁은 지하실 단칸방이요 단칸방 빌리고 한 달에 30만원씩 내는 터이다. 

방문을 열고 발 하나를 방에 들여놓았을때 그곳을 지배하는 무시무시한 정적 ― 폭풍우가 지나간 뒤의 바다 같은 정적에 그는 다리를 저절로 벌벌 떨기 시작했다. 


'더 못 먹겠어......' 와 같은 평소와 같은 듣기 싫은 잠꼬대조차 들을 수 없다. 그저 이 무덤 같은 침묵 속에서 '어몽어스는 야요이였습니다!" 라는 게임 유튜브의 중계 소리와 "웃-으!' 소리가 들릴뿐이다


지금은 불쾌하기 그지 없는 침묵을 프로듀서도 방문을 여는 순간 짐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문을 열자마자

 “이 난장맞을 니트 감튀년아!,  매일 쳐놀기만 하면서 프로듀서가 들어오는데 나와 보지도 않아, 이 오라질 년.”

이라고 고함을 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평소보다 지랄맞게 치는 이 고함이야말로 제 몸을 엄습해 오는 무시무시한 불안감을 쫓아 버리려는 허장성세인 까닭이다.


하여간 프로듀서는 방문을 왈칵 열었다. 구역질나는 지하실 특유의 곰팡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텅빈 민트초코 아이스크림통. 그리고 식기에 덕지덕지 묻은 딸기 파스타 국물냄새가 코를 찔렀다.

감튀를 이불에 내팽겨치고 프로듀서는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런 감튀 년, 누워만 있으면 장땡이야?  감튀 사왔으니 감튀나 처먹도록해”


라는 소리와 함께 발길로 누운 이의 다리를 몹시 찼다. 그러나 발길에 채이는 건 사람의 살이 아니고 나무등걸과 같은 느낌이 있었다. 

발로 차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카렌의 머리맡으로 달려들어 환자의 머리를 꺼들어 흔들며,


 “이년아, 말을 해, 말을! 입이 붙었어, 이 미친 감튀 년!”

 “……”

 “으응, 이것 봐, 아무 말이 없네.”

 “……”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

 “으응, 또 대답이 없네. 숨을 쉬지 않아............정말 죽었나 버이.”


 이러다가 누운 이의 흰 창을 덮은 위로 치뜬 눈을 알아보자마자,


 “이 눈깔! 이 눈깔! 왜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천장만 보느냐, 응.”


하는 말 끝엔 목이 메였다. 그러자 산 사람의 입가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닭똥 같은 눈물이 죽은 이의 통통한 볼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프로듀서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감튀를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가챠 팔기, 좋더니만…….”




(몇일 후)


치히로 :  카렌 짱은 민트초코와 타치바나표 딸기 파스타를 배합해먹으려다가 식중독으로 8시간 무호홉 상태에 빠졌다가 이제 치료를 받고 있어요.  몇일 후에 퇴원하겠지만......어휴

안즈 짱도 그렇고 프로듀서가 너무 오냐오냐 애정을 지나치게 쏟아부어서 과보호하다가 니트화되버린 아이돌들은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꼭 뭔가 사고를 터트리네요.  하긴 심심해서 집에서만 나둥기는 것도 한계가 있겠죠


아무튼 타치바나표 딸기 파스타는 금지할테니까 유통시키지 마세요. 아셨죠. 아리스 짱?

그렇게 슬픈 눈을 하고 애원하는듯이 쳐다봐도 안 됩니다!'


그리고 프로듀서님도 그만 과보호하세요. 카렌 짱은 건강해요.  8시간 정도 숨을 쉬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고요!.  아이돌이니까요!

오히려 과보호 때문에 너무 살이 피둥피둥 쩌셔 혹독한 레슨을 한달간 할거고

감튀는 앞으로 영원히 금지에요.


'레슨 싫어 싫어. 감튀나 먹으래'  라고 울부짖어도 봐드리지 않을 겁니다. 카렌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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