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쓰는 노하우랄까 그냥 그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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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9, 2020 05:39에 작성됨.

오래간만에 게시판 눈팅을 좀 하고 있었더니 뭔가 글에대해 방황하고 있다고 해야될까요. 묘하게 부정적인 글이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해서 한 번 적어봅니다.


일단 꾸준히 창댓이나 아랫판에서 활동하는 저입니다만 역시 저도 막힌적 없는건 전혀 아닙니다.

아이디어가 안 날 때도 있고, 그냥 막연히 글이 안 써질때도 있고...

그냥 나한테 글쓰는게 힘든게 아닐까 생각이 들때도 있을겁니다.


그러다가 글을 그만둘까 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아니면 뭔가 써야된다는 압박감에 더 못 쓰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분들을 위해 살짝이나마 적어봅니다.

제가 쓴 방법이니까 뭔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도움은 될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묘하게 잠도 안 오고 있으니까요.


일단 첫 번째.

일단 뭐라도 적는게 좋습니다.

진짜 말 그대로 뭐라도요.

저한테는 따로 뻘짓을 모아둔 컴퓨터 파일이 존재하는데 거기에 있는 것들을 보면 1kb조차도 안 되는 글들이 꽤나 많이 있습니다.

글이라고 해야될까. 싸놓은 똥이라고 해도 될만한 것들이죠.


예를들자면 :

"아 야스하고싶다아아아!" 라며 린이 울부짖었다.


같은 식으로 그냥 말도 안 되는. 글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그냥 싸갈겨놓은 어찌보면 서명같은 글이 한가득입니다.

몇 개는 3~4줄도 되고. 몇 개는 한 2kb 정도 되기도 합니다. 이런게 수십게... 지금 보니까 총 96개가 있습니다. 그냥 지워버린것들도 수십 개가 되니까 거의 몇백개 수준을 그런 똥으로 점칠해뒀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저는 이런 방식으로 '아에 글도 못 쓰겠다.' 같은 느낌을 없에버리고는 합니다. 

쓰다가 저도 모르게 피식할만한 상황이 나오기도 하구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뭐 어떻게든 일단 몇 줄. 아니 몇 자 정도 만이라도 적어보라는 것입니다. 딱히 작품을 만들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정말 몇 자 정도만.

아니면 오늘 한 일을 적당히 캐릭터에게 대입시켜서 넣어둬도 됩니다.

예를 들어서 :


오늘 안즈는 아무것도 한 것 없이 빈둥거리다가 컴퓨터에 앉아서 롤을 돌렸다. 아 실버 5로 떨어지는 티어를 보고 안즈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같이 말이죠.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을, 내 일이 아닌 것 처럼 다른 캐릭터에 대입해서도 한 번 써 보세요. 일기 쓰듯이 쓰다보면 글을 못 쓴다는 압박감은 또 신기하게도 잘 지워집니다. 어찌보면 자기자신을 속이는 것 같은 기법이기도 하지만... 확실히 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저는 조용하면 잘 집중이 안 되는 성격입니다. 뭔가 하고있을때 너무 조용하면. 혹은 주위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딴짓을 해버리고는 하죠.

글을 쓰자! 라고 생각하고 메모장을 열어뒀는데 갑자기 유튜브에 들어가서 뭔가를 보고 있다던가. 아니면 나무위키를 탐방하고 있다던가 등등...

그래서 저는 유튜브에서 적당한 BGM을 찾아 듣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26qoCYLdS8

이런것들 말이죠. 요즘 이런것들도 많이 생겼으니 적당한 BGM 찾아서 들으면서 작업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또 다른 것으로 일이 세어버리는 일은 신기하게 줄어들더라구요.



그 다음 세 번째.

아에 써보지 않았던 장르를 한 번 써 보세요.

지금껏 판타지를 적어봤으면 SF를.

일상물을 적어왔으면 암울한 느와르물을.

전연령을 적고 있었다면 R18물을

순애만 적고 있었다면 NTR이나 하드한 녀석을.


이런식으로 새로운 장르의 것을 적어보다보면 새로운 영역에 발을 딛기위해 사전조사를 하게 됩니다. 그것에 의해 머리를 쓰게되고 '아, 이런 형식으로 스토리를 형성할 수 있겠구나.' 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굳이 어딘가에 보일만한 그런 글이 아니더라도 적당히 적다보면 어떻게든 됩니다.

저 역시 지금 창댓에 있는 바 창댓도 지금껏 적어보지 못한 성숙한 어른의 연애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 기분도 새롭고 이런 이야기도 재밌구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건 아이디어가 없을때 한 번쯤 해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네 번째. 

부담감을 내려놓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다 듭니다. '독자들은 이것에 만족할려나?' , '내가 설정같은거 붕괴시킨게 없나?' , '이런거 고민할 시간에 더 적었으면 벌써 완성했을텐데! 내가 게으른가?' , '정해진 약속시간에, 혹은 퀄리티에 못미치면 욕먹을 것 같은데 이거 괜찮나?' 등등...

왠만한 생각은 다 들겁니다.


그런것들이 하나하나 부담감이 되고 압박감이 되어서 글을 쓰지 못하게 되는거죠. 저도 그런 적이 있으니까 매우 잘 이해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이게 작품의 엔딩에서 났었습니다.

제가 쓰던 소설의 엔딩. 캐릭터의 마지막 이야기. 다시는 못 볼 캐릭터들을 어떻게해야 좀 더 완벽하게 끝낼 수 있을까.

그것을 고민하다가 2년...? 그 정도를 거의 무연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중간중간 생존신고나 이어갈 의지가 있는것을 피력하긴 했지만 도저히 글에 손이 가지 않았죠.

그러다가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독자들이 좋아하던 싫어하던 이것이 내 스타일이고 그것을 관철하면 작품으로서는 완벽해진다. 괜히 무리해서 이상해지면 그거야말로 작품을 망치는거고 엔딩을 안 내는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 긴 시간동안 기다려준 독자들도 있습니다. 400조회수 언저리밖에 안 되던 조회수였지만 지금도 80명 정도는 봐주고 있었으니까요.

아, 정말로 이 작품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어떻게든 되더라구요.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방황하고 답답해하고 압박감을 느껴도 다 좋아요.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다 겪습니다.

그런거 안 겪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을리가 없습니다.

압박감을 느끼는것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 하여튼 글을 못 쓰고 있는 작가가 잘못하고 있는것도 아닙니다.


그냥 약간의 슬럼프일뿐. 대충 1~2년 지나면 '아 이런 때도 있었지' 라고 생각하게 될겁니다.



아무튼 이 정도만이 제가 해줄 수 있는 노하우랄까. 비법이랄까... 아무튼 그런 방법들이였습니다.

결론을 요약하자면 그냥 부담감 갖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입니다. 님이 글 못 쓴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안 하니까요.

만약 글을 못 쓴다고 불만인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돈을 주고 정식으로 의뢰를 해서 써달라 했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세요. 무료봉사하다가 지쳐서 못하겠다는데 그거 욕하는 사람이 어딘가 이상한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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