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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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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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 풍으로 보고 싶다
화자는 안즈. 철학적이라는 점에선 아스카도 떠오르지만 이쪽은 왠지 개똥철학이 더 어울릴 것 같으므로.
그러고보니 안즈와 아스카가 나누는 대화도 꽤 흥미로울 것 같다.
안즈가 보통 선배 포지션으로 나오는걸 생각하면
어른에 더 가까운 쪽의 안즈는 아이 취급을 받고, 아이에 더 가까운 쪽의 아스카는 어른스럽다는 평가를 들으니. 그런데 둘 다 누군가가 보기엔 평생 놀고먹고 싶은 어린애랑 중2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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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즈, 일이라고 일. 어서 나가자.”
“에에― 촬영이던가? 이제 질려버렸다구~ 카메라 앞에 서서 몇분동안 찰칵, 찰칵, 찰칵... 하나도 재미 없어~”
프로듀서는 안즈의 머리를 가볍게 툭 밀치며 어린애를 혼내듯이 말했다.
“그런 일을 하는게 아이돌이라고. 실제로 그렇게 해서 안즈가 그리도 원하는 돈을 꼬박꼬박 받고 있잖아? 그거면 충분한거 아냐?”
안즈는 프로듀서가 말이 끝나며 주머니에서 꺼낸 알사탕을 입에 물려주자 잠시 우물거리며 조용해지더니, 아직 할 말이 있다는 듯이 매일 앉아있는 대형 토끼 쿠션에서 나올 생각 없이 어딘가 근엄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프로듀서는 아직 시간이 넉넉하게 남았고 하니 그대로 소파에 앉아 안즈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프로듀서는 밝은 대낮에 온갖 굿즈를 몸에 달고 쉴 새 없이 “나는 아이돌을 찾는다! 나는 아이돌을 찾는다!” 이렇게 외치는 미치광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주변에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는 자들이 많이 서 있었으므로, 그는 더 많은 조소를 일으켰다. 어린아이의 빛나고 싶다는 꿈을 다 커서까지 철없이 가지고 있는 것인가? 누군가가 말했다. 어딘가에 정착해 우직하게 일할 성격이 되지 못하여 그저 사람들이 자신을 떠받들어 주길 원하는 것인가? 또 다른 이가 말했다. 아니면 그저 관심을 원하는 것인가? 춤도, 노래도 어중간하니 그 사이의 존재로 안주하려는 것인가? 30대가 되면 소실되는 존재들인가?― 이렇게 그들은 소리치고 웃었다. 미치광이는 그들의 한 가운데로 뛰어들고 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이돌은 어디에 있지?” 그는 부르짖었다. “내가 가르쳐 주리라. 우리가 아이돌을 죽여 버렸다― 너희와 내가! 모두 아이돌을 죽인 자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그러한 일을 행하였단 말인가? 어떻게 우리가 수많은 별들을 따냈단 말인가? 누군가 우리에게 마음껏 늘어나는 장대라도 주었단 말인가? 우리가 팬들을 라이브 회장으로부터 풀어주었을 때, 우리는 무었을 하고 있었는가? 그것은 이제 어디로 흩어지는가? 우리는 어디로 흩어지는가? 모든 취미로부터 멀어져가는가? 우리는 계속해서 도태되는 것이 아닌가? 가수, 배우, 예능인 모든 주제로부터? 아직도 위아래가 있는가? 우리는 끝없는 허무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비어버린 마음속의 뜨거운 무언가가 흐르던 공간을, 느끼지도 못하지는 않는가? 계속해서 추워지지는 않는가? 노래가 우리를 점점 궁지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어느 노래도 듣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아직도 아이돌을 믿지 않는 자들이 아이돌을 땅에 묻고 있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아직도 아이돌이 부패해 가는 냄새가 나지 않는가? 아이돌 또한 부패한다. 아이돌은 죽었다. 아이돌은 죽은 채로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녀들을 죽여버렸다. 살인자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위로할 것인가?”
“……”
프로듀서는 말이 없었다. 그의 얼굴은 어딘가 짐작할 수가 없는 여러 감정에 휩싸여있는 듯 했다. 안즈는 무언가 성취해낸 것처럼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있었다.
“…아니, 그러고 있을 틈이 아니지 않나. 어서 움직이게. 촬영을 하러 가야지”
뒤에서 나타난 아스카에 의해 프로듀서는 머리에 약한 춉을 맞고 정신을 차린 듯 했다.
“아, 맞다. 안즈 너 때문에 나까지 멍때리고 있었네! 고마워, 아스카!”
프로듀서는 황급히 안즈를 안아올려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도록 단단히 들쳐메고선 가방을 한손에 들고 사무소를 달려나갔다. 그리고 나선 사무소에 다시한번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깨부순 것은, 아스카의 작은 웃음소리였다.
“후훗, ‘아이돌은 죽었다’ 인가, 재미있군… 훗, 안즈 선배도, 보통내기가 아니구만.”
그러고 있던 아스카도 자신의 레슨 시간을 까먹어 트레이너에게 호되게 혼난 것은 또 다른 이야기……… 일 것이다.
이쯤이네요. 꽤나 즐거운 상상이었습니다.
최고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방송하셨던 영상들은 다 비공개로 돌리신 건가요...?
어쩌다보니 더 이상 개인방송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비공개로 해뒀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놀고먹으려는 안즈는 최후의 인간에 다가가고 고민에 빠진 아스카가 위버멘쉬에 다가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수도 있는거에요.
안즈는 일을 해야만 하고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아이돌 산업과 자본주의 체제에 반기를 들고 도전을 하는 겁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겉으로는 최후의 인간처럼 보일 수 있는 행동이 역으로 안즈를 위버멘쉬에 점점 다가가게 하는 거죠.
아스카는 반대입니다. 아스카는 자기존재의 증명을 논하고 저항과 비상을 논하지만 결국 순응하고 말죠. 무언가를 하려 하지만 결국 아이돌 산업과 자본주의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한 최후의 인간에 다가선다는 아이런가 함께하는 거에요.
거기서 안즈가 일탈을 제안하는거죠. 너는 저항을 논하면서 결국 틀 안에서만 높이 난 것이 아니냐? 넌 유리병 안에 갇힌 벼룩이다. 병을 막은 뚜껑에 머리를 부딪히고 나면 넌 더이상 뚜껑보다 높이 점프할 수 없어. 내가 유리병 밖으로 널 꺼내주지.
밖에 나가면 뭐가 좋은 건가? 밖에 도사리는 시선은 결국 악의로 뭉친 것이 아닌가? 당신과 날 호시탐탐 노리다가 결국 한 순간의 빈틈에 우린 파멸하고 말겠지. 당신은 내가 뚜껑까지밖에 점프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점프를 못하는 몸이 되느니 난 뚜껑만큼이라도 점프를 할 거야.
누가 맞나 누가 틀렸냐는 없는 거에요.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야성은 누구에게나 남아있고, 그럼에도 신뢰의 도약을 하려는 인간성도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에.
결국 엔딩은 수다떨지말고 일하라는 프로듀서의 등짝스매시 엔딩
그리고 리퀘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엄마가 번역하라고 갖다주는 논문이랑 몇달째 싸우고 있거든요.
체제에 대한 반항을 실제로 하고 있는 건 안즈, 꿈을 꾸는건 아스카. 그러고보니 안즈의 대사 중 이런 대사도 있었죠. 꿈은 그냥 꿈으로 남겨두는게 좋다, 이루고자 하면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어쩌면 안즈는 그냥 일하기 싫은 것 뿐이지만 궤변 내에서 안즈는 시스템을 부숴버리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우버멘쉬로 비춰질수도..
이런 대담도 좋으네요.. 써주세요..라고 쓰고 마무리하려그랬지만,
그러고보니 리퀘글을 올리셨었죠.. 괜찮습니다. 꼭 해야한다는 부담은 가지지 않으셔도 돼요. 창작은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을 때여야만 나오는 결과니까요. 번역 힘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