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 "절름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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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8, 2019 05:58에 작성됨.

시키가 절름발이가 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대충 실연 이야기입니다.


아스카랑 유닛 활동을 하게 되면서 시키는 아스카를 사랑하게 됩니다. 천재적인 두뇌로 원하는 건 다 쟁취해냈고, 도전이라는 걸 못해봤기에 더이상 욕구라고는 말초적 욕구밖에 남지 않은건가 싶었던 시키가 얼마만에 느껴보는 격렬한 감정.  


이번엔 진짜야. 내 마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어. 아스카쨩이 없으면 난 못 살아. 내 마음속에 지금 사랑 말고 다른 무언가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기분이야... 시키는 충분한 고려도 없이 다짜고짜 아스카에게 달려들고 부딪히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빈틈이 없는 거에요. 아스카는 란코를 사랑하고 있었거든요. 억지로 뭐라도 해보려고. 없는 틈을 만들어 보려고 하지만 되려 반감만 사고 말아요. 내게서 멀어지지 말아달라고. 자존심까지 버리고 질척대봐도 란코를 향한 아스카의 사랑은 틈새가 없이 너무나도 견고해요.


거기서 느끼는 거에요. 시키는 논리와 해답엔 익숙해도 사람과 사랑은 문외한이니까. 스스로 무엇이든 할거라고 생각했던 자신과 실제로는 아스카의 기본적인 기분조차 파악하지를 못했던 초라한 자신의 차이를. 화학 수식처럼 사람을 대했다는 사실을. 관계란 것은 답이 없단 걸 몰랐다는 사실을.


시키는 독백합니다. 나는 알고보니 절름발이었구나. 사람은 다리가 두개가 있어야지 걸을 수가 있는데. 내 한 다리가 너무 커진 바람에 다른쪽 다리엔 힘을 안 쓰느라 퇴화가 되어버렸어. 그렇게 된 바람에 평범, 아니. 깡마른 다른 쪽 다리는 절뚝댈수밖에 없구나. 


란코는 지식 면에선 시키보단 모자랄지 몰라요. 하지만, 아스카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줬을 거에요.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말을 해 줬을거고,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보단 아스카가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했을 테고, 아스카가 원할때 멀어지고 다가왔을 거에요.


나. 졌구나. 완전히 넉아웃이구나. 아스카쨩이랑은 이제 손도 못 잡겠구나. 이제 그만할래. 됐어. 안 되는 문제는 안 잡을 거야. 그냥 포기할래. 시키는 아스카에게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만나달라고 합니다.


아스카. 나. 이제 포기할게. 어차피 나보다 란코랑 있을때 행복하지? 아스카는 거기에 부정을 하지 못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뒤틀려가는 속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시키. 고마워. 고마웠고. 이제 나 그만 포기할려고.


난 머저리야. 내 대가리는 신약에 대한 제조법은 알아도 너라는 사람에 답이 없단건 몰랐나봐. 이제, 그 사랑. 내 모자란 사랑. 접을 테니까. 밤에 연락도 안할 테니까... 하아.


한숨을 쉬다가. 한숨을 몰아쉬다가. 한숨이 눈물이 되도록 몰아쉬다가 시키는 말을 잇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직 친구인건 맞지? 곁에 있을 수 있는 건 맞잖아? 응?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거의 다 놓아버렸지만 절대 놓칠순 없던 희망을 담아 시키는 말합니다.


시키. 머리도 좋고. 지식과 학력 수준은 나랑은 비교가 안 될만큼 높고. 가창력도, 비주얼도, 춤 실력과 센스도 뛰어나가지고 아이돌로서도 모자란 점이 없어보였던 시키. 무슨 일이건 다 할 수 있을 듯이 보였던 시키.


그런 시키라도 사랑 앞에선 이렇게나 무기력하다니. 나 때문에 이렇게나 흔들리다니. 하지만 시키를 받아들이기엔 맘속에 이미 란코가 너무 깊이 박혀있어요. 그 친구로 있자는 게 그저 친구로만 있자는게 아니란 걸 알고 있는 아스카.


란코를 놓을 수도 없고, 시키를 절벽에서 밀어버릴 수도 없어서 말도 못하고, 그저 시키를 끌어안을 수밖엔 없는 아스카. 귓속말로 뭐라고 하는데 그게 뭔지 알려주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





씁쓸한 시키의 첫사랑 이야기가 쓰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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