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꿈꾸는 것을 그만두었다」 미후네 미유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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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1, 2019 00:34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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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자신을 바꾸고 싶어하던 그녀가 프로듀서를 만나는 이야기, 또는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새로운 경치를 보는 것

가사에서는 남자를 과거에 만난 것 같은데 그럼 예전 친구였다가 연락이 끊어지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걸로.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알아보지 못함. 나중에야 알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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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드득, 뽀득. 퍼석.

차가운 겨울바람에 쐬인 구두가, 더욱 차갑게 길가의 눈을 즈려밟는다. 순백으로 치장한 꽃들은 오고가는 발걸음에 부서지고, 치여 흩어졌다.
결국 통행에 방해된다는 제멋대로인 편의에 떠밀려 차도로 던져지고 만 눈이었던 것들은, 금속 덩어리가 내뿜는 매연에 시커멓게 오염되고, 밤보다도 어두운 고무에 짓눌려, 형태를 잃은 채 구정물이 되어 하수구로 떨어졌다.
일상적인 도시의 비극이었다.
그를 덮으려는 듯, 거리에 흘러넘치는 색색깔의 일루미네이션과 번잡한 소란 속에 하늘은 고요했다. 화려히 꾸민 장식들은 미치지 못하고, 위선으로 가득한 도시의 그럴듯한 겉모습을 조소하는 양 달도 없이 캄캄하게,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니,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스쳐가는 사람들의 시야에도, 주고받는 소리의 반향에도, 일렁이는 불빛의 공간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 세상의 한 구석에서... 나는 그저 걷고 있었다.

    

오늘도, 지독한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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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간다.

증오하면서도 사랑한 내 일상이. 아무것도 못 하는 내가 안주할 공간이.

조금 발돋움하는 정도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알고 있다.

스스로 나아갈 수도 없는 내가 이런 말 하는 것 따윈 위선이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 사람의 손은, 그 사람의 목소리는, 따스하면서도 나의 치부와 연약함을 차갑게 궤뚫어, 무언가가 흘러 넘쳐버릴 것만 같아서

 

아이돌,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붙잡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성 안의 공주 따윈 어울리지 않는데,

자신은 재투성이 소녀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내겐 요정도 없고,

호박마차도 없으며,

왕자님도 없고,

아니,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손조차 잡으려 할 수 없는, 무기력하고 무가치한 사람일 뿐인데.

그럼에도 바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내가, 변할 수 있을까. 빛날 수 있을까.

 

 

 

그 밤은, 잔혹한 절망이었고.

 

그 사람은,

가혹한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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