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사기사와 후미카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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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4, 2019 21:00에 작성됨.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그녀는 몇 번이고 사과만을 반복한다.
고개도 들지 못하는 그녀의 팔은 감정을 억누른 듯 떨리며,
그녀에게 빠지게 만들었던 아름다운 눈동자는 회한으로 가득하다.
한 때 자신의 것이었던 그녀의 입술은, 무엇보다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을 꺼낸다.


“저... 아이돌이 되기로 했어요...
이젠... 사귈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소설의 엔딩을 장식할 프레이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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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후미카...”


그 한마디를 남기고 그는 떠났다. 그의 가방에서 꺼낸, 두툼하게 엮은 한 뭉치의 소설을 남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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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떨어졌다.
그녀는 그저, 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다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아이돌에 스카우트된 것도, 자신의 마음도,
이 사랑의 결말도.
그렇기에 그는 받아들였다. 떠나 주었다. 자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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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났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문학계로 뛰어들었지만 무명 소설 작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생활비를 위해 새벽에 대리운전을 하고 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후미카의 목소리를 들으며, 후미카를 저렇게 만들 수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자조하며 밤거리를 달렸다. 전화 너머의 목적지에는 남녀 손님이 있었다.

그저 평범한 연인들 인줄 알았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으리라.


"프로듀서 씨... 정말 괜찮으신 건가요? 너무 많이 드셨어요."


귀를 의심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와,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던 그녀의 목소리가, 지금 막 남자를 앉힌 손님의 목소리와 뒤섞여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순간적으로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그녀에게만큼은 절대로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가는 시선을 멈출 수 없었다. 백미러 너머로, 아이돌 사기사와 후미카가 아닌 그저 21세의 대학생 후미카가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가 차분히 위로 올라와, 이윽고 시선이 앞을 향하며...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동자가 떨린다. 술에 취했음에도 광채를 잃지 않은, 자신이 가장 먼저 발견했다 자부할 수 있는 푸른 하늘을 담은 눈동자.
눈이 커졌다. 이윽고 망울망울 방울이 차올라 흘러내린다. 그 뒤에는 시야가 흐려져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이윽고,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마, 이젠 다시 만날 일은 없는 거겠지.
다행이다. 그녀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생긴 것 같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
... 아니, 여기서 라니, 무슨 소리를...
이 이야기는 그날에, 그 소설처럼, 이미 끝나 있었는데.
뭐, 그녀의 「Happily ever after」도 볼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한때나마 그녀 옆에 있었던 사람에게의 보상인가.


다행이구나, 후미카. 너는 행복해. 훨씬 빛나고 있어. 내가 옆에 있어선 절대 가질 수 없던 것을, 너는 이제 마음껏 느끼고 펼치겠지.


정말 잘 됐어.
정말로
정말... 로...
잘 됐...
을... 리가 없잖아아아아!!!


대체 뭐야!? 난 그저 후미카의 인생에 방해가 될 뿐인 녀석이었어? 꿈을 위해 버려져야 할 단역 새끼였냐고!
아아... 아아아아아!!! 아... 으......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그래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후미카는 아이돌, 나는 삼류 작가.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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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마음을 죽였다. 그런 생각 따위 두 번 다시 하지 않도록. 두 달 동안, 이제는 만개한 꽃 같은 화면 너머의 그녀를 봐도, 라이브 회장에 가도, 그녀의 노래를 들어도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다 떨쳐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술집에서 다시 한 번, 평범한 소녀인 사기사와 후미카를 만나게 되자, 그런 얄팍한 기만은 전부 날아가 버렸다.


아아... 그래. 인정하자. 나는 그녀가 없으면 안 된다. 나는...
후미카를 좋아한다.


그렇게 끝났던 소설, 그녀를 보내주었던 결말.
다시 쓰자.
내 감정이 끝나지 않은 이상, 이 소설도 끝나지 않았다.
그것이 설령 패배자의 추한 발악이라 해도, 그녀의 마음을 무시하는 것이라 해도...


나는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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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몇번이나 이러는 지는 모르겠지만 진지하게 연재하려고 들고 오는데 전부 흐지부지되는 글쟁이 Best starlight입니다. 바로 밑에 썼던 러시안 룰렛이나 우주를 줄게 처럼 가요 시리즈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은 그것들이 이 작품을 먼저 구상하고 다른 가요 찾다가 나온 거지만요.


MV의 연출상으로는 너무 슬퍼서... 제가 NTR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원곡대로라면 NTR이지 않나? 그래서 후미카와 프로듀서는 좋아하는 관계는 아닌 걸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뭐... 치정극은 아니라구요.


아이돌을 그만두고서라도 좋으니, 스쳐간 인연이라고, 끝나버린 소설이라고 눈을 돌리는 게 아니라 드높이 올라가 빛나고 있는 네게,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도록...


그런 이야기입니다.


+ 최대한 짧게 핵심 부분들만 보여드리려 해서 각 파트가 급마무리 되거나 끊깁니다. 본편에서는 잘 수정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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