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 신 쓰알 의상으로 저세상 이야기

댓글: 5 / 조회: 655 / 추천: 3


관련링크


본문 - 02-09, 2019 05:02에 작성됨.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한 새로운 기획을 위해 새 의상을 받은 마유

마유는 의상의 사이즈, 착용감에 대한 의견을 전하기 위해 의상실에서 홀로 새 의상을 입어본다. 그런데 전신거울을 앞에 두고 자신이 의상을 입은 모습을 본 마유는 놀랍게도 의상에 아쉽거나 불만스러운 부분이 단 하나도 없었다.

역시 프로듀서님, 마유에 대한 것은 언제나 세심히 신경 써주시네요. 마유는 의상을 갈아입으려고 탈의실에 들어가려는데 문득 시선을 느낀다. 하지만 의상실에는 자신밖에 없다. 마유가 꺼림찍한 느낌을 받아 서둘러 탈의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오는 "치사해요"라는 목소리. 마유가 놀라 뒤를 확인하려 하지만 등 뒤의 누군가에게 팔을 잡혀 뒤로 끌어당겨진다.


마유는 바닥에 넘어지며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마유는 전신거울 안에 있는 자신이 바닥에 넘어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어 화들짝 놀란다. 마유는 겁에 질려 일어서지도 못하고 뒤로 엉거주춤 물러나기만 하다가 전신거울 안쪽의 문, 의상실 문이 열리며 다른 아이돌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데 어째선지 뒤를 돌아봤을 때 의상실 문은 열려 있지도 않았고, 아이돌도 없었다. 또한 마유는 공포에 질리면서도 자신이 있는 공간에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낀다.


한편 거울 속의 마유는 의상실에 들어온 아이돌과 얘기를 하다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버린다. 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마유.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자신이 있던 공간이 프로덕션의 복도로 변해버리니 울상이 되어 프로듀서를 찾는다. 그때 들려오는 프로듀서의 목소리. 그런데 목소리는 복도의 창문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마유가 창문에서 뭔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어 창문을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자신과 같은 복장을 입었지만 미묘하게 다른 자신과 프로듀서가 화기애애하게 웃고 있었다. 마유가 영문도 모른 채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미묘하게 다른 자신이 마유와 시선을 맞추곤 천천히 다가온다. 그리고 단지 가까이 다가가는 것뿐인에도 겁에 질려 얼어붙은 마유에게 슬며시 말한다. 마유의 프로듀서님은 마유가 잠시 빌려갈게요.


그녀가 그 말만을 남기고 다시 프로듀서의 곁으로 돌아가고 마유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그 의미를 생각해보다 이내 확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금방 겪은 이상한 일과 의상실에서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깨닫는다. 지금 마유가 있는 곳은 거울 안쪽이고, 마유는 그곳에 홀로 갇혀 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아챈 마유는 패닉에 빠져 창문을 두들기며 멀어지는 프로듀서를 불러보지만 프로듀서는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녀와 함께 멀어져간다. 그리고 장소가 몇 번이나 변하는 동안에도, 프로듀서는 마유의 절규를 듣지 못한다.


결국 지쳐버린 마유가 거울의 바로 아래에 고개를 숙인 채 쭈그리고 앉아 있기를 한참, 자신을 부르는 자신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에 고개를 슬며시 드니 어느덧 장소는 자신의 방으로 변해 있었다.

아무도 없다고, 해칠 생각 없다고, 마유를 계속 불러 다시 일어서니 거울 반대편에서 방긋 웃고 있는 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눈물 자국이 선명한 마유의 얼굴을 보며 예쁜 얼굴이 망가졌다며 손을 뻗어오는데, 그 손은 거울을 통과해 마유의 빰을 쓰다듬는다. 마유는 화들짝 놀라면서도 그 손을 붙잡고 제발 자신을 여기서 꺼내달라고 빌지만 그녀는 힘이 빠진 마유의 손을 가볍게 뿌리친다. 제발... 마유가 절박한 심정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그러자 그녀가 웃는다. 말했잖아요, 마유는 해칠 생각이 없다고. 당연히 꺼내줄 거예요.


하지만 이윽고 쉽사리 믿지 못하는 마유를 향해 그녀는 조건이 있다며 덧붙인다. 그리고 그 조건이란 바로,

"마유가, 마유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원래는 마유를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마유가 심술을 부리게 했는걸요."

"마유도 마유의 프로듀서님을 좋아해요. 제가 보기에도 정말 멋진 사람인걸요. 좋아하지 않는 쪽이 더 이상해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항상 프로듀서님에 대한 얘기만 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요."

"마유가 말하는 프로듀서님은 언제나 마유에 대한 애정이 한가득 있어서 마유에 대한 일이라면 뭐든 아는 굉장한 사람인데... 마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마유인걸요."

"프로듀서님을 향한 마유의 사랑을 저도 잘 알고 있어서 지금껏 참아왔어요. 하지만 마유를 똑바로 응시하면서 프로듀서님의 얘기를 하면, 마유... 더는 못 참아요."

"하지만 마유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마유랑 한 가지만 약속하면 더는 이런 짓 하지 않을게요."


"매일 밤 이 거울 앞에서 마유와 얘기해요. 마유가 겪은 즐거운 일, 힘든 일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일은 뭐가 있고, 가고 싶은 장소는 어디인지... 그런 자잘한 것이야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지만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오직 서로만을 바라보고 있을 테니까요."

"아, 물론 단둘이 있을 때만이에요. 누군가 마유의 집에서 하룻밤 보내게 되는 날에는 괜찮아요... 거울과 얘기를 하는 아이라니, 나르시즘... 심하면 정신병자로 보이겠죠?"


"마유는 이 정도만 해도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데... 마유는 어떡하실 건가요?"

그녀는 자신의 말만 쉴 새 없이 꺼내며, 어느새 거울 안쪽으로 들어와 겁에 질려 거리를 벌리려는 마유의 양손을 꽉 붙잡고 있었다.




기어이 나오고 만 저세상 이야기, 발상의 과정은 이렇게 됩니다.

1.마유 신의상 예쁘네... 어, 마유 리본이 원래 왼손에 있었나?

2.검색)왼손에 리본을 달고 있었구나... 근데 왜 나는 지금껏 오른손에 리본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

3.확인)오른손에 리본을 단 일러스트도 좀 있네...

4.???

5.오른손에 리본을 단 마유와 왼손에 리본을 단 마유는 별개의 인물이고, 이 둘이 극성 얀마유와 극성 데레마유로 나뉜다!


......

지금 봐도 진짜 뭔 생각으로 여기까지 도달한 건지 모르겠고, 그걸 위해 밤을 지새운다니...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망상은 좀... 제 기준에서는 꽤 뒤틀려 있어서... 실제 창작 행위 없이 망상만 잔뜩 하다 보면 어느 샌가 위험한 지경에 빠지게 되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 제가 쓴 이야기라 그런지 정말 재미있어 보이네요.

우후후, 다음에는 어떤 저제상 이야기가 날 기다리고 있을지... 이건 기대하면 안 되지 않나?


이상, 프로듀서 더헤드였습니다!

3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