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커뮤, 아이마스를 좋아하는 프로듀서들의 모임.

전 오리지널P를 엄청 씁니다.

네 명으로 시작했는데 이젠 그 수가 열두 명이죠.

이야기를 엄청 쓰다보니 이러다 창작판 빌런 되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요새는 많이 줄었지만요.

그런데 제가 이야기를 양산하는 듯하면서도

항상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밸런스 입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밸런스요.

저는 상호작용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아이돌만으로 이야기를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때론 그것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고

이를 채우기 위해 프로듀서를 씁니다.

아이마스는 독특하게 프로듀서라는 요소가 존재하고

따라서 공식에서 제시하는 것 외에 자신만의 프로듀서를 사용하는 게 가능합니다.

저는 이것이 창작의 재미와 자유를 더해준다 생각해 안 쓰면 손해라고 여겼습니다.

애초에 아이마스의 본질이 그거잖아요.

프로듀서가 톱 아이돌을 길러내는 이야기.

그래서 P를 만들 땐 반드시 어떤 아이돌의 담당을 맡을지

그 아이돌을 시작으로 다른 아이돌들과 어떻게 이야기를 꾸려나갈지

계속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사소한 것도요.

예를 들어 제가 만든 대표적인 프로듀서는 겨울P인데 본명이 따로 존재합니다.

이 녀석 이야기를 쓰기 전에는 '프로듀서에게 본명이 필요할까?' 를 한참 고민했고

아이돌과의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기로 결정했죠.

아이마스에서 프로듀서의 이름이 안 나오는 건 일종의 전통이니까요.

프로듀서에게 너무 큰 비중이 몰리고

그로 인해 아이돌의 캐릭터가 무너지거나 주객전도 되는 것도 경계했습니다.

그래서 부족하나마 아이돌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오리지널P도 그 담당들도 전부 제가 만든 이야기니까

오로지 제 이야기 속에서만 끝을 봐야한다고 여겼습니다.

모든 프로듀서 분들이 저처럼 창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돌만의 이야기를 보고 싶고, 쓰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고

좀 더 자유롭고 가볍게 2차 창작을 하고픈 분들도 계시겠죠.

그래서 남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든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만,

요새는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닉네임을 딴, 사실상 자기를 투영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오리지널P들이

다른 사람의 글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되고 있더군요.

제 글에서도 몇 번 댓글로 언급 되었는데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이야기 설정을 모르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제가 모르는 이야기가 제 이야기에서 언급되었으니까요.

저는 창작계열판에서 달린 댓글에는 최대한 답글을 달려는 주의인데

위의 유형의 댓글들에 대해선 어떻게 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제 글에서만 벌어진 일이라 민감히 반응하지 않았는데

점점 창작이야기판에서 그런 글들의 빈도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눈팅만 해봤는데 그런 글들은 보통

'내 P는 인외가 아니다', '다른 P들과 다르다'

이런 뉘앙스더군요.

아이마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설정놀음처럼 보였습니다.

누구나 자기 스타일로 창작할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의 창작 스타일이 어떻든 간에 아이커뮤에는 규정이 있고,

아이커뮤 프로듀서라면 규정은 지켜야만 합니다.

아이커뮤에선 친목질과 네임드화가 금지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잠깐의 즐거움일지 모르나 나중에 가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때 가서 문제를 지적하면 늦을지 모르고 사실 이미 다른 분이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서

창작이야기판을 애용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말합니다.

프로듀서 여러분.

자신의 이야기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 간에 밸런스를 지켜주십시오.

오리지널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만 할 것이라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굳이 아이커뮤에서 남들 다 보는 게시판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자신의 닉네임을 딴 오리지널P의 이야기가 과해지면 이는 친목질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그런 위험성이 보이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를 포함해 모든 프로듀서 분들이 주의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