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을 쓰는 입장에서 끄적이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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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7, 2017 00:28에 작성됨.

쓰라는 글은 안 쓰고 농땡이나 피우는 제가 이런 글을 쓸 만한 자격이 되는 것인가.....는 둘째치더라도, 나름대로 끈덕지게 시리즈를 물고 늘어지면서 나름대로 느낀 바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하나. 장편은 기본적으로 인고의 시간을 요구합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듣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내가 구상해둔 이야기를 꿋꿋이 내가 구상해둔 길로 운전하고, 내가 구상해둔 결말로 안내하는 인내력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듣게 되는 사람들의 평가는 '내가 길을 잘 가고 있구나' 혹은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구나'의 정도로 판단하셔야지, '내가 길을 가도 괜찮을까?' 혹은 '내가 괜히 이런 걸 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무척 건방지게 들릴 수 있는 말입니다만, 장편을 달리는 입장에서 이런 생각은 의욕이 꺾이기 딱 좋아요.

인기몰이하는 단편을 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 인기몰이를 하지 못할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감안해야 하는 것은, 내 장편이 완결을 냈을까? 하는 점입니다. 끝이 없는 이야기는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죠. 그러니 먼저 폼나게 끝을 맺도록 합시다. 그것이 힘들다면, 서사형보다 에피소드 방식을 차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둘. 장편처럼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연재되는 물건을 보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심리는 '몰아서 봐야지'입니다.

그리고 몰아서 보게 되면, 기본적으로 댓글이란 걸 잘 안 달게 됩니다. 장편 기준으로는 최신화일지라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몇일 전 게시글인지 모르니까요. 1주 전 게시글일 수도 있고, 1달 전 게시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장편 작가는 댓글이 아닌 조회수에 의미를 두셔야 합니다. 꾸준히 조회수가 올라간다는 사실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셔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봐주고 있구나, 아직도 내 글에 관심을 가져주고 있구나, 하고 말이죠.

 

......거짓말입니다. 폼잡으면서 이렇게 적어놨지만, 댓글 하나하나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다못해 잘 보고 간다는 한 마디만 적어주어도 무척 기쁘죠.

 

장편을 생각하시는 여러분, 단순한 시리즈물을 넘어서, 나름대로 체계적인 설정을 갖춘 장편은 그것을 끝까지 진행하는 것 자체로도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일단 질러보세요. 

 

 

P.S.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장편을 시작하는 작가가 보인다면 힘내라는 의미로 따봉 한번씩 눌러주셔도 무척 큰 힘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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