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나이트 - 표류漂流 후일담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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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5, 2018 16:58에 작성됨.

 비행기에서 내려 뻐근한 몸을 풀었다. 망할 놈의 장기출장.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에서 가라면 결국 가겠지, 불쌍한 자본주의의 노예 같으니. 스스로의 처지에 한탄하며 폰을 들었다. 제일 먼저 시키에게 연락을 걸었더니 얼마 안 가서 받았다.

 “냐하. 오랜만이네, 백야.”

 “어제도 통화했는데.”

 “시차를 확실히 고려해야지. 일본과 아메리카는 시간대가 많이 다르다고.”

 “어쨌든 오랜만은 아니잖아. 무식하고 가방끈 짧아서 미안한데, 나 피곤해.”

 “그건 분명 담당 아이돌 라이브를 앞두고 휙 하니 사라진 벌일 거야. 아냐가 얼마나 화냈는데. 아, 지금 미오랑 같이 왔다.”

 전화 너머가 시끄러워지기 전에 끊었다. 기운찬 것 같아 다행이군. 안심이 들었다. 선물도 기쁘게 받았으면 좋겠는데. 느릿하게 캐리어를 끌었다.

 공항을 나가니 치히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프로듀서님.”

 “노고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네요. 우리 여대생들은 아직 사회인의 고충을 이해 못해서 큰일입니다. 혼나기 전에 빨리 라이브 회장으로 가봐야 해요.”

 “지금 가면 여유롭게 도착하실 거예요. 그보다 일은 잘 마치셨나요?”

 “물론이죠. 프로니까요. 업무도 다른 일도 확실히 끝냈습니다만…….”

 말끝을 흐리니 치히로가 파고들었다. 혹시 사고 치신 거예요? 나는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라면 사고인데…….

 “하도 말을 안 들어서 주먹으로 한 대 쳤습니다. 방도 확 뒤집어엎었고. 멍자국은 빠졌는데 얼굴 한쪽이 여전히 부어있어요.”

 “대형 사고잖아요!”

 “미치도록 답이 없는 걸 어떡합니까. 생각 이상으로 예상한 프로필과 똑같았어요. 데려온 것도 기적입니다.”

 치히로가 한숨을 팍, 쉬었다. 전 몰라요, 알아서 하세요. 손을 휘휘 젓더니 택시를 부르러 가버렸다.

 나는 착잡하게 서서 공항 안을 바라봤다. 화장실 간다더니 왜 이렇게 안 와? 괜한 화를 내다가 바로 긴장했다. 만에 하나, 도망칠 가능성이 있었다. 찾는 건 전문이지만 늦으면 안 되니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다. 다리를 부러뜨려야 했나. 순간 스친 폭력적인 생각을 지웠다. 이제 와서 그럴 수는 없지.

 다행히 감에는 딱히 이상이 없었다. 비행기 탈 때만 해도 순순히 따라왔으니 뒤늦게 반항할 것 같지도 않고. 사실 걱정해야 할 건 따로 있었다.

 정말로 마음에 들어 할지, 내가 너무 오지랖을 부린 건 아닌지, 혹시라도 분위기가 어색해지면 그 땐 어떡해야 하나. 잡생각이 다 들었지만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난리를 피워놓고 도로 물릴 수도 없는 일이니. 뚜껑이라도 열어보기로 했다.

 자동문이 열리고 남자가 나왔다. 나는 캐리어를 받아 택시 승차구역으로 안내했다. 가시죠, 이치노세 교수님.

 “따님이 기다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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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에피소드인 마트료시카를 쓴 뒤로 네 달 쯤 지났나요.

드디어 시키 에피소드를 써냈습니다. 와아. 좋습니다. 진짜 좋아요. 후련해요.

뭐, 작업이 엄청 늦어졌다는 찝찝함이 있습니다만...... 그건 순전히 저의 게으름 탓이기 때문에......

뭐라 징징거릴 것도 없고, 사실 이미 몇 번 정도 징징거렸기 때문에 여기선 하지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시키는 외모지상주의의 전형적인 수혜자라고 느낍니다.

수상한 실험이나 남의 냄새 맡고 다니는 행동들은 굉장히 예의 없는 짓이죠.

하지만 이 아이의 숨겨진 과거와 상처, 그런 면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알게 되면

또 하나의 색다른 매력을 알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겨울P는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겠죠. 둘 다 많이 미쳤으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지금 이대로 쓰면 너무 두서 없고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읽어야 되는 책도 많고, 써야 되는 이야기도 많은지라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혹시 이야기를 읽으며 궁금한 점이 있으셨다면 물어봐 주십시오.

할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 친절히 답변드리겠습니다.

 

+

 

본편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이야기 뒷부분이 잘렸습니다.

지우고 다시 올렸네요. 와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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