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누아르] 배역 스카우트 '요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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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6, 2017 23:08에 작성됨.

1) 영상화

 

 소녀는 기도를 올렸다.

 자기 외에는 아무도 없고, 보물이라 불릴 만한 물건도 없는 사당에서 소녀는 그저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양손을 모으고 두 눈을 감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낡은 사당의 벌어진 틈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와 뺨을 간질였지만, 소녀는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어떻게 알아챘는지 바람에 실려 온 꽃잎의 손에 담았다. 소녀처럼 작고 여리고 앙증맞은 꽃잎이었다.

 그것을 눈여겨보던 중 다시 바람이 불었다. 소녀는 순순히 꽃잎을 놔주었다. 신기하게도 바람은 꽃잎을 부드럽게 사당 밖으로 몰고나갔다. 어쩌면 이제부터 일어날 일을 눈치 챈 것일지도 모른다. 소녀는 뒤를 돌아 문 밖에 서 있는 자에게 말했다.

 “들어오시지요-.”

 대답은 없었다.

 소녀는 조용히 기다렸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파리한 인상의 남자가 들어왔다. 풍기는 분위기에서부터 음험한 기운이 풀풀 풍겼다. 마치 죽음의 사자 같은 느낌.

 그것을 분명 알고 있으면서도 소녀는 남자를 맞이했다. 남자는 경계할 것도 없이 사당으로 한 발 내딛었다.

 “소문대로군. 요리타의 신녀. 달이 뜬 밤, 숲 한 가운데 있는 사당. 보초도 방범장치도 없는 곳에서 이 시간에 혼자 의식을 치른다더니.”

 “신께 기도를 올릴 때는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아야 한답니다.”

 “그럼 지금 내가 방해를 한 건가?”

 “아니요. 이미 기도는 다 올렸사오니-. 이제는 찾아와 주신 손님을 상대해야지요-.”

 “웃기는 소리를 하는군.”

 남자는 품에서 총을 꺼내들었다. 총에 새겨진 것은 살인청부로 특히 유명한 갱조직의 마크. 그러나 소녀는 놀라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익숙하다는 듯, 상황을 받아들인 듯, 가만히 남자의 눈을 보고 있었다.

 남자는 그것이 기분 나빴다.

 “설마 나한테도 최면 같은 걸 거는 건가?”

 “최면-?”

 “발뺌하지 마라. 소문이 한 두 개가 아니라고. 지키는 이도 없이 홀로 있는 신녀를 암살하러 온 킬러가 나까지 포함해 벌써 열 명 째야. 그런데 전부 다 실패했어. 킬러들이 제거당한 것도 아니야. 전부 멀쩡히 살아 돌아와서는 깔끔히 일을 포기했다고. 그래서 소문이 퍼졌지. 신녀는 킬러들에게 최면을 걸고 있다, 아니면 이것이 바로 요리타의 기적이자 자비라고.”

 호오-, 하고 소녀는 가늘고 긴 감탄사를 냈다. 처음 듣는 것인가? 알면서도 놀리는 것인가? 알 수 없는 반응에 남자는 짜증이 났다. 죽음의 순간에도 반항하지 않고 저런 태도라니. 일이 편하다기보다는 놀림을 당하는 기분이었다.

 빨리 끝내버리자. 총을 겨누려는 순간 소녀가 입을 열었다.

 “그대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뭘 말이냐.”

 “이것은 최면일지-, 아니면 기적일지-.”

 “그야 당연히 시시한 속임수다. 나는 당하지 않아. 아주 멀쩡한 정신이지. 만일을 대비해 각성 물질이 있는 약까지 먹고 왔다고. 넌 그저 이대로 죽기만 하면 된다!”

 총구가 소녀를 향했다. 순간을 기점으로 피어오르는 죽음의 감각을 남자는 진하게 느끼고 있었다. 몇 번이나 타겟들을 제거해 오면서 몸에 진하게 배인 그것이었다. 약물을 먹어서인지 오늘은 더욱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이 감각을 느꼈을 때는 절대 임무를 실패를 하지 않는다.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된다.

 그 때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슬픔인지 애절함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그 안에 가득했다. 남자는 비웃었다. 역시 시시한 속임수였다. 저런 식으로 동정심을 유발해 위기를 모면해온 것이겠지. 정확히 어떤 짓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알 필요도 없겠지만 이제 신녀는 끝이다. 손가락이 방아쇠에 걸렸다. 그리고 남자의 움직임은 멈췄다.

 방아쇠를 당기는 데는 큰 힘이 들지 않는다. 0.1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 짧고도 미약한 순간에 남자는 스스로의 의지로 살인을 멈췄다. 깨달았다. 소녀의 눈빛에 담긴 진의를. 그것은 자신을 향한 슬픔이나 애절함이 아니었다. 자신의 뒤에 있는, 대체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모를, 어쩌면 처음부터 쭉 존재했을지도 모를 누군가를 향한 것이었다.

 남자를 향해 있는 것은 따로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타난 임무 성공의 징조. 죽음의 감각이 날카로운 끝으로 남자의 등을 훑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라. 베인다.”

 무감각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킬러로서 기척을 숨기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반대로 기척을 느끼는 것도 자신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지금 당장이라도 자신을 죽일지 모르는 이 녀석은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다. 알려하지 마라.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벌리지도 마라. 그냥 이대로 이곳을 떠나서 다시는 오지 마라. 그리고 단 한 가지만 알아둬라. 너를 살린 것은 저 소녀의 자비다.”

 죽음이 칼을 집어넣었다.

 남자가 천천히 뒤를 돌았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뒤늦게 온 몸이 식은땀에 젖었음을 깨닫고 남자는 걸음을 옮겼다.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 사당을 떠났다. 어두운 숲을 걸으며 그의 머리에는 단 한 가지 의문만이 남았다.

 그것은 귀신인가?

 답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남자를 떠나보내고 소녀는 사당 밖으로 나왔다. 달이 유난히도 밝고 아름다워 소녀는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달을 눈동자에 새기려는 듯 했다.

 어느새 소녀의 옆에 또 다른 소녀가 서 있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소녀는 놀라지도 않고 일행을 반겼다.

 “오늘도 구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방범 장치를 들이라고 몇 번을 말해도 안 들으니까 말이지. 옆에서 지켜줄 수밖에.”

 “그래도 기도를 하는 동안에는 멀리 떨어져 있어주시니- 아야메 씨 덕에 신께 정성껏 기도를 드릴 수 있었답니다-.”

 “그게 요시노, 너의 일이니까. 방해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피로 얼룩진 나는 신이 싫어할 테니까.”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사당이 낡았고 달이 밝고 바람이 시원하고 꽃잎이 흩날렸을 뿐이었다.

 

 

2) 설정

 

요리타

요리타 신을 받드는 종교. 이들이 거주하는 섬은 왕국에 단 세 개 뿐인 치외법권이자 성역으로 불린다. 신의 이름으로 신자들이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범죄자도 특수경찰도 건드릴 수 없다. 원래는 작디 작은 종교였으나 왕국에 어둠이 짙어지자 구원 받고 싶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세력이 불어났다. 그럼에도 부패하지 않고 바깥 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는 등 올바른 행실을 보이고 있다. 자연적으로 좋은 경관에 위치해 있어 수많은 사업가들과 귀족들이 탐내고 있다. 요리타의 세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특수경찰을 움직여 보려고도 했으나, 그들이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어서 계속 실패하는 중이다. 현 지도자는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신녀 요시노.

 

'신녀' 요시노

요리타를 이끄는 신녀. 착한 성품과 신비로운 분위기, 많은 것을 담은 눈빛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신의 사자로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인지는 불분명 하다. 빡빡한 의식의 규율을 지키는 등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자신을 따라주는 신자들. 자신이 그들의 버팀목임을 알고 있어서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신녀의 삶을 받아들이고 있다. 바깥의 어두운 세력들에게 계속해서 목숨이 노려지고 있지만 아야메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아야메가 자기 옆을 떠나 자유로운 삶을 살기를 바란다.

 

 

3) 기획 단계

 

요시노 "흐-음."

요시노 "어떠신지-? 새로운 의상, 어울립니까-?"

 

봄P "어울리겠지. 가을 녀석이 준비한 건데."

요시노 "그렇지요-.  그 분의 안목은 믿을만 하니-."

봄P "의상 체크 끝났으니...... 돌아가도 되겠네."

요시노 "그대-. 한 가지 묻고픈 것이 있사온데-."

봄P "......?"

 

요시노 "그대는 분명 처음- 이 기획을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요시노 "그럴 만 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여기서 저의 배역은- 그대의 상처를 건드릴지도 모르니-."

요시노 "그대로서는 민감한 문제라 생각하였지요-. 그런데 어째서......"

 

봄P "갑자기 받아들였냐고?"

요시노 "네-."

봄P "유우키 때문에."

요시노 "호오-?"

 

봄P "걔가 또 시끄럽게 굴었어."

 

.

.

.

 

유우키 "프로듀서! 가을P한테 다 들었어욧!"

유우키 "요시노 씨한테 중요한 역할이 들어왔는데 거절해 버렸다면서요?"

유우키 "너무하잖아욧! 요시노 씨도 프로듀서의 아이돌로서 열심히 하고 있단 말이에욧!"

유우키 "죄인 감시자가 아니라 정말로 프로듀서를 걱정하고 있는데, 프로듀서는 요시노 씨한테 아무것도 안 해주잖아욧!"

유우키 "요시노 씨도 아이돌로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프로듀서가 노력해야 돼욧!"

 

.

.

.

 

봄P "이러더라고."

 

요시노 "유우키가......"

 

봄P "하여간에 건방져 가지고는. 지가 뭘 안다고......"

봄P "아무튼 걔 떄문에 귀찮은 일만 늘었어. 그러니까 너 제대로 해."

봄P "너 잘못 되면 분명 또 나한테 뭐라 할 거야."

 

요시노 "네......"

 

요시노 "유우키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어야겠네요-." 후훗

 

 

 

 

 

 

 

 

 

 

아야메는 다음에 소개할게요.

 

뒷세계 아이돌 때부터 그랬지만

이쪽 패션돌들은 전부 다 진지 먹고 임하기 때문에 다들 완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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