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누아르] - 프로젝트 창설

댓글: 18 / 조회: 721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1-26, 2017 21:44에 작성됨.

1) 영상화

 

 “하~암.”

 늘어지는 하품이 긴장되는 분위기를 깼다. 탁자에 앉은 미오가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시키가 상체를 탁자에 눕혀 고양이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이어서 고양이 같은 손짓에 고양이 같은 미소를 지었고, 덩달아 미오는 실소를 터뜨렸다. 이어서 아나스타샤의 입꼬리도 올라갈 뻔 했으나 그녀는 눈치를 보며 참았다. 옆에는 쭉 늘어선 부하들이 있다. 보스인 자신이 쉽게 긴장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미오도 뒤늦게 입을 가렸다. 시키는 그런 거 모르겠다는 듯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만.

 늦네. 미오가 중얼거렸다. 오늘 그녀들은 스베르흐노비의 대표들로서 적대 조직과 만남을 가지러 왔다. 싸움은 아니지만 절대 좋은 이유도 아니었다. 이를 위해 약속장소까지 따로 빌렸으나, 상대측 대표들이 오지 않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10분이나 지났는데.

 단순히 실수인가, 아니면 두둑한 배짱인가. 어느 쪽이든 뒷세계에서 감히 스베르흐노비를 건드린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늦은 주제에 시답잖은 소리를 늘어놓거나, 아예 바람이라도 맞힌다면 큰일이 나겠지. 미오는 끔찍한 꼴을 상상했다. 아냐는 뒷세계 인물들에겐 무자비하거든.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바빠졌다. 그런 바람이 통했는지 무전을 받은 부하가 속삭였다. 도착했습니다.

 야옹거리던 시키가 몸을 일으켰다. 완전히 긴장 풀진 않았구나. 미오가 안심한 것도 잠시, 흐트러진 정장에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저쪽도 늦었으니.

 벌컥, 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들어왔다. 이 꼬마들은 뭐지? 싶을 정도로 작은 키의 세 명이었다. 리더로 보이는 안대를 한 소녀 옆으로 눈치를 보는 소녀와 버섯화분을 든 소녀가 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그 부하들까지.

 자리가 자리인 만큼 나름대로 차려입긴 했으나 그리 격식을 차린 모습은 아니었다. 좋게 말하면 개성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따로 논다. 심지어 우락부락한 부하들에게 둘러싸인 자그마한 세 소녀의 이미지는 아무리 봐도 갱스터는 아니었다.

 안대를 한 소녀가 입을 열었다. 늦어서 미안.

 “인디비쥬얼즈다.”

 

 

2) 설정

 

스베르흐노비сверхновый

러시아어로 초신성. '왕국'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가진 마피아 조직이다. 시작은 부패한 왕권과 귀족에게 저항하는 이들의 모임이었으나 살아남기 위해 뒷세계를 근거지로 활동하며 그저 그런 범죄 조직이 되었다. 그러다 보스의 숨겨진 딸인 아나스타샤가 보스가 된 뒤로 노선을 급변, 왕권에 대항했으며 그에 반응하듯 순조롭게 세력이 성장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약소 범죄 조직들로부터 거리를 보호하고, 무기나 카지노 사업 등에 손대며 귀족들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에 평민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결국은 범죄 조직. 특수경찰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계속 되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의 목표는 왕권을 무너뜨리고 부패한 귀족 세력을 숙청하여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보스' 아나스타샤

스베르흐노비의 보스이자 전 보스의 숨겨진 딸.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 채 평민으로 자랐으나, 어느 날 어머니가 병으로 사망. 갈 곳이 없어진 그녀를 거두려던 중 측근에게 배신 당해 그녀의 아버지까지 사망하고 만다. 그럼에도 그녀는 절망하지 않았다. 세상에 복수심을 가졌으나 분노 대신 큰 뜻을 품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움직였다. 정체를 숨기고 조직에 입단해 밑바닥부터 올라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조직을 탈환, 현재의 스베르흐노비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녀의 생각 이상으로 깊고 암울하여 착한 본성을 가진 그녀로서는 버티기 어려웠다. 구제의 대상인 빈민들은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고, 살아남으려면 싫어도 귀족과 손을 잡아야 했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지만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면 무기가 필요하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항상 냉혹한 보스를 연기해야 한다. 순수한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건 오직 미오와 시키 앞에서 뿐. '보스'와 '아냐', 두 가지 자신 속에서 점점 지쳐가고 있다. 말단으로 일 할 때의 특기는 저격, 지금의 보스라는 직책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뛰어난 사격 실력으로 많은 이들이 그녀를 두려워했다.

 

'  ' 미오

스베르흐노비의 넘버2로 카지노 사업을 담당. 아나스타샤가 말단으로 조직에 들어왔을 때부터 함께한 친구이며 그녀의 신뢰를 받고 있다. 사실 그 정체는 특수경찰 소속의 경찰. 아나스타샤의 정보를 입수한 경찰이 스베르흐노비라는 조직을 이용하기 위해 파견한 스파이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아나스타샤에게 접근한 뒤 그녀를 도와 조직을 성장시켰고, 때로는 경찰에 정보를 넘겨 견제하는 등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아나스타샤와의 관계에 거짓은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 경찰인가? 마피아인가? 어느 쪽이 선이고, 어느 쪽이 악인가. 그저 막연히 정의를 지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특수경찰이 되었는데,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정말로 세상을 걱정하는 친구, 마피아라는 이유로 그 친구를 없애려는 경찰. 어느 쪽을 택하든 배신이 되는 상황에서 그녀는 고민하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마음 약한 아나스타샤를 대신해 자주 궂은 일을 맡는 행동대장. 육체적으로는 평범한 인간이지만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상대할 정도의 전투력 또한 가지고 있다.

 

'마녀' 시키

스베르흐노비의 넘버3이자 과거 특수경찰 전담 무기개발 회사 소속의 천재적인 과학자. 천재라던가 최고의 과학자 같은 말을 어려서부터 들었기에 돈이나 명예 같은 건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열심히 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흥미. 자신의 재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연구에 몰두해 항상 큰 성과를 냈지만 어느 순간 그런 삶에 염증을 느끼고 만다. 그 이유는 자신의 무기로 죽은 민간인을 보았기 때문. 회사 사장이 경찰 몰래 무기를 빼돌려 뒷세계 조직들에게 팔아넘긴 것이다. 배신감인지, 허무감인지...... 자기 감정의 정체조차 모른 채 그녀는 비리 자료를 경찰에 넘긴 뒤 잠적했다. 회사는 압수수색을 받은 것도 모자라 핵심 기술자가 사라지는 바람에 완전히 망해버렸다. 이후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빈민가에서 벌어진 마피아 항쟁. 숨어지내다 싸움에 휘말렸을 때 아나스타샤와 미오가 그녀를 구했다. 그저 그런 마피아인 줄 알았으나 두 사람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어째서지? 저들은 마피아인데? 굉장히 오랜만에 호기심이 피어올랐고 그것은 곧 흥미가 되었다. 싸움이 끝난 뒤 그녀는 두 사람을 따라 스베르흐노비에 들어갔다. 다시 한 번 자신의 재능을 떨치며 마녀라고 불렸으나, 아나스타샤와 미오에겐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되었다.

 

 

3) 기획 단계

 

겨울P "...... 그러니까, 이게."

클로버P "저, 저번 단편 드라마의, 프로젝트화 기획안...... 이에요." 조심

 

클로버P "프렌차이즈라고 할까...... 경쟁사인 765에는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클로버P "무진합체 키사라기나, 아이돌 히어로즈 등. 우리도 그런 게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클로버P "일단은 제 구상인 인디비쥬얼즈를 넣어 봤는데, 저, 그러니까......"

 

겨울P "불편하시면, 메신저를 쓰셔도 됩니다."

클로버P "정말로요!? 감사합니다!" 활짝

 

토독토독

 

-클로버 "전에도 생존본능 발큐리아 등의 시도는 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불발돼서 일회성 기획으로 끝났습니다."

-클로버 "그러다가 겨울P가 가져온 누아르 기획을 보고 감이 왔죠. 이건 키워볼만 하다고."

-클로버 "설정이 탄탄하고 센스도 있는데다, 밝은 세계관인 아이돌 히어로즈와 차별도 되니까."

-클로버 "그래서 기획을 통과시킨 뒤 경과를 지켜봤습니다. 예상대로 성공적이었고요."

-클로버 "사실 이미 시리즈 화를 염두에 두고 밑준비를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겨울P만 동의한다면......"

 

겨울P '시리즈 화라. 재밌네, 아주. 설명도 가관이야. 말은 아주 잘 해요. 처음부터 나를 방패막이로 썼다는 거잖아.'

겨울P '성공하면 키우고, 실패하면 버리려고. 생각 이상으로 냉혹한 여자군. 겉과 속이 따로 논다고 할까.'

겨울P '동의를 구하는 건 형식적인 절차. 필요하면 강압적으로 진행하겠지만, 되도록 부드럽게 가려는 거겠지.'

겨울P '인정 받은 건 좋지만 유쾌한 기분은 아니군. 그래도...... 이건 기회다. 우리 애들을 위해.'

겨울P '윗선에서 지원만 잘 해준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라고.'

 

-클로버 "제 구상은 이렇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겨울P "좋네요. 좋습니다. 아주. 정말로요."

-클로버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당장이라도......"

겨울P "다만, 저에겐 어렵겠네요."

-클로버 "?"

겨울P "아시잖습니까."

 

겨울P "저는, 이런 큰 기획을 맡기엔, 경험도 능력도 부족합니다."

겨울P "지금만 봐도, 말도 잘 안 통하잖습니까. 혼자는 안 됩니다."

 

-클로버 "인력이 필요한 거라면 얼마든지 지원하겠습니다."

겨울P "그럼 그 인력, 제가 구성하게 해주시죠."

-클로버 "......"

겨울P "팀장님 밑이 아니라."

 

겨울P "새로운 팀을, 만들게 해주세요."

 

 

 

 

 

 

 

 

 

 

사계절사문양P 기획이라는 설정으로 쓰여진 아이돌 누아르.

예전에 썼던 뒷세계 아이돌의 설정을 기본으로 하지만 어느 정도 수정을 거쳤습니다.

미오 아냐 시키의 설정이 그렇죠. 특히 시키요.

 

예전에 시키의 설정은 양아버지에게 인정 받으려 무기를 개발하다 실수로 동생을 죽였다는 건데......

이게 극중극 형식이 되면서 바꿀 필요가 있겠더군요. 겨울P는 시키의 상처를 건드리는 설정을 쓸 리가 없으니까.

 

그 외에도 재밌는 것들을 많이 쓸 수 있게 됐습니다.

 

기획이 완성된 모습인 '영상화', 이해를 돕기 위한 '설정'

이 설정과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 뒷이야기를 쓴 '기획 단계'

 

누아르 기획에서 아이돌은 어떤 설정인지

그에 대한 아이돌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프로듀서들은 어떻게 이 기획을 만들었는지

꽤나 복잡하게 다뤄질 것 같아요.

 

저도 쓰면서 구체화 하겠지만 일단은 이런 식입니다.

한 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