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세계 아이돌] 건 스미스 하지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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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7, 2017 22:46에 작성됨.

건 스미스 : 총기제작자

 

왕국의 비공식 치외법권 중 하나, 백야 마을.

겨울에는 자주 폭설이 내려 물자를 구하기가 힘들어지는 마을은 과거에는 사냥으로 먹고 살았다고 한다.

 

사냥꾼들은 제단을 쌓아 기도를 올린 뒤 개를 끌고 일찍부터 마을을 나선다.

겨울 숲 곳곳에 덫을 놓고, 눈을 파서 굴을 만든다.

그들은 그렇게 숨을 죽이고 몇날 며칠을 기다린다. 추위와 잠을 견딘다.

빈털터리로 돌아와도 그들을 욕하는 이는 없지만, 가족에게 미안함 마음에 그들은 간절히 사냥감을 원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잡았을 때 마을에서는 잔치를 벌였다.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지만, 그녀는 이 이야기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녀의 할아버지가 그녀의 아버지를 그렇게 키웠으니까.

 

"이제 그 사냥꾼들은 다 사라졌지."

이야기의 끝에서 할아버지가 그리 말하면 어린 그녀는 물었다. 다 어디로 갔는데요?

할아버지는 대답이 없었다. 대답이 없는 줄 알았다.

할아버지는 마을 한 가운데에 자경단들의 탑을 보고 계셨던 것이다.

 

그것은 약탈자들로부터 마을을 지킨 영웅들의 상징이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벽을 타고 놀다가 혼나던 그 탑의 의미를 하지메는 이제 알고 있다.

 

그녀는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사냥꾼의 피를 이었고, 또한 마을에서 가장 위대한 자경단원의 피를 이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녀가 자경단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네가 네 아비처럼 되는 게 두렵다면서.

그렇지만 그녀의 눈에 담긴 의지를 알았기에 총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마을에 사는 P라고 불리는 남자는 가끔 그녀에게 찾아온다.

언젠가는 함께 차를 마시면서 그녀의 할아버지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총은 절대 사람을 향해서는 안 된다."

"총은 짐승으로부터 몸을 지키라고 만든 것이다."

"가족을 노리는 짐승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그 뜻을 잊지 않고 있기에 그녀는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장인이 되었다.

그녀는 절대 자신이 만든 총을 잡지 않는다.

대신 그 총은 자경단에 의해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다시 짐승들이 몰려드는 날, 그녀는 스스로 총을 잡을 것이다.

 

 

 

 

 

 

 

 

 

 

오랜만에 올리는 설정.

현재 쓰고 있는 단편 삼부작인 백야 마을에 사는 하지메의 이야기 입니다.

그렇다고 하지메가 지금 단편에 나온다는 건 아니고...... 그래도 언젠가는......

사실 백야 마을에 반응이 별로 없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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