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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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창작에 대한 고민이라고나 할까요.
부족한 솜씨로 글을 쓰면서, 제가 쓴 글은 묘사를 잘 못 하고 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지며 또한 전개가 매끄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제 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은 어떤 점이 부족해 보이시는지 궁금하더군요. 사실 아이커뮤 내에서 피드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게시판이 생긴 김에 피드백을 받아보고자 엉망진창인 글 두 편의 링크를 올려봅니다.
...평가해 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니, 봐 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써가면서까지 볼 정도의 가치를 가진 글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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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작가님께서 전개도 개연성이 있고 묘사도 풍부하게 쓰셨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도요...
저는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게라도 작가님께서 보여주시지 않으면 아무런 말도 못할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전개의 경우, 참... 작위적입니다. 어색하다고요. 첫 번째 글에서 마카베 양이 책상 밑에 숨어 있었다던가, 갑자기 마술을 한다던가 하는 사건의 경우 마카베 양의 캐릭터성을 살리느라 어색한 장면을 구겨넣은 것처럼 보이고, 결말부에서 뜬금없이 P가 사랑고백을 하는 것 등등... 작위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두 번째 글도 예외는 아니죠. 에필로그 앞 부분에서 갑자기 다른 프로덕션이 나오는 것 자체가 작위적이잖습니까. 어째서 마음이 바뀌었는지에 대한 묘사도 없는 수준이고.
개연성이 있다? 묘사가 풍부하다? 절대 아닙니다.
이야기의 진행에 '장소'가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면 간략하게 묘사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묘사될 필요성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굳이 말하자면 글의 내용에 대해 더 잘 생각하고 이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주위 풍경이나 상황에 대한 한 줄도 안 되는 짧은 묘사...? 정도네요.
자잘한 고민으로 스스로 앞을 막고있는 느낌.
이런말 하는건 조금 이상하지만 너무 꼼꼼해도 스스로 발목을 잡습니다.
또 하나. 자기를 너무 낮춰도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딱히 한 글에 모든걸 담으려 하다보니까 이거 내치고 저거 내치고 하는 그런 성향이 있으신거 아닐지요?
근데 중간에 끊는건 여러모로 안 맞으시는것 이시려나요?
창댓에서도 확실히 거의 모든 묘사를 완벽하게 처리하려다가 글자수 오버를 겪거나 해서 내치신 부분들이 있으신건가....
장기연재의 최고의 적은 작심삼일이겠지만요...
물론 15kb를 넘어갔다는 느낌이 들면 절반씩 나누어서 상 하 편으로 나누는 것 등도 있겠죠~.
그리고 지금 위의 두 글들은 충분히 2~3개의 글로 나누어서 올리셨어도 되었을 거예요. 내용이 저정도로 방대할 거라고 미처 생각 못하고 봤기에 헤에.... 이렇게 긴 글인데 하나에 뭉쳐서 올리시는구나. 라는 느낌을 한 방에 받았으니까요!
감사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세 가지, 연출, 스토리, 캐릭터성입니다.
본문, 댓글에 쓰신 만큼 묘사가 나쁘지 않습니다. 묘사의 역할은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인데, 묘사가 제대로 안 되면 독자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된 부분은 없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묘사를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쓸 데 없는 묘사는 글의 매끄러움과 가독성을 해치고 전개를 질질 끄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개 속도에 있어 나쁜 점은 보이지 않았고, 글의 매끄러움 측면에서 두 번째 글은 중반 부분에서 살짝 매끄럽지 않았으나 이는 묘사의 문제가 아니라 스토리와 연출 쪽의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1. 연출.
보통 연출이라 하면 애니메이션, 영화나 만화 따위를 먼저 생각하실 텐데, 글도 비슷하게 연출이란 게 존재합니다. 이야기 속 장치의 연출 말고도 글, 특히 문장부호에 의존한 연출이 있지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줄을 띄움으로써 독자는 전 문장과 후 문장 사이로 넘어가는 시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독자는 전 문장과 후 문장에 연관이 적다고 느끼고, 시간이 오래 흘렀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정확히는 영화의 씬이 바뀌는 걸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줄 간격이 넓어지면 독자는 이를 시간, 장소가 바뀌었다는 암묵적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시간이 오래 흘렀거나, 장소가 바뀔 때에 줄 간격을 넓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대화와 지문 사이에도 줄 간격을 넓혀주어야 합니다. 이는 앞서 말한 연관성에 관련한 이야기인데, 대화와 지문은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어디까지 대화, 어디까지 지문인지에 대한 암시를 주어야 합니다.
첫 글에서 전체적으로 엔터가 사용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 캐릭터성
첫 글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캐릭터성을 어필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카베 미즈키의 캐릭터성이라 한다면 긴장했을 때 혀를 씹는 것, 의성어/의태어의 직접적인 대사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첫 글 초반부에 바로 혀를 씹으며 등장합니다. 캐릭터성은 적절한 사건, 심리상황, 배경이 깔려있어야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미즈키가 긴장하고 있었다는 언급이 조금 더 필요해보입니다. 작위적인 캐릭터성 표출이 엿보이니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게 바람직할 듯합니다.
3. 스토리
가장 어려운 이야기가 될 듯합니다. 작위적인 이야기 전개가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원인을 크게 나누자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식상한 전개, 나머지 하나는 우연에 기반한 전개.
식상한 전개는 아시다시피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라서 안 돼"를 우연히 엿들어서 스스로 멀어졌다. 또 그 해결책으로 "톱아이돌이 되어 은퇴하면 괜찮아"가 주어졌습니다. 엄청나게 많이 쓰인 레퍼토리지요. 사실 이 부분은 2차 창작에 한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독자의 특성에서 기인합니다. 2차창작의 독자들은 캐릭터의 매력을 보고싶지, 엄청나게 신선한 전개를 원하고 들어오는 건 아닙니다. 그들은 모에를 원하죠. 이 레퍼토리는 아이돌마스터 2차창작에서 몇 번이고 사용된, 그러나 여전히 수요가 있는 검증된 레퍼토리입니다. 문제는 더 멋진 글을 위해서는 이 레퍼토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우연에 기반한 전개는 말 그대로 우연에 기반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스토리는 그 자체로 아주 잘 짜여진, 고도로 정밀히 설계된 카드탑 같은 것입니다. 스토리의 발단에서의 우연은 상관 없습니다. 그건 이 카드탑을 책상에서 세우느냐, 바닥에서 세우느냐의 차이 정도일 뿐입니다. 발단에서의 우연은 이야기를 시작하게 만드는 가장 첫 타자이므로 독자는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탑이 점점 완성되어가면 다릅니다. 이제 카드 한 장 한 장을 어느 위치에 어떤 각도로 놓느냐에 따라 카드탑의 형태가 완전히 뒤바뀝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지금까지의 스토리 전개를 가지고 이야기를 재어보기 시작하죠.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작가의 논리적 허점은 없나? 독자는 그걸 무의식적으로, 아주 정확히 잡아냅니다. 작가는 그걸 무의식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걸 논리적으로 따져보아야 합니다. 이게 말이 되는지, 혹여나 작위적이지는 않은지에 대해서요. 이야기의 후반에서 등장하는 우연은 모든 걸 파괴시킵니다. 그것이 설령 우연처럼 보이더라도 그건 필연이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복선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행히도 연애감정은 그렇게 큰 개연성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연애감정은 제멋대로니까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문제는 프로듀서가 미즈키를 좋아하는데 왜 그걸 굳이 이 타이밍 이 상황에 고백을 했어야 했느냐는 점이지요.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미즈키가 자신을 피한다면 고백을 안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무리한다면 오히려 더욱 부담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프로듀서의 역할은 아니었을까요? 덧붙여서 프로듀서가 그 관계를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 과연 프로듀서로서 옳은 생각일까요?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저도 정확하게 이거다! 하고 집어낼 수가 없어서 글이 길어진 감이 있습니다. 정확히 콕 집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주저리주저리 늘어놨네요. 다만 작위적인 스토리에서 오는 위화감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절대 못 쓰신 글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센스가 있고 그 센스 위에 올라가는 연출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장부호적 의미가 아닌 서술 내의 장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글은 특이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짜임새의 글로 이끌어나가셨고, 에필로그에서 빛을 발합니다. 두 번째 글은 에필로그가 주는 감동이 있어서 아마 에필로그가 가장 중요한 파트 아니었나 싶습니다. 에필로그가 마치 김밥의 단무지 같은 느낌이었을까요? 이야기 속 장치의 설정능력은 좋습니다. 너무 많이 우겨넣지도 않고 딱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넣는다는 느낌이고, 글 전체에 어우러지기도 합니다. 작위적인 스토리를 수정하고 개연성을 손보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D 글 잘 읽었습니다.
꽤나, 아니,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