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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애니]나 다움이란 뭘까?-서로 거울상인 뉴제네의 자아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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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6 02:18에 작성됨.

 
 
"뭘 입건 나는 나니까 옷같은건 상관 없잖아."
오오 대현자 안즈 선생
 
 
신데렐라 걸즈 애니메이션을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나를 믿고 나아가'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물론 주연은 뉴제네, 더 좁히면 우즈키지만, 그 외의 다른 CP의, 혹은 선배 포지션으로 나온 모두도 각자의 이야기에서 같은 주제의식을 가지고 자신 다움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모두들 각자가 개성과 아이돌 상이 확실한 인물들이니만큼,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솔직해지고 눈 앞에 주어진 난관과 마주하는 것 만으로도 훌륭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뉴 제너레이션은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세명 다 다른 CP의 사람들처럼 개성이 강한것도 아니고, 심지어 셋 다 자신만의 아이돌 상조차 모호합니다. 린은 말할것도 없고, 우즈키는 그 양성소 생활을 했으면서도 아이돌이 돼서 무엇을 하겠다! 하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죠. 미오에 이르러서는 아무리봐도 학교 동아리 하는 감각으로 아이돌이 된걸로 보입니다. 자신이 뽑히고 나서 프로듀서한테 자신을 왜 뽑았냐고 물어볼때의 태도를 보면 확실하죠.
 
 
 
 
"내가 뽑힌 이유는 역시, 스포츠 만능인 학교의 아이돌이라서일까? 일까?"
"미소입니다."
"흠, 미소인가..."
 
 
'아이돌'이라는 개념이 실제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룬 소녀'의 은유가 되는 신데렐라 걸즈이니만큼, 각자의 아이돌 상이 모호하다는 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달리 말하면, 자신만의 아이돌 상이 없다는건 아직 아이돌이 되지 못했다는 의미니까요. 그렇다면, 뉴제네 3명은 어떻게 자신만의 '아이돌'을 찾아가야 할까요? 이 부분에서 애니메이션은 왜 뉴제네가 3명이 모여서 뉴제네인지에 대한 대답을 내놓습니다. 바로 뉴제네는 각자가 서로를 투영하는 존재라는 것이지요.
 
 
 
우즈키-린. 서로를 동경하는 관계.
 
 
 
 
 
 
동경은 이해에서 가장 먼 감정이라네.
-<블리치>中
 
 
뉴제네 3명의 관계를 설명하기에 앞서 신데렐라 걸즈 애니메이션의 뉴제네의 성장에 관련된 작법적인 특징을 하나 짚어보자면, 전반부와 후반부가 대조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전반부에 묘사된 특징이 후반부에서는 전혀 다른 모양새로 그들에게 돌아오게 되는 것이지요. 개인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이 뉴제네의 인간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몰두할 것을 찾지 못하고 있던 린이 우즈키를 보고 '꿈을 꾸는 우즈키'를 동경하게 됐다는건 많이들 짚고 넘어간 부분입니다. 하지만, 린만 우즈키를 동경한 것이 아니에요. 우즈키에게도 린은 동경의 대상입니다. 린은 자신처럼 흔들리지도 않고, 뭘 해야할지도 확실히 알고 있고, 아이돌을 목표로 노력해 온 것도 아니면서 아이돌로서의 일에 임할때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고 완벽하게 일을 해냅니다. 맨날 레슨을 하면서도 넘어지고, 여태 아이돌을 목표로 노력해 왔으면서 아이돌로서 뭘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무슨일이 일어나면 여지없이 흔들리는 자신과는 달라요.
이런 동경의 감정이 나쁘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그 동경 때문에 린은 아이돌이 되었고, 우즈키는 뉴제네 속에서 만큼은 자신을 믿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바로 이 파동 당신에게 전하고 싶어서
격렬히 흘러넘치는 이 마음
소중한 것을 전하고 싶어
-Trancing Pulse 中
 
그런데, 동경은 필연적으로 오해를 낳습니다. 우즈키는 린이 생각하는 '꿈을 믿기에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는 소녀'가 아니고, 린은 우즈키가 생각하는 '나같은거하고 다르게 완벽한 아이돌이 된 소녀'가 아니에요. 도리어, 우즈키가 린을 동경하고 있는 동안에도 린은 우즈키에게 노래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하고, 자신이 동경하는 우즈키에게 스스로를 확인받고 싶어했습니다. 네. 서로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겁니다. 이 엇갈림은 결국 우즈키가 자신의 마음속 감정을 털어놓고 나서야 서로 자각하게 되지요.
 
 
 
 
우즈키-미오. 무조건적인 신뢰관계.
 
 
 
시마무, 전에 말이야, 내가 도망쳤을 때도 계속 기다려줬지?
왠지 안심하고 있었어.
시마무는 언제나 웃으면서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해줄거라고.
그럴리가 없었는데...
미안해, 눈치채지 못해서.
 
믿음은 관계를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미오가 도망쳤을때 우즈키가 미오를 믿고 기다려 준 것이 미오 복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을 보면 알수 있지요. 그리고 미오는 그런 우즈키가 무너졌을때 끝까지 우즈키를 돌봐주고 힘을 불어넣어 줍니다. 자신이 도망쳤을때도 우즈키가 웃으면서 기다렸듯, 미오 자신도 웃어주며 우즈키가 다시 일어나길 기다리는 거지요.
 
그런데 말이죠, 어째서 우즈키는 코 앞에서 아이돌 때려칠거라고 외친 미오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미오는 어째서 우즈키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우즈키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걸까요? 미오에게는 분명히 알아챌 기회가 있었는데.
 
믿음은 물론 아름다운 덕목이지만, 때론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뒤쳐지는 나까지 배려해준 책임감 있는 미오라면 분명 씩씩하게 돌아올거야. 내가 도망쳤을때도 계속 기다려 주고 있던 우즈키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웃으면서 기다려줄거야. 좋은 말입니다. 감동적이군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의미해요. 잘못된 믿음 또한 서로 이해하는것을 막습니다. 뛰쳐나간 미오가 기다리면 스스로 추스르고 돌아온다? 우즈키는 항상 그곳에서 '열심히 할게요' 라고 말하고 있을거다? 그럴리가 없잖아요. 미오를 돌아오게 한건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의지를 다잡은 프로듀서의 커뮤니케이션이고, 우즈키의 '열심히 할게요'라는 말은 자기 방어기제입니다. 스스로조차 속이고, 불안한 말이 나오면 말을 끊기 위해 했던 말이라구요. 서로를 믿었기에, 서로를 모르고 있었던 거죠. 이 엇갈림 또한, 우즈키가 자신의 마음속 감정을 털어놓고 나서야 미오가 깨닫게 됩니다. 우즈키의 믿음은 미오가 그에 상응하는 성장을 보여줌으로서 현실이 되었지만요.
 
 
 
 
린-미오. 서로를 가장 먼저 이해하고 상호 작용하는 관계.
 
 
 
 
 
 
가장 의외의 위치에서 가장 긍정적인 문장으로 요약되는 관계가 나오는군요. 서로 작용이라고 할만한건 소위 미오붐 때하고 트라프리 선언 때. 크게 두번 있었죠. 그걸 중심으로 봅시다.
 
미오붐때,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린은 바로 미오의 감정을 캐치해 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소위 그 부라린(...) 장면이죠. 미오를 이해하고, 프로듀서에게 미오를 되찾아 올것을 종용합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그러지 못했죠. 신뢰가 단숨에 땅으로 떨어져버린 린은 할말 다 하고 덩달아 나가버립니다. 그리고 그걸 미오가 '한번만 더 나를 믿어달라'고 하면서 억지로 프로듀서에 대한 신뢰를 복구시키죠.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니지만 린도 조금은 새로운 관점에서 프로듀서와 미오를 바라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라프리 선언때를 이야기 하기 전에, 작중에서 설명이 안된 미오가 아이돌이 된 동기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해 봅시다. 애니 내부에서만으로 추측해 볼수 있는 부분은, 미오가 학교에서 잘 나갔고, 그 자신감으로 아이돌 지원했는데 떡하니 붙었다는 정도입니다. 참 나이브하죠. 데레애니 코믹스에서 부연 설명 된걸 연계해 봐도, 학교에서 잘 나갔고, 학교일에서 할수 있는건 시시해서 자신이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드는걸 찾고 싶어서 아이돌이 되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좀 나이브합니다. 그리고 이 나이브함은 첫 라이브때 산산조각 났죠. 이 업계는 그렇게 쉬운 동네가 아니니까요.
제 추측의 영역이지만, 이 부분에서 미오가 아이돌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꿈이 아니라 뉴제네에 대한 일종의 보은으로 변질 됐을겁니다. 원래의 목표가 말도 안된다는걸 깨달았으니까요. 그러니, 아이돌 활동 자체가 즐겁지 않다는건 아니지만 그보다는 뉴제네를 챙기는게 우선시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자, 트라프리 선언 당시로 시점을 옮겨와 봅시다. 린이 뉴제네 바깥에서 하고 싶은게 있다고 합니다. 뉴제네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 않고 있던 우즈키는 말할것도 없고, 미오 또한 린의 발언을 받아들일수 없어요. 왜냐면 미오의 여태까지의 목표는 뉴제네를 잘 굴러가게 하는거였으니까. 그래서 뛰쳐나가고, 프로듀서와 상담을 해 봤습니다. 프로듀서의 말은, 뉴제네에 얽매여 자신만의 목표를 잊고 있던 미오에게 조금 다른 관점을 보여줍니다. 재밌게도 미오가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것의 연장선인, 자신만의 진로 탐색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한바퀴 뱅 돌아 와서야 미오는 원래의 목표에 도달할수 있었던거죠. 그리고 그렇게 하고 나서야 미오는 린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 두사건은 꽤나 의도적으로 보일정도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오가 뛰쳐나간건 동일하지만 방향이 달랐고, 서로 이해해 주는 방향이 달랐지만, 결국은 각자의 시야를 넓혀주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서 말이죠. 이 성장의 흐름에서 우즈키만 쏙 빠져 있긴 한데... 왜 쏙 빠져 있는지는 다들 아실테니 패스.
 
 
 
마치며.
 
 
 
 
"저기, 있지. 재대로 다투거나 하고 있어?"
-<Wake up,girls!>中
 
 
데레애니의 사전 인터뷰 중에, 뉴제네는 「현실의 이상적인 여자아이」라고 이야기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커다란 개성 이면의 순수한 여자아이'라는 부분을 주목했다면, 뉴제네는 말 그대로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여자아이들을 이상화 해서 묘사한거죠. 그 때문인지, 애니 내부에서도 뉴제네의 갈등과 다른 유닛들의 갈등은 크게 차이가 납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눈 앞의 난관을 어떻게 자기 방식으로 극복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뉴제네는 그 방식 자체를 찾아가는거죠. 현실의 '이상적인' 여자아이들이니만큼, 세명은 서로를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의 이상적인 '여자아이'니 만큼 그 소중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러 자신에게 독이 되어 돌아오죠. '다 내가 나쁜거야. 나만 잘하면 뉴제네는 괜찮아질거야.' 그런 생각으로 서로 부딪히는걸 극단적으로 피하고, 이 것이 스노우볼링 되어 후반부의 갈등을 만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으려는 그 착한 심성이 서로를 괴롭게 하고 있었던거죠. 이것이 해소되기 시작한건 우즈키가 울면서 속마음을 터놓은 후고, 완전히 털어낸 것은 크리스마스 라이브 이후가 됩니다. 정말로 멀리 돌아왔지만, 그렇기 때문에 뉴제네는 셋이 모여서 뉴제네인 거고, 저는 그런 뉴제네가 좋네요.
 
여태까지 썼던 뉴제네 글들이 뉴제네의 지엽적인 면모만 다루고 있는것 같아서, 뉴제네 리뷰라고 할만한 글을 써 보고 싶어서 좀 적어 봤습니다. 생각만큼 잘 표현이 됐는지는 모르겠네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 https://twitter.com/MAKOTO_jah/ )
 
 
 
 
※이 글은 루리웹 HARUMON님의 리뷰들을 참고했습니다. (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family/230/read?articleId=29092686&bbsId=G005 )
 
 
사실 데레스테 가챠 폭망한뒤 데자타임 와서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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