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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는 본인에게 무슨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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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2, 2021 17:04에 작성됨.

치하야. 키사라기 치하야. 아이돌마스터라는 미디어믹스에 등장하는 765 프로덕션의 주연 아이돌. 푸른 가희. 우리 치하야쨩.


치하야쨩은 제게 있어서 과연 어떤 존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치하야쨩은 귀엽습니다. 아이처럼 귀여워해주고 싶습니다. 좋아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쭉 좋아해주고 싶은 존재입니다. 세상에 영원이라는 건 없고(0원은 있습니다만ㅎ) 언젠가는 치하야쨩을 그리 좋아하지 않게 될 날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치하야쨩이 커버한 '올리비아를 들으면서' 라는 곡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지칠 대로 지친 당신은 내 환영을 사랑한 거야, 라는.


처음 이 커버곡을 들었을 때는 무서웠습니다. 정말로 가사처럼 되어버리면 어쩌지? 아니, 어쩌면 이미 그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치하야쨩의 환영만을 쫒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그렇지만, 역시 전 치하야쨩이 좋습니다. 이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한 계속 좋아해주고 싶습니다.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종종 괴롭히기도 하겠지만.....이것도 사랑의 형태라는 것으로. 치하야쨩을 저만 좋아하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치하야쨩이 다른 사람들의 좋아함과 응원을 한 몸에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우리 치하야쨩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대체 어쩌다가 저는 치하야쨩을 이렇게나 좋아하게 된 걸까요? 그걸 알기 위해서는 먼저 첫만남 때를 돌이켜봐야겠죠. 첫만남은 그렇게 파격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사소했죠. 하지만 사소함에서 많은 것들이 시작되는 법입니다. 저도 그 법칙을 따르게 되었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보게 된 어느 한 동영상. 치하야의 성우가 개인적으로 낸 노래 중 하나인 월하제 ~La Festa Sotto La Luna~에 아이마스 게임 영상을 씌운 것이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난 저는 바로 코가 꿰여서 다른 노래들도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죠. 그러다 애니도 접하게 되고.....약속된 프로듀서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돌마스터나, 키사라기 치하야라는 존재를 전혀 모르는 건 아니었습니다. 아이마스 이전에도 이미 훌륭한 오타쿠였던 저는 이런저런 애니와 게임을 거치면서 덩달아 니코니코동화라는 곳에도 자주 들르곤 했습니다.


당시 니코니코동화에서는 고산케(3총사)라고 해서 아이마스, 보컬로이드, 동방프로젝트가 강세였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 저게 아이돌마스터라는 것이고, 저 캐릭터가 치하야구나, 하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그뿐이었죠. 사실 아이마스를 존재만 알고 있던 시절, 저는 치하야보다도 야요이에 더 눈길이 가더군요. 가난해도 밝고 기운찬 소녀라는 캐릭터성에 관심이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노래 하나로 뒤집히고 말았네요. 분명 치하야쨩의 노래가 너무 끝내주었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음알못에 노래알못 목소리알못 성우알못 등등입니다만 그래도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치하야쨩의 목소리가 좋아요. 힘 있고 그저 맑지만은 않은, 살짝 긁히는 듯한 느낌이라서 좋습니다. 애절한 느낌도 들고요. 어떤 곳에서는 박복하다는 평도 있었다는 데 저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사실 치하야쨩에게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건, 치하야쨩의 솔로곡 파랑새에 대한 작은 오해를 한 것도 있어서이기도 했습니다. 오니츠카 치히로라는 일본 가수의 노래 파랑새(青い鳥)를 치하야쨩의 파랑새(蒼い鳥)로 착각했었거든요. 파랑새(青い鳥)를 듣고는 취향에 안 맞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한자가 달랐는데 말이죠. 하여튼 저는 뒤늦게라도 착각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치하야쨩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차례 더 코가 꿰였습니다.


치하야쨩~! 어떻게 이런 삶을!!!! 흑흑흑!!!! 애니마스 19~20화를 보며 울었습니다.(여기서 안 울면 혹시 자신에게 식별번호가 있는지 의심해보셔야 함) 창작물에는 그리 좋지 않은 과거를 가진 캐릭터들이 많은 편이죠. 그렇다고 해도 그 과거들 하나하나가 슬프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치하야쨩도 그랬습니다. 아이마스가 일단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다른 판타지나 SF물보다는 더 쉽게 그 슬픔에 공감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동생의 죽음. 그로 인한 가정의 붕괴라는 슬픈 과거. 하지만 치하야쨩은 그 과거를 극복해내는데 성공했죠. 모두와 함께해서요. 이 강력한 서사의 힘이 저를 치하야쨩에게 꼭 붙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그 뿐만이 아닙니다!


홈쇼핑 광고도 아닌데 자꾸 뭐가 계속 나오네요. 그만큼 치하야쨩이 가진 매력은 다양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애니를 통해 치하야쨩이 어두운 과거를 딛고 훌륭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러지 못한, 앙상한 겨울 나무와도 같이 외롭게 서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아이커뮤에 자주 감상 글을 남겼던 릴레이션즈라는 만화책에서였습니다.


처음부터 톱 아이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을 듣는 치하야쨩. 하지만 언제나 혼자. 그저 노래에 모든 것을 매진하는 고독한 가희. 다행히 결말에 가서 치하야쨩은 다시 모두의 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만, 작 중 내내 쓸쓸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보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프로듀서가 없었다면 치하야쨩은 정말 최악의 말로를 맞이하지 않았을까. 노래에 모든 것을 바친 끝에, 자기자신마저도 전부 불태워버리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치하야쨩 옆에는 누가 꼭 있어줘야겠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요. 


더 나아가 게임, 특히 SP를 하게 되었을 때는 치하야에게서 쨩이라는 호칭을 떼어놓기가 상당히 어렵게 되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건방지고 귀여울 수가! 처음 아이돌로 데뷔했을 때 보이는 '그저 고고하게 노래하는 프로 가수'에 대한 환상을 품는 모습이라던가. 예능계에 익숙하지 못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팬들을 어려워하는태도에, 아무리 실력 있다고 해도 아마추어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프로에게 대해 그것도 못하냐라는 식으로 불만을 품는 등.....


뭔가 엄청 왜곡된 것 같지만 착각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이런 미성숙한 부분도 되게 정말 좋아합니다. 정말입니다. 하여튼,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였던 치하야쨩이 점점 랭크가 올라갈수록 아이돌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리고 프로듀서에게도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의지를 하기도 하고, 응석을 부릴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돌 얼티메이트에 우승하게 되는 순간, 치하야쨩은 처음으로 큰소리를 내며 기쁨을 표현하더군요. 해냈어! 최고! 사랑해! 라고.....그게 정말 기특하고, 장하고, 대견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으어어어어! 치하야쨩 본인은 아이 취급 당하는 걸 상당히 곤란해하고 있습니다만 도저히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완전 얼라입니다 얼라 흑흑 머리를 열나게 쓰다듬어줘야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치하야쨩을 그저 선량하게 응원하는 것으로만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그건 또 아니라는 게 함정입니다. 맨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저는 치하야쨩 괴롭히기도 정말 좋아하는 편입니다. 정신적으로 이러쿵저러쿵 여차저차 괴롭게.....노래냐 하루카냐 선택해! 막 이러고요. 정확히는 괴로워하면서도 그 괴로운 상황에 있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아주 좋습니다. 어쩌면 치하야쨩에게 진정 근본적으로 반했다- 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절제, 금욕, 고통, 괴로움 속에서 만들어내는 한 줄기 빛과 같은 노랫소리. 너무나도 아름답고, 너무나도 안타깝고.....비극적인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치하야쨩이 노래에 매진하는 건, 치하야쨩 나름대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우는 것에 머물지 않겠어. 단 혼자서라도 발버둥치면서 내일로 나아가고자 하는 치하야쨩.....하아..... 치하야쨩이 가상 캐릭터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현실 사람에게 이랬으면 전 당장 잡혀갔을 겁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며 이런저런 이유로 치하야쨩에게 코가 잔뜩 꿰였습니다. 출근할 때마다 치하야쨩 누이를 쓰다듬으며 다녀올게 인사하며 나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치하야쨩을, 아이마스를 좋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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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탈님 리퀘작입니다. 창작게시판에 올릴까 여기 올릴까 고민하다가 여기가 더 맞는 것 같아서 올렸습니다. 리퀘인데 완전 제 이득이었네요. 덕분에 치하야쨩에 대해 한 번 돌이켜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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