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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의 솔로 곡들에 대한 잡상

댓글: 5 / 조회: 2441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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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9, 2018 14:01에 작성됨.

*트위터에서 풀었던 것을 정리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다른 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으며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1. 과연 파랑새에서 잠자는 공주로 이어지는 걸까?


파랑새, 약속, 잠자는 공주, 세빙.


치하야의 솔로곡 중 그야말로 명곡으로 꼽을 수 있는 곡 4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약속은 치하야만의 곡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일단은 솔로곡으로 분류가 된 것 같다군요.


애니마스에서는 파랑새 ㅡ 약속 ㅡ 잠자는 공주 순으로 치하야의 서사라고 해야하나....하여튼 치하야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전개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파랑새와 잠자는 공주는 저렇게 이어지기보다는 서로 독립적인 서사를 가진 곡으로 보입니다. 


'무리를 벗어난 새처럼', '자유와 고독 두 날개로' (파랑새)


'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오직 혼자서라도' (잠자는 공주)


둘 다  '혼자서 날아간다/걸어간다' 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가사들이죠. 또한 전체적으로 그리고 있는 감성도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파랑새에서는 행복이 가까이 있어도 저 멀리 날아갈거야/ 당신 품 안이라고 하는 새장에 머무르니 차라리 파도에 뛰어들거야, 같이 혼자서 극복하고 날아가려는 정서가 처음부터 강하게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잠자는 공주에서는 계속 잠들어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모든 게 나쁜 꿈이었으면 좋겠는데 했지만, 결국은 그런 현실도피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걸 깨닫고는 눈을 뜨고 내일로 나아가죠.


즉, 파랑새는 퍼스트비전 치하야의 첫 걸음을 나타내고, 잠자는 공주는 세컨드비전 치하야의 첫 걸음을 나타내는 게 아닐까요. 잠자는 공주가 처음으로 수록된 마스터 아티스트 2에서 이 CD(마스터 아티스트 2)는 처음으로 낸 거라고 언급한 게 있는 만큼, 아주 허무맹랑한 추측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또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세빙은 저 두가지 곡, 그리고 또 다른 곡 약속이 담고 있는 정서나 이미지를 하나로 정리하고, 더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 싶네요. 


2. 세빙은 파랑새, 잠자는 공주, 약속의 집대성이자 더 높은 단계로의 도약을 나타낸 게 아닐까?


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걸 알아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파랑새의 가사 안에 담겨있는 정서를 좀 더 자세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파랑새가 표현하고 있는 정서. 생각. 마음. 여기에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일단 저는 고독해도 앞으로, 미래를 믿고 나아가려고 하는 그런 감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장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군요. 


우는 것이라면 쉽겠지만, 슬픔에는 휩쓸리지 않아.

사랑했던 것, 이 이별조차도 선택한 건

나이니까


가사의 화자는 처음부터 슬픔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차라리 우는 게 쉽겠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거죠. 그리고 아마 타의로 이루어졌을 이별마저도 선택한 건 자신이라고 선언합니다. 무리에서 벗어난 새처럼 고독해도. 당장 내일 어디를 향해야할지도 몰라도. 피를 흘린다고 해도. 가까운 곳에 행복이 있다고 해도 그저 날아갈 거라고 합니다. 품고 있는 마음 그대로, 미래를 믿으면서 말이죠. 


당신을 잊지 않아

하지만 어제로는 돌아가지 않아


한 때 사랑했었고, 자의든 타의든 이별한 대상인 '당신'을 잊지는 않겠지만, 결국 향하는 건 어제가 아닌 내일(미래)입니다. 여기에 치하야의 상황을 대입해본다면, 역시 어린 동생을 잃고 행복했던 가정이 깨져 슬프고 괴롭지만 언제까지고 슬퍼하지만은 않겠어. 혼자라도, 외롭고 고독해도 나아갈거야. 이렇게 되겠죠. 그리고 이 감성은 어느 정도 세빙 1절로 계승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둡고 어두운 마음에 비춰진 내 눈동자

바다 밑바닥과도 같이 깊게 숨을 죽이고

안타까움이 넘쳐 흘러

떠나가는 당신의 등 뒤로

안녕(사요나라)

갈 곳 없이 헤메는 마음

이격(거리가 멀어지는 것. 이별)에 안겨


단, 파랑새와 같이 되게 결연하게 이별을 선택한 건 나다! 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안녕(사요나라)' 라고 영원히 작별을 고하는 것 같으면서도, 아직 묘하게 미련이 남아 헤메는 거죠. 그러다가 겨우 이격, 그 사람과 작별해서 떨어져있다는 사실에 폭 몸을 던져 안겨버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나 발버둥치면서도 걸어나가

바람에 흔들리는 흑백의

거리도 사람도 꿈도

바스러 사라져

발버둥치면서 넘어져도

멈출 수 없는 나에게

슬픔과 안타까움이 없는

빛이 기다리고 있어

마음을 애태우게 하는 한숨

빛으로 바뀌네

강하게 강하게 붙잡아줘

마음 속의 빛(свет)


여기서 말하는 마음 속의 빛(свет)은 파랑새가 믿었던 미래이며, 찾고자 하는 붉은 열매이며, 향하고자 했던 아득한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뒤로 이어지는 간주에서 파랑새의 멜로디가 일부 흐르는 건 이를 암시하는 거겠지요. 치하야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미래에 대한 희망. 슬픔도 괴로움도 존재하지 않는 일종의 높은 경지. 그렇지만 이건 역시 고독하다고 할 수 있겠죠. 또한 너무 슬픔에 일방적으로 안녕을 고해버린 것 같습니다. 슬퍼해서는 안 돼. 빛이여 나를 잡아주세요 더 이상 슬퍼하지 않도록. 망설이지 않도록. 이런 절박함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잡설이지만, 개인적으로 치하야가 저기서 딱 멈춰버렸다면 조금 위험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빛은 슬픔도 안타까움도 없는 것. 자신을 붙들어매는 것. 묶어버리는 것. 긍정적인 부분만 있다기보다는 부정적인 부분도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빛도 너무 밝으면 그만 보는 눈이 멀어버리잖아요.


뭐 하여튼 잡설은 그만두고 2절로 넘어가봅시다. 개인적으로 2절은 약속을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계속 헤메네 마음을 숨기고

이유도 없이 눈물 흘리네


2절에 가서는 그렇게 마음 속의 빛을 의지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헤매는 상황을 그려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마음을 숨긴다는 건 앞서 1절에서 당신에게 안녕, 이라고 작별했지만 실은 완전히 떠나보낼 수 없었던 괴로움을 숨기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숨겼던 괴로움은 갈수록 쌓여나가 결국 이유도 없이(실은 이유가 있는데) 눈물을 흘리고 나아가다 멈춰서게 되는 거죠. 딱 애니마스 19화~20화 시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애니에서는 외부에서 터트려서 그렇게 된 것이긴 하지만요.


울다 지쳐 문득 보았던

하늘에는 빛나는 별들

한 점의 흔들림도 없는 반짝임

보이지 않는 경치만을 전부라 여기던

나를 지워내며


그러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 그 때, 마음 속의 빛과는 또다른 빛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늘에는 빛나는 별들. 이는 다른 사람들. 그러니까 765 프로덕션의 동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빛을 발견한 세빙의 화자, 치하야는 보이지 않는 경치(마음 속의 빛)만이 전부라고 여겼던 걸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거죠.


어두운 하늘에 빛나는 세빙들

덧없게 피어나고 있네

작다고 해도 당신을 향하여

나는 나답게 지금

계속해서 빛나고 있으니

곁에 있어줘 당신의 눈동자로

지켜보길 원해


세빙, 다이아몬드 더스트.  공기 중의 수증기가 미세한 얼음 결정이 되어 공기 중에 떨어지거나 떠다니는 현상(출처 네이버 사전)이라고 하는 그것은, 슬픔도 괴로움도 없는, 굳건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마음 속의 빛과는 다릅니다. 덧없이 피어나고 있죠. 하나하나는 금방 스러지고 마는 알갱이에 불과할 겁니다. 그렇지만 세빙들은 복수입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기에 그렇게 빛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빛들은 이렇게 화자에게 말을 겁니다. 하나하나는 작다고 해도 당신을 향해, 나답게 빛나고 있어. 곁에서 지켜봐줬으면 해요. 라고요.


마음에서 넘치는 감정을 전할 수 있다면

사랑해 사랑해

빛이 지금 여기에 있어


그 말에 화자는 빛이 꼭 마음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눈에 보이는 빛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화자는 그 빛들, 세빙들에게 이렇게 답합니다. 사랑한다고 말이죠. 이어서 3절이라고 해야하나....그 다음으로 넘어가 봅시다.


당신이 있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움이 사랑스러움으로 바뀌는 것처럼

등을 맞댄 빛과 그림자

헤매면서 걸음을 떼네


여기서 말하는 당신이란, 앞서 이별을 고했던 당신이 아닌 세빙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빙들은 화자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안타까움을 사랑스러움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합니다. 원 가사에서 사랑스러움은 愛しさ인데 그저 사랑스럽다, 라기 보다는 좀 더 깊은 뜻이 있다는 듯 합니다만, 아직 자료가 부족해서 자세하게는 표현하지 못하겠군요. 그렇지 참. 이 3절에서는 잠자는 공주하고도 다소 연관이 되어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억 속의 빛과 그림자

지금도 아직 마음의 미로 헤매네


세빙보다 좀 더 앞선 시기에 나왔던 잠자는 공주에서 이런 가사가 나오는데, 세빙에서는 그보다 좀 더 앞으로 나아간 모습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이 다음으로 이어지는 4절에서는 걸음을 떼고나서의 상황을 이어서 그려냅니다.


그 한 걸음을 믿고 싶어

어제까지의 내가 있었기에 알 수 있어

눈물에 안녕(사요나라)을


1절에서는 떠나가는 당신의 등 뒤에 작별을 고했다면, 이번에는 눈물에 작별을 고합니다.


어두운 하늘에 세빙들

아름답게 피어나네

작다고 해도 당신을 향하여

덧없게 피어나는 반짝임


계속해서 빛나고 있으니

바람도 없는 조용한 밤에도

지켜봐줬으면 해


2절에서 나왔던 세빙이 또 나옵니다만, 이번에 나오는 세빙은 동료들이 아닌 화자. 즉 치하야 자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다고 해도 당신을 향해. 여기서의 당신은 역시 1절에 나왔던 당신이겠죠. 치하야는 그 '당신'에게, 계속해서 빛나고 있을 테니 조용한 밤에도 지켜봐달라고 말합니다.


마음에서 넘쳐가는 감정을 서로 나눌 수 있다면

당신에게 당신에게 마음을 담아 노래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음을 다해 당신을 향해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죠. 어제로는 돌아가지 않아. 차라리 바다에 뛰어들겠어. 이렇게 강하게 이별을 고했던 파랑새와도 다르고, 혼자서라도 내일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하던 잠자는 공주하고도 다릅니다. 앞서 세빙 1절에서 당신에게 안녕이라고 고한 것과도 좀 다르고요. 지금까지 치하야가 결별을 이야기 했던 것은 과거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과거 그 자체와 헤어지려고 하는 게 아닌, 어두운 부분과 작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별은 기존의 작별보다 좀 더 성숙한 것이 아닐까요. 


또한 앞에서 제가 파랑새와 잠자는 공주는 독립적인 서사를 가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세빙에서는 애니마스에서 제시된 순서대로 정리가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3. snow white와 just be myself!!는 세빙과는 또 다른 치하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게 아닐까?


아이돌마스터 밀리언 라이브(이하 밀리마스)에 들어서, 치하야에게 두 솔로곡이 새로 생겼죠. snow white와 just be myself!!입니다. 나온 순서대로 따지면 세빙이 제일 마지막이 되는 셈입니다만, 세빙이 저 두 곡까지 아우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밀리마스에서 제시하는 치하야의 또 다른 길이 아닐까 싶네요. 곡에서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만 봐도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세빙은 치하야의 이야기를 A부터 Z까지 다 모아서 풀어놓은 대서사시라고 한다면, snow white는 한 번 이야기가 끝난 뒤의 에필로그를 그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가사 안에서 나오듯 지금까지는 프롤로그라고 할 수 있고, 이야기는 아직 도중입니다. just be my self!!로 이어지는 거죠.  그리고 just be my self!!에서는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그리는 것 같습니다만, 이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그 때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두고 있는 치하야의 솔로곡 루트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파랑새(퍼스트) ->            약속(애니)     -> 세빙(세컨드, OFA)

잠자는 공주(세컨드, 2) ->    약속(애니)     -> snow white -> just be myself!!(세컨드, 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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