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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미 팩토리 이벤트 커뮤 리뷰

댓글: 4 / 조회: 1893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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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7, 2018 20:46에 작성됨.

1달여 전부터의 예고에 힘입어 진행된 도레미 팩토리 이벤트!
이 이벤트 커뮤에서는 하루, 모모카, 아리스, 치에, 카오루 해서 총 5명이 직업체험을 테마로 하는 예능을 찍습니다.
카페나 가게에 가서 그 곳에서 하는 일들을 직접 경험해 보기도 하고, 간호사, 축구선수, 사법 관련 직종에 대한 체험을 하기도 하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는 상황에 의해 각자는 직업에 대한 고민을 갖기 시작합니다.
모모카는 "나는 아이돌로서 프로 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남들은 내가 애기고 그저 논다고만 생각한다"는 것.
치에는 "이번 일을 통해 간호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지만, 그것을 위한 길은 너무나도 먼 길. 아이돌 일과 병행이라니 상상할 수 있나" 하는 것.
또 하루와 아리스는 자신이 원래 가고 싶은 길이 따로 있고 (각각 축구선수, 가수) 그것을 위해서는 지금 정도의 연습으로는 어림도 없는데,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것이었죠.
이러한 고민을 들은 P는 (아마 U149의 그 프로듀서? 제가 이걸 따로 읽진 않아서 이름은 모르지만) 본인 나름대로 그들의 고민에 대해 답을 주며 이 5명에게 힘을 북돋워 주고, 그렇게 이야기는 종결이 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전반적으로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제 눈에 자주 비치는 연소조 인물들의 모습은 연상조 인물들과 같이 묶여서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연상조 인물들에게 어린애 취급 당하며 발끈하는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모습들을 보면 "아직 어른이 아니면서 어른인 줄 아는 어린 아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이 사람과 계속 섞여서 지내다 보면 자신도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뭐, 이런 불편감이야 취향 차이라고도 할 수 있고, 그런 "어른이 아니지만 어른이고 싶어하는" 모습 자체가 그 캐릭터를 규정하는 하나의 개성인 부분도 있으니 이런 조합이 잘 보인다는 것 자체를 무어라 할 수는 없을 테죠.
실제로 연소조 아이돌 중에 "성숙한 구석이 있다"고 단서를 달아두는 사례가 꽤 있습니다. 미리아, 치에, 아리스, 모모카 등등...


하지만 저는 이들이 "어린 아이로서의 자신의 모습에 직면"하는 모습을 보고 싶더군요.
어린 시기에 어린애답게 어리광을 부리거나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른이 돼서는 그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후회하는 미래가 찾아올 테니까요.
제 경우에는, 애캐가 아리스니까 특히 아리스에 대해서 말이죠. 아리스는 부모님의 영향인지 너무 자기를 절제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이번 커뮤는 그런 제 욕구를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연소조 아이돌들이 딱 어린 아이로서 활동하고 그런 자신과 직면하게 됩니다.
하루의 장난에 넘어가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아리스의 모습도 그렇지만, 이야기의 핵심인 직업체험을 하면서 겪게 되는 고민들도 그렇죠.
조금 빠를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틀림없이 들 수밖에 없는 고민들입니다. 더군다나 이들은 이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상태니깐요.
그 동안은 보기 어려웠던, 어린 아이이면서도 프로로서 활동하고 자신들보다 더 한발 앞서 나가 있는 이들을 수시로 만나며 교류하는 존재로서의 모습입니다.


그러한 고민에 대한 P의 반응은, 다소 서툴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본질을 꿰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의젓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보이는 어른을 선망하고,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합니다.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에게 "아이다운 게 좋은 거다" 하는 식으로 말하지만, 그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놀리는 것으로만 생각하죠.
게다가 이번 커뮤에 등장하는 이들은 이미 직업인으로 생활을 하는 중이기에 더욱 조바심을 내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이들은 모두 알고 있죠. 그 모든 의젓하고 능력있어 보이는 모습 뒤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요.
게다가 이것은 비록 사회적 위상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모든 이들에게 따라붙게 되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어떤 경험을 했고, 그에 따라 어떤 능력을 가지게 되었는 지에 관계없이 말이죠.
특히 어린 시절에 충족시킨 것이 드문 사람일 수록, 아니 그렇지 않은 사람일 지라도 자신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에는 대단한 부담을 느낍니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죠. 남들 눈에는 "이미 완성된 성인"이니까요. 사실 그 남들도 제 코가 석자일 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런 책임의 굴레 없이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겠어요?
정말이지 "어린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엔 틀린 게 없습니다. 저 역시 지금의 형편을 생각하면 그것이 크게 와닿고 한편으론 후회스럽기도 해요.
그러니 어릴 때는 조금 무리하게 달라붙기도 하고, 논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시야를 넓혀보는 데 초점을 맞춰야 돼요.
답을 내려고 하는 건 어른이 되어서도 충분해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과적으로 자신이 나아갈 길은 처음부터 "난 이런 일을 할 거야!" 하고 생각해서 정해지는 게 아니라, 내가 간 길에 따라 제 의지와 관계없이 어느 순간 정해져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커뮤에서 P는 "지금은 그저 놀아보자!"는 답을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이에 대해 충족되지 못한 무언가가 남아 있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커뮤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꽤나 공감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좀 더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단순하게 이렇게만 답을 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하루나 아리스가 그래요. 하루의 꿈이 축구선수인 것도 그렇지만, 아리스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네요.
현재의 아리스의 성격을 구성한 데에는 집안 환경의 영향만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커뮤 5화 읽을 때까지 완전히 잊고 있었어요. 아리스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이 가수라는 꿈은 지금까지 말한 "어릴 때는 다방면으로 즐겨보고, 장래의 길은 어른이 돼서 결정하자" 식으로 갈 수 없는 대표적인 직종이죠. 이랬다간 경쟁자는 벌써 프로가 되어서 스타트를 너무 늦게 끊게 됩니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 나이면 이미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그 가운데서도 맹훈련을 해야 할 테죠.
사실 그렇기 때문에 가수로 성공하는 사람의 수는 극히 드문 것이고, 또 희소성을 갖는 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현실은 아리스에게는 대단히 무거운 짐이 되었겠죠. 아리스가 현재의 성격을 갖게 된 경위가 자연스레 이해가 됩니다.


확실히 이런 경우라면 대답하기 어렵네요.
이럴 때 제가 낼 수 있는 답이라면, 일단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겪어야 할 역경들이 어느 정도인지를 직접 느끼게 하는 것일라나요.
다만 아리스라면 그 역경의 험난함을 모를 리 없겠죠. 아이패드가 아이덴티티니까 분명히 사전 조사도 확실히 했을 테니까요.
(직접 경험해 본 적은... 없지 않을까요? "가수로서의 레슨을 받고 싶어서" 아이돌이 되었다고 했으니까, 분명...)
아무튼 모두 몸으로 알고 있다고 쳐 봅시다. 그럼 그 뒤에는 직접 물어봐야 겠죠. 그 꿈을 이루려면 이런 역경을 쭈욱 이겨내야 한다. 정말로 이 길을 걸을 자신이 있느냐 하고요.


사실 여기에 대해 "그렇다"고 하면 더 할 말이 없긴 합니다. 그 길을 걷게 해 주면 그만이죠.
다만, 아리스의 고민은 "아이돌 일이 노래 부르는 것만이 아니어서 가창력 연습에 완전히 집중할 수 없는데 이걸로 괜찮은가?" 하는 거죠.
하지만 아리스는 이미 충분히 잘 팔리는 아이돌이기 때문에 무작정 아이돌을 그만두고 가수로 전향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아리스가 지금 당장 이렇게 조바심을 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왜냐면 아예 노래랑 관련된 레슨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면 모를까, 아리스는 이미 그 길을 걷고 있으니까요.
현실에서도 아이돌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난 뒤 가창력으로 인정받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령 아이유처럼요.
게다가 일본 내에서 일본의 아이돌은 "성장하는 모습"에 초점을 두고 지켜보는 경향이 있다고 하잖아요?
팬들의 응원을 바탕으로 한발 한발 가수로서의 길을 걸어나간다면, 이건 어쩌면 일반적인 가수 지망생들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아리스에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하루는 아이돌을 하면서 축구선수라는 상반된 계통의 직업을 꿈꾸고 있는 케이스니까 더 이야기하기 어렵네요.
 사실 현실에서 이런 케이스라면 아예 아이돌을 시작하지도 않았겠죠. 하루가 아이돌 시작한 계기도 억지로 끌려가서인 걸로 아는데...)


반면, 여기에 대해 "못 하겠어요"라고 한다면 이제 위의 주제로 옮겨 갈 터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그 길을 포기해야 한다는 데 대한 분한 감정이 있을 겁니다. 그럼요. 그렇게나 꿈꾸던 일인데요.
그러니, 이에 대해서는 다른 방면으로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사실 "프로"가 된다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인가요? 프로가 되면 그 일을 "내가 하기 싫을 때도" 해야 하고, 또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로 인해 겪는 부담은 상상조차 못할 수준이죠.
조금만 무언가 잘못해도 악플 세례를 받기 십상이고, 아무튼 실제로 그 영역을 밟고 있으면 환멸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 가수나 축구선수 같은 일을 꼭 프로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아마추어로서, 취미로서 이런 일들은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본업을 따로 가진 채로, 가수가 꿈이었다면 길거리 버스킹이나 우타이테 등으로 저변을 서서히 넓혀나간다는 방법도 있을 거고
축구선수가 꿈이었다면 조기 축구회나 실업팀 등에서 프로만큼은 아니더라도 축구의 열정을 불태울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덕업일치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두서없이 말이 좀 길어졌는데, 어찌 되었건 이번 커뮤는 U149 가운데 5인방이 어린 아이로서의 자신과 직면하는 모습, 그리고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갖는 가치 등에 대해서 잘 다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왜 나는 어릴 적에 다양한 경험을 해 보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코 돌아오지 않는 어린 시절. 그리고 이미 어른이 되어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의 자신.
이 둘이 대비되어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한 커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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