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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아이돌마스터 (이하생략)' 감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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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4, 2017 05:03에 작성됨.

어머, (이하생략) 보시고 신데렐라걸즈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아쉽지만 아니랍니다~

짧게 리뷰해 볼 것은 많은 P들이 흑역사라고 치부하는, 올해로 방영 10주년을 맞이하는 「아이돌마스터 XENOGLOSSIA」입니다.

※주의: 이 리뷰는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아이돌마스터 제노그라시아 (이하 제노마스)'는 2007년에 방영된 선라이즈 제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원안은 다들 아시다시피 반남의 'THE iDOLM@STER' 를 기반으로 하는데, 아이돌마스터는 2005년 아케이드 판(이하 아케마스)으로 출시되었고, 2007년도에 콘솔(엑스박스)이식이 되었으므로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제노마스는 아케마스를 원안으로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호시이 미키가 아이마스에 합류한 것이 07년도의 콘솔작, 가나하 히비키와 시죠 타카네가 합류한 것은 더 이후의 이야기이므로 765프로의 캐릭터들은 위 포스터의 10명이 끝입니다.

저는 A-1 PICTURES 제작 애니메이션 'THE IDOLM@STER'(이하 애니마스)를 통해서야 뒤늦게 아이마스를 접한 케이스라 아케마스에 대해서는 거의 모릅니다. 따라서 조금이나마 제작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영상을 찾았습니다.

아케마스 프로모션 영상입니다. 이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건, 작화 등이 아무래도 열악합니다. 애니메이션에 이 정도의 모델링을 사용할 수는 없으니 상당히 상상력을 덧붙여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겠죠. 그 결과 요즘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아래는 예시)

※이 캐릭터는 아즈사가 아니라 치하야입니다.

외형보다도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당시 아이마스 캐릭터에 대한 공식설정은 지금과는 달리 아케마스 커뮤나 몇 안되는 cd 등밖에 기초할 수 없는 매우 빈약한 상태였습니다. 제노마스를 보면 캐릭터들의 일부 특징은 반영되어있으나, 그 외엔 독창적인 특징들로 가득합니다. 오리지널 설정 중 일부는 기존의 설정, 혹은 후대에 추가된 공식 설정과 충돌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들은 대개 '이름만 같고 외형 비슷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볼 것이기에 - 그렇지 않으면 멘탈 유지가 힘들기에 - 괜찮습니다.

예시를 들자면, 아즈사가 길치가 아니라든가(!) 유키호가 잠꾸러기(?)라든가, 야요이가 하루카와 동갑(...)이라든가 등이 있겠네요. 한편 마코토가 멋지지만 때론 소녀틱하고, 하루카는 트레이드마크가 리본이고, 이오리가 데코쨩(마빡이)인 것은 익숙하지요.

그리고 대부분의 P들이 이 작품을 아이마스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가장 큰 이유로.. 성우가 다릅니다. 아마 시장흥행을 생각해서인지 당시 쿠기미야 리에(미나세 이오리 역)를 제외하고는 무명에 가까운 원래 성우들을 쓰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마이너스 포인트가 되었지만요. 성우에 좀 관심있다 하는 사람이면 웬만큼 알 만한 네임드도 있으니 이 쪽으로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ex.유키호 역에 호리에 유이, 이오리 역에 타무라 유카리, 마커토 역에 키타무라 에리 등. 이구치 유카 씨가 하루카 역을 맡으며 처음으로 주역을 맡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등등의 이유로 제노마스를 많은 프로듀서들이 설정에 흡수하지 않은 덕분에 지금의 아이마스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공식'은 이것도 하나의 아이마스라고 말하는 만큼 존재조차 부정하는 일은 지양해야할 겁니다.

 

배경변론은 이 정도로 마치겠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고전은 누구나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들 하지만 실은 아무도 읽고싶지 않아하는 책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거의 아무도 보고싶지 않아하는 이 문제의 작품, 그렇기에 미루다미루다 이제서야 보았습니다.

상단의 포스터를 보면 일곱 명은 교복을, 세 명은 서로 다른 옷을 입고 있습니다. 뒤에는 흰 로봇이 있구요. 제노마스에서는 이러한 로봇을 IDOL(Immortal Defender Of Legatee)이라 칭합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조종사가 필요하고, 이 아이돌의 주 조종사를 '아이돌마스터'라고 칭합니다. 아이돌의 마스터라는 뜻이지요.

참고로 제노마스에도 765프로 중 몇은 우리가 바랐던 그 idol로서 등장합니다. 아쉬운 점은 아이돌마스터보다 그 수가 적어요.

모종의 이유로 달이 폭파되어 사라진 '로스트 아르테미스' 이후 백 여 년이 흐른 일본을 배경으로,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파편이 지표에 낙하하는 일이 없도록 크기와 진입각도가 위협적인 운석(드롭)은 우주에서 파쇄하는 역할을 하는 아이돌을 제재로 합니다.

그런데 돌만 부수면 지루하잖아요? 기껏 로봇 등장시켜놓고 일상물이 돼버리잖아요? 그래서 당연하게도 악당이 있어야겠죠. 키사라기 치하야를 마스코트(?)로 하는 투리아비타가 그 역할을 합니다. 치하야가 교복을 입지 않은 이유에요. (아즈사와 야요이가 입지 않은 이유는 생략합니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감상자의 권리로 남겨두고, 이젠 서론보다 영양가 없을 리뷰-짧은 고찰-를 하려합니다.

등장하는 모든 아이돌들의 담당 프로듀서들은 캐붕에 고통스러워할 스토리지만, 그 중 단연 1위는 역시나 악역대표 치하야겠죠. 제노마스를 보면서 든 생각은, 감독이 작품에 참고하기 위해 아케마스 플레이하면서 치하야 스파이럴 계속 겪고 빡쳐서 치하야를 이렇게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아무튼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애들은 정상적으로 나오냐면 그것도...)

각본은 하나다 쥿키라는 사람이 썼는데, 일부 갈등 및 그 해소 과정에서 예전에 보았던 러브0이브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더군요. 흠흠.

아이마스 및 2차 창작에서는 아이돌과 프로듀서가 사랑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노마스에서는 프로듀서가 없으니까 그 대신 아이돌과 아이돌마스터가 사랑을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테마는 이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합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이 유도하는 감상방법 중 하나는 아이돌을 '남자(이성) 내지는 사랑의 대상'으로 보는 겁니다.

제가 로봇(메카)물을 거의 보지 않은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노마스를 감상하며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많은 부분이 연상되었습니다. 일종의 클리셰인 건지, 아니면 정말로 아이디어를 거기서 따온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에반게리온을 보지 않았다면 한번쯤 보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에반게리온의 임팩트가 제노마스를 상회하기에 에바를 보고 연이어 제노마스를 보는 것은 비추합니다.

보면서 불편했던 점은, 서비스 신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론 그다지 그런 장면을 안 반기는 데다가, 후반의 급한 전개 때문에 더더욱요. 20~21화를 좀 길게 끈 탓도 있겠지만, 이런 자투리들을 활용하여 좀 더 매끄럽게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았으려나 싶습니다.

보면서 세 번 정도 울었습니다. 그 중 한 번은 이오리 덕분이에요. 쿠기미야 리에가 아닌 타쿠라 유카리의 이오리여서, 쓰르라미 울 적에의 리카가 떠오르더군요. 본 애니가 몇 없어서 그런 거일 거에요.

끝으로 코토리가 안 나와서 슬펐어요. 이상으로 마칩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한다!

1. 아이마스에 대해 다다익선으로 알고싶은 P.

2. 기존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도록 분별해서 감상할 역량이 되는 P.

3. 아이마스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분.

4. 멘탈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싶은 변태P.

이런 분들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1. 로봇 디자인이 구리면 생리적으로 볼 수 없는 분.

2. 소위 '미소녀동물원'을 싫어하는 분.

3. 평화제일 주장하는 P.

4. 뿔 부러지면 화면 부술 것 같은 건프라 등의 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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